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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9/08
    거제2(5)
    풀소리
  2. 2007/09/02
    헤이리(6)
    풀소리
  3. 2007/09/02
    양심우산
    풀소리

거제2

가을은 불현듯 찾아와

이미 우리 일상을 장악하고 있다.

 

더위에 지쳐 괴로워하던 날들이 불과 며칠 지나지 않았는데도,

여름은 먼 옛날의 추억인 듯 싶다.

 

컴퓨터에 거제 폴더가 생겨서 열어봤더니

아내가 받아놨는 듯, 지난 여름휴가 때 후배가 찍은 사진이 몇 장 있더라.

 

지난 여름을 추억하며

몇 장 올린다.

 

민박집에서 공기놀이 하는 성연

 

몽돌해수욕장에서 바다물에 얼은 몸을 덥히는 성연

 

몽돌해수욕장 다녀오던 길로 보여지는 거제의 일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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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리

모처럼 토요일, 일요일 연속으로 쉬었고,

금요일, 토요일 코가 삐뚤어지도록 술을 마셨다.

 

점심을 먹고, 후배 만나 상담을 받고,

4시가 다 돼서 가방을 챙겨서 헤이리로 떠났다.

그런데, 성연이가 굳이 함께 가자고 한다.

 

난 밤 헤이리를 보고싶었다.

 

난 사실 저녁때부터 밤까지 헤이리를 걸어볼 요량이었다.

성연이가 따라 온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성연이 보고 따라 오지 말라고 설득하는 것도 또한 불가능한 일이다.

내 욕망을 접는 수밖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

 

대화역까지는 후배가 태워줬고, 우리는 거기서 200번 버스를 탔다.

차가 대화역을 벗어나자 논들이 나타났다.

'성연아. 저 논 좀 봐. 벌써 벼가 익었나봐~.'

'어디 어디~. 정말 논이 노랗다!'

 

헤이리로 가는 200번 버스는 많이 많이 돌아서 간다.

그래도 출판단지부터 성동 IC까지는 자유로로 휑하니 달린다.

비가 오고 난 뒤끝이라 그런지 시야가 맑다.

통일 전망대 너머로 북녘 땅이 깨끗이 보인다.

 

93MUSEUM 안에 있는 구삼재

 

우리는 헤이리 입구 4거리에서 내렸다.

버스는 여기서도 불과 한 정류장 거리에 있는 헤이리마을에 가기까지 10 정류장도 더 돌아서 오기 때문이었다.

 

성연이의 인내심은 길지 않다.

최대한 관심을 끌 얘기와 대상을 잡아도

한 군데를 온전히 보기도 쉽지 않다.

 

어디에 갈까?

성연가 눈치 채지 못하게 조금 망서리는데, 인문미술관 93MUSEUM 보였다.

'성연아. 우리 여기 들어갈까?'

성연이는 조금 망설이더니 그래도 아빠를 배려하려고 결심했는지 경쾌하게 '좋아~' 한다.

나도 좋다!

 

구삼재 앞에 놓인 섬돌/ 멋있다.

 

물론 들어가지 마자 성연이의 인내심은 바닥이 났다.

하긴 시계를 모자이크처럼 붙여 만든 인물상 말고는 내가 봐도 성연이의 관심을 끌만한 작품은 없었다.

내가 혼자 와서 봤다면 찬찬이 볼만한 꺼리가 많았지만, 나도 성연이가 내게 한 만큼은 성연이에게 배려해기로 결심했다.

 

헤이리 집들은 하나 하나가 독특하다.

건축을 잘 모르는 문외한이지만, 공간과 공간이 분리된 듯 하면서도 이어지고, 다름이 같음으로 이어지는 게 지루하지 않다.

구삼뮤지움도 그렇다.

더욱이 이곳에는 서울에서 옮겨온 한옥인 구삼재까지도 전혀 낮설지 않게 연결되어 있다.

 

1956년  대통령선거 포스터/ 정말 못살겠다 갈아업자!!

 

성연이도 이런 공간이 좋은가 보다. 그리고 아빠가 이런 공간을 좋아한다는 것을 생각해 배려하는 것도 같았다. 덕분에 건물 이곳저곳을 다닐 수 있었다.

 

구삼뮤지움을 나와서 어디를 갈 수 있을까 궁리해봤다.

그러다 북하우스 아티누스에 들렸다. 어린이 Libro가 있어 성연이가 조금은 관심을 가지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가지고 말이다.

 

 列寧(레닌) 선생과 馬克思(맑스) 선생이 반갑다. ㅎ/ 93뮤지움에 전시된 중국 화가의 작품이다.

 

물론 서점은 성연이의 기대와 상당히 거리가 있었다.

성연이에게 서점은 만화 메이플스토리 최신호를 파는 곳이면 족하지만, 이곳의 책들은 전혀 다른 것들이었기 때문이다. 마치 패스트푸드에 길들여진 아이에게 슬로푸드 밥상을 차려준 것과 같다고나 할까.

 

이제 다른 곳은 갈 수도 없다.

다른 곳을 들르면 성연이와 나 사이의 우호관계는 금이 갈 것이다.

그렇게 되면 차 없이 먼길을 돌아와야 하는 귀로가 온통 지옥길이 될 것이 뻔하다.

아쉽고, 비겁하지만 꼬리를 내리자.

 

'딸기가 좋아'에서 운영하는 '집에 안갈래'/ 나도 밤까지 안 가고 싶어~

 

버스를 기다리는 정류장 벤치에는 대학생으로 보이는 커플이 서로를 껴안고 있는 모습도 예뻤다.

배차 텀이 매우 긴 200번 버스가 그래도 바로 왔다.

운전기사가 우리에게 '어 또 탔네?' 하고 인사한다.

그러고보니 우리가 헤이리로 올 때 운전한 그 아줌마다.

반갑다.

 

ps : 9월 8일부터 9월 30일까지 축제를 한다.

사람들은 붐비겠지만, 행사도 많을 것이다.

그리고, 출판단지 입구에 꽃밭을 넓게 만들어 놓았더라.

커다란 밭 가득 코스모스를 심어놨고, 해바라기를 심어놨다.

이곳도 걸을만 하겠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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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우산

풀소리[참혹하다] 에 관련된 글.

대구 달구벌버스 기사가 오마이뉴스 탑에 걸렸다. 반갑다. 달구벌버스가 시민들에게 추가로 서비스하는 '양심우산'이 시민들의 입소문을 타고 오마이에까지 전달된 모양이다.

 

달구벌버스 차량에는 늘 우산을 비치해놓고 있다. 이름하여 양심우산이다. 시민들이 우산없이 나왔다가 갑자기 비를 만나면 가지고 갔다가 다음에 버스 탈 때 반환하면 되는 것이다.

 

달구벌버스는 민주버스 소속으로 4개의 노동자자주관리기업 중 3번째로 자주관리기업이 된 곳이다. 자주관리기업으로 출범하기까지 사업주의 고의성부도와 재산도피, 그리고 장기간에 걸친 임금체불 등으로 5개월 가까이 파업투쟁을 벌여야 했다. 물론 조합원들이 헌신적으로 투쟁해서 쟁취한 자주관리기업이지만, 시민들의 동조와 협조가 많은 힘이 됐었다.

 

달구벌버스는 올 봄 출범 1주년을 맞이하여 시민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어떻게 전할까 고민하다 내놓은 것 중 하나가 양심우산이다.

 

이게 양심우산이다.

 

오마이 관련기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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