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신문 솎아보기]쿠팡 화재와 비슷…대형 창고 안전사고 예방 소홀했나
창고화재 가연성 물질 많아 위험 현장, “사명감에만 기대는 것도 문제”
국민일보 갈등과 봉합, 중앙일보 “이준석, ‘청년꼰대’로 전락했다”

 

경기 평택시 냉동창고 신축 현장 화재를 진압하던 소방관 3명이 숨졌다. 언론은 이번 사건이 지난해 소방관 1명이 숨진 이천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와 흡사하다며 화재 예방을 위한 안전 조처를 제대로 하지 않아 피해가 커진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안전사고 예방이 소홀했다는 것이다.

또한 대규모 창고 화재에서는 가연성 물질이 많아 매우 위험한 현장으로 분류돼, 화재진압 인력을 내부로 투입하는 것에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6일 내내 갈등을 보여줬던 국민의힘이 밤늦게 의원총회에서 봉합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언론은 이들의 권력다툼을 지적하며 특히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가 당대표로서 갈등을 야기하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중앙일보는 이 대표에 ‘청년꼰대’라는 단어를 사용해 비판했다. 

아침에 발행하는 주요 종합 일간지는 1면에 모두 소방관이 3명 순직한 평택 냉동창고 화재를 다뤘다. 다음은 주요 종합 일간지 1면의 관련 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평택 냉동창고 신축 공사장 화재 소방관 3명 순직”
국민일보 “또 물류창고 화재 소방관 3명 끝내 주검으로”
동아일보 “평택 냉동창고 공사장서 화재 소방관 3명 순직”
서울신문 “세 명의 소방관이 돌아오지 못했다”
세계일보 “화마에 또 스러진 소방관들”
조선일보 “불길 뛰어든 26세 신입 소방관까지 끝내…”
중앙일보 “또 소방관 쓰러졌다, 평택 냉동창고 불끄다 3명 순직”
한겨레 “되살아난 불길 소방관 3명 끝내 돌아오지 못했다”
한국일보 “또…3명이 돌아오지 못했다”

▲7일 주요 종합 일간지 1면 모음. 
▲7일 주요 종합 일간지 1면 모음.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송탄소방서 119구조대 소속 이형석 소방위(50), 박수동 소방교(31), 조우찬 소방사(25)가 6일 낮 7층짜리 냉동창고 건물 2층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화재는 지난 5일 지하1층~지상7층 연면적 19만9762㎡ 규모의 냉동창고 신축 공사장에서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5일 오전 큰불은 잡았지만 불길이 다시 커졌다. 소방당국은 1층에서 바닥 타설 및 미장 작업 중 불이 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건물 내부에는 산소용접 작업 등을 위한 산소통 및 LPG통, 가연성 물질인 보온재가 다량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는 2층에서 거세져 소방대원 5명이 현장에 고립됐고 2명은 탈출했지만, 나머지 3명은 빠져나오지 못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이번 화재의 경우 냉동창고 신축 공사 현장이다 보니 내부에 가연성 물질이 많이 있어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변을 당한 소방관들은 모두 공기호흡기 등 개인안전장구를 착용했지만 급격한 연소 확대와 구조물 붕괴로 갑작스럽게 고립됐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쿠팡 물류센터 화재와 비슷…대형 창고 안전사고 예방 소홀했나

언론은 이번 화재가 지난해 소방관 1명이 숨진 경기 이천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와 흡사하다고 지적했다. 쿠팡 물류센터 화재 역시 큰불이 한번 진화된 뒤 다시 불길이 치솟았고 광주소방서 119구조대 김동식 구조대장(당시 52세)이 미처 빠져나오지 못했다. 그는 이틀 뒤 숨진 채 발견됐다.

▲7일 경향신문 10면. 
▲7일 경향신문 10면. 

경향신문은 1면 기사에서 이어진 10면 기사 “반년간 뭐했나…또 목숨 앗아간 물류창고 화재”에서 “쿠팡 물류센터 화재 당시 불길이 재확산한 이유는 창고에 쌓인 가연물을 비롯한 각종 적재물이 무너져 내리며 불이 옮겨붙었기 때문으로 조사됐다”며 “이번 평택 냉동창고 화재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앞선 사례와 같이 화재 예방을 위한 안전 조처를 제대로 하지 않아 피해가 커진 사실이 드러날 경우 시공사는 물론 정부도 안전사고 예방 소홀 책임을 벗어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썼다.

경향신문은 이날 사설 “또 공사장 화재로 소방관 3명 사망, 언제까지 되풀이할 건가”에서도 “이천의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 현장에서 김동식 구조대장이 순직한 게 불과 6개월 전”이라며 “사고 때마다 정부당국이 예방 대책을 내놓고 공사 현장의 안전을 강조하는데도 비슷한 형태의 참사가 반복되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앞선 사례와 같이 안전 조처가 미흡했다면 시공사나 감독 관청도 책임을 면할 수 없을 것”이라 썼다.

소방대원들의 사연들도 전해졌다. 경향신문 10면 “예비신랑 포함 ‘한솥밥 동료’ 셋 갑작스러운 비보에 유족들 오열” 기사에서는 “이날 순직한 소방관들은 모두 송탄소방서 119구조대 3팀에서 근무하는 동료다”라며 “팀장인 이 소방위는 1994년 7월 임용된 베테랑으로, 팀에서 구조 업무 총괄을 맡았다. 아내와 자녀 2명을 둔 가장으로 알려졌다. 박 소방교는 2016년 2월 임용됐고, 팀에서 가장 나이가 어린 조 소방사는 지난해 5월 임용된 신참 소방관이다. 조 소방사는 올해 동료 소방관과 결혼을 앞둔 예비신랑이었다”고 전했다.

▲7일 조선일보 10면. 
▲7일 조선일보 10면. 

조선일보의 경우 1면 제목을 “불길 뛰어든 26세 신입 소방관까지 끝내…”라고 뽑기도 했다. 10면에도 소방관들의 사연을 다뤘다.

조선일보는 화재가 발생한 현장이 신축 공사 중인 창고여서 진압이 어려웠을 것이라고 분석과, 작년 쿠팡 물류센터와 비슷하며 이번 화재가 발생한 물류센터가 인명 사고가 발생한 적이 있다고 지적했다. 우선 신축 공사장은 내부 구조를 파악하기 어려워 완공 건물보다 위험요소가 많고 소화장치도 제대로 설치돼있지 않아 불을 끄기 어려운 조건이다.

조선일보는 “이번에 화재가 발생한 물류센터에서는 약 1년 전에도 인명 사고가 발생했다. 2020년 12월 20일 구조물 붕괴 사고가 발생, 현장 작업자 5명이 추락해 3명이 숨지고 2명이 부상했다. 당시 국토교통부 사고조사위원회는 부실 시공이 원인이라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며 “평택시는 이번 화재와 관련, ‘공사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무리한 밤샘 공사 지시와 공사 중 부주의가 있었던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있다’며 경찰에 조사를 요청했다”고 전했다.

위험 현장, “소방관 사명감에만 기대는 것도 문제”

한겨레도 6면에 “가연성 물질 순식간 다시 활활, 베테랑 예비신랑 신참 덮쳐”라는 기사를 배치했다. 이 기사 역시 지난해 6월 경기도 이천 쿠팡 물류센터를 언급하며 ‘공사 현장 안전불감증’을 지적했다. 한겨레에서는 소방당국의 상황판단 훈련과 교육을 언급했다.

▲7일 한겨레 6면. 
▲7일 한겨레 6면. 

이 기사에서 인용된 민세홍 가천대 설비소방공학부 교수는 “쿠팡 물류센터 화재 등에서 봤듯이 대규모 물류·냉동창고 화재 때는 가연성 물질이 많아 다시 불길이 커지는 사례가 많았다”며 “불길이 완전히 잡히지 않은 상황에서 화재진압 인력을 내부로 투입하는 것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위험한 현장에 소방관의 사명감에만 기대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미 많은 대책이 마련됐고, 이런 대책이 현장에서 알맞게 적용될 수 있도록 상황판단 훈련이 선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향신문 역시 이날 사설에서 “대형 화재로 소방관들의 희생이 늘어나는 점도 안타깝다. 최근 10년간 화재 진압이나 구조·구급 활동을 벌이다 순직한 소방관이 전국에서 49명에 이른다”며 “현장의 위험 요소를 충분히 판단한 뒤 소방관을 투입하는 등 안전 매뉴얼을 갖추고, 무리한 인력 투입을 방지할 드론·로봇 등 첨단 장비 확충에도 서둘러 나서야 한다.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들이 희생되는 일이 더 이상 없어야 한다”고 전했다.

중앙일보 “이준석, ‘청년꼰대’로 전락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내정한 이철규 당 전략기획부총장을 두고 이준석 대표가 ‘윤핵관’(윤 후보 핵심 관계자) 인사로 지목해 국민의힘 갈등이 또다시 분출됐다. 의원들은 이 대표 퇴진까지 요구할 정도였는데 이날 밤 갈등이 봉합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준석 대표는 6일 의총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청년세대가 돌아오지 않으면 선거 승리는 없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후보가 의총장에 등장해 갈등이 봉합하는 모양새가됐고 윤 후보는 “모든 것이 제 책임”이라며 “지난 일을 다 털고 오해했는지, 안 했는지는 잊어버리자”고 했다.

이날 국민의힘 갈등과 갈등 봉합에 대해 언론은 전날 윤석열 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 해체 등 쇄신 선언에 찬물을 끼얹었다며 낮부끄러운 권력투쟁이라고 비판했다.

▲7일 한겨레 사설. 
▲7일 한겨레 사설. 

경향신문은 사설 “가까스로 갈등 봉합한 국민의힘, 공당다운 모습 보여야”에서 “국민의힘은 조속히 국가경여의 비전과 정책을 다듬어내놓아야한다”며 “낯부끄러운 권력투쟁이 재연될 경우 회복 불능의 위기에 빠질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 대한 비판은 보수 언론과 진보언론 모두 공통적이었다. 한겨레도 “국민의힘 극한 갈등 봉합, 더는 볼썽사나운 모습 없어야” 사설에서 “이 대표도 당대표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자중해야 한다. 선거 캠페인 일정이나 전략 문제로 사사건건 후보와 맞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후보의 당선을 목표로 당을 이끌어야 할 대표가 내부 분열의 불씨가 되는 것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고 썼다.

▲7일 중앙일보 사설. 
▲7일 중앙일보 사설. 

중앙일보는 이날 사설 “이준석, 제1 야당 지도자 자격 있나”에서 “지난해 7월 윤석열 후보가 입당한 직후 ‘대표 패싱’ 논란을 제기하며 분란을 부추기기 시작했고, 네 달 뒤 윤 후보가 대선후보로 확정되자 하루가 멀다 하고 윤 후보 때리기에 열을 올렸다”며 “그간 이 대표의 언행을 보면 진심이 담긴 고언이 아니라 감정이 실린 원색적인 비난과 극단적 행동으로 윤 후보에게 흠집을 내는 데 집중해 온 인상을 준다”고 이 대표를 비판했다.

이어 “구태 정치를 확 바꿔 줄 새 바람으로 기대를 모았던 그가 도를 넘은 내부 총질과 자기 정치로 자신을 뽑아준 지지층의 열망을 저버리고 ‘청년 꼰대’로 전락했다”며 “제1 야당 지도자로서의 권위와 자격을 의심받기에 이르렀다”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