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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11/16
    운수산별, 통합연맹 가결(2)
    풀소리
  2. 2006/11/13
    우리집(3)
    풀소리
  3. 2006/11/07
    고구마 캐기(6)
    풀소리

운수산별, 통합연맹 가결

오늘은 우리 사무실에 있는 모든 이들이 들떠서 하루를 보냈다. 어제까지 있은 운수산별노조로 전환투표와 통합연맹 가맹 투표에서 투표에 붙인 모든 조직이 가결되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우여곡절이 많았고, ‘정말 가능할까?’하는 운수산별노조, 통합연맹이 현실화된 것이다. 우리 민주버스야 대세가 그러하니 그렇다고 쳐도 가장 우려했던 철도와 화물이 조직전환 한 것은, 그것도 예상을 뛰어넘는 높은 찬성율은 간부들도 놀라게 할 정도였다.


어제 오후 철도노조의 개표를 보면서, 운수노조가 이렇게 건설되는구나 하면서도 너무나 비현실적인 거 같아 실감이 잘 나지 않았다. 더욱이 오늘 아침 6시 30분에 끝난 화물의 개표 결과는 84%에 육박하는 압도적인 거였다.


민주버스 88%, 화물 84%, 택시 87%, 철도 68%. 정말 꿈만 같다. ‘혁명을 건설하는 건 네프스키 대로가 아니’라며 혁명보다 혁명을 건설하는 게 어렵다고 설파한 레닌의 말처럼 앞으로 넘어야 할 고개들이 많지만, 나중에 삼수갑산을 갈지언정 이날의 감격은 감격인 것이다.


간부들이 놀랄만한 결과! 그랬나보다. 간부들의 우려와 달리 현장 동지들은 운수산별을, 통합연맹을 열망했나보다. 현재의 지지부진한 노조운동에 절망했나보다. 아직도 전체적으로는 희망을 찾고 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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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노동자대회가 있은 지난 일요일 아침

아침 밥을 먹고 전날 전야제에서 언 몸으로 잠까지 설친 아내는 방에서 뒹굴뒹굴

조합원들 팽개치고 홀로 집에 와 따뜻한 방에서 잠 잘 잔 난 노조사무실 들려 노동자대회 현장으로 가야 하는데도 따뜻한 방을 벗어나지 못 해 민적민적

이 틈을 활용해 성연이는 컴퓨터 오락에...

 

드뎌 엄마는 경로당으로 출근

출근하시면서 성연이에게 한 마디

 

'성연아. 엄마 아빠하고 잘 놀아~'

'네. 그럴 수 있으면요.'

 

허거덕.

'네.'로 끝날 수 있는 상황에서 '그럴 수 있으면'이라는 단서를 다는 이유가 도대체 뭐란 말인가!

할머니에게는 지극히 건조한, 심지어 사무적으로 들릴 만한 어투로 답변해놓고 지 혼자 히히덕거린다. '한 방 해치웠어!'인가?

 

지체없이 아내는 성연이를 소환한다.

곧바로 '단서'에 대한 응징에 돌입하지만

누가 누구를 응징하는 지 모를 혼전양상이다.

 

<출연>

 

엄마 : 81세. 생각보다 말과 행동이 앞서는 그집 아들과 지극히 대조적인 성격의 소유자. 손이 큰 걸 자랑으로 여겨 대책없이 음식을 만들어 넣다보니 며느리가 최근에 산 문 두개짜리 Zipel 냉장고에 음식 넣을 공간이 없다.

: 아내와 아들은 '최돌'이라고 부른다. 아내로부터는 이집의 모든 악의 근원으로 지목된다. 그러나 아들은 자기 엄마보다 성격이 '높'다라는, 다소 다른 평가를 한다.

아내 : 나는 '양희', 아들은 '김'을 '감'으로 바꿔 '감양희'라고 부른다. 아들은 모든 악의 근원으로 감양희를 지목한다. 하지만 그 아들은 자신이 엄마랑 닮았다는 것에 만족하는 것 같다.

아들 : 이름은 성연. 별명은 '최영감'이다. 보약을 탐하고, 허리주무르기 발 주무르기 등 노인들이 주로 선호하는 주문을 일상적으로 하여 붙여진 별명이다. 본인도 자신의 별명에 대하여 저항감이 없는 듯하다.

 

----- 사족

노동자대회에 참석한 동지들의 표정을 보니 대부분 힘을 얻기보단 절망과 한숨을 확인하는 자리였나보다. 심지어 눈물을 흘리는 동지도 있었다. 도로로 행진도 못하고 경찰이 가라는대로 인도로 가는 경우는 첨 본다면서...

 

힘든 상황이다. 그렇다고 어디 기댈 언덕이 있는 것도 아니니 외부에서 힘을 얻을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나'가 동지들의 기댈 언덕이 되어야 한다. 미약하기 그지없더라도 말이다. 그런 상황을 다수의 동지들이 인정하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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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 캐기

지난 일요일(5일) 부로농원에 가서 고구마를 캤다.

앞으로 한없이 분주한 일정이 널려 있어, 어쩜 당분간은 한가하게 가족과 함께 보내기 힘들지도 모른다.

예보와 달리 날씨도 화창한데, 아침에 부로농원 주인장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고구마를 캘 터이니 오라고...

 

▲ 성연이랑 함께 고구마 캐기

 

▲ 고구마가 깊숙히 박혀있어 거의 발굴수준

▲ 지가 캤다고 부러진 고구마를 들고 자랑하는 성연이

 

고구마 캐기는 거의 발굴수준이었다. 고구마가 밑으로 길게 박혀 있는데다 여름 장마에 쓸려온 흙이 덮여 50cm 이상 깊게는 1m 가까이 땅을 파야 온전한 고구마를 캤다. 성질 급한 성연이는 대충 뽑으려다 결국 대부분 부러트렸다는...

 

우리가 고구마를 캐는 옆에선 주인장 부부는 열무를 뽑고, 알타리(열무와 알타리가 다른 품종임. 나도 처음 알았는데, 알타리는 뿌리를 함께 먹고, 열무는 주로 잎새를 먹음)를 뽑고, 토란을 캤다.

 



▲ 추수하는 주인장 부부

 

오후 잠깐 손 댄 것 치고는 수확물이 제법 된다. 고구마, 토란, 열무와 알타리, 호박까지...

호박 얘기가 나왔으니, 주인장이 제법 신기가 있는 것 같다. 너무나 커서 모두 놀랄 정도였는데, 아직 푸르러 딸 때가 안 됐다고 여겼는데, 주인장은 과감하게 땄다. 저걸 좀 더 놔둬야 하는 거 아냐? 하였는데, 바로 다음날인 어제 눈이 내리고, 서리가 왔으니 그냥 나뒀으면 그냥 곤죽이 되었을 터이니 말이다. 산 속에 있다 보니 야성이 살아났나 보다.

 

▲ 토란
 

▲ 고구마

 

▲ 호박



▲ 알타리와 열무

수육을 삼고 밥을 준비하는 동안 밖을 들러보니 가을이 가득 차 있다. '난 따로 단풍구경 안 가.' 하는 주인장 말이 허언이 아니다. 다만 화려한 색감을 제대로 담질 못하는, 화질이 별로인 내 디카를 한탄할 뿐이다.

 

▲ 가을의 또 다른 주인공인 국화

 

▲ 연못도 가을이 깊어지고 있다.

 




▲ 부로농원의 단풍/ 색감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디카를 한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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