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싫은 거
쉬는 동안 '생각'이란 건 되도록 하고 싶지 않았는데...
하고 싶은 거, 해야 할 거, 참 싫은 거 중에서
세 번째가 제일 생생하고 구체적이다... (굳이 떠올리고 싶지 않은데...)
두 번째는 그렇게 연결되고...
첫 번째는 잘 떠오르지도 않고, 떠올라도 너무 막막하고.
참 싫은 거, 그게 요즘 나를 제일 잘 설명해주는
나 스스로 납득할 수 있는 가장 구체적인 내용들이니까...
당분간은 참 싫은 거, 그걸 발 밑에 두고
한 발 한 발 내 딛어봐야겠다.
그러다 보면 또 뭔가 되겠지. 아무려나, 혹은 아무튼 아니
아니면 말구.
심드렁하면서도 불안한 이 기분은 썩 좋지 않구나.
0. 주어진 시간과 일정을 '버텨내는 식' : '일정의, 역할의 소화'식으로 버텨내는 일들... 지양하자. 다른 사람들에게 맞춰주는 식으로 버텨내다보면 내가 지칠 거 같다. 버텨내기식 수업, 일정, 만남, 대화... 내어놓을 게 없으면 그냥 없음을 인정하고 차라리 그 없음에 집중하자. 당분간은 '일 또는 역할' 보다는 '나'를 중심으로 시간들을 보내자.
0. 일상적인 일들, 오늘은 우선... 다음엔... : 아니다 아니다. 그것도 '~척' 이다. 그러지 말고, 차라리 그 순간 순간들에 집중하자. 반복되는 일상이기 전에 오늘이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사람이든, 일이든, 일정이든 대하자. 그럴 수록 '~척' 하지 않을 수 있을 거 같다.
0. 그렇게 해서 늦어지는 혹은 더뎌지는 것들에 대한 죄책감 : 덜자. 없을 순 없지만 죄책감 자체는 어떤 의미도 없다. 고통스러운 게 문제가 아니라 의미없이 고통스러운 게 문제라는 점. 내가 할 수 있을 거라고 요구되거나 예상되는 거, 고려는 하되 그것을 기준으로 삼지는 말자.
0. 안 풀리는 일 붙들고 멍해지기 : 그런 건 30분 이상 붙잡지 말자. 그걸 놓자는 게 아니라 다른 걸 잡거나, 바라보자. 어차피 어떤 것도 한 번에 풀릴 일은 없다. 길게... 길게 바라보고 차근차근...
0. 내일 혹은 다음, 나중으로 미루기 : 지금, 이 순간이어야 한다 : 생각나고, 보고 싶고, 돌보고 돌봄받고 그 모든 과정들... 내일은 없다. 지금 이 순간 마음에 따르자. '언젠간 00 해 봐야지, 나중에 00 됐으면' 이 아니라 '00해 보고 싶으니 지금 어떻게 할까?' 로. 그래도 된다.
0. 내 시간을 내 시간으로 못 보내는 것 : 지치면 자자. 잠도 오지 않을 정도로 지쳐서 멍하게 tv 채널 돌릴 기운 밖에 없이 집/방에서 지내는 거 그만. 잘 땐 자고, 먹을 땐 먹고 ... 제 때 좋은 기분으로 자고 일어나는 것도 필요할 때다.
0. 울컥울컥하면서 울컥하는 나에게 다시 울컥하기 : 빈정이 상하든, 짜증이 나든 그 기분 인정하기. 마음이 상한 거 인정하고(왜? 이런 질문 당분간 그만.) 상한 마음 달랠 거리 찾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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