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횔더린 - "Hälfte des Lebens"에 관한 몇가지 단상

ou_topia님의 [횔더린 - Die Hälfte des Lebens (반쪼각난 삶)] 에 관련된 글.

 

횔더린의 시 „Hälfte des Lebens“에 관한 몇가지 단상


1.

번역에도 „유물론“을 적용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유물론적 번역“이란 용어가 있다면 아마 번역할 때 작품의 „정신“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작품의 문자에, 그 몸에, 그 몸의 짜임새(Textur)에, 그리고 그 몸에서 나오는 소리에 주목한다는 말을 담고 있을 것이다.

2.   

„Hälfte des Lebens“의 번역에서 어려운 점이 많다. 우선 횔더린이 사용하는 낱말의 의미가 생소하다.

2.1    „hänget“

„hängen“은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사전에 기록되어 있는 의미를 보자면 ‚달려 있다’다. 이 의미로 첫 문장 „das Land hängt  in den See“를 번역하면 ‚들판이 호수(안으)로 달려 있다’가 되겠는데 생소하다. 이 생소함을 이런 저런 그림을 그려 해소할 수 있겠다. 그러나 횔더린이 이 시를 쓸 당시 „hängen“이 가졌던 의미를 보면 전혀 생소한 것이 아니다. 그 당시 „hängen“은 ‚einen Abhang bilden/경사를 이루다’란 의미로도 쓰여졌다 (Ulrich Knoop, Hälfte des Lebens, Wortgeschichtliche Erläuterungen zu Hölderlins Gedicht, http://www.klassikerwortschatz.uni-freiburg.de/admin_storage/file/literatur/knoop_ulrich_haelfte_des_lebens.pdf 참조)

„hängen“의 이런 의미는 해당 행 소리의 흐름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Mit gelben Birnen hänget
Und voll mit wilden Rosen    
Das Land in den See.

1, 2행에서는 올림음(Hebung)과 내림음(Senkung)이 잔잔하고 느릿느릿하게 잇대어 이어진다. 마치 구릉을 오르락 내리락 하는 것 같다. 마리 루이제 카쉬니쯔(Marie Luise Kaschnitz)가 „Hälfte des Lebens“를 처음 읽었을 때 보덴세(Bodensee) 호수 근방의 풍경을 연상했다고 했는데 (M.L.Kaschnitz: Mein Gedicht, in: Zwischen Immer und Nie, Essays 1971, http://www.zum.de/Faecher/D/BW/gym/hoelder/haelfte.htm 참조) 그 이유가 여기 있지 않나 한다. 보덴세로 이어지는 슈바벤 알프의 산세는 거칠지 않다. 잇달아 오르락 내리락 거리는 구릉지대여서  아늑하다(lieblich).
 
3행의 소리를 보면 다음과 같다. 짧은 내림음 „das“에 길게 이어지는 올림음 „Land“가 따른다. 그리고 곧바로 다음 음으로 넘어가지 않고 잠깐 쉬었다가 „in“으로 넘어간다. 마치 구릉을 힘겹게 올라 잠깐 쉬면서 멀리 펼쳐지는 들판을 바라보는 듯하다. „Land“에  세개의 올림음이 따른다. 근데 그 높이가 천천히 떨어진다. 정상 „Land“에서 최하 „See“로 마치 미끄러지듯이 떨어진다.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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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02

ou_topia님의 [횔더린 - Die Hälfte des Lebens (반쪼각난 삶)] 에 관련된 글.

 

Konstellation  I

횔더린의 „밤의 노래들/Nachtgesänge“
„Hälfte des Lebens“
„Der Winkel von Hardt“
„Lebensalter“

파울 첼란
„Tübingen, Jänner“
 
게오르그 뷔히너
„Lenz“

파울 첼란
„Meridian“

데리다
„쉬볼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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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신나찌 "국가사회주의 지하연맹"과 헌보청의 역할

2011.7.22 금요일로 검색된다. 그 날 발트해에 있는 섬 뤼겐에 있는 단스케란 마을에서 휴가를 보내다가 연일 비가 줄줄 내려서 하루 앞당겨 독일 북부 발트해안 고속도로를 타고 귀가하는 중이었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운전하는 중이었다.

발트해안(독일 사람들은 „동해(Ostsee)“라고 부른다)과 개발이 전혀 안된 우커마르크(Uckermark)의 자연을 좋아한다. 그래서 늘 거기서 휴가를 보냈는데 언제부터인가 (서독지역이었던) 북해 지역으로 휴가지를 바꾸게 되었다. 아마 구동독지역에 속했던 발트해안 지역과 우커마르크 지역 사람들의 외국인을 바라보는 시선에 기분이 상해서 그랬을 것이다. 이 지역은 독일에서 나찌잔당이 가장 뿌리깊게 세력을 확장하고 나찌당 NPD가 기초단체의회 진출에 가장 많이 성공한 지역이다. 독일 제국의 지도를 걸어놓은 빵집에서 줄을 서 있으면 기분이 이상하다. „저건 왜 여기에 왔지?“라는 시선을 느낀다. 기분이 잡친다.

내키진 않았지만 알고 지내는 동독출신인 이웃이 주말농장이 있어서 단스케에서 며칠 저렴하게 휴가를 보내게 되었다. 근데 그 지역에서는 앞에서 말한 그런 시선을 별로 느끼지 못했다. 그래서 집에가서 뤼겐지역의 NPD득표율 등을 검색하는 등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라디오에서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테러가 발생했다고 보도한다. 처음엔 이슬람테러 등을 운운하더니 집에가서 뉴스를 보니 사태의 전말이 전혀 다르다.

느낌이 이상하게 겹쳤다. 독일에서도 가능한 사건? „메르키셔 슈바이쯔(Märkische Schweiz)“라고 불리는 베를린 동쪽에 있는 또 다른 초자연적인 지역에서 산행하다가 독일 국기가 계양되어 있는 집을 지나갈 때 느끼는 이상한 기분이다. 혈기왕성할 땐 일부로 극우가 외국인을 기차에서 밀어 버리는 등 학대 사례가 있는 지역을 찾아가 보기도 했는데 이젠 그런 지역은 아예 피해 다닌다.

근데 작년 11월 „국가사회주의지하연맹/Nationalsozialistischer Untergrund/NSU)이란 신나찌 테러조직이 10년 이상 주로 소규모 자영업을 한 터기사람을 연쇄살인한 것이  우연히 드러났다.

그때까진 수사당국이 이 연쇄살인 사건을 „되너(케밥) 살인“이라고 이름하고 범죄행위자를 잡아내기 보다는 대려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을 상대로 수사를 진행했다. 마약밀매 등 조직범죄에 연루되어 그런 변을 당한 것이 아니냐고 (썩을 놈들).

그런데 우연히 이 사건의 전모가 드러나고 (관련 잘 정리된 한국일보 기사 참조), 그 과정에서 헌보청이 이 사건에 깊이 연루된 것으로 드러났다. „헌보청이 NSU에  돈을 건내 주려고 했다“ („Verfassungsschutz wollte „NSU“ Geld zukommen lassen.“/일간지 FAZ),  „헌보청은 이미 1999년 NSU에 대해서 알고 있었다“(„Verfassungsschutz wusste schon 1999 über NSU Bescheid.“/시사주간지 Focus),  „NSU: 한 단서는 헌보청의 연루로 이어진다“(„NSU: Eine Spur führt zum Verfassungsschutz.“/일간지 Hamburger Abendblatt).

사건이 이렇게 불거지자 독일 정계는 반응하지 않을 수 없었다.

급기야 연방하원은 피해자 가족에게  사과하는 공식성명을 발표하고, 지난 목요일(2012.1.26) 만장일치로 조사위원회  결성을 통과시키고 어제 발족되었다. 

연방하원 조사위원회의 첫째 임무로 조사위원회 결성신청서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조사위원회는 특히 연방당국이 과실 혹은 불이행으로 ... 테러집단 „국가사회주의지하연맹“의 결성과 공작 그리고 그들을 지원하는 네트워크를 이롭게 하고 이 테러집단이 자행한 범죄행위의 진상규명과 수사를 어렵게 했는지 밝혀야 한다.“ „Der Untersuchungsausschuss soll insbesondere klären, 1. ob Fehler oder Versäumnisse von Bundesbehörden, auch in ihrem Zusammenwirken mit Landesbehörden, die Bildung und die Taten der Terrorgruppe „Nationalsozialistischer Untergrund“ sowie deren Unterstützernetzwerk begünstigt oder die Aufklärung und Verfolgung der von der Terrorgruppe begangenen Straftaten erschwert haben;“)

어디까지 밝혀질지 궁금하다.

 

분명한 것은 신나찌가 악령의 귀환이 아니라 그 악령을 키운 결과다. (한번 각종 조치를 조목조목 들면서 이 주장의 근거를 제시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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횔더린 - Hälfte des Lebens (반쪼각난 삶)

Hälfte des Lebens

Mit gelben Birnen hänget
Und voll mit wilden Rosen
Das Land in den See,
Ihr holden Schwäne,
Und trunken von Küssen
Tunkt ihr das Haupt
Ins heilignüchterne Wasser.

Weh mir, wo nehm’ ich, wenn
Es Winter ist, die Blumen, und wo
Den Sonnenschein,
Und Schatten der Erde?
Die Mauern stehn
Sprachlos und kalt, im Winde
Klirren die Fahnen.


반쪼각난 삶

누렇게 익은 배 한아름 안고  
들장미 난무하게 가득 채운체
들판은 호수로 미끄러져 들어가네
여보시오 백조님들 [날 좀] 굽어 살펴주오  
그러나 백조님들은 [뮤즈의] 키스에 만취하여
초자연의 맑은 물에
머리만 적시네.

찢어지는 아픔 안고 어디가서 구할까?
[옹기종기 모여 앉아 두런거리는] 겨울이 오면, 꽃들을 [다시 피게하는]
해의 양기를,     
그보다 땅의 음기를 어디가서 구할까?
주고받는 말소리가 사라진 벽들은  
차갑게 서있고, 지붕위로 바람만  
풍향기를 삐걱거리네.




제대로 된 번역인지 모르겠다. 이해한 만큼 번역한다면 뭘 이해했는지 먼저 제시해야겠다.

이 시는 헤겔의 정신현상학이 출간되기 2년전인 1805년에 발간되었다. 이 시를 읽어보는 동기는 헤겔과 함께 훨더린이 뭘 추구했는지 알고 싶은데 있다.

 

그들이 추구했던 것이 „실천“이 아니었나 한다. 헤겔이야 어찌되었던 훨더린이 말하는 실천은 „Ge-spräch“, 즉 „말 주고받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런 실천을 통해서 삶이 반쪽으로 남지 않고 온전하게 된다는 것을 이 시가 말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훨더린은 이 시에서 백조가 보여주는 (초)자연적 아름다움의 자기연관성(Selbstbezüglichkeit)에 기대지 않고 Ge-spräch를 통해서 „꽃들을 다시 피어나게 하는“ 상호관계성이란 실천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이 시의 핵심단어는 „sprachlos/주고받는 말없이“라고  할 수 있겠다.

어쩌면 헤겔의 정신현상학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겠다. 그러면 주노변증법이 핵심이 되고. 그러면 자기의식에서 „자기/Selbst“는 선험적인 것이 아니라 상호관계성을 통해서 마침내 형성되는 것이 되고 …
 

사랑하면 사랑하는 사람과 여기저기 다니게 된다. 근데 종종 „사랑하면서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 보낼“ 때가 있다. 재미있는 현상은 사랑하는 사람과 경험했던 장소를 혼자 가보면 그 장소가 썰렁하다. 남아있는 것은 사랑하는 사람과 경험했던 것의 반쪽도 안된다.  이런 직관에 기대어 이 시를 이해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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횔더린 - Der Winkel von Hardt (하르트의 은신처)

Der Winkel von Hardt

Hinunter sinket der Wald,
Und Knospen ähnlich, hängen
Einwärts die Blätter, denen
Blüht unten auf ein Grund,
Nicht gar unmündig.
Da nämlich ist Ulrich
Gegangen; oft sinnt, über den Fußtritt,
Ein groß Schicksal
Bereit, an übrigem Orte.

 


하르트의 은신처


하늘에서 땅으로 숲이 가라앉고
움트는 싹처럼 오그라져
달려있는 나뭇잎을 향해  
[가을빛으로] 활짝 피어오른 땅이   
입을 열어 속삭이네.
바로 이 땅을 울리히가
발로 디덧다네; 때때로 그 발자욱을 놓고 깊은 생각에 빠져
큰 맥을 짚어보는 사람들이
보잘것 없는 곳/것에 푹 빠져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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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적립식 사적 연금 '리스터 연금'의 허와 실

독일에서는 ‚리스터 연금’이라는 적립식 사적연금에 대한 비판의 강도가 높아지고 있는데 한국에서는 사회고령화를 운운하면서 독일식 리스터 연금을 도입해야 한다고 떠들고 있는 것 같다. 특히 저소득층을 위해서 그래야 한단다.

세기적 개혁이라고 선전선동했던 리스터 연금관련 독일 半정부 경제연구소인 ‚DIW독일경제연구소’는 ‚밑바닥부터 뜯어 고치는 일을 지연할 수 없다’(„Riester-Rente: Grundlegende Reform dringend geboten“)고 진단하고 있으며 ARD 독일 제일 공영방송 등 대중매체도 리스터 연금의 허상을 적나라하게 폭로하고 있는데 말이다.

그래서 2012년 1월 9일 방영된 ARD 다큐 „Riester Dilemma – Portrait einer Jahrhundertreform/리스터 딜레마 – 세기적 개혁의 실상“의  내용을 요약해 본다. 욕심같아서는 전체 줄거리를 풀어서 자막을 달고 싶은데 역량이 부족하다.



□ 리스터 연금제도 도입 공약 (2001년 5월, 연방총리실 기자회견실)

0 연금개혁안 통과 기자회견에서

-    슈뢰더 총리와 노조간부출신인 리스터 사회복지부장관이 리스터 연금이 제2의 축을 구축하는 세기적인 개혁이라고 자찬

0 리스터 연금은

-    젊은 세대의 부담을 줄이고
-    노후에도 前생활수준을 보장하고
-    앞으로 연금수령자들 모두가 연금을 더 많이 받게 될 것이라고 장담.


□ 비판

0 리스터 연금이 노후빈곤의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는 원인이 됐다

-    노후빈곤은 리스터가 참여한 정치의 결과
-    사례: „연금으로 방세내기도 힘들어졌다. 까깝하다“

0 연금 전문가 빌프리드 슈맬(Wilfried Schmähl)은 

-    수십년동안 독일에서 노후빈곤이 아무런 문제가 아니었는데 앞으로 더욱 심각해질 것이고
-    이건 현대화란 명목아래 공적연금제도를 헐어뜨리고 사적연금을 도입한 결과라는 것

0 10년에 걸친 각종 연금관련 개혁으로 연금수급 수준이 급격히 낮아짐

-    45년동안 평균임금을 받으면서 임노동한 노동자의 연금은 평균임금의  약 44%로 15% 가 감소됨
-    그리고 연금수령연령이 67세로 올라가고 또 연금에 세금이 부과되기 때문에 감소비율을 앞으로 25%로 올라갈 것이고
-    67년 연금수령정년 미달에 임노동을 할 수 없게 될 경우엔 감소비율을 1/3까지 될 것임.
-    이렇게 되면 연금수급수준이 사회수당(Sozialhilfe)이하로 떨어질 것임.


□ 리스터 연금 도입을 위한 임의적 분위기 조성

0 악셀 클라인라인(Axel Kleinlein/소비자보호연맹)에 따르면

-    적립식 연금제도 도입을 위한 대대적인 켐페인이 진행되고
-    부과식 연금제도의 개선책은 전혀 고려되지 않음
-    당시 금융/보험업계는 전통적인 생명보험이 죽은 상품이 되어 버린 상황에서 대체상품 개발에 혈안이었다는 것

0 경제학자 로베르트 폰 바이째커(Robert von Weizsäcke)교수는

-    사회고령화로 점점 더 적은 젊은이들이 점점 더 많은 늙은이들을 먹여살려야 한다는 공포의 분위기를 조성하여 이를 수단으로 사용하고

-    이러한 공포분위기를 조성한 이면에는 서민이 저축한 돈을 끌어모아 챙기려는 „대대적인 자기이득챙기기“(massive Interessen)가 있었다는 것

-    그러나 사회고령화라는 공포의 비전에서 사상된 결정적인 요소는 사회적 부가 증대된다는 사실이며

-    1950년에는 임노동자 7명당 연금수령자가 1명이었는데 2010년이 되면 임노동자 3명이 연금수령자 1명을 먹여살려야 한다는 식의 공포분위기 비전은

-    금융/보험계에게 즐거운 메세지였지만

-    사실 소득수준이 제자리 걸음하지 않고 생산력증대와 함께 올라단다는 것

-    연평균경제성장1 %만 가정해도 2050년까지 사회고령화 문제를 충당하고도 남고 

-    현재의 사회적 부가 전후 그것보다 50배 더 크고, 앞으로 더 불어날 것을 감안하면 사회고령화에 따른 부과식연금제도 붕괴라는 무대포논지는 아무런 근거가 없다는 것

-    그런데 이런 내용은 전혀 보도되지 않았다는 것

0 „NachDenkSeiten.de/제대로 생각하기“란 웹사이트를 운영하는 알브레히트 뮐러(Albrecht Müller)에 따르면

-    2002년 당시 보험계가 법적연금제도로 유입되는 돈 10%만 사적연금으로 돌려도 약 160억 유로를 더 놀릴 수 있었고
-    이걸 두고 금융업자 Maschmeyer 같은 인간은 노다지(Ölquelle)를 찾았다고 함

0 „로비활동과 연금개혁“이란 박사논문을 쓴 디아나 벨라우(Diana Wehlau)에 따르면

-    한편으로는 시민을 공포의 분위기로 몰고가고
-    다른 한편으로는 금융계가 정계에 당근을 먹였다는 것
-    아주 구체적으로 2001년 연금제도개혁시 금융계의 정치기부금이 처음으로 백만유로 선을 넘어섰고, 이건 1997년 진행된 연금개혁과정과 비교해 보면 3배 올라간 것임
-   1998-2001년동안 진행된 리스터 연금 개혁과정에서 총 4백 4십만 유로가 기부금으로 지급됨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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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츠 요셉 데겐하르트 - Befragung eines Kriegsdienstverweigerers

 

 

 

„전쟁에 부역자로 끌려가는 것에  저항하는“(Kriegsdienstverweigerer) 양심적 병역 거부자에 대한 심사

아래 내용은 호의적이고 관대하다는 느끼하게 리버럴한  양심심사위원장이 병역거부사유를 심사하는 한 장면이다

자 봅시다 처음부터 끝까지 기본법을 운운하시는데
까놓고 말해봐요
실은 공산주의자시죠
앉아계셔도 상관없어요 서 있을 필요없어요
누구나 하고 싶은데로 할 수 있는 나라에서 살고 있잖아요
머리 긴 놈 수염 긴 놈 사슬 찬 놈 고리 낀 놈
다 겪어봤어요 
우리가 싫어하는 것은 단지 서류를 무슨 개똥으로 생각하고 지껄이는 거에요.
맑스와 엥엘스를 읽으셨다고 하시는데
이해하셨는지 궁금하네요
겨우 초등학교밖에 졸업하지 못하셨는데
아니 그렇게 흥분하실 필요는 없구요
당신 잘못으로 치지 않는데 왜 그러세요
읽고 싶은 것 다 읽으세요 상관없어요 뭐 든지 그래요
이 나라에선 누구나 하고 싶은 데로  할 수 있잖아요
물론 자유민주주의 기본질서 안에서 그렇다는 건 언급할 필요가 없지만

그래요 지금 군인되는거 아무도 원하지 않아요
이해되죠
저라도 그럴 기분이 전혀 없을 것 같아요 하지만
아무 근거 없이 그럴 순 없잖아요
하참 한 이야기 또 하시네
제국주의국가 전쟁을 두번 일으킨 나라
쾌쾌묶은 계급이 아직도 권력을 장악하고 있다
그래서 그들 이익을 위해서 불속에 뛰어 들지 않겠다 
무슨 말인지 다 알아요
다 맞는 말일 수도 있구요
단지 우린 그런거 개의치 않아요
그런건 정치잖아요
우리 관심은 오직 양심적 병역거부근거일 뿐이에요
그게 뭐냐구요
좀 잔인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딱 드러맞게 한마디로 말하자면
사람을 죽일 수 있는가 없는가가 문제죠
이 나라에선 누구나 하고 싶은 데로  할 수 있어요
물론 자유민주주의 기본질서 안에서 그렇다는 건 언급할 필요가 없지만

자 시작해보죠
교회도 안다니고
어떤 인정된 종교집단에 소속된 것도 아니고
참 이러면 양심적 병역거부사유가 어렵게 되는데
한번은 이런 사람이 있었어요
불교인 행세를 하더라구요
머리를 빡빡 깎은 작자였는데 암튼
통과되었어요 영리한 놈
자 신중하게 생각해요
양심심사에 들어갑니다
가정해 봅시다 한밤중에
공원에서 여친하고 걷고 있어요
근데 갑자기
러시아군 한떼거지가 몰려와
인사불성에다 무장을 하고, 잠깐 별로 안좋은 사례군,
러시아군이 아니라 미군 한 부대가
만취상태에 무장을 하고 한밤중에 공원에서
여친을 건드리려고 한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 쪽은 자동소총을 갖고 있구요
자 어떻게 하실래요
뭐라고요
말도 안돼는 사례라구요
말이 안돼네 할 수 없지
이 나라에선 누구나 하고 싶은 데로  할 수 있어요
물론 자유민주주의 기본질서 안에서 그렇다는 건 언급할 필요가 없지만

좋아요 러시아사람과 미국사람은 다 제쳐놉시다
중국사람도 제쳐놓구요
그 쪽에 흑인을 사례로 하는 것은 아예 생각조차 할 수 없을 것 같고
할 수 없네요 이런건 그만두죠
가정해봅시다. 아주 평범한 범죄자 몇명이
만취상태에 흉기를 들고
한밤중에 공원에서
여친을 건드리려고 한다
그 쪽은 다시 자동소총이 있고
어떻게 하실래요
무릎 꿇고 기도하겠다 따위의
말은 설마 안하시겠지
맑스와 엥엘스를 읽는 다는 사람이 그런 말 하면
믿는 사람 아무도 없어요
뭐라고요
이것도 정치적인 사례라구요
참 이상하네
그쪽에 딱 드러맞게
사례를 만들어 주고
정답의 정도도 가르쳐주는데
이러쿵저러쿵 불만이네
이 나라에선 누구나 하고 싶은 데로  할 수 있어요
물론 자유민주주의 기본질서 안에서 그렇다는 건 언급할 필요가 없지만

어떻게 하실련지 말해야 해요 우린 그걸 꼭 알아야하고
다시 한번 봅시다
험상궂은 건장한 사내 몇명이
흉기를 들고 만취상태에 한밤중에 공원에서
여친을 건디리려고 한다
그 쪽은 다시 자동소총이 있고
자 어떻게 하실래요
뭐라고요
정당방위이기 때문에
싸운다구요
매롱
틀렸여요
그렇게 말해서는 안돼죠
정답은 이래요
나는 무기를 던져 버리고
겁탈행위를 제발 그만 두라고
그 사람들에게 빈다
뭐라고요
군인이라면 절대 그런 상황에 빠지지 않는다구요
또 시작하시네
그런건 정치잖아요
양심하고 아무 상관이 없다는 걸 아시잖아요
기본법이 이렇고 기본법이 저렇고
처음부터 끝가지 기본법을 운운하시는데
까놓고 말해봐요
실은 공산주의자시죠 말 안해도 괜찮아요 다 알아요
이 나라에선 누구나 하고 싶은 데로  할 수 있어요
물론 자유민주주의 기본질서 안에서 그렇다는 건 언급할 필요가 없지만

 

Dies ist die Befragung eines Kriegsdienstverweigerers durch den liberalen und zuvorkommenden Kammervorsitzenden


also sie berufen sich hier pausenlos aufs grundgesetz
sagen sie mal
sind sie eigentlich kommunist
ja sie dürfen sitzen bleiben
überhaupt wir sind hier ziemlich liberal
lange haare bärte ketten ringe
ham wir alles schon gehabt
aber in die akten scheißen mögen wir hier nicht
marx und engels haben sie gelesen sagen sie uns
sagen sie verstehen sie das denn
sie ham doch bloß die volksschule besucht
na nun regen sie sich nicht gleich auf
dafür können sie ja nichts
lesen dürfen sie ja was sie wollen ? überhaupt
hier darf jeder machen was er will
im rahmen der freiheitlich-demokratischen grundordnung versteht sich

ja soldat sein das will heute keiner mehr
kann ich auch verstehen
und ich selber hätte keine lust aber
gründe haben müssen wir dafür
na nun fangen sie nicht wieder an
mit imperialismus den zwei kriegen
und die alte klasse ist noch immer an der macht
und sie wollen nicht für die
kastanien aus dem feuer holen
das verstehn wir ja
mag auch alles richtig sein
interessiert uns aber nicht
das ist nämlich politik
hier interessieren nur gewissensgründe
was das ist
hört sich zwar sehr grausam an
trifft den nagel aber auf den kopf nämlich
ob sie töten können oder nicht
ja hier darf jeder machen was er will
im rahmen der freiheitlich-demokratischen grundordnung versteht sich



also fangen wir mal an
in ?ner kirche sind sie nicht
auch nicht in ?ner anerkannten sekte
sehen sie da wirds schon schwierig mit gewissensgründen
einen haben wir mal hier gehabt
und der machte auf buddhist
war son typ mit glatze aber
durchgekommen ist er schlaues kerlchen
also passen sie mal auf
ich werd jetzt ihr gewissen prüfen
nehmen wir mal an sie gehn spazieren
mit ihrer freundin nachts im park
plötzlich
kommt ?ne horde russen
stockbesoffen und bewaffnet halt
sagen wir ?n trupp amerikaner
schwer betrunken und bewaffnet nachts im park
machen sich an ihre freundin ran
SIE haben ?ne MP dabei
na was machen sie
was sagen sie uns da
sie verbitten sich dies beispiel
meinetwegen bitte schön
hier darf jeder machen was er will
im rahmen der freiheitlich-demokratischen grundordnung versteht sich

schön die russen und amerikaner fallen also weg
die chinesen sicher auch
und mit negern brauch ich gar nicht erst zu kommen
lassen wir das eben
nehm? wir einfach ein paar ganz normale kriminelle
schwer betrunken und bewaffnet
nachts im park
machen sich an ihre freundin ran
SIE haben wieder die MP dabei
na was machen sie
sagen sie uns bloß jetzt nicht
sie fallen auf die knie und beten
denn mit so was kommt hier keiner durch
der marx und engels liest
was sagen sie uns da
ich red die ganze zeit von politik
das ist aber wirklich komisch
bilde einen fall
so richtig auf sie zugeschnitten
baue ihnen auch noch goldene brücken
aber sie aber
hier darf jeder machen was er will
im rahmen der freiheitlich-demokratischen grundordnung versteht sich

so nun wolln wir aber wirklich wissen was sie tun
also noch mal
ein paar schwere jungs
schwer bewaffnet und betrunken nachts im park
machen sich an ihre freundin ran
SIE haben wieder die MP dabei
na was machen sie
was sagen sie uns da
sie wehren sich
weil sie ja in notwehr sind
ätsch
das ist aber falsch
durften sie nicht sagen
richtig ist die antwort nämlich die
ich werfe meine waffe fort
und dann bitte ich die herrn
mit der vergewaltigung doch bitte aufzuhörn
was sagen sie uns da
sie kämen als soldat doch nie in eine solche situation
fangen sie schon wieder an
ist doch politik
hat doch mit gewissen nichts zu tun
ja grundgesetz ja grundgesetz ja grundgesetz
sie berufen sich hier pausnelos aufs grundgesetz
sagen sie mal
sind sie eigentlich kommunist na ja
hier darf jeder machen was er will
im rahmen der freiheitlich-demokratischen grundordnung versteht sich.

 

(1972년 음반 "Mutter Mathilde"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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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과 말, 함부로 빌려줄 일이 아니다

얼굴과 말, 함부로 빌려줄 일이 아니다.

독일에  법학교수에다 연방국방부장관을 지낸 기민당 소속 루퍼어트 숄쯔(Rupert Scholz)란 사람이 있다. 근데, 말 한번 잘못 빌려줬다가 신세 조지게 됐다. 씨원하다.

경력이 화려한 사회저명인사를 광고모델로 기용하거나 그런 사람 말을 인용하여 신뢰도를 높이려는 금융상품 광고에 등장한 것이 불씨가 되었다.

2000년대 들어서 적.녹 연정하 대대적으로 진행된 신자유주의적 사회복지제도 개악의 제 1 사업으로 부과식  공적(법적)연금을 약화하고, 소위 ‚리스터 연금’이라는 적립식 사적연금을 입법화한다. 그 입법과정에서는 금융계의 막대한 정치자금이 연방하원에 진출한 정당으로 흘러 들어가고 (관련 브레멘 대학 Diana Wehlau의 박사논문 „Lobbyismus und Rentenreform/로비활동과 연금개혁“ 참조), 사회고령화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고 대중매체가 떠들썩하게 사이드지원을 했다. 부과식을 고집하면 지금까진 일하는 사람 수명이 연금수령자 한명을 먹여 살렸는데 앞으로는 일하는 사람 한명이 연금수령자 수명을 먹여 살리게 될 거라고 공포의 분위기를 조성했다. (경제학자 Robert von Weizsäcker 교수에 따르면 이건 생산력상승, 즉 사회적 부의 성장을 사상한 접근이라는 것. 연경제성장 1%만 가정해도 사회고령화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고 대려 남아돌아간다는 것. 이런 접근은 결국 사회의 부를 은행.금융계의 물레방아로 돌리려는 의도하에 진행되었다는 것, 결국 분배가 문제라는 것. 독일 제일국영방송 ARD의 1월 9일 방송 „Das Riester-Dilemma – Portrait einer Jahrhundertreform“ 참조http://www.ardmediathek.de/ard/servlet/content/3517136?documentId=9216678).

‚리스터 연금’이란 적립식 사적연금제도의 입법으로 결국 공적연금제도로 유입될 돈이 은행과 금융계로 흘러 들어가게 되었고, 신자유주의 개악을 추진한 사민당 전 총리 슈뢰더를 많이 먹인 Maschmeyer같은 인간들은 이건 노다지라고 하면서 금융회사를 만들어 챙길대로 챙겼다.

루퍼트 숄쯔가 이런 유의 금융회사 „MSF Master Star Fund“가 발급한 노후대책용 상품이 안전하다고 말하고 MSF사는 그 내용를 광고지에 첨부하여 돌린 것이다. MSF사는 물론 망했고, 고객들은 급기야 루퍼트 숄쯔를 상대로 소송을 건 것이다.

1심 2심에서는 판결이 엇갈리다 연방대법원이 불완전 판매를 넘어서 금융상품 광고에 출연한 사람들에게까지 손실배상의무의 범위를 확대시킨 것이다 (2011.11.17 연방대법원/Bundesgerichtshof 판결(Az.: III ZR 103/10).

씨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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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이에르바흐 테제 받아들이기 힘들다

포이에르바흐 테제를 읽어 본 사람이 한두명은 아닐 것이다. 노동운동하는 사람이라면 자본론은 읽어 보지 않았을지라도 몇 장 안되는 포이에르바흐 테제는 틀림없이 읽어 보았을 것이다. 11번째 테제는 사회주의자가 아니더라도 알만한 것이다. 이 정도 모르면 이제 교양없는 사람이 된다.   

포이에르바흐 테제가 인생의 기로를 바꾼 사람도 있을 것이다. 포이에르바흐 테제가 학생들로 하여금 노동 현장에 뛰어들게 했다는 말이 아니다. 포이에르바흐 테제가 노동 현장에 뛰어든 학생들의 생각을 일목요연하게 표현하고 있다는 말이다.         

포이에르바흐 테제는 의식화교육의 자료에서 빠지지 않을 것이다. 의식화자료로 쓰기에도 알맞다. 양이 그렇고 내용이 그렇고 특히 말의 흐름이 그렇다. 뭔가 새로운 것에 동참한다는 힘차고 신선한 바람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오래만에 포이에르바흐 테제를 읽어보고 내키는데로 번역해 보았다. 힘들다. 번역이 아니라 포이에르바흐 테제를 받아들이기 힘들다.

포이에르바흐 테제를 받아들이기 힘든 이유는 우선 이디오진크라지다. 포이에르바흐 테제는 아마 수많은 비판의 근거가 되었을 것이다. 포이에르바흐 테제에 기댄 비판을 받은 적이 있다. 참 힘든 비판이었다. 내용보다 어투가 마음을 상하게 했고 결국 관계까지 파괴했다. 그래서 그런지 내 안에는 포이에르바흐 테제를 거부하는 뭔가가 있다. 두번째로는 맑스가 후에 포이에르바흐 테제에서 멀어졌다는 느낌이다. 이는 맑스가 쓴 글을 조목조목 인용하면서 주장해야겠지만 우선 맑스가 노동현장에 뛰어들지 않고 영국국립도서관에 10년동안 쳐 밖혀 자본의 운동을 담아내는 개념사업을 했다는 것으로 대체해 본다.

실천이란게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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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이에르바흐 테제 1 일부

포이에르바흐의 유물론을 포함한 지금까지의 모든 유물론의 주된 결함은 공통의 대상, 공통의 현실, 먹고마시고싸고일하고사랑하고 … 등등의 삶을 단지 [진부한 경험주의의] 객체 또는 [칸트에 의해 발전된 형식인] 직관의 형식에 따라서만 파악했지 이런 것들을 인간의 피와 땀이 석힌 행위의 결정체로, 실천의 결정체로, 즉 주체적으로 파악는데 까막눈이었다는 점에 있다. 그래서 실천이란 [개념이] 측면적으로나마  이런 유물론에 대항하는 [피히테 이후의] 이상주의에 의해서 전개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귀결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상주의/관념론은 실천을 단지 추상적으로 전개할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그들은 속성상 현실로 내려가 피와 땀으로 얼룩진 실천을 해본 적이 없고 그래서 그것이 뭔지 모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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