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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현상학 서론 §10

(§10) 이렇게 꽉 막힌 것처럼 보이는 상황에서 먼저 진리와 지에 대한 추상적인 규정이, 추상적이지만, [자연적인] 의식자체에 어떻게 나타나는지 상기해보면 위의 모순의 실상이 더욱 명확하게 드러나고 또한 그 모순을 째내는 일에서도 그 모순만을 도려내는 정확성이 주어질 것이다. 자세히 살펴보면[1], 의식은 자기 자신으로부터 뭔가를 구별함과 동시에 그것과 관계한다. 이 관계는 뭔가가 의식에 대하여[2] 존재한다는 식으로 표현되기도 하는데, 이런 의식 행위가 다다르는 한계[3], 달리 표현하면 [뭔가를 규정하는데 있어서] [단지] 의식에 대하여 존재하는 뭔가를 규정하는 것이 바로 지다. 그런데 우리는 뭔가를 이야기 할 때 그 뭔가가 타자에 대해서 존재하는 것과는 따로 그 자체대로 존재하는 것을[4] 구별한다. 이렇게 자체대로 존재하는 것에서도 지와 관계하는 측면이 있겠는데, 이 측면도 [의식의 행위에서와 같이] 지로부터 구별되어서 자체대로 존재하는 것과 지간의 관계 밖에서도 존재하는 것으로 명시되어[5] 있다. 이처럼 그 자체로 있는 것의 언저리에[6] 진리라는 이름표가 붙어있다. 이와 같은 규정이 실지로 함축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보는 일은 우리가 지금 이 자리에서 할 일이 아니다. 왜냐하면, 무대와 올라와 운동하는 지가 우리의 대상이므로 지를 서술하는 것은 일단 그의 규정을 [아무런 양념을 치지 않고][7] 우리에게 나타나 있는 그대로 받아드려야 하기 때문이다. 틀림이 없어야 하는 것은[8] 기술한 바와 같이 [지를 눈여겨보는] 우리에 의해서 파악된 지에 대한 규정이 지에 의해서 스스로 우리 앞에 나타나 있는 규정과 일치해야 하는 것이다.



[1] 원문 <nämlich>. §2에서 지적되었던 내용, 즉 의식은 의식 이편과 저편을 구분하여 절대자는 의식 저편에 있는다는 것.

[2] 원문 ür dasselbe>. <의식>이라고 번역해 놓았지만, 뭔가 걸려 시원하지 않다. 그냥 이라고 하지 않고 무엇 때문에 ür dasselbe>라고 했는가. 전문용어로 사용되었다면 그냥 이라고 하는 것보다 더 내포하는 의미는 무엇인가? §8 ür sich sein Begriff.> ür sich>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해야 하는가? 거기서 ür sich>, 명확하지는 못했지만, <행위>(Akt)라고 어렴풋이 파악하고 지나갔는데, ür dasselbe>도 의식의 행위면에 주목하고 있는 것인가. 의식이 <관계하다>로 재현된 다음 문장을 보면 의식의 행위면에 주목하고 있다는 추측이 맞는 것 같다.

[3] 원문 . 여기서 그리스어 (둘레/테두리를 만들다) 의미로 옮겨서 의식행위의 한계성을 주장하는 자연적인 의식의 발상을 담음.

[4] 원문

[5] 원문

[6] 원문

[7] 원문 . 적당한 표현이 생각나지 않아서 [양념을 치지않고]라고 우선 옮겨놓았다. 아무튼 생으로 먹는다는 이야기다.

[8] 원문 을 이렇게 풀어 옮겨 보았다. 독어를 번역하는데 있어서 여기의 과 같은 <대화에 쓰이는 불변화사>(Dialogpartikel)가 애로사항이 된다고 지적한 적이 있다. 이 함축하는 대화를 전개해서 번역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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