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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10/12
    88고속도로(7)
    풀소리
  2. 2007/10/12
    UFO(3)
    풀소리
  3. 2007/10/03
    가을운동회(6)
    풀소리

88고속도로

1.

88고속도로

88자가 붙은 게 모두 그렇듯이 88고속도로도 전두환 군사정권의 작품이다.

 

광주의 피냄새가 진동하던 시절

이른바 동서화합이라는 명목으로 건설한 도로...

그러나 또 한 측면에서는

엄청난 불경기로 시멘트 산업이 붕괴 직전에 있었고,

막대한 재고를 처리하기 위해 최초로 시멘트 고속도로로 시공되었기도 하였다.

 

88고속도로

멋진 풍광이 이어지는 길이지만

자동으로 전두환이 연상되고,

그만큼 정나미가 떨어지는 이름이기도 했었다.

 

2.

이제는 세월이 흘러 핏빛도 바랬는가.

아님 내가 무뎌졌는가.

그냥 길이 있었고, 멋진 풍경이 있었다.

 

88고속도로는

지금은 유일하게 남아 있는 왕복 2차선 고속도로다.

더욱이 얼렁뚱땅 만든 도로라서 그런지

땅의 모양새 그대로 길을 만들어서 고개는 경사가 급하고,

그 흔한 터널이나 절개지도 거의 없다.

운전하기는 힘들지만 자연스러움이 많이 남아 있다.

 

3.

지난 화요일

대구에서 진주로 이동하는데, 운전자가 88고속도로로 길을 잡았다.

반가웠다.

오랜만에 88고속도로 주변 경치를 감상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그러나 88고속도로로 접어들자마자 졸음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잠결에 간간히 들려오는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 소리에 잠깐씩 잠이 깨었고,

주변의 간섭받지 않은 풍경이 몹시도 매력적이었지만

쏟아지는 졸음에 까무룩까무룩 잠결로 빠져들곤 하였다.

 

4.

한참을 지난 듯한데 전화가 왔다.

전화를 끊고 나니 휴게소 예고 표지판이 나왔다.

잠도 쫒을 겸 커피나 한잔 하자고 휴게소에 들렀다.

 

엥~ 이게 휴게소야?

 

정말 흔히 알고 있는 고속도로 휴게소완 딴판인,

앙증맞다는 말이 딱 어울릴 작은 휴게소가 나왔다.

죽산휴게소다.



휴게소 입구

 


휴게소/ 주차공간도 10여대 남짓이다.

 

저수지가 보이는 곳에 자리한 야외 휴게시설



자리에 앉았을 때의 시선으로 보면...

 

휴게소 입구에 있는 맨드라미

 

빨강 패랭이

 

화초고추

 

백일홍/ 영양상태가 안 좋은 것 같지만, 파스텔 색조의 꽃을 얻기 위해 주인이 일부러 영양조절을 하며 어렵게 키운 것 같았다.


고속도로 휴게소 고객대상을 받았다고 한다. 수상이 아니라도 지날 기회가 있으면 한번 들려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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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O

1.

3박4일간의 출장이 끝났다.

내내 회의와 술이 반복되었다.

 

마지막 출장지는 처갓집이 있는 진주였는지라

올라오기 직전에도 처남이 회를 사줘 또 한잔 마셨다.

 

저녁 8시 30분 버스를 타고

신탄진 휴게소에서 차가 멈출 때까지 잠을 잤다.

 

2.

차가 휴게소를 벗어나고, 실내등을 모두 껐음에도 잠이 오질 않았다.

이런저런 공상과 밤 풍경을 보고 있노라니

회색빛 하늘 위로 뭔가 느낌이 달라 시선을 집중시키게 되었다.

 

자세히 보니 밝은 점(원) 3개가 시계 반대방향으로 돌면서 뭉쳤다 떨어졌다를 반복하고 있었다.

 

음~ 군부대에서 하늘을 감시하는 써치라이트군...

 

혼자 짐작하였지만 곧 그게 아니라는 걸 알았다.

차가 서울로 향하는데 그 불빛도 서울 쪽으로 계속 이동했기 때문이다.

군부대는 쉽게 옮겨갈리 없으니 적어도 군부대에서 쏘는 빛이라면 그렇게 이동할 수 없을 것이다.

 

신기했다.

뭘까?

일단 난 UFO라고 단정했다.

알 게 뭐람...

 

3.

UFO라고 여기니까 기분이 좋아졌다.

그리고 뭔가 의식이 있어야 할 것 같았다.

그래, 소원을 빌어야지~

 

난 2가지 소원을 빌었다.

소원이야 서울에 도착할 때까지 이어서 말해도 끝나지 않을 정도로 많지만,

너무 많이 빌면 영험한(?) 외계인들도 화를 낼 것 같았기 때문이다.

 

혹시 아는가.

원하지도 않은 둘리에게 높은 지능과 초능력을 선물했는데,

나는 소원을 빌기까지 하였으니 들어줄런지도~

 

소원을 빌고 UFO를 다시 처다보니

뭔가 찌릿찌릿 신호가 오는 거 같았다. ㅎ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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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운동회

어제는 성연이네 학교 가을운동회가 열렸다.

 

준비체조를 시작으로 운동회는 시작되었다.

 

학교 운영위원이기도 한 난, 어쩜 운영위원 자격으로는 마지막 행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가지면서 운동회에 참석했다.

 

다른 학교 운동회는 어떤지 잘 모르겠는데, 원당초등학교는 만국기 대신에 아이들의 소원지를 엮어서 하늘을 장식했다. 많은 품과 정성이 들었겠지만, 아이들을 우선 배려하느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성연이가 속한 3학년 무용

 

무너진 일상과 만취되어 흐트러진 모습 등으로 간격이 생긴 성연이지만, 카메라를 들고 나타나니 무척 좋아한다.

 

이곳 저곳에서 아빠를 찾고 챙긴다는 소릴 들으니, 이 녀석도 표현은 안하지만 아빠랑 꽤나 친해지고 싶은가 보다.

 

무용하는 성연이/ 아빠를 보고 좋아라 한다. 고맙다.

 

마침내 그분이 오신 순간  ㅋ

 

이내 지치고...

이번 운동회에는 내 주변에서 엄마들이 못오고 아빠만 온 집이 두 집 더 있었다. 엄마가 입원한 윤원이네, 그리고 후배 태하네...

 

운동회가 무르익으면서 엄마 아빠들도 가득 모여들기 시작했다.

 

윤원이 아빠는 유부초밥을 잔뜩 해가지고 왔다. 태하와 나는 아이들 데리고 밖에 나가서 점심을 해결하려고 했다. 윤원이 아빠, 태하, 나 이렇게 세명이 모여 담소를 나누며 운동회 구경을 하는데, 경석이네 엄마가 음식이 많으니 함께 먹자고 한다.

 

통닭 2마리를 주문하여 점심먹는 자리로 가니 사람들이 빽빽하다. 모여서 싸온 점심을 먹는 모습이 제법 옛날 시골 운동회 분위기가 난다.

 


운동장 밖에는 상인들도 모여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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