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현 정부에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세율을 다음달부터 1년간 한시적으로 적용하지 않도록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에 언론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업무보고 첫결과물에서 각종 규제를 푸는 데 방점이 맞춰지면서 친기업·보수 색채의 경제관이 드러났다고 봤다. 지방 선거를 앞두고 대선에서 민심이 흔들렸던 주제인 부동산 문제를 처음부터 강하게 잡고 나간다는 해석도 있었다.
청와대의 해명이 있었지만 김정숙 여사의 옷값에 대한 보도가 계속되고 있다. 옷값 논란으로 시작해 특활비를 공개하라는 압박이 이어지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연일 전장연의 장애인 이동권 시위를 비판하면서 오히려 전장연이 관심을 호소하는 주제에 전 국민의 관심을 쏠리게 만들었다는 칼럼도 있었다.
다음은 4월1일 주요 종합 일간지 1면 머릿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부동산 감세로 시작한 ‘윤석열 노믹스’”
국민일보 “양도세 중과 1년 배제 다주택 매각 길 터준다”
동아일보 “인수위 ‘다주택 양도세 중과 1년간 면제’”
서울신문 “‘대우조선 알박기’ ‘눈독 들였나’ 또 인사 충돌”
세계일보 “‘대우조선 사장 알박기’ ‘눈독 들일 자리 아니다’”
조선일보 “인수위 ‘대우조선 알박기는 몰염치’”
중앙일보 “청와대 만찬 3일만에 신구권력 입이 거칠어졌다”
한겨레 “‘열, 통증 1년째’ 코로나 후유증에 갇힌 삶”
한국일보 “‘임대차법 수술’ 尹정부 보조 맞춘 법무부”
최상목 인수위 경제1분과 간사는 “부동산세제 정상화 과제 중 첫째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율을 4월부터 1년간 한시적으로 배제하기 위해 필요한 노력과 조치를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 정부에서 조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윤석열 정부 출범(5월10일) 즉시 소득세법 시행령을 개정해 5월11일 양도분부터 1년간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하지 않겠다고 했다. 윤 당선인은 당초 다주택자에 대한 중과세율 적용을 최대 2년간 한시적으로 배제하겠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1면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주재로 열린 인수위 경제분과 업무보고의 첫 결과물이 세금을 줄이고, 규제를 푸는 데 방점이 맞춰지면서 친기업·보수 색채의 경제관을 뚜렷이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국민일보는 1면에서 “28차례나 대책을 내놨지만 시장 안정화에 실패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본격적인 수술대에 올랐다는 분석”이라고 썼다. 한국일보는 1면에 “6월1일 종합부동산세 납무 대상자가 확정되기에 앞서 과도한 세금을 물게될 것으로 예상되는 다주택자에게 퇴로를 열어주기 위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국민일보는 3면 “다주택자 적대적 정책‘ 변화 신호탄, 퇴로 열어 처분 유도”라는 기사에서 “그동안 다주택자에 대해 각종 세금을 종과해온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세제 정책을 되돌리겠다는 신호탄으로 풀이된다”며 그동안 “신규 주택 공급이 줄어든 수도권을 중심으로 다주택자들이 버티기에 나서면서 집값은 집값대로 오르고 다주택자들의 보유세 전가로 임대료가 급등하는 부작용까지 생겼다”고 썼다.
동아일보는 3면에서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선의 판세를 가른 부동산 민심을 서둘러 잡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고 썼다.
조선일보는 이날 사설 “새 정부 출범에 집값 하락세 멈춤, 심각한 경고음이다”에서 “윤 당선인이 대선에 승리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이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라며 “미친 집값, 미친 전셋값 때문에 벼랑 끝에 내몰린 서민층과 청년, 세금 폭탄을 얻어맞은 선의의 1주택자들이 분노해 정권 교체에 힘을 실어주었다”고 썼다.
그러나 조선일보는 “부동산 정책의 골격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인수위발(發) 규제 완화 뉴스가 이어지면서 집값 상승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면서 “과도한 부동산 규제는 완화해야 한다. 다만, 그 대전제는 집값 안정”이라고 강조했다.
계속 되는 옷값 보도…특활비 공개하라는 압박
언론이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를 둘러싼 ‘옷값 의혹’을 계속 보도하고 있다. 청와대가 공식 해명을 내놨지만 1일에도 관련 기사가 계속 나왔다.
앞서 청와대는 지난 29일 ‘김 여사 의상 구입에 청와대 특수활동비가 쓰였다’는 온라인상 의혹에 대응했다. 영부인의 옷은 사비로 샀거나 행사 주최 측으로부터 지원받아 사용한 후 반납했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30일 문 대통령이 임기 5년 동안 생활비로만 13억4500만원을 사용했다는 사실을 공개하기도 했다.
국민일보는 2면에 “‘사비로 구입’ 해명에도 ‘수백만원 현금결제’놓고 2라운드”에서 “청와대가 김 여사 옷값에 대한 직접적 언급은 없었지만 ‘사비로 옷값을 부담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생활비 액수 공개로 해석됐다”며 “그러나 청와대의 적극적인 해명에도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오히려 청와대 측의 해명은 또 다른 논란으로 이어졌다”고 썼다.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30일 오전 TBS 라디오에서 “(모든 의류와 장신구는) 사비로, 카드로 구매했다”고 주장했는데 의류업계 관계자의 증언으로 2017년 문 대통령 취임 후 김 여사가 수백만원에 달하는 한복 등을 현금으로 결제했고, 대금도 김 여사가 아닌 청와대 비서관이 건넸다는 것 내용이 나왔다.
그러자 청와대는 같은 날 “여사의 사비를 현금으로 쓴 것”이라며 “세금계산서까지 발행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안다. 문제될 것이 없다”고 밝혔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31일 브리핑에서 “무분별한 의혹 제기에 유감을 표한다”며 “청와대 특활비는 매년 감사원의 감사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단 한 건도 감사원의 지적을 받은 일이 없다”고 밝혔다.
동아일보는 1일 6면에서 “김정숙 여사 단골 디자이너 딸 靑근무…靑‘정상 추천 거쳐’”라는 기사를 배치하고 김정숙 여사의 단골 디자이너 A씨의 딸이 청와대에 근무한다고 보도하면서 “특혜 채용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고 썼다. 조선일보도 2면에서 김정숙 여사의 단골 디자이너 딸이 청와대에 근무한다고 보도했다.
서울신문은 4면에서 이 이슈를 다루며 “청와대가 반격 수위를 끌어올린 것은 종편 등에서 집중 제기하는 이번 논란이 확산한다면 임기 말 국정 운영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고 썼다.
언론은 김정숙 여사의 옷값에서 시작해 특활비를 공개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조선일보는 이날 사설 “문 대통령과 가족들 돈 문제는 왜 이렇게 불투명한가”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전 살았던 양산시 매곡동 사저를 매각한 것과 김정숙 여사의 옷값에 대한 이슈를 묶어 “문 대통령과 그 가족과 관련된 거래는 항상 의문투성이”라고 사설을 썼다.
중앙일보 논설위원은 이날 오피니언 면 칼럼 “문 대통령 부부의 생활비 등?”에서 “청와대가 이렇게 해 온 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정보를 독점한 채 자신들이 원할 때만 비틀고 때론 왜곡한 정보를 내놓고는 믿으라고 강요했다”며 “문 대통령 부부의 처신이 안타깝지만 그 얘기만 하려는 건 아니다. 이전 청와대에도 정도 차가 있을 뿐 비밀주의가 팽배했기 때문이다. 이제 어떤 식으로든 문 대통령 부부에 대한 검증이 있을 것”이라고 썼다.
한국일보는 사설 “영부인 옷값 논란, 특활비 투명성 높이는 계기로”에서 “대통령 부인 의상비 논란의 본질은 특활비에 있다”며 “이후 사안의 본질인 특활비는 온데간데없이 의상의 가격이나 구입 경로 등 지엽말단적 문제로 변질됐다. 대통령 부인 의상비를 국가 안보와 결부시켜 특활비 공개를 거부한 청와대나 시시콜콜한 문제에 현미경을 들이대며 본질을 흐리는 반대편 모두 이해할 수 없다”고 썼다.
다만 한국일보는 “청와대가 의상비 의혹에서 자유롭다면 국가 안보에 관련된 사항을 제외한 특활비 내역을 공개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막대한 규모의 특활비가 허투루 사용된다는 의심을 받지 않으려면 국가안보 등 기밀 활동에 배정된 항목을 제외하고는 투명하게 공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조선일보 “이준석이 전장연 도와줬다” 칼럼
전장연의 장애인 이동권 시위가 계속되면서 시위 방식에 대한 논란이 토론 거리가 됐다. 특히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이들의 시위를 비판하면서 판은 더 커졌다.
국민일보는 8면 “장애인 탑승 설비, 노선버스에 국한…정부, 이제야 대응 착수”라는 기사에서 장애인 등 교통약자의 이동권 보장을 요구하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지하철 시위가 정치적 쟁점으로 번지자 정부가 뒤늦게 제도 개선에 나섰다고 전했다.
전장연은 서울 모든 지하철역 승강장에 엘리베이터 설치 등의 요구를 하며 지난해부터 서울 지하철에서 출·퇴근 시간대에 시위를 이어왔다. 이에 전장연의 시위 방식을 두고 논쟁이 일어났다. 국민일보는 8면에서 “교통 약자의 이동권 보장 요구가 오래전부터 이뤄졌음에도 무관심 속에 더디게 진전된 것도 사실”이라며 시위의 역사를 짚었다.
국민일보는 “게다가 지역별로 특별교통수단 보급도 천차만별이다. 2019년 말 기준 서울의 저상버스 보급률은 53.9%였지만, 충남은 9.3%, 울산은 12.2%에 그쳤다. 전체 국내 노선버스 중 저상버스 보급률도 지난해 27.8%로 보급 목표치인 42%에 한참 못 미쳤다”고 지적했다. 고속버스, 시외버스는 여전히 저상버스 의무 도입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고 했다.
국민일보는 “선진국들은 우리보다 장애인 이동권 보장에 더 적극적”이라며 영국은 2020년부터 모든 좌석버스에 휠체어 탑승설비와 고정설비, 탑승 보조 등의 교통약자 지원 기준을 충족하도록 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고 일본도 이미 2000년에 장애인과 고령자 등의 대중교통 이용과 관련, ‘교통 배리어프리법’을 제정해 노선버스의 바닥 면 높이를 65cm 이하로 제한하는 법을 시행해왔다고 전했다.
조선일보 사회정책부 차장은 조선일보 오피니언 면에 “이준석 대표가 환기시킨 장애인 이동권 문제”라는 칼럼에서 “의도한 건 아니었겠지만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는 결과적으로 전국장애인차별연대(전장연)를 도와준 셈이 됐다”며 “전장연이 바란 게 이런 사회적 관심이었을 텐데 이 대표 ‘덕분에’ 부각됐다”고 썼다.
조선일보의 이 칼럼은 “서민과 사회적 약자(弱者)가 옥신각신하는 모양새는 씁쓸하다”며 “이 문제를 지하철을 이용하는 비장애인들 인내와 덕성에 의존할 수는 없다. 정책 당국이 더 적극적으로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썼다. 이어 “이 대표가 전장연을 비난하자 장애인 문제가 정치 진영 논리에 엮여 이전투구 양상으로 변질되고 있는 부분은 그래서 아쉽다”며 “갑자기 누가 장애인이 되더라도 다른 구성원들과 동등하게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과정에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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