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럼비의 멋진 바위를 볼 수 없었다. 우리 땅 제주의 멋스러운 삶도 볼 수 없었다. 강정에서는.
<이 땅은 미국의 전쟁기지가 아니다! 전쟁기지 반대! 전쟁무기 반대! 주권회복! 2022 전국미군기지 자주평화원정단>이 4일(월)부터 10일(일)까지 제주를 시작해 서울에 도착하는 6박7일 간의 대장정을 4일 제주 해군기지 앞에서 선포했다.
자주평화원정단은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며 전쟁무기 배치와 미군기지 확장, 미군범죄, 기지환경오염 등 미군기지로 인한 피해 등에 대해 폭로하고, 한반도 전초기지화, 4월 진행될 한미연합군사연습의 위험성에 대해 알려나갈 계획이다.
출정선포 기자회견에는 민주노총 제주본부, 전농 제주도연맹, 진보당 제주도당과 강정평화활동가들이 함께 하며 “이 땅은 미국의 전쟁기지가 아니다”라는 목소리를 높이며 기자회견에서 2022 자주평화원정단 단장 김재하 전국민중행동 조직강화특위원장은 “온 나라가 미군부대이고, 학살지로 민중들이 고스란히 고통받고, 신음하고 있다”며 “이번 자주평화원정단 첫걸음을 시작으로 전 국민에게, 민중들에게 주권과 평화를 이야기하고, 미군이 나가는 그 날까지 계속 투쟁을 열어내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공동단장인 이장희 불평등한한미SOFA개정국민연대 상임대표는 “이 땅을 미군 기지화하고 분단을 획책하는 것을 우리는 더 이상 미래세대에 남겨줄 수 없다”며 “이번 원정단을 중심으로 우리의 치열한 투쟁을 만들고, 전국에 우리 목소리를 알려낼 것이다”고 밝혔다.
제주민중연대 고광석 상임대표는 “언제나 강정에서 함께 활동하고 있는 동지들과 연대하는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며 “제주와 한반도의 평화, 전쟁없는 한반도를 만들기 위한 우리의 여정은 끝이 없으니 함께 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자주평화원정단은 제주지역 활동가들과 간담회를 진행하며 향후 대응방안을 함께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강정마을에서 활동하는 송강호 활동가는 강정마을과 소성리 등 각 지역 투쟁의 중요성과 연대를 강조하며 “1년은 52주인만큼 52개의 단체가 연대해서 힘을 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또한 “해군기지를 쫓아내고 평화의 공원, 생명의 공원, 평화의 배움터로 반드시 전환해서 한라에서 백두까지 뻗어나갈 수 있도록 함께 해달라”고 강조했다.
이후 원정단은 강정포구 답사를 진행하며 공동체가 파괴되는 현장, 우리 땅 구럼비가 폭파되고 시멘트가 덮힌 현장을 직접 보고 들으며 심각성을 더욱 높였다.
강정마을에서 활동하고 있는 최성희 활동가는 “구럼비를 폭파하고 그 위에 시멘트를 들이부었던 그 자리에 크루즈 터미널이 들어왔지만 지난 3년동안 들어온 15만톤 크루즈는 단 2대이며, 그것도 1대는 시운전이다”라며 “2018년 들어온 첫 함선은 미국의 핵 항공모함이었다”고 전했다.
정부는 뒤늦게 제주 해군기지 집행과정에서 주민들의 삶을 분리한 것과 공권력 침탈 등의 문제를 사과했지만, 이 역시도 제주 해군기지를 찬성하는 주민들만을 초청한 허례의식에 불과했다.
정부는 민관협력을 끊임없이 강조하며 아름다운 구럼비 위에 시멘트가 뒤덮인 곳에 건물을 세웠지만, 우리가 바라본 강정의 마을은 썰렁했다. 크루즈 터미널은 건물이 으리으리했지만 운용되지 않고, 그 주변에 들어선 건물들 역시도 비어있었다.
주민들의 공동체 삶과 한반도 평화를 보란 듯이 깨트린 제주 해군기지.
‘힘을 통한 평화’가 아니라 우리 국민의 삶을 돌아보고, 한반도 전초기지화가 되고 있는 이 땅의 심각성을 바라봐야 한다.
자주평화원정단은 제주를 시작으로 미국이 한반도 곳곳을 침투하고 있는 현장을 밝혀내며, 향후 각 지역별로 대응방향을 모색할 예정이다.
5일 부산지역에서는 오는 12일부터 진행될 한미연합군사연습 중단과 백운포 항에 들어오는 미군의 핵 전력 입항을 반대하는 기자회견과 미군 세균실험실 대책위와의 간담회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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