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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겁지 않은 세상에서 편히 쉬길"…눈물 속 치러진 평택 순직소방관 합동영결식

오열하는 유족들. (사진=경기사진공동취재단 제공)
▲ 오열하는 유족들. (사진=경기사진공동취재단 제공)

 

"팀장님, 수동아, 우찬아.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고 뜨겁지도 어둡지도 않은 새로운 세상에서 편히 쉬시길 기원합니다."

 

세 사람의 동료였던 평택송탄소방서 채준영 소방교(34)의 조사가 낭독되자, 문재인 대통령은 조사 중간쯤부터 고개를 숙인 채 침통하다는 듯 두 눈을 질끈 감고 두 손을 모았다. 이흥교 소방청장은 안경을 벗고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았다.

 

하지만 "뜨겁지도 어둡지도 않은 새로운 세상에서 편히 쉬라"는 마지막 당부가 나오자 영결식장 곳곳에서 울음소리는 더 크게 터졌다.

 

평택 냉동창고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송탄소방서 소속 이형석 소방경(50), 박수동 소방장(31), 조우찬 소방교(25)의 합동영결식이 8일 오전 9시 30분 평택 이충문화체육센터에서 경기도청장(葬)으로 거행됐다.

 

이날 영결식은 유가족들과 소방 동료 등 200명이 참석했으며, 문재인 대통령, 이흥교 소방청장, 오병권 경기도지사 권한대행 등도 참석했다.

 

순직한 소방관들의 동료들은 이들이 담긴 운구함을 들고 한 발, 한 발 영결식장 안으로 입장했고,뒤따라 유가족들은 동료 소방관들의 부축을 받으며 영결식장 안으로 들어왔다. 유가족들은 몸을 가누지 못하고 연신 눈물은 훔쳤으며, 식장 안은 이들의 울음소리로 가득찼다. 억지로 감정을 추스리려는 이들도 보였다.

 

장의위원장을 맡은 오병권 경기도지사 권항대행은 "세 분의 헌신과 희생에 깊은 존경의 마음을 바치며, 유가족 여러분께서 슬픔을 딛고 다시 일어서실 수 있도록 끝까지 함께 하겠다”며 “그동안 진행했던 안전관리 노력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일어난 소방관의 희생 앞에 마음이 무너진다. 도정 책임자로서 비통하고 송구스러울 따름”이라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헌화하는 동료 소방관들. (사진=경기사진공동취재단 제공)
▲ 헌화하는 동료 소방관들. (사진=경기사진공동취재단 제공)

 

유가족과 동료들은 차례로 국화꽃 한 송이씩을 영정사진 앞에 내려놓았다. 유가족들은 오열하며 사진 앞을 좀처럼 떠나지 못했다. 사망한 대원의 유족 중 일부는 대원의 이름을 부르짖기도 했다.순직한 소방관들의 동료들도 이들을 떠나 보내면서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영정사진 앞에 선 동료 소방관은 울먹이는 목소리로 "미안하다 미안해. 좋은 곳 가서 살아. 나중에 보자"라고 전했다.

 

영결식이 끝나자 운구함은 밖으로 향했고 유가족들의 울음소리는 구슬프게 울렸다. 경기도는 고인들에게 1계급 특진과 옥조근정훈장을 추서했으며 유해는 이날 오후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된다.

 

순직한 소방관 3명은 지난 6일 발생한 평택 냉동창고 화재 현장에 출동해 화재 초진 후 잔불 정리 및 인명수색을 위해 화재 현장에 투입됐다. 하지만 불이 재발화하며 탈출에 실패했고 교신 두절 2시간 50분 만에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팀장인 이현석 소방경(50)은 1994년 7월 임용된 베테랑으로, 팀에서 구조 업무 총괄을 맡았다. 그는 아내와 자녀 2명을 둔 가장으로 알려졌다. 박수동 소방장(31)은 2016년 2월에 임용됐으며, 팀에서 나이로 가장 막내인 조우찬 소방교(25)는 지난해 5월 임용된 신참 소방관이다.

 

[ 경기신문 = 유연석 기자, 이명호 수습기자 ]

 



[출처] 경기신문 (https://www.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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