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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7/21
    보랏빛 꿈
    풀소리
  2. 2007/07/13
    거제에서 깨굴을 만나고...(3)
    풀소리
  3. 2007/07/07
    성연이가 찍은 사진(2)
    풀소리

보랏빛 꿈

1.

오늘 서울역에서 있은 'KTX 새마을 투쟁승리를 위한 민주노총 문화제'는 뉴코아 홈에버 파업 노동자들에 대한 경찰병력에 의한 강제 연행에 항의하는 집회를 겸했다.

 

모처럼 서울역을 들썩거리게 하는 스피커 용량이 시원했다.

 

뉴코아 홈에버 파업투쟁과 강제 연행은 독재정권 시절 분신투쟁처럼 눈물이 속으로 맺히어 아린, 가슴 아픈 분노를 안겨주었다.

 

  경찰이 투입되는 순간 눈물을 삼키는 이랜드 노동자  ▷ 출처 : 프레시안

 

파업에 참여한 아줌마들. 그들은 평생 파업이나 데모의 주인공이 되리라고는 꿈도 꾸지 않았을 것이다. 80만원짜리 일자리. 하루 10시간씩 서 있는 작업환경. 그들이 그런 일을 하게 된 배경은 각자 다를 것이다. 그러나 누구 하나 절박하지 않은 이 있으랴...

 

그런데, 이랜드 자본은 혹여나 이들이 정규직이 될까봐 사정없이 짤라버렸다. 참으로 잔인하단 말 이외 달리 할 말이 없다.

 

저들은 경찰 권력을 투입하고, 강제 연행을 하면서 노동자들이 법을 어겼기 때문이라고 한다. 써비스 연맹 위원장은 법을 어긴 적이 없다고 강하게 항의하지만, 사실 법을 어기면 또 어떠랴. 법이란 게 정의는 아니지 않는가? 사람의 필요에 의한 것이 아니라 자본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반 인간적, 야수적 조항으로 가득한 법 좀 어기면 어디 대수랴. 그런 법을 어기지 않는다는 게 오히려 저들에게 야합하는 게 아닌가?

 

차라리 법의 본질을 폭로하고, 법과 정치와 우리 아줌마들 삶이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우리가 다수가 되면 우리가 자본을 탄압하는 법을 만들어 공권력을 투입할 수 있다는 것을, 이랜드의 폭군 박성수를 체포하고, 경총에 공권력을 투입할 수 있다는 것을 분명히 하면서, 악법에 정면으로 맞서는 불복종 운동으로 나아가는 게 올바른 투쟁방향이 아닐까?

 

오늘 강제 연행이 되었고, 많은 이들이 구속되겠지만, 내일 또 2진으로 점거투쟁에 나서고, 또 연행되면 또 나서고, 그러면 나처럼 어영부영하는 사람도 3진이나 4진 쯤으로 나서서 다른 사람들이 후미를 이울 수 있도록 징검다리 역할을 할 수 있을 터인데...

 

2.

오늘 집회는 원래 KTX 노동자 파업(해고)투쟁 500일을 기념한 것이었다.

휴~ 500일이 얼마나 긴 세월인가. 물론 더 한 곳도 많이 있지만...

 

오늘 투쟁문화제는 여러모로 특색이 있었다. 공공노조 소속 예술인 조합원의 다양한 노래와 공연이 그러했고, 특히 내겐 걸개그림이 그랬다.

 

        문화제 걸개그림

 

우선 예술작품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작품성이 놀라웠다.

 

정말 걸개그림처럼 보랏빛으로 가득한 한 사람 한 사람의 초롱한 꿈이 밤하늘의 뭇별처럼 반짝거릴 수 있다면... 인간으로 살 수 있다면...

 

그러나 돈의 권리 앞에 사람의 꿈도, 사람 자체도 사라져야 하는 현실이 가슴 저리게 아프고, 화가나고, 눈물이 난다.

 

부디 우리 노동자들이 꿈도 꾸고, 자아도 실현하여 하늘의 별처럼 반짝거리는 세상이 빨리 오길...

 

--------

사족 1 : 6시에 집회에 참석해 서울역 쪽 계단에 앉아 있어 무대 걸개 그림을 온전히 보지 못해 해가 떨어지기 전에 사진을 찍지 못한 것이 이내 아쉽다.

 

사족 2 : 그래도 neoscrum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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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에서 깨굴을 만나고...

우리나라에서 2번 째로 큰 섬.

섬 속에 시()가 있는 2번 째 섬.

한국전쟁 때는 그 유명한 포로수용소가 있었고,

거대한 조선소가 들어서 87년 대투쟁의 한 장을 장식했던 곳.

겨울이 유난히 따뜻하고, 해안선이 예쁘다는 섬.

그래서 한번은 가보고 싶었던 곳. 거제

난생 처음 그곳에 다녀왔다.

 

깨굴과 짱구

 

지역 민주노동당의 후배이기도 하고,

또 술친구이기도 한 깨굴이, 엄마가 아파 오래도록 내려가 있었는데

마침 부산 교육출장 잡혀서 중간에 짬을 내 거제도에 다녀왔다.

 

부산에서 거제도는 여객선으로 불과 5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부산-거제(옥포)를 오고가는 여객선 페레스트로이카호

 

밤 늦게까지 차수를 바꿔가며 술을 마셨다.

덕분에 늦잠에 늦은 아침을 먹었다.

배시간까지 시간이 별로 없다.

 

깨굴 엄마가 추천하는 곳으로 가다가 그냥 가까운 바닷가 언덕에 있는 레스토랑에 들러 쥬스를 마시기로 했다.

옥포 시내에서 고개 하나 넘었을 뿐인데, 그리고 멀리 조선소가 보이는데도 절벽으로 이어진 바다는 너무나 예쁘다.

큰 길에서 갈라지는 2차선 작은 길은 열대 상록수림이 좌우로 우거져있고, 언뜻언뜻 보이는 바다와 어울려 내륙 출신인 내게는 매우 이국적으로 보였다.

시간이 있다면 거제섬을 한 바퀴 돌고 싶다는 욕망이 마구 생겼다.

 

레스토랑에서 내려다본 거제해변

 

깨굴은 곧 프랑스로 떠난다.

공부를 더 하겠다고 유학을 간다.

34살의 나이. 4살 짜리 아이. 남편.

우리 사회에서 쉽지 않은 조건이고, 선택이다.

내가 가라마라할 처지도 못되지만, 난 그가 프랑스로 간다는 데 박수를 보낸다.

삶에서 도전한다는 것은, 어려운 여건을 무릅쓰고 목표를 세우고 추진한다는 것은,

성공과 실패를 떠나 박수를 보낼 일이다.

 

뽀뽀하는 깨굴과 짱구/ 깨굴이 프랑스로 떠나면 두 사람은 오래도록 힘든 시간을 보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난 그가 프랑스로 떠나기로 결심한 데 대해 박수를 보낸다.

부디 큰 성과가 있길 아울러 기대해본다.

 

내가 이름을 알지 못하는 꽃과 곤충

 

사람과 사람의 관계란 무엇일까?

글쎄...

마치 '있음'과 '없음'이 무엇인지 묻는 것처럼

한없이 철학적이기도 하고,

가슴 아린 무엇이기도 하다.

 

사람이 살고,

아이들이 뛰어 놀고,

화단에는 누군가가 예쁘게 가꾼 한해살이 풀꽃들이 가득하고...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사람은 가고

인적이 끊기고

퇴락한 꽃밭은 곧바로 풀섶에 덮히고...

 

초가집이 있고, 마당이 있고, 화단이 있고, 아이들이 있는

시골 풍경을 시간의 흐름대로 짤막짤막하게 잘라

플래시로 연결하였다고 상상해보자.

풀꽃으로 가득한 화단은 참으로 아름다우면서도 아린 무엇이라는 게 설명 없이 바로 느낌으로 올 것이다.

사람들의 만남도 마치 그런 것 같다.

여러해살이 나무꽃이 아닌 한해살이 풀꽃 같은 것...

 

레스토랑 테라스/ 나무로 된 마루와 울타리로 만들어져 있다. 예쁘다. 예쁜 이곳도 사람 손이 닿지 않으면 곧바로 자연 속으로 묻히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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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연이가 찍은 사진

일종의 중독현상인가?

난 성연이가 찍은 사진을 보면 왠지 편안하다.

밝은 곳에서 찍은 사진은 색감이 좋고...

 

며칠 전 밤늦은 술자리에서 성연이가 찍은 후배들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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