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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11/09
    가을 샛강공원(4)
    풀소리
  2. 2007/11/06
    부익부 빈익빈
    풀소리
  3. 2007/11/04
    산국을 땄다.(1)
    풀소리

가을 샛강공원

오늘 출장길에 보니

논들은 추수가 끝나 텅 비어 있고,

단풍은 이제 거의 끝물이라 색감을 잃어가는 게 보이는 것만 같았다.

 

단풍든 여의도 벗꽃나무 가로수

 

가을은 수확의 계절이기도 하고, 저물어가는 석양이나 색감을 잃고 사라져가는 잎새처럼 소멸의 계절이기도 하다.

 

소멸.

소멸을 바라본다는 건 참 쓸쓸한 일이다.
그런 면에서 가을은 쓸쓸한 계절이다.

 

몇 걸음 내려서면 거짓말처럼 너무나 다른 세상이 나온다.


요즈음은 삶에서도 가을을 느낀다.

input에 따른 output을 늘 예상할 수 있었는데,

요즈음 얼마를 input해야 원하는 output이 나올지 잘 가늠이 안 된다.

 

샛강공원의 억새군락

 

어쩜 일시적인 현상인지도 모르겠다.

심한 스트레스는 창의성을 갉아먹으니, 그런 영향일지도 모르겠다.

오랫동안 몸이 적응된 대로 적당한 휴식, 적당한 이완이 필요한 것 같다.

 

그래. 놀면서 일하자.

일을 잊고, 천천히 걸으며 샛강공원으로 갔다.

 

수련

 

샛강공원에는 아직 서리가 내리지 않았다.

억새도, 갈대도 잎새에 윤기 흐르는 노란색은 여전히 선명하다.

 

물론 꽃들도 제법 있다.

산국도 있고, 나팔꽃도 있고, 고들빼기, 개망초 등등

심지어 나비도 아직 있다.

 


산국

 

고들빼기

 

개망초

 

나비

 

샛강공원은 숲과 샛길과 연못과 도랑 등등

천천히 걸으며 산책하기 참 좋다.

 

이렇게 좋은데도, 사람이 바글거리는 여의도와 영등포 사이인데도

사람은 거의 없다.

 

연못

 

연못에 걸친 다리

 

샛강으로 내려보내는 지하수

 

맑은 지하수를 원수로 하는 연못이지만 그러나 물은 맑지 않다.

오염됐다기 보단 퇴적물에 섞이 유기물이 워낙 풍부해서 그럴 것이다.

 

물론 물이 맑지 않다고 물이 주는 편안함이 없다는 건 아니다.

시간만 허락된다면 연못가에서 오래, 아주 오래 머물고 싶다.

 

호젓한 샛길

 

언뜻 밀림처럼 느껴지는 숲

 

한모퉁이 돌면 논밭이 나올 것만 같은 저 길 끝에, 그러나 혼잡한 '일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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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익부 빈익빈

선전물을 만드느라 통계를 모아봤다.

지표로만 보아도 우리 사회의 양극화는 대단하더라...

한국의 비정규직 문제는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그에 따르는 양극화의 문제 또한 심각하기는 마찬가지다.

오즉하면 IMF조차 비정규직을 줄이라고 한국정부에 경고를 했겠는가?

물론 IMF는 자선단체가 아니고,

자신의 이해득실에 따라 인정사정 없이 멋대로 하는 조직이니

필경 비정규직을 줄이지 않으면 자신들에게 손해가 될 수도 있겠다는 판단이었을 것이다.

 

실제로 많은 경제학자들이 경고하고 있다.

비정규직이 늘고, 노동자 서민의 소득이 줄어들면

서민들의 가정경제가 붕괴되는 것은 물론, 서민경제도 붕괴돼

결국 국가경제가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얘기다.

 

자본이 무슨 인정사정이 있으랴.

자본을 무자비한 공격에 유일한 방파제 역할을 하는 게 민주노총이 아닌가 한다.

그럼에도 민주노총은 고립되어 있다.

사회의 공적이 되고 있다.

노동계의 책임이 없지 않으니

현실은 더욱 답답하다.

 

자본에 대항하고, 그들로 하여금 최소한의 통제력을 발휘하도록 하는 세력이 없이

선진국으로 발돋음 한 나라가 있던가?

선진국이 좋은 것인지, 또는 나쁜 것인지는 일단 논외로 치고 말이다.

 

선진국 문턱에서 좌절한 아르헨티나

한때 세계 경제 모범생으로 칭송받았었지만, 성장이 정체된 대만이 답을 줄 것이다.

우리도 그들을 따를 것인가?

선택은 이제 민주노총만의 몫은 아니다.

전체 사회성원 전체의 몫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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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국을 땄다.

1.

오늘 산국을 땄다.

여름부터 벼르던 일인데, 막상 산국을 따기가 쉽지 않았다.

 

산국/ 야생 국화다.

 

어제는 너무나 피곤하여 술을 좀 마시고 잤다.

술이 좀 과했나. 아님 마지막으로 마신 양주 2잔의 효과인가.

잠을 제법 잤음에도 개운하지 않고, 머리가 아팠다.

게다가 할 일이 쌓여 있으니 머리가 혼란스러웠다.

 

몇 가지 간단한 일을 처리하고, 머리 속 정리를 했다.

그리고 모든 걸 잊고 낮잠을 잤다.

 

개망초/ 봄에 주로 피는데, 그때 떨어진 씨에서 싹이 터 또 꽃이 폈나보다.

 

2.

일어나니 2시다.

급히 씼고, 아내와 함께 산국을 따러 길을 나섰다.

이곳 토박이인 친구에게 어디로 가면 산국을 딸 수 있냐고 물으니 잘 모르겠단다.

우리는 철길을 따라서, 산기슭을 따라서 무작정 걷기로 했다.

 

정말이지 산국 보기가 이렇게 힘들어서야...

논들을 메우고, 도로를 닦고, 뚝방을 고치고...

온통 공사판이니 다년생 풀인 산국이 남아나지 못하나보다...

 

겨우 산국을 만났으나 철이 약간 늦었나보다.

서울보다 조금 북쪽에 있어서인지 이곳에는 무서리가 군데군데 내렸고,

산국은 많이 져 있었다.

 

 

고양시 농촌 풍경

 

3.

이왕 나선 길이다.

나와 아내는 나들이 삼아 아직 농촌의 모습이 제법 남아 있는 한적한 시골길로 접어들었다.

아내는 이곳이 처음이라고 했다.

 

본격적인 농사꾼이 아니어도

추수하는 이들이 참 많았다.

주말농장에 모여서 함께 밭을 돌보는 이들,

무우를 캐고 무우 시래기를 너는 부부,

배추를 묶는 가족, 깨를 터는 이,

고구마를 캐는 이들, 콩을 털고 키질을 하는 이들...

 

추수가 끝난 텅빈 논둑에는 억새가 곱다.

 

우리는 들판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지나, 단풍이 곱게 든 야산과 추수가 끝난 텅빈 논을 지나

기울어가는 11월 짧은 해를 아쉬워하며, 호젓한 시골길을 천천히, 그리고 길게 걸었다.




보호수로 지정된 100년 된 느티나무

 

문인석/ 은양군(恩陽君) 양(諒)의 무덤 앞에 놓여 있는데, 은양군의 아버지 계림군은 윤임 일파로 몰려 목이 잘려 저자거리에 걸리고, 은양군은 그때 겨우 2살이라 사형을 면한다. 그런 사연을 가진 망자의 무덤 앞임에도 문인석의 표정이 너무나 편안해보인다. 좋다./ 느티나무 바로 위에 있다.

 


감들이 주렁주렁 달린 감나무

 

풍만한 몸집의 상수리나무 거목

 


단풍이 곱게 든 단풍나무/ 월산대군 사당이 있는 낙타고개로 넘어오는 고개마루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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