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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현상학 서론 §11

(§11) 우리가[1] 이와 같이 준비하고 난 다음[2] 지의 진리를 조사하는 일은 [앞서 이야기 한 것과 같이 의식으로부터 분리되어 있고 또 지로부터 분리되어 있는] 즉자적으로[3] 있는 것이 무엇인지[4] 조사하면 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사태는 그리 간단하지 않고, 또 우리가 간과한 것이 하나 있다.[5] 즉, 이 조사에서는 [우리가 잣대로 사용하려고 하는 진리로서의] 즉자적인 것이 우리의 대상, 즉 우리에 대해서 존재하는 것이[6] 된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우리의 조사를 통해서 드러나는 즉자는 [지에 대한 즉자가 아니라] 우리에 대하여 있는 지의 모습이다[7]. 우리가 지의 본질이라고[8] 주장하는 것이 지의 진리이기보다는 어디까지나  그 본질에 관한 우리의 지에 지나지 않는 것이 된다.[9] 이러면 본질 또는 척도는 [지를 관조하는] 우리 안에 있는 것이 되므로 이 잣대와 비교되고 또 이 비교에 의해 진위여부가 결정되는 대상으로서의 지는 그런 잣대를 꼭 인정할 필요가 없게 된다.



[1] 누가 조사를 진행하는가가 중요한 문제이다. 자연적 의식을 비판하는 우리인가 아니면 자연적 의식이 스스로 조사를 진행하는가의 문제다.  

[2] 원문

[3] 원문

[4] 원문 . 이 질문은 §1 같은 것처럼 보인다. 역자는 당시 이것을 소크라테스의 질문방식 의 종속절로 처리하고 넘어갔는데 여기에 와서 보니 철학이 해야 하는 일, 즉 를 실지로 인식하는 일이 여기의 를 알아보는 일을 훨씬 더 뛰어넘는 일로 드러난다. 숙고해야 문제가 되었다.

[5] 원문 . 이하 토론은 <정황적 대인 논증>(argumentum ad hominem)을 사용하는 법적논쟁과 유사하다. <정황적 對人 논증>으로는 예를 들어 <너도 역시>(tu quoque)라는 법리가 있는데 <너는 그러면서 나는 왜 못해>라는 정황에 기대어 상대방에게 논박하는 것이다.

[6] fuer uns

[7] 원문 ür uns>. 여기서 이라는 의미를 갖는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모습>으로 옮겼다.

[8] 원문

[9] 지를 관조하는 우리의 지나 자연적인 인식의 지나 법리에 입각하여 보면 하나도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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