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현대중공업 노사와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48분경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2야드 판넬2공장에서 작업하던 A(53) 씨는 가스 절단 작업 중 사고를 당해 사망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중공업지부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 가스 장비로 철판을 잘라내는 작업을 하던 노동자가 폭발로 추정되는 사고로 사망했다.</figcaption> 2일 현대중공업 노사와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48분경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2야드 판넬2공장에서 작업하던 A(53) 씨가 가스 절단 작업 중 사고를 당했다. A 씨와 함께 작업하던 동료 2명은 다치지 않았다.
작업은 기둥 위에 올려진 블록 아래에서 이뤄졌다.
A 씨는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사 소속으로, 선박 블록을 용접해 연결하는 작업을 했다. 선박은 여러 블록을 조립하는 방식으로 건조한다.
용접하는 과정에서 취부라는 작업을 하게 된다. 용접한 부위 끝단을 잘라내 매끄럽게 하는 작업이다. 취부 작업을 거치지 않으면 불량이 나게 된다.
이날 A 씨는 전날 용접한 부분에 대한 취부 작업을 하다가, 가스 절단기 끝에 달린 황동 소재 토치에 안면부를 맞아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A 씨가 사용한 가스 절단기 토치 부분은 휘어져 있었다. 병원도 안면부 충격으로 인한 사망으로 보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내 가스 절단 작업에 대해 작업중지를 내렸다. 지난 1월부터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도 조사 중이다. 상시노동자 수가 50인 이상인 사업장은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이다.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는 3만명이 넘는 원·하청노동자가 일한다.
‘고위험 작업’ 가스 절단 관련 사고 잇따라
가스 절단기는 산소와 아세틸렌이 화합할 때 발생하는 고열로 금속을 자르는 장비다. 가스가 새면 폭발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위험이 크다.
이틀 전인 지난달 31일에도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 가스 절단 작업 중이던 노동자가 가스 누출로 화상을 입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중공업지부 관계자는 “과거에도 가스 절단 작업과 관련한 사고가 비일비재했다”며 “현재 가스 절단 작업 관련 사고 유형을 정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에서 가스가 어디에서 누출됐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현재 노동부와 경찰이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잇따라 비슷한 사고가 일어나는데도, 회사는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 노동자가 쓰는 가스 절단기를 조사하거나 모델 변경 필요성을 검토하지도 않았다는 게 노조 측 설명이다. 현장에서 사용되는 장비는 전적으로 현대중공업이 관리한다. 하청사 소속인 A 씨가 사용한 가스 절단기도 현대중공업이 제공했다.
회사는 작업 현장 안전 보장에 소극적이다.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는 지난 1월에도 크레인 오작동으로 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노조는 긴급 산업안전보건위원회에서 13개 안건을 올렸으나, 사측의 거부로 첫 번째 안건 심의마저 공회전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지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회사는 3천억을 들여 안전에 투자하겠다고 언론에 선전했지만, 현장에서는 단 하나도 바뀌는 게 없다”며 회사 대표의 공개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최근 댓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