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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들의 노동, 직업에 대한 규범, 문화..

영국에서 직업성요통을 예방하기 위해 1992년에 환자다루기에 관한 규정(Manual Handling Operation Regulations)을 만들고 1996년에 No-lift 정책을 정했어도 

여전히 직업성요통의 발생은 줄지 않는다.

근본적으로 인력이 부족하고

예산부족으로 보조장비가 제대로 제공되지 않는 것이 문제이기는 하지만,

간호사들의 일, 직업에 대한 태도와 집단규범도 중요한 장애요인 중 하나일 수 있다는 해석이다.

 병동에서  빠르게, 그리고 남의 도움을 받지 않고 스스로 알아서 일을 잘 처리해야 일 잘하는 간호사라는 소리를 듣는다. 환자 자세 바꾸는데 도와달라고 상대팀 간호사나 보조원을 기다릴 시간이 없고, 보조장비 가져다가 쓰는 것 또한 시간을 엄청 낭비하게 되니

차라리 직접 하게 되는 것이다.

간호사들은 몸으로 힘을 써서 일을 해야 '일'을 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단다. 말만 하는 것,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도록 연계해주는 것 등을 열심히 해봤자, 환자에게 해준 것이 아무 것도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또 하나,

병동에 새로오는 간호사나 실습 나온 학생들은 기존 간호사들이 일을 해온 방식을 그대로 따르고 받아들이는데 익숙하다는 것이다. 초기에 다소 갈등을 느끼다가도 경력자들의 권위와 동료들의 압력에 눌려 그만 학교에서 배운 것과 다른 것에 익숙해지기 마련이라서 보조장비를 이용해서 환자를 옮기거나 자세를 바꾸는 방법을 신규가 감히 시도할 수는 없다.

더욱 고질적인 것은

간호사의 직업적 이미지는 '희생''봉사''이타심'으로 굳어져 있는 것이다.

고통을 받는 환자 앞에서 나를 보호하자고 마스크를 쓰는 것, 다른 사람 도움 받아서 환자 옮기거나 기기를 이용해서 옮기려고 하는 것은 웬지 환자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간호사' 다움에서 벗어난다는 강박관념이 있을 수 있다. 그러니 내 허리 아픈 것쯤은 당연히 참고 감수할 수 있는 댓가라고 생각해서 아파도 결근하지 않고, 산재로 신청하지 않으려 한다.

 

때로,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간호사 개인이나 노동조합이 있을텐데, 이러한 집단 규범이나 문화에 대한 고려가 없으면 광범위한 지지를 이끌어내지 못할까 우려된다. 결국 사람이 병들지 않고 활기차게 일할 수 있는 일터로 바꿀 수 있는 포괄적인 전략을 찾아야 할 텐데....  

 

The effect of occupational socialization on nurses' patient handling pract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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