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께 드리는 여덟 번째 브리핑
· 2010 천안함 사건, 2012 총·대선 개표부정, 2014 세월호 사건
· 언론개혁, 검찰개혁, 국방개혁, 사법개혁, 교육개혁 그리고 적폐청산
· 지난 5년, 도대체 이룬 것이 무엇입니까?
문재인 대통령님,
작년 6월 15일, 故 김대중 대통령님께서 일구셨던 역사적인 6.15 공동선언 21주년 기념일이었던 그날, 저는 <대통령님께 드리는 일곱 번째 브리핑> 글을 제가 운영하는 <진실의길> 사이트에 올리고 등기우편으로 청와대 비서실로 발송한 바 있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청와대로 보내드렸던 여러 번의 브리핑 서신을 단 한 번이라도 직접 받아 보신 적이 있는지 무척 회의감이 듭니다. 하지만 혹시라도 웹서핑을 하는 가운데 인터넷에서 보기라도 하시길 기대하며 정성껏 작성하여 온라인에 올려 왔습니다. 오늘 드리는 글은 그 여덟 번째 브리핑이며 이 또한 등기우편으로 보내 드릴 것입니다.
청와대 참모들 그리고 수석들. 참 대단하신 분들입니다. 대통령 심기가 조금이라도 불편할까봐 전전긍긍하며 눈 막고 귀 막고 서신 막느라 애쓰는 모습들이 참 안쓰럽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그런 참모들 앞 줄에 세워놓고 마음이 편하셨습니까? 그래서 맞이한 지금의 현실을 보며 어떤 생각이 드십니까?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열렸던 천안함 사건 관련 회의
2017년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고 얼마가 지난 후 청와대 안보 관련 회의에서 <천안함 사건에 대해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는 사실에 대해 저는 알고 있습니다. 당시 참석했던 분들에 관하여도 들어서 알고 있습니다.
그 회의의 내용은 <천안함 침몰의 원인이 무엇인지> 혹은 <천안함 사건의 진실이 무엇인지>를 논하는 회의가 아니었습니다. <이미 알고 있는 천안함 사건의 진실> 그 판도라의 상자를 <언제 어떻게 열 것인지 여부>가 주요 논제였다고 저는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에서는 열지 않기로> 결론내렸다고 들었습니다.
이 내용에 대해 보고받으신 사실이 있습니까? 그렇게 결론 내리라고 지시한 사실이 있습니까? 아무리 ‘불편한 진실’이라 하더라도 사실 그대로, 밝혀진 바 그대로, 보고 받은 바 그대로 국민들께 소상히 밝히라고 말할 용기는 없으셨습니까?
2015년 ‘폭침 발언’의 족쇄
2015년 야당의 유력한 대선 후보라는 타이틀과 종북 프레임의 무게감에 압제된 나머지 ‘천안함 폭침 발언’을 하셨던 것에 대해 천추의 한이 될 정도로 후회막급이셨을 것이라 저는 생각합니다. 그렇게 그때의 상황을 벗어나는 것이 정치정략적으로 유리하다고 꼬득이며 조언했을 주변의 참모들이 원망스럽기도 하셨을 것입니다.
정치적 유불리로 진실을 덮은 행위는 그 자체로 비난받아 마땅합니다. 그러나 그 족쇄를 끊어내고 진실을 마주하는 것이 얼마나 큰 가치이고 용기인지 그 정도도 모르는 분은 아니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문 대통령께서는 기본적으로 선하고 여린 심성을 가지신 분이시기에 그 갈등의 크기가 결코 적지 않으리라는 사실 저는 충분히 짐작합니다.
문재인 정부 3년 천안함 재조사 왜 외면하나
재작년 3월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가 청와대에서 질문을 하였습니다. “청와대가 천안함 침몰사건 10주기를 맞았지만 그동안 제기된 의문에 분명한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 정부가 출범한지 절반 이상이 지났는데도 이전 정부가 발표한 대형 의문사건에 적극적인 검증노력을 벌이지 않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고 따져 물었습니다.
저는 2년 전 미디어오늘의 그 질문에 청와대 관계자가 “무슨 소리냐, 천안함은 북한 공격에 의한 폭침이다!”라고 답변하지 않았던 것을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취지는 이해.. 재판진행인 사안”이라고 답변한 것은 상당한 진전이라고 생각했지만 결과적으로 제 희망사항에 불과했던 것입니다.
청와대가 10년에 걸쳐 진행중인 천안함 관련 재판을 염두에 두고 있고, 그렇다면 항소심 최종 판결에서 첫째, 천안함 어뢰의 백색물질은 과학적으로 입증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결한 것과 둘째, 천안함 프로펠러가 ‘S자’로 휘어진 것 역시 과학적으로 입증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결한 내용 또한 청와대가 알고 있으리라는 저의 기대는 그저 허무한 꿈에 불과했습니다.
항소심 최종 판결이 갖는 무게감은, 저에 대한 ‘무죄판결’의 의미도 적지 않지만 무엇보다 폭침의 결정적 증거라고 국방부가 내세웠던 ‘어뢰 백색물질’의 성분과 ‘프로펠러 휘어짐 현상’에 관하여 사법부가 의문표를 찍음으로써 <과학적 재조사>의 필요성을 명백하게 적시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군통수권자인 대통령과 청와대는 침묵으로 일관했습니다.
그렇게 비겁하게 임기를 끝내시렵니까?
국민들께 천안함 사건의 진실을 소상하게 밝히고 퇴임하시기 바랍니다. 이것은 문재인 대통령께서 임기 5년의 대통령직을 마무리하면서 5천만 대한민국 국민들 앞에 그리고 8천만 민족 앞에 소상하게 밝혀야 할 중대한 소임이자 책무인 것입니다. 그 무거운 역사적 책무를 가벼히 여기는 우를 범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진실을 펼쳐 내는 것만이 우리 국민 앞에, 우리 민족 앞에, 우리 겨레 앞에, 민주 영령 앞에 그리고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님 영전 앞에 서서 부끄럽지 않을 수 있는 유일한 길임을 부디 아시기 바랍니다.
그 책무를 방기한 채 그 자리를 벗어나는 것이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지 생각해 보셨습니까? 퇴임 후 봉하마을에 가서 무슨 낯으로 부엉이 바위를 쳐다보시겠습니까? 부끄럽지 않겠습니까? 노무현 대통령께서 ‘친구’라고 불러주셨던 그 음성이 귓전에 맴돌지 않으십니까? 지금의 그 용기없고 비루한 모습이 부끄럽지 않으십니까?
부디 진실을 펼쳐 낼 용기를 가지시기를 바랍니다
진실(眞實)이 가진 힘은 무서운 것입니다. 진실(眞實)은 그 자체가 갖고 있는 부력에 의해 반드시 수면 위로 떠오른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면, 그리고 진실(眞實)이라는 놈은 마치 호주머니 속의 송곳과 같아서 반드시 바지를 뚫고 나와 허벅지를 찌른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면, 70년의 인생을 헛사신 겁니다.
부디 진실을 마주할 용기를 가지시길 바랍니다. 세상에 진실을 말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지시길 바랍니다. 더이상 비겁해지지 마시길 바랍니다. 그 자리에서 퇴임하는 날 떳떳하고 당당하게 내려오는 대통령이 되시길 바랍니다.
진실을 외면하였을 경우, 진실을 알면서도 은폐하였을 경우 그것은 심각한 사법적 판단 앞에 서게 된다는 사실 또한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문재인 대통령께 간절한 마음을 담아 말씀드립니다.
부디 진실을 말하십시오. 국민들께 천안함 사건의 진실을 사실 그대로 알리십시오.
더 이상 비겁하고 비루한 모습을 보이지 말기를 진심으로 충언합니다.
2022년 3월 26일
前 천안함 민군합동조사단 민주당 추천 조사위원
신상철 드림
|
최근 댓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