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교수는 또 조 전 장관 5촌 조카 조범동씨가 주도한 코링크PE 운영에 관여, 동생 이름으로 투자해 수익을 챙겼고 약정보다 적은 액수를 출자했으며 코링크PE와 연결된 상장사 WFM 지분 투자를 하는 등 미공개 내부정보를 이용했다는 의심도 받고 있다(업무상 횡령, 허위신고·미공개 정보 이용 등 자본시장법 위반). 검찰의 영장청구서에는 그가 이러한 혐의를 감추기 위해 코링크PE에 '사모펀드는 블라인드 펀드라 투자내역을 알 수 없다'는 허위 운용보고서 작성을 지시하고, 자산관리인 김경록씨에게 동양대 연구실 PC를 빼돌리도록 했다는 혐의도 담겼다(증거위조교사, 증거은닉교사).
변호인 김칠준 변호사는 전날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자녀) 입시 관련해서는 사실 스펙이라는 인턴·자원활동 경력이 어느 정도까지 일치해야 그게 진실이라고 우리 사회에서 합의된 적이 있는지, 그것이 어떤 경우에 형사처벌 대상이 되는 것인지도 아직 합의되지 않았다고 (법정에서) 말했다"고 했다. 또 "사모펀드 부분은 사실관계 자체도 잘못됐지만, 영장청구서 범죄사실 자체가 법리적으로 죄가 되지 않는다는 부분도 충분히 밝혔다"고 덧붙였다.
그는 "정 교수의 현재 상태가 건강에도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고, 자료도 방대하기 때문에 변호인들과 충분히 협의하며 재판을 준비해야 공정한 저울이 될 수 있다"고도 했다. 이어 "장시간 동안 한 가정이 파탄 날 정도로 많은 어려움과 고통을 받았는데, 이제는 차분하고 냉정하게 법정에서 자신의 억울함을 밝힐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마땅히 불구속 재판으로 방어권을 행사하도록 하는 게 진실을 밝혀내기 위해 꼭 필요한 것 아니냐는 취지의 말씀을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변호인단은 끝내 법원을 설득시키진 못했다.
한숨 돌린 검찰, 조국 향해 앞으로...
▲ 윤석열 검찰총장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법사위 국정감사를 앞두고 회의장 앞에서 조국 전 장관 관련 수사를 총괄지휘하는 한동훈 검찰 반부패강력부장과 대화를 하고 있다. | |
ⓒ 이희훈 |
검찰로선 큰 고비를 넘겼다. 여야가 조 전 장관의 인사청문회 개최에 합의한 다음날인 8월 27일, 검찰은 서울대, 고려대, 부산대, 학교법인 웅동학원 등 수십여 곳을 동시에 압수수색했고 이후에도 관련자 조사와 추가 압수수색을 이어가며 수사의 고삐를 당겼다. 하지만 국회 인사청문회 전 후보자 관련 수사 개시라는 출발점부터, 현직 법무부 장관 자택 압수수색, 정경심 교수 조사 등 국면마다 이례적이고 과도한 수사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급기야 시민들은 검찰개혁을 외치며 서울시 서초구 대검찰청 일대를 촛불로 메웠고, 문 대통령의 검찰개혁 방안 마련 지시가 이어졌다. 이후 검찰과 법무부는 경쟁하듯 개혁안을 쏟아냈고 ▲ 특수부 폐지 등 직접 수사 대폭 축소 ▲ 심야조사·공개소환 금지 ▲ 법무부의 검찰 감찰 강화 등이 실행됐다. 국회에선 지난 4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한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등도 논의 중이다.
그러나 법원은 정 교수의 혐의가 어느 정도 소명됐고, 구속이 필요하다며 수사의 정당성에 힘을 실어줬다. 검찰은 이 여세를 몰아 '피의자 조국'을 정조준할 분위기다.
조 전 장관은 딸의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증명서 발급 등 입시비리 의혹뿐 아니라 사모펀드 문제와 정 교수의 증거인멸 등에도 관여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조범동씨 등이 정 교수 쪽으로 보낸 돈이 뇌물이라는 시민단체의 고발도 최근 있었다. 검찰은 조만간 조 전 장관에게 출석을 요구해 관련 혐의 등을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 사의를 밝힌 조국 법무부 장관이 14일 오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를 나서고 있다. | |
ⓒ 유성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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