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신문 솎아보기] 윤석열 의혹 대응 방식 지적한 한겨레·경향… 이재명 공시가 조정 시사에 “한 입 두 말” “뒤집기”

양대 후보 네거티브 공방에 ‘혐오조장’ ‘저열’ 
 
윤석열 후보 아내 김건희씨 허위 이력 기재 등 의혹. 이재명 후보 아들 불법 도박 및 성매매 의혹.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온 형수 욕설 사건. 그리고 일각에서 제기되는 김건희씨 접대부설. 양당의 대선 후보와 가족을 둘러싼 의혹이 연일 제기되고 양측의 네거티브가 이어지는 가운데 20일 신문들은 ‘혐오’를 부추긴다고 지적하거나, ‘피로감’을 호소하는 기사를 내며 ‘정책 선거’를 촉구했다.
 
▲ 20일 서울신문 1면 기사
▲ 20일 서울신문 1면 기사

20일 서울신문의 1면 톱 기사 제목은 ‘폭로와 해명 싸움, 정책을 삼켰다’다. 서울신문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각각 아들의 도박과 부인의 허위 경력 의혹에 휘말리면서 도덕성 검증을 명분으로 한 네거티브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며 “후보와 그 가족의 도덕성 검증은 물론 중요하지만, 그것이 정책 검증을 통째로 집어삼키는 일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했다.

한겨레 역시 1면 톱 기사로 ‘검증보다 혐오조장 대선 피로감 쌓인다’를 냈다. 한겨레는 “두 거대 정당이 상대에 대한 적대감과 혐오를 조장하는 네거티브 공세를 쏟아내면서 대선이 혼탁해지고 있다”며 “대선 후보 가족의 불법 탈법 행위에 대한 검증은 필요하지만 이를 고리로 한 갈라치기 대응으로 반사이익을 노릴 게 아니라 미래 비전을 제시해 득점하는 ‘덧셈 캠페인’을 벌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했다. 

▲ 20일 한겨레 1면 기사
▲ 20일 한겨레 1면 기사

그러면서 한겨레는 “‘비호감 대선’을 정상적인 경쟁으로 되돌리기 위해선 후보들이 코로나19 위기 등 당면한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지, 우리 사회를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이끌고 나갈 것인지 등을 제시하는 비전 경쟁을 벌여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고 전했다.

경향신문은 사설을 통해 “여야 선거대책위원회 핵심관계자들이 공작설이나 음모론을 제기하는 등 저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으니 유감스럽다”며 “이 같은 행태는 두 후보 사과의 진정성을 의심케 하고 유권자의 정치 혐오만 부추길 뿐”이라고 했다.

동아일보 역시 ‘D-79일..누가 덜 나쁜지 골라야 하는 씁쓸한 대선’ 사설을 통해 “대선 판에 냉소와 불신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누가 더 빨리 사과를 하느냐, 어떤 태도로 사과를 하느냐로 두 후보의 우열을 가려야 하나 싶을 정도”라며 “두 후보는 이제라도 각종 의혹의 사실관계를 소상히 밝히고 법적 정치적 판단을 받기 바란다. 그래야 비호감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차선의 선택도 아닌 차악의 선택을 강요하는 불쾌하고 씁쓸한 대선으론 국가 미래가 너무 암울하지 않겠나”라고 밝혔다.

윤석열 의혹 대응 방식 지적한 한겨레·경향

한겨레와 경향신문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의 리스크 대응을 지적하는 기사를 냈다. 경향신문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리스크 대응에 비슷한 패턴을 보이고 있다. 부인 김건희씨의 허위 이력 의혹, 전직 대통령 전두환씨 옹호 발언 논란 등이 터졌을 때 ‘해명 혹은 반박→논란 증폭→결국 사과’ 흐름으로 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했다.

▲ 20일 경향신문 기사
▲ 20일 경향신문 기사

경향신문은 “당내에선 윤 후보의 대응을 두고 우려도 나온다. 지난 17일 윤 후보와 후보 직속 전략자문위원들의 점심 식사 자리에서도 의혹 대응 과정에서 ‘이재명 후보와 대비되는 모습이 보여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조언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고 했다. 경향신문 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 후보 입장에선 억울할 수도 있겠지만, 결국 고집이 강하다는 이미지를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성한용 선임기자의 ‘뉴스 분석’ 기사를 통해 “부인 김건희 씨 의혹에 대한 윤석열 후보의 태도가 화제다. 지난 17일 포괄적 사과를 한 뒤 버티기로 일관하고 있다”며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사과해야 한다. 그런데 그렇게 하지 않고 있다. 왜 그럴까? 윤석열 후보의 눈치를 살피는 것일까? 윤석열 후보는 왜 이렇게 강하게 나오는 것일까? 자존심이다. 인정하기 싫을 것이다. 밀리기 싫을 것”이라고 했다.

▲ 20일 한겨레 기사
▲ 20일 한겨레 기사

그러면서 “윤석열 후보는 조국 사태로 ‘살아있는 권력에 맞서는 정의로운 검사’ 이미지를 얻었다. 국민의힘 지지자뿐 아니라 중도층까지 사로잡았다. 그래서 대선후보가 됐다. 하지만 김건희 씨 의혹으로 중도층이 조금씩 등을 돌리는 분위기”라고 진단했다.

이재명 공시가 조정 시사에 “한 입 두 말” “뒤집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부동산) 공시가격 관련 제도를 전면 재검토하겠다”며 “(공시가에 연동되는) 재산세와 건강보험료는 올해 수준으로 유지하도록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정부여당에 요구했다.

또한 이재명 후보는 “부동산 공시가격은 68가지 민생 제도에 영향을 미친다”며 “공시가 상승에 따른 완충장치 역할을 하는 ‘조정계수’를 도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공시가격은 재산세와 종부세 등 부동산 세금 산정의 바탕이 된다. 공시가격을 조정하면 부동산 관련 세 부담이 줄어들게 된다.

20일 아침신문들은 이 소식을 중요하게 다뤘는데, 조선일보와 경향신문이 기사와 사설을 통해 집중적으로 비판했다.

▲ 20일 조선일보 기사
▲ 20일 조선일보 기사

조선일보는 ‘2년 전엔 “공시가격 현실화” 이번에는 “전면 재검토를”’ 기사, ‘이, 부동산 민심 들끓자 또 선거용 ’정책 뒤집기‘... 정부 “비현실적”’ 기사와  ‘이번엔 공시가 재검토, 李 후보 '한 입 두 말' 뭘 믿어야 하나’ 사설을 통해 이재명 후보의 ‘입장 변화’를 비판적으로 다뤘다.

조선일보는 사설을 통해 “공시가를 높여야 한다는 입장을 취해왔다. 종부세보다 훨씬 센 ‘국토보유세’를 매기자는 공약도 냈다. 그랬던 이 후보가 갑자기 보유세를 비롯한 각종 국민 부담금의 산정 기준이 되는 공시가 현실화에 제동을 걸겠다고 한다. 하도 손바닥 뒤집듯 돌변하니 보는 국민이 어지러울 지경”이라고 비판했다.

▲ 20일 경향신문 기사
▲ 20일 경향신문 기사

경향신문도 비판적 입장을 강조했다. 경향신문은 지면 1면 톱 기사로 ‘“공시가격 제도 전면 재검토” 이재명 또 정부 정책 뒤집기’를 냈다. 이어지는 사설에서 경향신문은 “‘공시가격제도 전면 재검토’는 부동산 정책 근간을 흔드는 발상”이라며 “다주택자나 고가주택 보유자의 종부세와 재산세 부담도 함께 줄어들게 돼 공정하지 않다. 불과 1년 만에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을 수정하게 된다면 그것은 ‘정책 유연성’이 아니라 ‘신뢰 훼손’”이라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1면 ‘내년 재산세 인상 억제 이재명, 선거용 세감면’ 기사를 내고 ‘선거용’ 정책이고 정부의 정책과 충돌한다는 점을 다뤘다. 다만 경향신문과 달리 사설을 내지 않았고, ‘말 바꾸기’ 측면에서 직접적인 비판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