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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 분류
    riverway
  • 등록일
    2008/05/14 11:59
  • 수정일
    2008/05/14 11:59
  • 글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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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동안, 시부모님을 모시고 말그대로 효도관광을 다녀왔다.

일년에 단 네번, 설과 추석 그리고 두 분 생신에만 찾아뵙는 관행이 이십년간 지속되었더랬다.

최소한의 의무방어전이었기에 그 때만은 최선을 다하자는 태도를 취했었다.

 

그렇게 세월이 흐르다보니



연로하신 두 분의 외로움이 보이고,

약해지심이 발견되고,

살아오신 인생이 너무 곤고하심이 깨달아졌다.

바쁜 자식들의 일상을 방해하면서 놀러가자고 하실 분들이 아니시기에

몇번 망설이다가 따라 나선 두분이시다.

 

여전히 대단히 독립적이심을 확인했다.  

오십 바라보는 자식에 대해서도 아직 염려와 바램이 앞서시니, 그 자신감과 당당함은 평생을 열심히 살아오신 결실이라 생각되었다.

일제시대, 해방, 6.25, 4.19, 5.16.. 이어지는 근현대사의 격변 속에서 청년시절을 보내셨던 아버님은

막연한 미래에 대한 불안과 가장으로서의 책임감을 평생토록 지켜오셨고, 

오늘 큰 실패없이 나름 성취하신 바에 대하여  그 누군가의 보살핌이 있었던 덕이라 말씀하셨다.

하루 하루

온 정성을 기울이고, 절약과 부지런함만이 부모형제와 자식들을 지켜낼 수  있는 길이라 

믿어 의심치 않고 그 보답을 받았다는 확신에 차계셨다. 

그 누가 뭐라해도 당신의 소신이 맞기에 자식들의 사는 모습이 그저 불안하고,

불만스러우신 듯 했다.

 

무엇보다도,

함께 하는 내내 

내가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감사와

정감을 나눌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모른다. 

나도 늙나보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시댁에서 돌아오는 기차안에서 타이레놀을 먹어야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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