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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로 보는 2020 환경운동] ②
2020년은 여러모로 한국 사회와 한반도 생태계에 중대한 시기이다. 촛불로 일어서 '사회와 환경 적폐들을 구조적으로 일소하라' 외친 국민의 명령은 완수까지 아직도 먼 길을 가야 한다. 기후변화로부터 폐기물에 이르기까지 적폐를 일소하고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 우리 사회가 반드시 직면하게 될 다양한 환경 의제들을 알아보자.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들과 함께사는길이 예측한 2020 환경운동 키워드, 꼼꼼히 살펴보고 '시민으로서, 활동에 참여하고픈 의제, 그리고 참여해야 할 의제'에는 무엇이 있을지 미리 생각해 보시길!
키워드 11. 제21대 국회의원선거
2020년 4월 15일 국회의원 전원을 새로 선출하는 선거로 유권자는 지역구 국회의원 1표, 비례대표를 선출하는 정당 1표 등 총 2표를 행사한다.
2019년 12월 27일 심상정 의원 등 여야 의원 17인이 제안한 공직선거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선거권 및 선거운동 가능 연령을 19세에서 18세로 조정, 지역구 국회의원 225명으로 축소, 비례대표 국회의원 75명으로 확대, 정당득표율에 따라 의석을 배분하는 준연동형비례대표제도 도입 등이 주요 내용이다. 통과된 개정안은 오는 4월 21대 국회의원선거부터 적용된다.
선거법이 개정되어도 유권자는 1인 2표를 행사함에는 변함이 없다. 다만 정당에 던지는 표의 가치가 커진다. 현재 국회 의석은 지역구 국회의원에게 우선 배정하고 남은 의석을 정당득표율에 따라 각 정당의 비례대표에게 배분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에 반해 준연동형비례대표제도는 정당 득표율에 따라 총 국회 의석을 나눠 각 정당에 의석을 배분한다. 정당은 지역구 당선자들을 뺀 나머지 의석을 비례대표로 채울 수 있다. 예를 들어 정당득표율이 30퍼센트 정당은 총 국회의원 의석 300석 중 30퍼센트를 차지한다. 정당은 지역구 당선자에게 국회의원 의석을 주고 남은 의석을 비례대표에게 배정하는 방식이다. 이때 연동형 비례대표제라면 남은 의석을 온전히 보장 받지만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남은 의석의 일정 부분만 보장을 받는다. 현재 추진 중인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50퍼센트를 적용, 남은 의석의 50퍼센트를 비례대표 의석으로 확보할 수 있다. 정당 지지율에 따라 의석이 달라지는 만큼 특정 지역의 이해가 아닌 약자, 동물 등을 위해 목소리를 내는 소수 정당이 의석을 배분받을 가능성도 높아진다. 시민사회는 유권자의 민의를 제대로 반영할 수 있도록 2020년 21대 국회의원 선거부터 연동제 비례대표제 도입을 포함한 선거법 개정을 요구해왔다.
키워드 12. 도시공원
도시지역에서 도시자연경관을 보호하고 시민의 건강·휴양 및 정서생활을 향상시키는 데에 이바지하기 위하여 설치 또는 지정된 곳으로 도시 군관리계획으로 결정된다
전 국민의 90퍼센트가 도시에 거주한다. 도시공원은 미세먼지의 26퍼센트 저감, 초미세먼지 41퍼센트 저감, 4.5℃ 기온 저감, 침수 피해 예방 등의 효과가 있다.
키워드 13. 도시공원 일몰제
지자체가 도시군계획시설상 공원으로 결정한 부지를 20년간 집행(부지 매입)하지 않으면 공원결정의 효력을 상실하는 제도로 2020년 7월에 최초 시행된다.
2019년 1월 기준 도시공원부지는 총 927제곱킬로미터로 이중 480제곱킬로미터(52퍼센트)는 공원으로 조성이 완료되었으나 나머지 447제곱킬로미터(48퍼센트)는 계획만 잡혀 있을 뿐이다. 당장 올해 7월에 공원부지에서 해제되는 장기미집행공원은 364제곱킬로미터로 서울시 면적의 절반 수준에 달한다.
이에 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는 2017년 '2020도시공원일몰제 대응 전국시민행동'(이하 전국시민행동)을 구성해 도시공원일몰제 해결을 위한 중앙정부의 적극적인 대책을 촉구하여 왔다. 전국시민행동은 △사유재산권 침해와 무관한 국공유지 예외 없는 영구보전 △도시자연공원구역 토지소유자의 재산세 50퍼센트 및 상속세 80퍼센트 감면 △도시공원 및 도시자연공원구역의 토지 매입비 50퍼센트 국고지원 △토지매입을 위한 지방채 발행 시 지방채상환기간 20년 연장 △중앙정부의 장기 재원마련을 위한 교통환경에너지세 개편 △종합적인 입법 및 예산수립 등 대책마련을 위한 일몰시점 3년 유예 등을 요구해왔다.
현재 일몰대상 도시공원부지 중 국공유지는 1회에 한해 10년 유예하도록 하는 '공원녹지법' 개정안이 현재 국회 본회의 처리 대기 중에 있다. 하지만 국공유지라도 개발가능성이 높은 지역은 해제할 수 있도록 했고 국유지 외의 도시공원 부지는 지자체에게 떠넘겨 도시공원 일몰제를 둘러싼 논란은 계속 될 전망이다.
키워드 14. 민간공원 특례사업
2009년에 도입된 제도로 2020년 7월 도시공원 일몰제에 따라 도시계획시설에서 해제 예정인 공원부지를 민간사업자가 매입해 아파트 건설 등의 수익사업을 벌일 수 있도록 해주는 제도. 단 민간사업자는 공원부지 매입 후 30퍼센트 이하에 수익시설(최대 30퍼센트까지 아파트 등)을 건설하고 70퍼센트 이상은 지자체에 기부 채납해야 한다.
충남 천안에 자리한 일봉산은 민간공원 특례사업에 따라 전체 공원부지 40만2614제곱미터 중 29.9퍼센트가 아파트 단지로 개발될 계획이다. 나머지 70퍼센트는 공원으로 조성해 지자체에 기부 채납해야 하지만 녹지 대신 도로와 학교, 각종 문화체육시설 등 소위 아파트를 위한 기반시설로 채워질 계획이다. 그렇게 개발된 아파트에 입주한 이들이야 녹지 프리미엄의 단맛을 보게 될 테지만 대다수 시민들은 늘 이용하던 공원이 대규모 도시개발로 30~40퍼센트를 잃고 건설과정은 물론 이후에도 교통 혼잡 등으로 몸살을 앓게 된다.
일봉산처럼 2020년 7월 실효대상 공원을 대상으로 추진 중인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전국적으로 총 78개소(30.8㎢)에 달하며 곳곳에서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
이와 달리 서울과 전주는 민간공원특례사업 대신 지방채를 발행해 일몰 예정 도시공원 부지를 매입해 도시공원을 지키기로 했다.
키워드 15. 제3기 신도시
문재인 정부가 수도권 주택 30만 호 공급을 위해 추진 중인 신도시로 2026년까지 남양주시 왕숙, 하남시 교산동, 인천시 계양구, 경기 고양시 창릉동, 부천시 대장동에 건설 예정
3기 신도시 계획부지는 서울과 연접한 지역으로, 그 개발면적은 3274만 제곱미터다. 인근 과천 대규모 부지를 합하면 총 면적 3429만 제곱미터로 여의도(290만 제곱미터)의 11.8배나 된다. 더욱이 부천 대장은 99.9퍼센트, 안산 신길은 100퍼센트, 장상은 97퍼센트, 고양 창릉은 97.7퍼센트가 그린벨트 지역으로 신도시 계획부지는 절대 개발이 불가한 환경성평가 1, 2등급 지역을 다수 포함하고 있다. 이들 그린벨트 숲과 농지가 대규모로 훼손된다면 수도권과 서울 모두 기온이 상승되고, 출퇴근 교통수요로 인한 미세먼지와 대기오염 등 환경재앙을 초래할 것이다.
3기 신도시는 서민주거안정이 아니라 투기로 전락할 우려가 크다. 1기 신도시는 1970년대 주택보급률이 60퍼센트도 안 되는 상황에서 시작되어 그나마 당초 목적을 달성했다고 평가된다. 하지만 1999년 추진된 2기 신도시는 투기로 전락하여 판교 신도시의 경우, 분양가가 수용가 대비 무려 52배 상승하여 공기업, 지자체, 건설업자의 투기 잔칫상으로 변질되었다.
현재 우리나라의 주택보급률 103퍼센트이고, 수도권 공급예정 물량만 14개 지구, 62만 가구이다. 진정으로 서민주거 안정이 정책목표라면, 출퇴근이 필요 없고, 환경훼손 없는 도심의 유휴부지나 도시재생이 필요한 지역, 공공이 보유한 국공유지, 공기업 이전지 등에 공영개발을 통한 영구공공 임대주택을 OECD 수준으로 늘리고, 보유세 인상을 통해 투기목적의 주택보유를 억제하는 등의 대책을 수립해야 하나 국토부는 근본적인 대책에는 귀를 막고 있다.
키워드 16. 강 복원
개발사업으로 훼손된 강 생태계를 개발 이전 상태로 되돌림.
2020년의 핵심 운동 중 하나로 하천의 종적 연결성을 채택했다. 미국은 지난 100년 동안 1605개의 댐을 철거해서 하천의 자연성을 회복했다. 유럽 역시 4800개의 댐을 철거해왔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역시 2020 총회의 핵심 의제 중 하나를 하천의 종적 연결성 회복으로 정했다. 하천을 복원하는 가장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은 댐을 철거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역시 2006년에 이미 댐 건설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2007년 댐장기계획에서 신규 댐 건설 대상지가 사라졌고, 2006년에 댐 철거 시범사업이 시작되었다. 이제 우리는 지난 10년 동안 왜곡된 물 정책을 바로잡고, 정상적인 강 복원 정책으로 돌아가고자 한다. 우리나라는 1300여 개의 대형 댐과 3만4000여 개의 소형 댐이 존재하고 있다. 이중상당수는 기능과 용도를 상실한 채 하천에 방치되어있다. 2020년은 도랑에서 하구를 지나 바다까지 힘차게 흘러가는 강복원의 원년이 될 것이다.
키워드 17. 국가물관리위원회
2018년에 제정된 '물관리기본법'에 따라 2019년 8월 27일 출범한 대통령 직속 국가기구로, 국가물관리기본계획과 물 관련 중요 정책 및 현안을 심의?의결하고 물 분쟁을 조정하는 등의 역할을 수행
문재인 정부는 후보 시절부터 4대강사업을 바로잡고 4대강 재자연화를 약속해왔지만 그 속도가 더디다. 정부는 '4대강 자연성회복을 위한 조사평가단'을 구성해 4대강 보 처리방안을 마련한 후 2019년 7~8월 중 금강과 영산강의 보 처리방안을 국가물관리위원회에서 확정하고 2019년 내 한강과 낙동강의 보 처리방안을 제시하겠다는 시간표를 제시한 바 있다. 지난 8월 국가물관리위원회가 출범했지만 금강과 영산강 보 처리방안조차 확정하지 못했고 한강과 낙동강은 보에 막혀 열릴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야당과 4대강 찬동인사들을 중심으로 4대강 재자연화를 흔든 이유도 있지만 정부 부처도 태업을 넘어 적극적으로 방해하고 있다. 4대강 재자연화가 표류하고 있는 상황에서 2020년 총선을 앞두고 또 다시 연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정치인들의 밥그릇 싸움에 휘둘리지 않고 4대강 재자연화를 흔들림 없이 추진할 수 있도록 시민사회의 관심과 목소리가 필요하다.
키워드 18. 영풍석포제련소
(주)영풍이 1970년 경북 봉화군 석포면에 설립해 아연괴, 황산 등 각종 비철금속을 생산하는 공장
△환경법 위반 50건 이상(2013년 이후 기준) △허가받지 않은 세 번째 공장 불법 건설 △2018년 2월 70여 톤의 폐수 무단 방류 △폐수처리시설 불법 운영(2019년 환경부 특별지도·점검에서 적발) △52개의 불법 지하수 관정 설치·운영(2019년 환경부 특별지도·점검에서 적발) △대기오염물질 측정 자료 조작(2019년 7월 적발) △지하수법, 물환경보전 법 등 6개 법 위반으로 고발
위 모든 불법들이 영풍석포제련소 한곳에서 만들어낸 기록이다. 낙동강 최상류에 위치한 영풍석포제련소는 대표적인 공해유발 공장으로 주변 지역은 물론 1300만 주민의 식수원인 낙동강을 중금속 등으로 오염시키고 있다.
수많은 불법행위에도 영풍석포제련소는 가동 이래 단 한 번도 정지된 적이 없다. 2018년 폐수 불법 배출이 적발돼 공장 가동 48년 만에 처음으로 조업정지 20일 행정처분을 받았지만 영풍석포제련소는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 조업을 멈추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2019년 4월 환경부가 진행한 특별지도·점검에서도 다수의 불법 행위가 또 적발됐다. 이에 환경부는 경상북도 등 관할 지자체에 고발 조치와 조업정지 120일 등의 행정처분을 요청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영풍석포제련소는 가동 중이다. 처분을 내려야 할 경상북도가 청문회 연기에 이어 환경부와 법제처에 유권 해석과 법령 해석을 요청하면서 행정 처분을 미루고 있다. 이에 대해 대구환경연합을 비롯한 '영풍제련소 환경오염 및 주민건강 피해 공동대책위원회'(이하 영풍공대위)는 경상북도가 영풍석포제련소를 위해 시간을 벌어주고 있다며 비판하고 있다. 이에 앞서 2019년 8월 대구환경연합을 비롯한 '영풍제련소 환경오염 및 주민건강 피해 공동대책위원회'(이하 영풍공대위)와 법률대응단은 특별지도·점검에 대해 물환경보전법과 지하수법 위반으로 영풍을 고발하는 한편, 측정 조작과 관련해서는 영풍의 몸통까지 제대로 수사해달라는 취지의 진정서를 검찰청에 제출하기도 했다. 영풍공대위는 영풍의 불법행위에 대해 신속한 조업정지가 행해지고, 철저한 검찰 조사로 영풍의 불법 실체가 전부 밝혀지고, 환경오염 및 주민건강 실태 등에 대한 범 정부차원의 통합조사와 지원대책이 마련되고, 영풍제련소가 폐쇄되는 날까지 대응할 것이고 밝혔다.
키워드 19. 제주 제2공항
국토교통부와 제주특별자치도가 기존 제주공항과는 별도로 제주 성산리 일대에 추가로 건설 계획 중인 공항
2015년 11월 10일 국토교통부와 제주특별자치도는 저비용 항공시장의 활성화 및 중국인 관광객의 증가 등으로 항공수요가 급증하여 공항시설 확충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제주 제2공항 건설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제주 제2공항 개발사업 예정지는 586.1만 제곱미터로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온평리, 고성리, 수산리, 난산리, 신산리 등 5개 마을의 토지가 수용된다. 하지만 발표 이후 해당 후보지 주민들을 비롯해 제주 도민사회는 어떠한 정보공개나 의견수렴 절차 없이 국토교통부 용역에 의존한 일방적인 결정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이후 제2공항 입지결정의 근거가 된 '제주 공항인프라 확충 사전타당성 검토' 연구 최종보고서의 자료 조작과 이해관계자의 연구용역 참여 등의 의혹이 불거지고 이어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 비행 안전을 위해 예정지 주변에 오름 10개의 절취가 불가피하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제2공항 계획을 둘러싼 논란은 더 거세졌다. 또한 동굴과 철새도래지에 대한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도 문제로 떠올랐다. 제주 도민들은 아울러 최근 과잉관광으로 인한 교통난, 쓰레기와 오·폐수 처리 문제, 자연환경과 경관의 훼손, 전국 최고 수준의 범죄율, 과도한 지가상승과 그로 인한 생활비 상승과 1차 산업 기반 약화 등 환경적, 사회적 수용력과 지속가능성에 심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 제주도의 미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공항 확충의 적정 규모와 방법에 대해 제주도민 스스로가 숙의를 거쳐 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졌다.
하지만 국토교통부는 기본계획(안)을 마련하고 지자체, 환경부, 기재부 등 관계기관과 협의를 진행중에 있다며 예정대로 제2공항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제2공항반대성산읍대책위원회와 제2공항반대도민행동은 제주2공항을 강행할 경우 강정 해군기지 이상의 갈등과 상처를 남기게 될 것임을 우려하고 있다. 제2공항반대성산읍대책위원회와 제2공항반대도민행동은 국토부의 일방적인 기본계획 고시 계획 중단과 제2공항 건설 계획 폐기 및 제주 공항시설 확충 필요성과 규모, 대안 전면 재검토, 환경부의 전략환경영향평가 부동의를 요구하고 있다.
키워드 20. 생활화학제품
가정, 사무실, 다중시설 등 일상적인 생활공간에서 사용되는 수많은 제품 중에서 화학물질이 사용된 제품
시민들은 일상에서 치약, 샴푸, 화장품, 방향제, 섬유유연제, 탈취제 등 다양한 생활화학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사용하는 제품에 대한 성분과 화학물질 정보를 쉽게 알 수 없다.지난2017년 정부와 '생활화학제품 안전관리 자발적 협약'을 맺은 일부 기업의 제품을 제외하고 시중에 유통 판매되는90퍼센트이상의 생활화학제품은 전 성분 공개조차 제대로 되어 있지 않다. 화학제품을 구성하는 전 성분,화학물질에 대한 안전정보를 기업이 올바로 제공하여 시민들이 제대로 알았더라면 가습기살균제와 참사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환경연합은 누리집 '투명한 화원'(https://www.hwawon.net/)을 구축해 국내 유통되는 1만 536개 생활화학제품의 성분과 화학물질 정보 등을 제공하고 있다. 환경연합은 시민이 안심하고 화학제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기업이 자발적으로 제품의 전 성분을 공개하는 것을 넘어 전 성분 공개가 제도화될 수 있도록 시민들과 지속해서 요구할 계획이다.
키워드 21. 살생물 물질
벌레나 곰팡이 세균 같은 유해생물을 제거, 억제하기 위해 사용되는 화학물질로 가습기살균제에 사용된 PHMG, PGH, CMIT, MIT 등이 이에 해당한다
'생활화학제품 및 살생물제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환경부가 기업으로부터 신고 받은 살생물 물질은 총 673종이다. 이들 업체는 물질별 유예기간 내 유해성·위해성 정보를 갖춰 정부의 살생물 물질 승인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정부는 승인유예기간을 부여해 최소 3년에서 최대 10년 동안 소비자들은 적절한 정보 없이 살생물 물질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문제는 가습기 살균제 물질과 같이 대부분의 물질이 인체 위해성 평가 없이 사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소비자들은 살생물 물질이 함유된 일반 생활화학제품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지만. 기업과 정부는 '살균제, 살충제, 목재용 보존제' 등 특정 품목만 관리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에, 환경연합이 확인한 결과 일반 생활화학제품인 방향제, 탈취제 내에서도 최대 23종의 살생물 물질이 한 제품에 복합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확인했다. 환경연합은 일반 생활화학제품의 살생물 물질 사용 여부에 대한 현황을 소비자에게 지속적으로 알릴 계획이며, 조사 분석을 통해 정부에게 우선 관리해야 할 살생물 물질을 제안하고 요구할 예정이다.
키워드 22. 유해화학물질 배출저감 제도
유해성이 높은 화학물질을 연간 1톤 이상 배출하는 사업장이 5년마다 기존 배출량에서 얼마만큼의 양을 어떻게 줄이겠다는 배출저감계획서를 작성해 환경부장관에 제출하는 제도로 해당 사업장은 2020년 4월30일까지 유해화학물질 배출저감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2019년초 LG화학·한화케미칼 등 산업단지 사업장들이 미세먼지의 원인 물질인 황산화물·질소산화물 등의 수치를 조작한 사실이 드러났다. 환경연합을 비롯해 시민단체는 1급 발암물질을 포함한 유해화학물질 배출공정 개선 및 저감 대책 실행 등을 요구했고 그 결과 2019년 12월부터 화학물질관리법에 따라 사업주의 화학물질 배출저감의무화 제도가 시행됐다. 이 제도에 따라 해당 사업장은 배출 저감 계획서를 세우고 이행해야 한다. 또한, 지자체장은 해당 사업장에 출입하여 배출 저감 조사와 지원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전국의 환경연합은 노동자, 주민 감시단원과 함께 지역 사업장의 유해화학물질 배출저감계획을 검토하고 이행될 수 있도록 상시적인 모니터링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키워드 23. 일회용품
생산해서 단 한 번만 쓰고 버리는 제품. 본래 주사기와 같은 의료용 제품 등의 특수목적 제품에서만 사용이 정당화됐으나 이쑤시개, 비닐장갑, 컵, 비닐봉투 등 위생성보다 편의성에 중점을 둔 일회용품의 종류와 사용량이 많아지면서 그 폐기물 처리가 사회·환경문제로 대두됐다.
'일회용품의 무분별한 생산과 소비 구조'가 폐기물 문제를 심화시키는 가장 큰 원인이며, 불필요한 자원을 낭비하고 폐기물 처리비용 부담을 높이는 대표적인 '자원순환의 주적'임에도 불구하고 일회용품 생산, 유통, 소비를 '적절하게 규제'하지 못해왔다. 예를 들어 빨대의 경우, 법적 일회용품에 포함되지 않아 생산·유통·폐기 단계에서 전혀 규제 관리의 대상으로 여겨지지 않았고 따라서 일체의 관리 없이 소비되고 있었다.
지난 10년간 자원순환정책이 미비한 상태에서 폐기물 문제가 심각해지자 정부는 일회용품 사용을 감축하기 위한 중장기 로드맵을 마련하여 2019년 11월 22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2020년부터 기존 규제 품목인 플라스틱컵, 식기, 수저, 비닐봉투, 응원용품, 위생용품과 신규 규제품목인 종이컵, 빨대 및 젓는 막대, 우산비닐이 자발적 협약을 시작으로 '무상 제공 금지', '사용 금지' 조치가 내려질 예정이다. 나아가 2022년에는 '일회용컵 보증금 제도' 또한 재도입된다.
가장 일회용품 문제를 결정적으로 악화시키는 주범이 '플라스틱 재질의 일회용품'이다. 플라스틱 일회용품의 근본적 퇴출은 환경에 무해한 플라스틱과 대체물질 개발에 달렸다. '5차 국가환경종합계획(2020~2040)'에서는 2040년까지 환경 무해 플라스틱 및 대체물질 개발, 플라스틱 완전 재활용 등을 통해 탈플라스틱 사회로 나갈 계획을 세웠다. 플라스틱 재활용률을 현재의 62퍼센트에서 2040년 100퍼센트로 확대할 계획인데, 원료 투입, 생산 공정, 재활용까지 전 과정의 자원효율지표 및 관리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일회용 플라스틱에 대한 정책 대응이 본격화되고 있다. '제4차 UN환경총회'는 일회용 플라스틱, 해양 플라스틱 및 미세플라스틱 관련 결의안을 채택했고, '제14차 바젤협약'에서도 플라스틱을 관리물질로 지정했다.
키워드 24. 미세플라스틱
크기가 5밀리미터 이하인 작은 플라스틱 조각. 이 크기에서도 계속 작아져 1000분의 1밀리미터(1마이크로미터)나 그 이하까지 줄어들 수 있다. 이 정도로 작아지면 생체에 유입되는 일은 쉽게 일어난다.
2019년 6월 과학지 <환경 과학과 기술(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에 의하면 인간은 연간 3만9000개에서 5만2000개에 이르는 미세 플라스틱을 섭취하고 있다. 공기 중 호흡을 통해 흡입하는 경우까지 더하면 7만4000개 이상 증가할 수 있다. 원래 생산단계에서부터 작은 알갱이(마이크로 비즈)로 가공된 1차 미세플라스틱과 큰 플라스틱 폐기물이 잘게 쪼개어져 만들어진 2차 미세플라스틱(5밀리미터 이하부터 미세플라스틱으로 부른다)은 모두 환경 문제를 증가시키는 요인이다. 미세플라스틱은 바람을 타고 100킬로미터 이상 이동할 수도 있다. 북극 눈 1리터에서 1만여 개의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됐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해양 플라스틱 폐기물의 독성물질이 인체에 유입돼 암 또는 불임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의 연구에 따르면 나노단위로 쪼개진 미세플라스틱은 모든 기관에 흡수될 수 있고 혈액, 태반장벽, DNA세포까지 침투할 수 있다.
최근 유럽연합(EU)은 2026년부터 섬유유연제에 향기를 내기 위해 첨가하는 마이크로비즈 캡슐 사용을 규제하기로 했다. 우리나라는 '안전확인 대상 생활화학제품 지정 및 안전·표시기준' 고시를 개정해 2021년 1월 1일부터 제조·수입하는 세정제품과 세탁제품에 대해 제품 내 세정, 연마 용도의 마이크로비즈 사용을 금지한다.
키워드 25. 컨셔스 패션
'의식 있는'이라는 뜻의 영어 단어 '컨셔스(conscious)'와 패션(fashion)의 합성어로 윤리적으로 지속가능한 패션을 의미한다. 재활용된 플라스틱을 사용해 원단을 만드는 업사이클링 패션(upcycling fashion), 친환경 소재를 사용해 옷을 만드는 에코 패션(eco fashion) 등을 포함하는 커다란 패션 개념어다. 국내 패션계는 컨셔스 패션을 '지속가능한 패션(sustainable fashion)'과 동의어로 사용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패션 기업들이 잇따라 환경헌장을 채택하고 윤리적으로 지속가능한 패션 산업의 추진을 선언하고 있다. 다음 해의 사회 경향을 미리 읽을 수 있는 트렌드 코리아도 2020년 10대 키워드 중 하나로 '페어 플레이어'를 선정했다. 공평하고 올바른 것에 대한 추구가 강해지는 트렌드를 표현했다. 공정을 추구하는 젊은 세대는 공평성과 선한 영향력을 중시한다. 제품이 만들어지는 원료와 생산과정도 이러한 경향이 반영되어 나타나고 있다. 파타고니아, 아디다스, H&M 같은 글로벌 패션기업들은 페트병을 재활용한 재생 폴리에스터를 원단으로 사용한 제품을 출시하기 시작했다.
'컨셔스 패션'과 관련해 눈여결 볼 용어가 '앰비슈머'이다. 이는 양면성(Ambivalent)과 소비자(Consumer)가 결합한 용어인데, 자신의 가치관을 통해 우선순위에 있는 데에는 소비를 아끼지 않는 대신 우선순위에 없는 데에는 소비를 아끼는 사람들을 말한다. 과거 가성비를 최우선으로 고려하던 문화에서 가치를 소비하는 문화로의 변화 및 확산을 드러내는 존재가 '앰비슈머'이다. '컨셔스 패션'의 한 종류인 '비건 패션'도 주목받고 있다. 동물의 가죽이나 털을 사용하지 않은 친환경 패션이다. 동물이 살아있는 상태에서 채취하는 털이나 가죽을 지양하자는 동물복지의 의미로 확산되고 있다. 윤리적 다운 인증(RDS·Responsible Down Standard)은 오리와 거위의 사육 및 도축, 가공, 봉제 등 다운제품을 생산하는 전 과정에 동물 복지 시스템을 준수했음을 인증하는 제도이다. 아웃도어 브랜드를 중심으로 패딩이나 다운 점퍼에 RDS 충전재와 리사이클 충전재, 플라스틱 병을 재활용한 제품들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키워드 26. IUU 어업
불법, 비보고, 비규제 어업((Illegal, unreported and unregulated fishing, IUU 어업)의 약자.
전 세계 어획물의 20~30퍼센트가 IUU 어업으로 잡힌다고 알려져 있다. 보리스 웜은 2006년 사이언스지에 지금과 같은 어업을 계속하게 된다면 2048년엔 바다에서 더 이상 물고기를 잡을 수 없게 될 것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불법어업은 물론이고 추적할 수 없는 비보고, 비규제 어업 우리나라에서도 만연한다. 2019년 9월 20일 미국은 자체보고서를 통해 한국을 멕시코, 에콰도르와 함께 예비불법어업국으로 지정했다. 지난 2012년과 2013년엔 미국이 예비불법어업국으로 지정하고 유럽이 옐로카드 국가로 발표한 불명예도 갖고 있다. 국가의 명예뿐 아니라 해양생태계 먹이사슬을 유지하는 물고기에 대한 과도한 남획과 혼획이 우리 바다의 씨를 말리고 있다. 가까운 연근해에도 불법어업이 관습적으로 만연한 상황으로 시민의 관심이 필요하다.
키워드 27. 해양포유류
바다에서 살아가는 포유류로 우리나라 주변에는 고래, 돌고래, 물범 등이 살아가고 있다.
서해엔 점박이물범, 제주는 남방큰고래 그리고 동해엔 밍크고래를 비롯한 대형고래가 살고 있다. 통제가 불가능한 어구의 관리로 바다는 그물로 빼곡하고 아름답고 매끄러운 지느러미로 유영하는 고래가 그물에 걸리는 순간 죽음을 피할 순 없다. 우리 바다에서 매년 약 1000마리의 상괭이, 밍크고래가 죽어가고 있다. 1972년 해양포유류 보호를 법으로 제정한 미국은 사람이 고래 등의 해양포유류를 잡는 것뿐 아니라 서식지에 피해를 주거나 소음으로 영향을 주는 행위까지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감소하는 해양포유류에 대한 보호는 다양한 생물을 보호하고 공존해야 하는 우리의 책임이다.
키워드 28. 어린물고기
물고기로서 종의 구별은 가능하지만, 재생산이 불가능한 미숙한 성장 단계의 물고기
어린 오징어는 총알오징어, 어린 낙지는 세발낙지, 어린 갈치는 풀치 등으로 불리며 식자재로 사용된다. 총알오징어는 마치 새로운 오징어 종인 것처럼 느껴지는 이름이고 세발낙지는 오랫동안 우리가 먹고 있었던 종도 있다.
혼획과 남획으로 포획되는 어린물고기는 젓갈 등의 재료로도 사용되지만, 양식장에서 생사료로 사용된다. 양식장에선 넙치 한 마리가 1.5킬로그램이 되기까지 8.25킬로그램의 어린물고기 생사료가 필요하다고 연구됐다. 어린물고기가 많이 잡히면 바다에 사는 물고기의 크기도 줄어든다. 어린물고기를 보호해야 해양생태계 먹이사슬도 보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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