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난 주 그리고 이번 주 ... 몇 가지 일에, 몇 명의 사람들에게 파르르하고

부당함을, 불편함 혹은 서운함을, 어긋난 마음을 설명하려 나름 애쓰면서

내 나름은, 그런 생각과 느낌을 어렵게 드러내기도 하고

(그래서 나름의 합의를, 앞으로의 원칙 혹은 약속을 만들기도 하고)

한편 누군가에게는 그냥 조용히 생각과 마음을 접기도 했더랬다.

 

그렇게 선회한 혹은 접힌 마음만큼의 허전함 때문이었는지

그 공백을 채울 다른 궁리들을 초초하게 주섬거리기도 하고

그러면서 내가 일을 통해 사람을 통해

채우고 싶어하는, 공감하고 싶어하는, 관계하고 싶어하는 게 무엇인지

난 어떻게 살고 있고, 어떻게 살고 싶어하는 건지 다시 궁리해 보기도 하고

 

....

 

그러다 다시, 예상했던 뻔한 상황에 힘 빠지고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에 당황하고 난처해지고

그러기를 반복한 며칠인 거 같다...

 

그러면서 의견서, 보고서, 계획서, 편집 등등 일들은 그대로 쌓아둔 채

그냥 애꿎은 방만 쓸고 닦고, 그러다 멍하게 누워 있거나, 불쑥 동네를 돌아다니거나

사람을 만나 나도 내가 무슨 얘기를 하는지 모를 소리를 늘어놓거나

그랬던 며칠이었단 말이지...

 

#2.

 

요 며칠이, 지난 몇 주 간의 몇 몇 상황들이  

함께 일을 하는 사람들과 어떻게 관계 맺어야 하는지

다시 나는 어떻게 살고 있고 살 건지 생각하는 계기었다고... 하면 좋겠지만

사실 그닥 뭘 구체적으로 고민하지도 못한 게 사실... 이고

그러면서 그래도 하나 천천히 움직여내기 시작한 건

이사에 대한 고민, 구상, 계획이다.

 

#3.

 

이사 준비를 시작한다.

자취를 시작한지 10년이 넘었지만 이제까지 나에게 살 방 혹은 집을 구하는 건

먹고 자고 쉬는 공간의 의미였다.

 

이제는 좀 더 다른 의미의 이사를 고민한다.

어느 지역, 어느 동네 그리고 그 안에서 거주함으로써 맺게 될, 맺고 싶은 관계

그리고 구체적인 일들을 생각하면서 수동이라는 동네를 궁리하고 있다.

 

지금 살고 있는 집의 계약 기간대로라면 내년 가을쯤 이사를 준비할 수 있고

뭐 좀 더 적극적으로 여기에 살 사람을 알아보면 더 빠르게 움직일 수도 있을 거 같다.

 

내년 봄부터의 새로운 일을 준비하면서

이사에 대한 구상은 그 준비의 출발일 수도 있고, 계기일 수도 있고, 과정일 수도 있을 거 같다.

 

천천히...  가보자.

 

#4.

 

우자지간

허투르게 살고 있다는 생각에만 ... 빠져 있지 말자는

반복되는 실망, 자책, 무력에... 다르게 접근해 보자는

그래서 내가 나를 위해 할 수 있는게 뭔지를 차근차근 궁리해 보자...

자.... 알았지!

 

라고 생각하니... 한결 맘이 편해진다

이제, 밀린 일들을 잡아보자...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8/06/20 05:40 2008/06/20 05:40
https://blog.jinbo.net/productive_failure/trackback/1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