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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9/29
    무창포(2)
    풀소리
  2. 2007/09/23
    나도 버섯을 땄다.(8)
    풀소리
  3. 2007/09/11
    대통령후보 선출대회(4)
    풀소리

무창포

이름이 멋있어 더욱 매력적인 무창포.

오랜만에 그곳에 다녀왔다.

 

무창포 해수욕장

 

물론 노조의 상근자수련회 때문이었지만,

해수욕장 바로 앞에 있는 철도수련원도, 바다도, 하늘도 모두 좋았다.

 

일출/ 역광이라서인지 후진 디카로 찍으니 저녁 같기도 하다.

 

무창포는 노을이 참 좋다는데,

어제 저녁에는 하늘이 먹구름으로 잔뜩 흐려 있었기에

노을구경은 일찌감치 포기했었다.

 

새벽 하늘엔 둥근 달도...

 

아침에 일어나니 6시인데, 밖은 이미 밝아 있었다.

구름이 환해지고, 하늘이 밝아지는데도 보름을 넘긴지 얼마 되지 않은 둥근달은 여전히 하늘에 걸려 있다.

 

이윽고 아침 햇살은 동네 가득 퍼지기 시작하고...

늦은 아침을 먹으러 나서니

바닷물이 많이 빠져 나갔다.

이곳의 명물이라는 일명 '모세의 기적'은 일어나려나...

아침을 먹고 나니 차츰 열리기 시작한 바닷길은

이윽고 건너편 석대도까지 이어졌다.

 




점점 열리기 시작한 바닷길은 이윽고 건너편 석대도까지 이어졌다.

 

하늘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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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버섯을 땄다.

베짱쓰님의 [버섯따기] 에 관련된 글.

1.

어제는 연일 출장이며 회의 등 겹치는 일정을 핑계로 미뤄왔던 벌초를 했다.

 

아버지 산소 벌초를 끝내고../ 넓기도 하고 풀도 많아 이곳을 끝내면 벌초가 다 끝난 거 같다.

 

모처럼 긴 연휴 탓인지 일찍 출발했음에도 중부고속도로는 많이 막혔다.

곤지암 쯤에서 정체가 풀리기 시작했는데, 이번에는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일기 예보에는 분명 날이 갠다고 했는데, 하늘은 온통 먹구름으로 덮였다. 걱정이다.

 

도로 절개지에 심어놓은 싸리나무들은 군데군데 노란 단풍잎을 달고 있지만,

산들은 머나 가까우나 여름처럼 여전히 짙푸르다.

벼들은 이미 수확이 가까울 정도로 익어가고 있어, 논들은 연두와 노랑이, 가끔은 주황이 섞인듯, 푸른 산들과 참 잘 어울리고 예쁘다.

 

2.

감곡IC에서 내려 아침을 먹고, 낫과 술, 그리고 간단한 선물 따위를 샀다.

비는 여전히 내리고, 오갑산도, 국망봉도, 보련산도 먹구름에 가렸다 보였다 한다.

 

신경림의 유명한 서정서사시 <남한강>의 중심무대인 목계나루 못 미쳐 난 목계대교로 강을 건너고, 강과 나란히 난 길을 따라 고향에 이르렀다.

 

고향동네/ 앞에 있는 강이 남한강이고, 건너 빠딱한 산이 장미산성이 있는 장미산이다. 그 옆에 보이는 능선 끝이 보련산이고, 그 너머가 신경림의 고향이다. 풍수 전문가이기도 한 선배님은 저멀리 장미산이 삐딱하게 보여서 내가 삐딱하다고 하신다... ㅎ

 

고향이라지만

내 어릴 적에 비해 가구수는 절반, 인구는 절반의 절반 이하로 줄어들고,

가까운 친척들은 대부분 외지로 떠났고,

산이나 논밭은 물론 집마저 팔아버려 내 소유라곤 단 한평의 땅도 없는 곳이라,

어쩌다 사람이라도 마주치면 낯선이일까봐 오히려 두려운 곳이 되었다.

물론 친족으로는 내게 제일 가까운 촌수인 8촌 형 한분이 살고 있고, 어릴적 친구들과 친한 동생 등 그래도 살가운 이 몇몇이 여전히 살고 있는 게 위안이라면 위안이랄까.

 

3

빗발은 그치기는커녕 점점 굵어진다. 하지만 어쩌랴.  늘 벌초를 함께 해주시는 선배님께는 매우 죄송하지만, 예까지 와서 말 수는 없는 일이다.

 

비가 와서 위험한 기계를 쓸 수 없다.

힘들더라도 낫으로 해야하는 수밖에...

 

산길을 접어들자 버섯이 지천이다.

동행한 선배님이 하시는 말씀이 가을 버섯은 거의 먹을 수 있는 것이란다.

못미덥다. ㅋ 그래도 못미더운(?) 지식을 믿기로 하고 버섯을 땄다. 금새 비닐 봉지로 가득이다.

 

할아버지와 아버지 묘소 벌초를 하고 증조할아버지 묘소로 오르는 길은 본격적인 등반코스다.

산이 깊어질수록 버섯은 지천이다.

우리는 벌초를 끝내고 내려오면서 버섯을 따자고 다짐하고, 그때까지 딴 버섯을 길섶에 두고 올라갔다.

 

증조할아버지 묘소 벌초를 끝내고 주변을 보니 아예 버섯 밭이다. 우리는 가져간 쌀자루를 꺼내 부지런히 버섯을 따 담았다.

 

또랑가 묵은 논뚝 가득 핀 물봉숭아

 

잠시 후 인기척이 났다. 이런 산속에 왠일인가 하고 보니 버섯을 따러 온 초로의 아저씨가 보였다.

 

'그 버섯은 못 먹어요.'

'예?'

 

허탈했지만, 못 먹는다는데 늦기 전에 포기하는 게 그나마 다행 아닌가.

아저씨는 버섯에 대해 자신의 지식을 얘기하면서, 자신이 따온 능이버섯을 보여준다.

물론 아저씨의 상식은 전통에 기반했을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먹을 수 있는 버섯도 먹을 수 없다고 할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그 아저씨가 알려준대로 버섯을 따 먹으면 최소한 죽지는 않을 것이다.

 

4.

우리는 반이나 찬 자루를 쏟았다.

그런데, 같이 간 선배님은 실망은커녕 오히려 투지가 막 생기는 듯 했다.

자기가 능이를 따서 보여주시겠다고 하신다.

 

사실 나도 예전에 고향동네에 지금도 사시는 8촌 형님과 함께 왔다가 싸리버섯 밭을 본 적이 있었다. 나도 그곳을 한번 찾아보겠다며 선배님과 산길을 나섯다.

 

산에서 만난 아저씨는 이 산에는 버섯이나 도토리가 많아 충주며, 원주 시내 사람들이 많이 와서 버섯 찾기도 힘들 것이라고 한다.

아무렴 어쩌랴. 어차피 내려가는 길인데, 조금 돌아간다고 어디 대수랴. 더욱이 몸은 이미 비에 흠뻑 젖은 상탠데 뭘...

 

이 산에 참 많은 영지버섯/ 예쁘다.

 

이 산은 예전에 우리 소유 였고, 어릴 때부터 수십번을 왔을 텐데도, 산 속은 거기가 거기같다. 옛기억을 살려 싸리버섯밭을 찾아보려 했지만, 싸리버섯 비슷한 것도 보이지 않는다.

 

투지에 불타는 선배님은 위험한 비탈을 흩고, 난 능선길을 한참 헤매는데, 드디어 싸리버섯이 한 송이 보였다. 한 송이가 두손 가득 담길 정도로 커다란 답싸리버섯인데, 찬찬히 둘러보니 모두 10 송이 정도 되는 것 같았다. 예전에 밭으로 봤던 것에 미치기에는 어림도 없지만 반가웠다. 물론 그중 절반은 이미 먹을 수 없을 정도로 삭아 있어지만... 

 

5.

싸리버섯을 딴 것으로 만족하려고 하는데, 조금 더 내려오다가 선배님이 부른다.

능이버섯을 직접 보여주시겠다는 목소리엔 힘이 들어가 있다.

얼른 부르는 쪽으로 향하는데, 이게 왠일이란 말인가.

내 눈앞에도 능이버섯이 여러 개 있지 않은가?

그야말로 '심봤다'다.

 

능이버섯/ 내가 찾아낼 줄이야... 산속에서 만난 아저씨가 보여주지만 않았으면 어림도 없었을 것이다.

 

작은 싸리버섯을 좀 더 따다보니 어느덧 산 밑이다.

고된 벌초, 고된 산행이었지만 능이버섯을 딴 우리는 의기양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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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후보 선출대회

지난 일요일(9월 9일)이었다.

민주노동당 제17대 대통령후보 선출대회에 갔었다.

 

딱히 가고 싶지는 않았지만,

이번 투표과정에서 고양시지역에서도 부정투표 의혹이 있었기 때문에

지역위원회 선거관리위원장을 맡고 있는 나로서는 이를 처리하기 위해서도 가야만 했다.

 

하늘은 청명했다.

볕은 여름처럼 따가웠다.

당에서 대절한 버스는 자유로를, 강변북로를 거침없이 달렸고,

간간이 보이는 강물은, 밤섬은 참 아름다웠다.

 

대회장으로 향하는 아내와 성연이

 

이윽고 후보들의 마지막 유세가 시작되었다.

심상정 선본에 있는 아내는 대회장 중앙에 자리를 잡았고,

함께 따라온 성연이도 아내 옆에 자리를 잡았다.

난, 뒷(윗)편에 앉아 편안하게 대회를 지켜봤다.

 

권영길을 지지하는 당원들과 심상정을 지지하는 당원들의 열기가 대단했다.

반면 노회찬을 지지하는 당원들은 힘이 많이 빠져 있었다.

이미 대세가 기울고 있음은 분위기로 느낄 수 있었다.

 

진보정치에 찍힌 아내와 성연

 

최종 투표가 끝나고, 4시 30분 수도권 개표와 전국 개표결과 발표가 있었다.

아시다시피 권영길 후보가 49.37%, 과반에 육박하는 득표로 1위를 했다.

대단하다. 일명 자주파 사람들 말이다.

자파의 조직적 결정을 관철시키는 능력은 역시 타의 추중을 불허한다.

 

그동안 바람을 일으켰던 심상정 후보가 서울, 경기, 인천에서도 노회찬 후보를 제치고 2위를 차지했다. 결국 심상정 후보는 노회찬 후보를 제치고 결선에 올라갔다.

 

최종 투표 결과를 보면서 나는 기분이 매우 착찹했었다.

노회찬 후보가 힘 한번 쓰지 못하고 탈락하는 모습을 현장에서 본다는 게 괴롭기까지 했다.

 

지난 4.15 총선에서 민주노동당이 돌풍을 일으킬 때 노회찬이 그 핵심이었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그의 재치있고, 짧으면서도 의미심장한 발언은 일명 '촌철살인' 어록을 낳기도 했고, 그는 민주노총이나 민주노동당 인사로는 이례적으로 대중적인 인기를 한몸에 받기도 했었다.

 

민주노동당 대통령 후보들/ 최종 발표 전임에도 노회찬 후보의 표정이 어둡다.

 

난 지난 총선을 거치면서 형성된 노회찬에 대한 대중적 이미지는 여전하다고 본다. 그래서 나는 노회찬이 후보가 되는 순간 당의 지지율은 최소한 까먹지 않을 것이라고 보았다.

 

그러나 선거는 선거인가보다.

자주파는 조직적으로 권영길을 선택했고, 노회찬을 타켓으로 하는 온갖 흑색선전을 쏟아부었다.

심지어 우리 민주노동당을 자랑스럽게 하였던 노회찬의 촌철살인 어법조차 자주파들은 민주노동당을 망칠 가벼운 주둥이질로 매도하였다.

 

목적을 위해서는 아무리 공이 많은, 헌신적인 동지라도 순식간에 죽일놈으로 만들어버리는 그들의 능력은 이미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의 여러 선거과정에서 나온 것이라 새삼스러울 것도 없지만, 노회찬에 대해서조차 그렇게 나오는 데 대해서 난 분노보다는 슬픔을 느꼈다.

 

여물고 있는 올림픽 공원의 마로니에 열매/ 계절은 어김없이 가고 또 오고 있지만, 역사에 대한 믿음은 엷어지기만 한다.

 

노회찬은 마지막 연설에서 당의 변화와 혁신을 소리높여 외쳤지만, 그의 목소리는 왠지 공허했고, 그의 밝은 웃음은 쓸쓸함에 묻히는 것 같았다.

 

그렇게 전설적 스타는 무대를 떠나고, 대신 경선 과정에서 눈부신 전과를 올린 심상정이 이날 무대의 주인공이 되었다.

 

나는 심상정을 찍었지만, 하나도 즐겁지 않았다. 심상정의 승리(?)보다는 노회찬의 실패가 더 가슴 아팠기 때문이다. 노회찬의 실패는 노회찬 개인의 실패만이 아닌 것 같다. 그의 실패는 당을 당답게 만들고자 했던 많은 당원들의 실패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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