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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겨레 모두 잘 견뎠다"... 잡은 손 놓지 않은 두 정상

열두시간 대장정 마무리... 문 대통령, 김 위원장에 "백두산 트레킹 소원 들어달라"

18.04.27 23:23l최종 업데이트 18.04.28 00:07l

 

손 잡은 남-북 정상 27일 오후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 앞마당에서 열린 2018 남북정상회담 환송공연 '봄이 온다' 공연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손을 잡고 있다. 왼쪽은 리설주 여사, 오른쪽은 김정숙 여사.
▲ 손 잡은 남-북 정상 27일 오후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 앞마당에서 열린 2018 남북정상회담 환송공연 '봄이 온다' 공연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손을 잡고 있다. 왼쪽은 리설주 여사, 오른쪽은 김정숙 여사.ⓒ 한국공동사진기자단
'곧 다시 만나요' 남-북 정상 부부 27일 오후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앞에서 2018 남북정상회담 환송공연을 마친 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김정숙 여사와 리설주 여사가 헤어지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 '곧 다시 만나요' 남-북 정상 부부 27일 오후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앞에서 2018 남북정상회담 환송공연을 마친 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김정숙 여사와 리설주 여사가 헤어지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판문점 공동취재단 / 신나리]

김정숙 여사가 리설주 여사를 가볍게 포옹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다시금 손을 맞잡았다. 김정은 위원장이 차에 올라탔다. 열두 시간여 동안 함께했던 남북 정상은 손을 흔들며 다음을 기약했다. 평화의 집 앞마당에서 열린 환송 행사가 27일 오후 9시 30분경 마무리됐다.

환송 행사는 손을 잡고 시작해 손을 잡은 채 끝났다. 평화의 집에서 만찬을 마치고 앞마당으로 나오는 길, 김정숙 여사가 리설주 여사의 손을 잡았다. 평화의 집 외벽에 봄이 피어오는 영상이 두 정상의 사진으로 바뀌었다. 이날 오전, 두 정상이 손을 잡고 군사분계선을 넘어가 찍은 사진이었다. 

사진을 보는 동안,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손을 잡았다. 마지막 사진이 나올 때까지 두 정상은 잡은 손을 놓지 않았다. '우리는 결코 다른 적 없어요', <새 시대 통일의 노래>가 흘러나왔다. 
 
손 잡고 가는 김정숙-리설주 김정숙 여사와 리설주 여사가 27일 오후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 앞마당에서 열린 2018 남북정상회담 환송공연 '봄이 온다'를 보기 위해 손을 잡고 연단으로 가고 있다.
▲ 손 잡고 가는 김정숙-리설주 김정숙 여사와 리설주 여사가 27일 오후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 앞마당에서 열린 2018 남북정상회담 환송공연 '봄이 온다'를 보기 위해 손을 잡고 연단으로 가고 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다시 봅시다' 포옹하는 김정숙-리설주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리설주 여사가 27일 오후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 앞마당에서 북으로 돌아가기 위해 차량에 탑승하기 전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 및 남측 인사들의 배웅을 받고 있다. 김정숙 여사와 리설주 여사가 헤어지기 전 포옹을 하고 있다.
▲ '다시 봅시다' 포옹하는 김정숙-리설주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리설주 여사가 27일 오후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 앞마당에서 북으로 돌아가기 위해 차량에 탑승하기 전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 및 남측 인사들의 배웅을 받고 있다. 김정숙 여사와 리설주 여사가 헤어지기 전 포옹을 하고 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판문점 평화의 집 장식한 '봄이 온다' 27일 오후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 앞마당에서 2018 남북정상회담 환송공연 '봄이 온다'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 판문점 평화의 집 장식한 '봄이 온다' 27일 오후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 앞마당에서 2018 남북정상회담 환송공연 '봄이 온다'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박수 받는 남-북 정상 부부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리설주 여사가 27일 오후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 앞마당에서 열린 2018 남북정상회담 환송공연 '봄이 온다' 공연에서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고 있다.
▲ 박수 받는 남-북 정상 부부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리설주 여사가 27일 오후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 앞마당에서 열린 2018 남북정상회담 환송공연 '봄이 온다' 공연에서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고 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한 달, 그리고 10여 년

"도대체 지난 10년 동안 어디가 계셨습니까?" (김영철 부위원장이 임동원 전 국정원장에게)
"얼굴이 아주 좋아지셨습니다." (문정인 특보가 김성혜 실장에게)

남북 참가자들은 평화의 집 3층 만찬장에서 만나 반가움을 전했다. 남측 공연단의 평양 공연에서 얼굴을 마주한 이도 있었지만, 잃어버린 10여 년이 지나고서야 만난 이들도 있었다. 

문 대통령 내외와 김 위원장 내외를 비롯해 남북관계자들은 각자의 반가움을 전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을 비롯해 도종환 문화체육부 장관,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특별보좌관, 가수 조용필씨와 윤도현씨 등이 자리했다. 북측에서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 등이 참석했다. 

고민정 부대변인의 소개로 제주 초등학생 오연준군이 고 김광석의 <바람이 불어오는 곳>을 독창했다. 리 여사는 내내 미소를 지으며 노래를 감상했다. 노래가 끝나자마자 김 위원장은 손벽을 치며 리 여사를 바라봤다. 오군이 <고향의 봄>을 부르자 김 여사가 노래를 따라부르다 문 대통령과 귀엣말을 주고받았다. 
 
임동원 이사장과 반갑게 인사 나누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27일 오후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열린 '2018 남북정상회담 환영만찬'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임동원 한반도평화포럼 명예이사장과 반갑게 악수하고 있다.
▲ 임동원 이사장과 반갑게 인사 나누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27일 오후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열린 '2018 남북정상회담 환영만찬'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임동원 한반도평화포럼 명예이사장과 반갑게 악수하고 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한 테이블에 앉은 조용필, 윤도현, 현송월, 탁현민 2018 남북정상회담 환영만찬이 27일 오후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열린 가운데, 가수 조용필, 가수 윤도현,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 탁현민 청와대 행정관이 같은 테이블에 앉아 있다.
▲ 한 테이블에 앉은 조용필, 윤도현, 현송월, 탁현민 2018 남북정상회담 환영만찬이 27일 오후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열린 가운데, 가수 조용필, 가수 윤도현,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 탁현민 청와대 행정관이 같은 테이블에 앉아 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평양냉면 긴급 수송작전' 판문각에서 평화의 집으로 2018 남북정상회담 환영만찬이 27일 오후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열리는 가운데 북측 판문각에서 만든 평양냉면(옥류관) 사리를 4번에 걸쳐 평화의 집으로 가져 왔다.
▲ '평양냉면 긴급 수송작전' 판문각에서 평화의 집으로 2018 남북정상회담 환영만찬이 27일 오후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열리는 가운데 북측 판문각에서 만든 평양냉면(옥류관) 사리를 4번에 걸쳐 평화의 집으로 가져 왔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귀중한 합의'... 끄덕이는 김 위원장

"이렇게 한자리에 앉기까지 우리 겨레 모두 잘 견뎠습니다. 서로 주먹을 들이대던 때도 있었습니다. 헤어진 가족을 만나지 못하는 서러운 세월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오늘 우리는 전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역사적인 만남을 갖고 귀중한 합의를 이뤘습니다."

문 대통령이 '귀중한 합의'를 언급하자 김 위원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 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이 군사분계선을 넘어오는 것을 보며 나는 11년 전 노무현 대통령이 군사분계선을 넘어가던 모습을 떠올렸다"라고 말했다. 

"군사분계선을 넘어가고 넘어오며 남과 북을 가로막는 장벽이 점점 낮아지고 희미해져서 우리가 다시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라고 말을 더하자 다시, 김 위원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만찬 환영사 하는 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후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 '2018 남북정상회담' 환영만찬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 만찬 환영사 하는 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후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 '2018 남북정상회담' 환영만찬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오후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열린 2018 남북정상회담 환영만찬에서 머리를 맞대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오후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열린 2018 남북정상회담 환영만찬에서 머리를 맞대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오후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열린 2018 남북정상회담 환영만찬에서 머리를 맞대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오후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열린 2018 남북정상회담 환영만찬에서 머리를 맞대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건배하는 남-북 정상 부부 27일 오후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 '2018 남북정상회담' 환영만찬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가 건배하고 있다.
▲ 건배하는 남-북 정상 부부 27일 오후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 '2018 남북정상회담' 환영만찬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가 건배하고 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문 대통령은 '길동무가 좋으면 먼 길도 가깝다'라는 북측 속담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내가 오래 전부터 이루지 못한 꿈이 있는데 바로 백두산과 개마고원을 트레킹하는 것"이라며 "김 위원장이 그 소원을 꼭 들어줄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제가 퇴임하면 백두산과 개마고원 여행권 한 장 보내주시겠습니까? 하지만 나에게만 주어지는 특혜가 아닌 우리 민족 누구에게나 그런 날이 오기를 기원합니다."

문 대통령이 "남과 북이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그 날을 위하여"라며 건배사를 제의했다. 

김 위원장, 연신 '문재인 대통령' 언급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을 치켜세웠다. 그는 "문 대통령의 과감한 결단력과 의지는 시대의 역사 속에서 높은 존경을 받을 것"이라며 연신 문 대통령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 

그러면서 "오늘 4월 27일은 역사의 새로운 출발점에서 멈춰졌던 시계의 초침이 다시 돌아가기 시작한, 영원히 잊을 수 없는 순간으로, 기억으로 남게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나는 오늘 합의한 대로 수시로 때와 장소에 가림이 없이, 그리고 격식 없이 문 대통령과 만나 우리가 갈 길을 모색하고, 의논해 나갈 것입니다. (박수) 그리고 필요할 때에는 아무 때든 우리 두 사람이 전화로 의논도 하겠습니다. 평화롭고 강대한 나라라는 종착역으로 힘차게 달려나가야 합니다."

김 위원장은 마지막까지 문 대통령을 언급했다. 그는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많은 고심 속에 검토하시는 문 대통령님, 그리고 김정숙 여사님, 남측의 여러분들, 그리고 여기에 참가한 모든분들의 건강을 위해서 잔을 들 것을 제안한다"라며 잔을 들었다. 
 
북으로 돌아가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오후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 앞마당에서 열린 2018 남북정상회담 환송공연 '봄이 온다'를 관람한 뒤 승용차를 타고 떠나며 손을 흔들고 있다.
▲ 북으로 돌아가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오후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 앞마당에서 열린 2018 남북정상회담 환송공연 '봄이 온다'를 관람한 뒤 승용차를 타고 떠나며 손을 흔들고 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2018 남북정상회담특별취재팀]
취재: 황방열(팀장) 구영식 안홍기 유성애 신나리
오마이TV: 이승훈 김종훈 정교진 조민웅 김혜주
사진: 권우성 유성호 이희훈 
편집: 박수원 김지현 
그래픽: 고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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