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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12/04
    유기수 동지(1)
    풀소리
  2. 2006/12/03
    긴 출장(7)
    풀소리
  3. 2006/11/30
    자학(3)
    풀소리

유기수 동지

지난 금요일(12월 1일) 유기수 건설연맹 사무처장 면회를 다녀왔습니다.


하중근 열사대책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유기수 전위원장(2006. 7. 12)

유기수 동지는 현재 포항교도소에 수감중입니다.
8월 9일 연행 구속된 이후 지난 9월 18일에는 검사가 징역4년을 구형한 바 있습니다.
벌써 구속된지 4개월이 다 되가고, 구형이 있은지도 3개월이 되가는데도, 선고일조차 확정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면회 갔더니 유기수 동지는 깜짝 놀라더군요.
물론 반가워하는 건 기본이고, '어떻게 저놈이 여기까지 왔지?'하는 놀라움도 있는 것 같았습니다. 유기수 동지가 놀라는 걸 보면서 좀 찔리는 구석이 있었습니다. 지금껏 편지 한장 쓴 적이 없으니 놀라는 것도 당연할 터이니까요. ㅎ

앞서 면회 다녀온 동지들의 한결같은 전언대로 유기수 동지는 살도 많이 빠졌고, 훨씬 미남이 되어있었습니다. (면회사진은 담에 올릴 수 있으려나..)
감옥에 있지만 평소대로 늘 웃는 모습을 잃지 않는듯 보였습니다.

 


얼굴 살 빠졌다고 자랑하는 유기수 동지

 

정말 살이 많이 빠졌지요?

 

이번 면회에 고양시위원회에서는 황토내의를 선물했습니다. 선물 얘기를 했더니 포항교도소는 시설이 좋아서 평소에는 내복을 입을 일이 없다고 하면서도 많이 고마워했습니다.

필요한 것을 물었더니 별로 없다고 답변했습니다.
읽고싶은 책을 말하라고 했더니 별로 없다고 하면서도 신영복 선생이나 리영희 선생의 저작이 있으면 보내달라고 했습니다. 자신이 봤던지 또는 현재 가지고 있는 책은
신영복의 : [신영복 알기] [감옥으로부터 사색]
리영희의 : [대화]라고 합니다.
위 책 이외에 신영복 선생이나 리영희 선생의 책이 있거나 선물하실 분들은 참고하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영치금도 생각보다 조금밖에 없더군요.

하루 일과 중 많은 시간을 편지 읽고 쓰는 것으로 보내고 있다고 합니다. 인터넷으로 편지를 보낼 수 있어 편리하다고 하는데, 전 이전에 시도하다 실패한 적이 있습니다. 편지하실 분들은 아래 주소로 해주시기 바랍니다.

포항교도소는 포항 옆 흥해라는 동네 산속에 있습니다. 시내에서 택시를 타면 약 7,000원 정도 나옵니다.

<편지보낼곳>
주소 : 경북 포항시 흥해우체국 사서함 2호
우편번호 : 791-943
수번 : 3069  유기수

<메일보낼곳>
아래 주소를 클릭하시면, 실명확인 절차를 거친 후 이멜을 보낼 수 있습니다.
http://pohang.corrections.go.kr/ca/civilinfo/CAINFO0000.jsp
수용기관 포항교도소, 칭호번호는 30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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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출장

3박4일간의 출장에서 돌아왔다.


11월 30일 대전충청지역 조합원 교육

           밤에 포항으로 이동 숙박

12월 1일 포항교도소에서 유기수 건설연맹 사무처장 면회

          대구 버스노협 수련회 교재 작성

          대구 버스노협 송년회 참석

12월 2일 대구 버스노협 수련회(1박 2일) 참석

12월 3일 귀가

 


출장을 기회로 생각만 하여도 늘 미안하기만 한 유기수 사무처장 면회를 다녀왔다.

 

서울 언저리만 떠나도 좋지 않으냐고 말하는 이도 있지만, 교육과 수련회, 그리고 송년회로 이어지는 출장길은 내게 좀 벅찼던 게 사실이다. 출장이 일상인 동지들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말이다.

 

이번 출장은 교육과 수련회가 주된 것이었다.

 

교육도 수련회도 그리고 대구 버스노협 송년회도 예전보다 활력이 떨어진 게 역력했다.

'못난 놈들은 서로 얼굴만 봐도 흥겹다'는 신경림 시인의 노래처럼 그래도 오랜만에 그리운 얼굴들을 보니 좋았다.

대구 버스노협(노민추) 송년회

 


이날 130여일의 파업투쟁 끝에 또 다른 자주관리기업을 쟁취한 진주 시민버스 조합원 동지들과 구호를 외치는 하옥봉 비대위원장

 

아빠를 따라 열심히 활동 중인 딸을 자랑스러워 하는 선배 노동자

 

3박 4일간의 일정이었지만 내가 좋아하는 자투리여행을 할 짬조차 없었다.

포항에서는 해수욕장 근처에서 잠을 잤음에도 일정에 쫒겨 바다 한번 제대로 볼 수 없었다.

 

민주버스의 모태이고, 지금도 전국적으로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대구 버스노협 동지들은 언제부터인지 민주버스와 거리를 두어왔던 게 사실이다. 물론 나의 주관적인 판단일 수 있겠지만 말이다. 내가 1990. 1. 21 전노협 출범일부터 버스노협에서 활동해왔었기 때문에 버스노협 사무실에 들르면 늘 내집처럼 편했는데, 언제부턴지 남의 집처럼 느껴졌다.

 

한 구라하는 대구 버스노협의 최태일 동지가 노래를 부르고, '멧돼지'라는 별명의 특징을 살려 송곳니를 달고 립싱크로 따라하는 송호성 사무국장

 

이번 버스노협과의 합동수련회는 저조한 참석 등으로 김이 많이 빠졌지만, 서로에 대한 생각과 오해에 대하여 격의없는 대화를 나누는 기회가 되었다는 점은 참 좋았다.

 

자투리여행을 할 수 없지만, 그래도 20여분 주변을 들러봤다. 수련회장이 있는 팔공산 자락에는 많은 유적이 있으나 시간이 없어 동네 한 바퀴 돌아본 정도였다.

 

수련회장 바로 옆 개울/ 수량이 적은 겨울임에도 참 시리고 맑았다.

 

비록 다랑이논이지만 저수지 바로 밑이라 물걱정할 일 없을 터인데도 황폐하게 묶어있다. 마치 요즘 서민들 삶처럼...

 




지난 27일 통합연맹 관련 회의를 마치고 함께 소주를 나눈 감비와 권수정 공공연맹 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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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학

이제서야 알았다.

자기학대가 자기위로의 한 방식이라는 걸...

 

어제 한 후배를 만났다.

한 때는 한없이 자랑스러웠고,

그후로는 서로 언급조차 피하는 트라우마가 되어버린

"조직"

그 후배와 난 서로 모르는 사이였어도

그 조직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내집 근처로 지금은 의문사 일에 종사하는 후배가 우연히 이사를 왔다.

그 후배도 만나기 전까지 단 한번도 얼굴을 본 적이 없다.

그런데 이상하게 서로 "조직"이라는 '과거'의 끈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알아버렸다.

 

그 후배가 지금 민주노총 산하연맹(노조) 중 제일 큰 곳에서 일하고 있는 동기를 함께 만나자고 했고, 그게 어제다.

민중총궐기일에다 국회에서는 개악된 노동법을 통과시키겠다고 발광하는 통에 만남이 될까 했는데, 만나기로 했다는 연락이 퇴근무렵에 왔다.

 

7시 30분이 다 되어 약속장소로 나가니 소주 빈병이 3개가 덩그러니 놓여 있고,

그 후배는 처음이 아니라고 했지만, 만났던 기억이 없음에도 늘 본 듯한 인상이다.

적당히 술기오른 얼굴에는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늘 엷은 미소를 띠고 있었지만, 그런 모습이 오히려 더 지쳐보였다.

 

6년 상근을 하고 2개월 휴직계를 냈다고 한다.

태백산 밑 고향에 가서 쉬었다올 모양인데, 속마음은 상근을 접고 싶다는 거였다.

이심전심. 안스럽기 그지없었다.

위로랍시고, 조언이랍시고 이런 얘기 저런 얘기를 하다

나 또한 오바를 했다.

 

내가 왜 오바를 했는지 알 수 없었는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그런 방식으로 날 위로하고 있었다.

내가 날...

후배를 위로한다는 게 결국 내가 날 위로하는 꼴이 되었다.

자/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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