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 검증해야’ 입모아 사설…전 정부서도 반복 지적
10년 만의 ‘미친 물가’ 1면, 한겨레·세계 “취약계층 우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김앤장에서 받은 18억 원 고문료가 인사청문회 쟁점이 될 전망이다. 다수 신문이 한 후보자가 김앤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고 사설로 밝혔다. 정권을 막론하고 반복돼온 퇴임 고위공직자의 ‘김앤장 회전문 인사’ 관행에도 지적이 나왔다.

김은혜 당선자 대변인은 5일 서울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연 브리핑에서 “일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었다”면서도 “(한 후보자는) 난국을 타개할 책임자”라고 말했다. 한 후보자는 이날 고액 고문료 논란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 “그건 기자님 생각이고 이 문제는 확실하다”고 답했다.

▲6일 경향신문 3면
▲6일 경향신문 3면
▲6일 아침신문 갈무리
▲6일 아침신문 갈무리

앞서 한 후보자는 2017년 12월부터 지난달까지 4년4개월 동안 김앤장법률사무소에서 18억여원의 고문료를 받은 사실이 SBS 보도로 알려졌다. 한 후보자는 첫 3년 동안은 연봉 5억원씩, 그 이후로는 3억원씩을 받았다. 한겨레는 그는 역대 4개 정부에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국무총리, 주미 대사, 한국무역협회장 등을 지냈고, 공직에서 나온 뒤 김앤장에 몸 담았다고 했다.

서울신문은 1면과 이어지는 기사로 ‘한 후보자의 이력을 감안해도 고문료로 월 수천만원은 많은 액수’라는 업계 관계자(전관 변호사 등) 의견을 전했다. 서울신문은 “한 후보자를 시작으로 고위 공직자가 퇴임 후 김앤장에 들어갔다가 다시 고위 공직자로 돌아오는 ‘김앤장 회전문 인사’가 재현될 가능성이 커졌다”며 “외교부 장관 하마평에 오른 박진 전 의원, 인수위 수석대변인 최지현 변호사, 인수위 경제1분과 전문위원 박익수 변호사 등 김앤장 출신이 이미 인수위에 포진돼 있다”고 했다.

▲6일 서울신문 1면
▲6일 서울신문 1면
▲6일 서울신문 4면
▲6일 서울신문 4면

서울신문은 “‘김앤장 회전문 인사’와 고액 자문료 논란은 정권을 막론하고 불거졌다”며 이명박과 박근혜, 문제인 정부 사례를 들었다. 이명박 정부 땐 김앤장 출신 장관직이 3명으로, 이 중 한승수 국무총리는 총리직에서 물러난 뒤 한 달이 지나지 않아 김앤장 고문으로 다시 영입됐다. 박근혜 정부에서도 박한철 헌법재판소장, 윤병세 외교부 장관,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 등이 김앤장 출신이었다. 박 헌재소장 후보자는 서울동부지검에서 퇴임한 뒤 김앤장에서 4개월간 2억 4500만원의 수임료와 고문료를 받았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정권 말기로 가면서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 김진욱 공수처장 등 김앤장 출신이 임명됐다. 서울신문은 “김앤장 고문은 법조계뿐만 아니라 정계, 재계, 관계 출신을 망라한다”며 “이들의 정확한 역할과 보수는 김앤장 소속 변호사들도 잘 모른다”고 했다.

▲6일 경향신문 칼럼
▲6일 경향신문 칼럼

경향신문도 논설위원 칼럼 코너 ‘여적’에서 김대중 정부부터 문재인정부에 이르기까지 김앤장에 들어간 전직 관료가 다시 행정부로 돌아간 사례를 열거한 뒤 “김앤장에서 그가 공익을 위해 일한 것이 아님은 분명하다”며 “한 지명자는 서민은 생각하지도 못할 거액의 연봉을 받고 무엇을 했는지 진솔하게 밝혀야 한다”고 했다.

한겨레는 “15년 만에 ‘한덕수 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다시 치르게 된 여야는 공수를 바꿔 공방을 벌이게 됐다”며 종합부동산세에 대해 한 후보자가 보인 관점과 윤석열 당선자의 생각 차, 거액 고문료 논란을 쟁점으로 짚었다.

한겨레는 2005년 한 후보자가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당시 종부세를 인상하는 8·31 대책을 직접 발표했고, 2007년 총리 인사청문회에서도 “보유세 쪽은 과거에 너무나 미흡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세금을 바로 잡는 대책 없이는 부동산 시장의 안정이 어렵다는 판단이었다”고 종부세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했다.

▲6일 한겨레 4면
▲6일 한겨레 4면

조선일보는 4면에서 고액 고문료와 최저임금 발언 등 한 후보자 관련 논란을 인수위 측 답변을 중심으로 5문단의 짧은 기사로 낸 뒤 머리기사로는 “자신들은 안지켜놓고… 민주 ‘7대 기준으로 인사검증’” 더불어민주당의 청문회 공세 예고를 비판적으로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당장 국민의힘에선 ‘자기들도 못 지킨 기준을 들이밀고 있다’ ‘완전한 코미디’라는 비판이 나왔다”며 “초대 민정수석이었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인사 검증 틀을 만들었는데, 그에 대해서도 위장전입 의혹이 불거진 바 있다”고 했다.

▲6일 조선일보 4면
▲6일 조선일보 4면
▲6일 조선일보 4면 머리기사
▲6일 조선일보 4면 머리기사

국민일보와 서울신문, 한겨레, 한국일보는 사설을 내고 한 후보자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주문했다. 한국일보는 “외환은행 인수·매각으로 막대한 차익을 남긴 사모펀드 론스타를 법률 대리한 곳이 김앤장이라는 점에서, 한 후보자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고 했다.

국민일보는 “고위공직자의 전관예우 관행이 아직도 근절되지 않은 게 현실이다. 퇴직 전 몸담았던 조직의 공무원을 상대로 부당한 로비를 벌이는 악습이 여전히 만연해 있는 것”이라며 “국회는 한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관행적으로 벌어진 고위공직자 전관예우를 일소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6일 한국일보 사설
▲6일 한국일보 사설

10년 만의 ‘미친 물가’ 급등, 신문들 장기화 우려


물가가 뛰고 있다. 통계청이 어제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4.1% 급등했다. 10년 3개월 만의 최고치다.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석유류·국제곡물 가격이 급등한 탓이다.

6일 아침신문들은 주요 지면에서 ‘미친 물가’가 ‘무섭게 뛰고 있다’며 가파른 물가 상승세를 우려했다. 석유류는 1년 전에 비해 31.2% 급등했다. 빵 가격은 9%, 생선회는 10%, 치킨은 8.3% 올랐다. 외식 물가는 1998년 4월(7.0%)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정부는 유류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다음달부터 석달간 유류세 인하 폭을 기존 20%에서 30%로 확대하고, 영업용 화물차와 버스 등 운송사업자에게 경유보조금을 지급한다.

▲6일 국민일보 1면 머리기사
▲6일 국민일보 1면 머리기사
▲6일 한겨레 1면 머리기사
▲6일 한겨레 1면 머리기사
▲6일 중앙일보 1면
▲6일 중앙일보 1면

동아일보는 “정부가 유류세 인하 폭 확대와 유가 보조금 등 활용할 수 있는 모든 대안을 쏟아내고 있지만 전 세계에 불어닥친 고물가 현상을 국내 대책으로 잡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며 “정부 대책은 고유가이 직격탄을 맞는 일부 계층에 한정된 것으로 전반 물가 안정화 대책으로 보기 힘들다”고 했다.

신문들은 고물가 현상이 연말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앙일보는 “전문가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극적으로 종결되지 않는 한 고물가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본다”며 “산유국의 생산 능력은 제한돼 있고 미국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로 두바이·브렌트유 등 다른 원유 가격이 올라서”라고 했다.

▲6일 동아일보 8면
▲6일 동아일보 8면

한겨레는 “당장 전반적인 임금에 영향을 주는 최저임금을 얼마만큼 올릴지부터 정부로선 쉽지 않은 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지난해 인상 수준(5%)으로 결정하더라도 실질 임금 기준으로는 미미한 상승”이라며 “최근 2~3년간 부동산값 급등으로 불어난 가계부채 문제 해결의 실타래도 고물가 시기엔 한층 풀기 어려워진다”고 내다봤다.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한은은 조만간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며 “물가 불안 심리를 잡는 효과는 있겠지만 취약계층에는 치명적”이라고 했다. 경향은 “가구당 소득이 1난 1년 새 상위 40%는 늘고, 하위 40%는 줄어 빈부 격차가 커지고 있다”며 “서민이 받을 충격을 최대한 줄일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한겨레는 “생활물가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는 취약계층에는 별도의 지원방안을 고려해야 한다”며 “이달에 전기요금과 가스요금을 올린 것부터 살펴야 한다”고 했다.

▲6일 한겨레 사설
▲6일 한겨레 사설

세계일보도 “이런 판국에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지자체들은 너도나도 선거용 돈풀기에 열을 내고 있다”며 “재정이 필요없는 복지정책이 안정적인 물가관리”라고 밝히면서도 “고물가의 직격탄을 맞은 취약계층을 위한 특단의 지원책도 내놔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