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공사

- 2층 청소

- 타일 줄눈 메꾸기

- 까페 벽면 단장(공정률 60%?)

 

part1. 친구들

점심 때 대학교 친구들이 놀러왔다. 둘 다 휴가 나온 친구들인데 근처에서 점심만 먹고 헤어지려다 나 공사하는 델 보고싶대서 데리고왔다. 들어와서 뱉은 첫 마디는 "나도 하겠네" 군대에서 맨날 하던거라 자기도 쉽게 하겠더란다ㅋㅋ 그래서 "일 좀 하고 갈래?" 그랬더니 잠잠~

 

대학교 때 여러 사람을 알고 지내긴했지만 내가 하는 활동에 대해서 제대로 얘기했던 친구들은 1, 2명 정도였던 것 같다. 지금은 좀 나아지긴 했지만, 예전엔 정말 내 얘길 잘 안했다. 맨날 술먹어도 그냥 시시콜콜한 얘기만하고. 약간 오만하게도 니네는 이런 거 관심없잖아, 말해도 이해 못하잖아 이런 생각이 강했던 것 같고, 내가 하고 있는 일들을 설명하고 전달할만큼 스스로에 대해 확신이 없고, 자신감이 없었던 것 같다.

 

아무튼, 그런 내가 이제 조금씩 얘기를 하고 있는 중인데, 친구들에게 마을에서의 교육과 작업들을 구상하고 있다는 얘기, 학교 교육이 전부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얘기, 친구들이 동네에 있는 학교에서 근무하게 되면 재미있는 일들을 함께 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얘기들을, 하고, 나눴다. 전부터 이런 얘기들을 해오던 관계가 아니기에 많이 깊지도, 구체적이지도 않았지만, 그냥 그 동안 어려워했던 것에 비하면 너무도 쉽고, 재밌었다. 앞으로 차츰 더 많이 나눌 거니까, 친구들의 기준이 아닌 현재의 나의 모습 그대로로 인정받고 관계맺고 갈거니까 더 기대됐다.

 

part2. 승민이

저도 감기 걸려서 고생하고, 엄마도 크게 수술하셔서 병원에 계시고해서 얼굴도 많이 어둡고, 힘도 좀 빠져있는 듯하던 승민이를, 오늘 여러 번 마주쳤다. 엄마 심부름 가는 길에 아는 체해서 처음 보고, 일하고 있는데 고개 빼꼼 내밀고 들어오길래 쵸코렛 하나 주고, 캠코더 촬영 맡기고(뺏기고??), 저녁 먹고 가는데 엄마 약타러 약국 간다고해서 보고... 저녁 때 봤을 땐 혼자 걸어가는 뒷모습에서 어머님의 고단함과, 걱정이 고스란히 묻어있는 듯해서 살짝 안쓰럽기까지 했는데, 그러면서도 딱히 도울일이 없는게 못내 마음에 걸렸는데, 일하고 있는데 불쑥 들어오더니 빵을 두 개 건넨다. 보선이랑 나 먹으라고....

 

약국은 바로 모퉁이 돌면 있는데 그 빵 사려고 저 멀리 빵집까지 다녀온 듯했다. 그러고선 누나 야자끝나고 오면 같이 집에갈거라고, 컴퓨터하면서 기다린다고 금새 또 나간다. 누가 애고, 누가 어른인지 모르겠어서 살짝 찡~ 하게 있다가, 빵을 우걱우걱 먹어버렸다. 그렇게 먹어야할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었다. 일하는 내내 그 찡~함이 가시지 않아 훈훈하면서도 저릿저릿하는 게....

 

요 며칠 부쩍 어른이돼버린 듯한 승민이와 몸도 마음도 고생이신 승민이 어머님을 위해 조그만 뭔가라도 해주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 하게 된다.

 

 

다녀간 분들 & 도움주신 분들

- 우희준, 장인광 : 종민 친구들

- 제일 인테리어 아저씨 : 전기공사 도움말씀, 타일공사 조언 및 공구지원, 게다가 시연ㅜㅜ

- 승민어머님

- 승민 : 파리바게뜨에서 산 딸기맛 빵 2개 그리고 고마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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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25 03:15 2010/03/25 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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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호흡  | 2010/03/25 03:32
아... 맘이 찡하다... 승민이도, 그리고 승민이 뒷 모습 바라보고 그 빵을 우적우적 먹었을 종민 생각하니... 정말 우리 승민이와 승민이 어머님께 고마운 마음, 짠한 마음 전할 수 있는 무언가... 궁리해봐요^^ 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