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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알엠님의 [한가해졌다] 에 관련된 글.

그렇다!

 

알엠의 글을 읽으며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그렇다!' 다

 

기특하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한 우리 진서는

7개월이 좀 넘은 때부터

엄마 아빠와 떨어져

유아 놀이방에 다녔다.

 

덕분에 나나, 아내나

정기적인 출퇴근을 할 수 있었고,

무조건 저녁 퇴근 시간을 지켜야 한다는 부담만

잘 안고 가면 일을 하는데 별다른 어려움이 없었다.

 

도리어 문제는 아이가 초등학교 입학이 가까워 오면서 생겼다.

왠만해선 초등학생을 저녁7시, 8시까지 돌봐주는 곳이 없었다.

 

앞 길을 너무 앞당겨 고민하는 버릇이 있는 나는

진서 입학 1년여를 앞두고 해결책을 찾기 시작했다.

마침 밤낮과 주말이 따로 없는 아내의 일도 갈수록 바뻐지고 있었다.

 

고민은 내 하고 싶은 일을 함께 생각하면서 풀렸다.

 

이런저런 사무국 일로 10여년을 보낸 나는

이제 현장 활동을 하고 싶어졌다.

지역에서 주민들과 함께 생활하고 싶어진 것이다.

 

그래서 아내와 의논 끝에 결론을 내렸다.

 

1. 좀 멀더라도 내가 지역활동을 할 수 있는 곳으로 이사를 하자.

2. 초등학생이 되는 진서 돌보는 일과 집안 살림은 내가 도맡아 하겠다.

 

안산으로는 그렇게 안산으로 내려왔고,

진서 입학 전 1년을 잘 보냈다.

 

그런데....

정작 진서가 입학을 하면서 내 일에 변화가 생겼다.

 

주민운동 예비교육훈련가로 추천을 받고 그 훈련 과정에 들어가게 된 것이다.

정기적으로, 그것도 늦게까지, 혹은 외박까지 해가며

안산을 비워야 하고,

아직 예비이긴 하지만 내가 훈련을 받는 것 외에도

다른 곳 교육을 쫓아다니게 된 것이다.

거기다 '예비' 과정을 끝내고 나면

내가 나가야 할 교육은 점점 늘어갈 것이다.

이렇게 빨리 실현 될지는 몰랐지만 이 일은

내가 하고 싶고, 적성에도 맞다고 생각하고 있던 일이다.

 

'진서를 누구에게 어떻게 맡겨야 할까?'

'내가 데리고 다녀도 되는 걸까?'

'그러면 학교를 자주 빠지게 해도 될까?'

'진서가 몇 살이 되면 혼자서도 집에 있을 수 있을까?'

 

이제 이런 것들이 아주 중요한 고민이 되고 있다.

 

 

그러던 차에 알엠의 글을 만났다.

 

"일할 기회를 놓치지 말라"

 

그렇다!

어떤 문제가 있더라도 일할 기회를 놓쳐서는 안된다.

그것은 나에게나 아내에게나 마찬가지다.

닥쳐오는 문제를, 내가 그러고 싶지 않듯이

아내의 희생을 바탕으로 해결할 수도 없고, 그럴 마음도 없다.

 

 

"아 이런 식으로 일들이 진행되어가나보다"

 

그렇다!

내 일만이 내 일이 아니고

아이를 키우고,

살림을 하고,

일 때문에 그것이 어려운 때는

그 대안을 만드는 일까지 내 일만큼 즐거운 마음으로 하는 것,

이 모든 것이 나의 소중한 일들인 것이다.

 

 

"일을 끝내고나면 뭔가 큰 산을 하나 넘은 기분이다."

 

그렇다!

아무 어려움 없이 내 일만 잘하면 그만이라면

그게 뭐 특별할게 있겠는가?

어려운 가운데 하는 내 일이기 때문에

더 소중한 마음으로 끝까지 최선을 다하게 될 것이고,

그래서 하나 하나 일을 마치고 나면 큰 만족감에 전율을 하게 될 것이다.

 

 

"상황이 되어가는대로 맡겨볼 예정"

 

그렇다!

난 생각이 너무 많다!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물다가

결국 생각에 지쳐서

최선을 선택하기 보다는

제일 맘 편한 쪽으로,

이도 저도 아닌 쪽으로 결정을 한다.

이제 그런 쓸데없이 긴 생각은 더이상 하고 싶지 않다.

나는 나의 일을 할 것이다.

아내의 일도 도울 것이다.

진서를 돌보고 살림도 즐겁게 할 것이다.

하루하루 닥치는 상황에 지혜롭게 대처하며

그렇게 살아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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