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란 바다 위에 떠 있는 한마리 거북이 모습의 아름다운 섬. 섬 너머로 거가대교가 보인다. ⓒ 신병문 항공사진작가
커다란 거북이 한 마리가 파란 바다 위에 떠 있는 형상의 섬. 이 아름다운 섬이 통째로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이 섬을 깎아 바다를 메워 공항을 만들 예정이기 때문이다.
▲ 이 아름다운 섬을 통째로 절취해 바다를 매립하는 공항 건설이 추진되고 있다. ⓒ 국토교통부
이곳은 가덕도 신공항 예정지로 부산시 남쪽 바다 끝에 있는 가덕도다. 지난 4월 26일 문재인 정부는 국무회의에서 공사비 13조 7천억 원을 투입하는 '가덕도 신공항 건설 추진 계획'을 의결했다. 바로 이어 29일에는 기획재정부 재정사업평가위원회에서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를 최종 결정했다.
공항이 들어 설 가덕도는 낙동강 하구와 바다가 만나는 곳이다. 저녁노을이 환상적으로 펼쳐져 많은 이들이 이곳을 찾는다. 공항 건설로 가덕도가 사라진다면, 지금처럼 아름다운 바다 풍경을 볼 수 있을까?
▲ 가덕도로 넘어가는 저녁 노을. 보는 이로 하여금 가슴 설레게 한다. 좌측의 섬이 가덕도 국수봉과 연대봉이다. ⓒ 최병성
가덕도 신공항 건설의 문제는 단순히 아름다운 환경을 잃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후손들에게 막대한 재정 부담을 안기는 재앙이 된다. 가덕도 신공항 건설이 초래할 문제들을 하나씩 살펴보자.
미래세대에 짐
우리나라에는 인천공항과 김포공항 이외에도 무안공항, 광주공항, 여수공항, 속초공항 등 지방공항이 많다. 공항을 이용하는 인구가 많아서가 아니다. 선거철 정치적인 이해에 따라 건설된 경우가 많다. 결국 적자 누적으로 국가에 짐이 되는 지방공항들이 대다수이다.
가덕도 신공항은 얼마나 경제성이 있을까? 정의당 강은미 의원실을 통해 확인한 국토교통부의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위한 사전 타당성 검토 연구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가덕도 신공항의 비용 대비 편익 비율은 0.41~0.58이다. 경제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1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2016년 동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 당시에도 가덕도는 태풍과 해일에 취약하고 바다 위 연약한 지반이라는 이유로 안전성과 경제성 모두 최하위 점수를 받았다. 이렇게 경제성이 없는 가덕도 신공항이 예비타당성 조사까지 면제되며 추진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 가덕도는 부산 남쪽 바다 끝에 위치해 태풍과 파도를 막아주는 방파제 역할을 해온 섬이다. 이 섬을 깎아 바다를 메워 공항을 건설할 예정이다. 파도에 안전할까? ⓒ 최병성
지난해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이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을 급조했다. 표를 얻기 위함이었다. 경제성은 없으나 2030년 부산월드엑스포를 위해 국제공항이 필요해 2029년까지 긴급하게 사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하는 특별법까지 만들었다. 여기에 국민의힘이 동조했다. 국민의힘 역시 표 때문이었다.
국가재정법에 따라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는 국가 재정 300억 원(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 이상의 대규모 재정이 투입되는 사업을 벌일 때 사업의 정책적·경제적 타당성을 사전에 면밀하게 검증·평가하는 예비타당성 조사를 해야 한다. 예산 낭비를 방지하고 재정 운용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것이다.
4대강 사업이 지금도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이명박 정부가 예비타당성 조사를 하지 않고 밀어붙였기 때문이기도 하다.
문재인 정부가 특별법까지 급조하며 경제성 없는 가덕도 신공항을 밀어붙인 것은 2030년 부산월드엑스포 유치를 위해 2029년까지 국제공항을 완공해야 한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지난 4월 26일 국토교통부는 가덕도 신공항 A~E의 5가지 안 중에 E안을 확정하면서 2035년 개항을 목표로 제시했다. 부산엑스포가 끝나고도 5년이 지난 후다. 특별법 제정 및 예타 면제 사유가 사라진 것이다.
▲ 국토교통부는 A~E 5가지 중 100% 바다에 건설하는 E안을 선택했다. ⓒ 최병성
재앙 예고된 외해 공항
국토교통부는 지난 4월 26일 <국내 최초 해상공항 '가덕도 신공항' 밑그림 마련>이라는 보도 자료를 배포했다. 인천공항도 바다 위에 건설되었는데 국토교통부는 왜 가덕도 신공항을 국내 최초 해상공항이라고 했을까?
▲ 국내 최초 해상공항 건설이라고 발표한 4월 26일 자 국토교통부 보도자료 ⓒ 국토교통부
인천공항은 바다 위에 건설되긴 했지만 수심이 얕은 갯벌과 섬 위에 지어졌다. 인천공항 활주로 높이는 7m에 불과하다. 특히 내해에 위치해 파도와 태풍으로부터 안전하다.
가덕도 신공항은 온전히 100% 바다를 매립해 건설되는 공항이다. 가덕도 주변 바다 수심은 최대 30m에 이를 만큼 깊다. 수심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있다. 파도와 태풍을 막아주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 외해(外海)에 공항 활주로를 건설한다는 것이다. 정부가 밝힌 조감도에서 보듯 3.5km 비행기 활주로 전체가 파도와 맞서게 되어 있다.
국토교통부가 2021년 작성한 '대외주의' 문서를 입수했다. 가덕도는 외해에 위치하여 조류와 파도에 맞서 공사를 해야 해 해상 매립 공사만 6년 이상 걸리며, 태풍 피해도 우려된다고 되어 있다.
인천공항은 수심 1m, 바다 밑의 연약 지질이 5m이나 가덕도는 수심 21m, 연약지질이 최대 45m이고, 가덕도 면적은 인천공항의 12% 수준이나 매립토량은 1.4배 수준이라며 가덕도 신공항의 문제점을 상세히 기술해 놓았다.
▲ 가덕신공항이 타당성이 없다는 것을 국토교통부도 잘 알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문서 ⓒ 국토교통부
국토교통부의 이 자료는 가덕도 신공항 활주로가 가덕도 국수봉과 바다를 걸치는 D안으로 설계되었을 때 계산된 것이다. 이번에 발표한 100% 바다 위인 E안의 경우 수심은 더 깊어지고 매립토가 더 필요해지는 등 문제가 더 심각해진다.
외국에도 바다 위에 인공섬을 만들어 공항을 건설한 사례가 있다. 그러나 파도와 태풍이 몰려오는 외해에 건설된 국제공항을 찾아보기는 어렵다. 아시아에는 외해에 건설된 공항이 하나도 없다.
국토교통부의 2021년 문서 중 <해외 주요 해상매립 공항 현황>에 따르면 일본, 홍콩, 호주 등 세계 많은 나라의 공항들이 모두 내해(內海)에 위치하고 있다.
▲ 해외 모든 공항들이 파도와 태풍에서 안전한 내해에 있음을 보여주는 2021년 국토교통부 문서 ⓒ 국토교통부
▲ 구글지도로 본 일본 간사이 국제공항. 가덕도처럼 바다에 인공섬을 만들었으나 파도와 태풍에 안전한 내해에 있다. ⓒ 구글맵
국민 목숨 담보한 도박
국토교통부가 제시한 가덕도 신공항 조감도를 다시 잘 살펴보자. 파도와 태풍이 몰려오는 방향으로 길게 늘어서 공항 활주로 전체가 파도와 맞서게 되어 있다. 과연 활주로가 안전할까?
국토교통부 2022년 4월 발표 자료에 따르면 수심 30m 아래 바닥의 연약 지반이 무려 45m다. 공항 활주로를 건설하려면 연약 지반 45m+수심 30m+활주로 높이 15m로 총 90m 이상의 거대한 성벽을 바다 한가운데 세워야 하는 것이다. (2021년 자료와 다른 이유는 공항 활주로 위치에 따라 바다 깊이가 달라지기 때문)
기후 이상으로 태풍이 강력해지고 있다. 외해에서 높이 최소 90m, 활주로 길이 3.5km 전체가 몰려오는 파도에 맞서야 하는데 과연 안전할지 의문이다.
바다를 막은 새만금 방파제를 살펴보자. 집채만큼 큰 바위들로 방파제를 건설했지만, 끊임없이 밀려드는 파도 때문에 곳곳에서 지반 침하가 발생한다. 지난 2021년 수개월 동안 굴착기들이 커다란 돌을 새로 끼워 넣는 보수공사를 했다. 심지어 돌 사이로 콘크리트를 들이붓고 있다. 그러나 쏟아 부은 콘크리트가 밀려오는 파도에 바다로 쓸려나가며 바다를 오염시키는 중이다.
▲ 새만금 방파제가 파도에 침하되어 보수 공사 중이다. 바위 틈새에 들이붓는 콘크리트가 파도에 쓸려나가며 바다를 오염시키고 있다. ⓒ 최병성
국토교통부는 가덕도 신공항을 대형 케이슨(속이 빈 콘크리트 구조물)으로 제작해 건설한다고 한다. 대형 케이슨은 기후 변화의 거센 파도를 견딜 수 있을까.
국토교통부는 2021년 D안에서 활주로 높이를 40m로 계산했다가, 2022년 4월에는 E안으로 활주로 위치를 변경하면서 15m 높이로 낮추었다. 50년 빈도(50년에 한번 나타날) 최고 파도 높이를 10m로 계산해 활주로 높이를 15m로 설계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2011년 8월 제9호 태풍 무이파에 높이 12m 가거도 방파제가 초토화 된 바 있다. 파도가 12m의 방파제를 가볍게 넘었을 뿐만 아니라 거대한 콘크리트 방파제를 무너트린 것이다.
▲ 2011년 태풍 무이파에 가거도의 거대한 콘크리트 방파제가 초토화되었다. 50년 빈도의 가덕신공항의 미래가 보인다. ⓒ SBS 뉴스
제주대학교 토목공학과 강보성 교수는 <강우량 증가에 따른 홍수량 변동 및 홍수범람 분석>(2015. Journal of Environmental Science International)에서 "최근 지구 온난화에 의한 기후변화로 인해 태풍 및 집중호우 등의 발생 빈도가 증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규모가 점차 대형화됨에 따라 자연 재해로 인한 피해가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라며 제주도는 2007년 태풍 '나리' 이후 유역종합치수 계획 등을 50년 빈도에서 100년 빈도로 상향 조정하였는데도 기후변화로 인해 안전성이 문제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토부가 감춘 진실
인천공항 바로 곁에 있는 오행산이 사라졌다. 높이 172m의 오행산 봉우리는 깎여서 52m의 평지가 되었다. 왜 높지도 않은 산을 평지로 만든 것일까? 산봉우리를 이루고 있던 흙과 돌은 다 어디로 간 것일까?
비행기의 안전 운항을 위해 공항 주변 '장애물의 제한 및 제거'라는 국제 규정이 있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와 미 연방항공청(FAA)은 '공항은 항공기의 이·착륙 시 또는 항공기가 주변을 선회할 때 아무런 영향이나 위험을 받지 않는 지역에 위치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한다.
▲ 비행기 안전을 위해 활주로 중심에서 4km 반경 안에는 높이 45m 이상의 건축물과 지형이 없어야 한다는 국제 규정이 있다. ⓒ 국토교통부
이 국제 규정에 따라 우리나라 항공법도 '활주로 중심에서 수평 표면은 반경 4000m이내, 높이 45m이하'로 명시하고 있다. 오행산이 높이 52m의 평지가 된 것은 국제공항 장애물 제한 및 제거 기준 45m와 인천공항 활주로 높이 7m를 합한 높이다. 오행산만이 아니다. 용유산 봉우리도 날아갔다. 용유산은 인천공항 활주로 중심에서 약 4.7km 떨어진 지점까지 모두 평지로 변했다.
가덕도 신공항을 다시 살펴보자. 가덕도는 국수봉(264m), 남산(188.5m), 연대봉(459m), 매봉(356m), 응봉산(323m) 봉우리들이 길게 늘어서 있는 형국이다. 국토교통부는 가덕도의 봉우리들 중 국수봉과 남산을 절토해 공항 활주로 매립에 사용한다고 밝혔다.
▲ 활주로 중심에서 4km 반경 안에 있는 연대봉. 비행기 안전을 위해 사라지는 것이 아닐까? ⓒ 신병문 항공사진 작가
가덕도에서 사라지는 것은 국수봉과 남산이 전부일까? 국토부가 발표한 가덕도 신공항 활주로 중심에서 '국제공항 장애물 제한 및 제거 기준 수평 표면 4km'를 측정해보았다. 연대봉까지 포함된다. 가덕도의 상징인 연대봉도 다 절토해야 국제 규격에 맞는 국제공항 건설이 가능한 것이다. 높이 459m의 연대봉은 비행기의 안전을 위해 반드시 제거해야 할 위험 요소에 해당된다.
2002년 4월 15일 중국 국제항공(Air China) 여객기가 김해국제공항에서 약 5km 떨어진 돗대산(해발 380m)의 높이 204m 지점에 충돌했다. 이 사고로 167명의 탑승객 중 129명이 사망하고 37명이 부상했다. 김해공항의 짙은 안개와 돗대산에 낮게 깔린 구름 때문에 비행기가 돗대산에 충돌했던 것이다.
가덕도 연대봉(459m)은 김해공항의 돗대산(380m)보다 더 높다. 돗대산은 김해공항 활주로 끝에서 5km나 떨어져 있지만 연대봉은 공항 활주로 중심에서 반경 4km 이내에 포함될 만큼 가깝다.
연대봉이 사라질 수밖에 없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국토교통부의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위한 사전 타당성 검토 연구'에 따르면, 가덕도 신공항 활주로 건설을 위해 바다 매립에 필요한 토사량만도 무려 2억 1600톤이다. 국수봉을 절토해서 얻을 수 있는 토사량은 5000만 톤으로, 매립에 필요한 토사량의 1/4에 불과하다. 나머지 그 많은 흙과 돌을 어디서 가져올 수 있을까?
방법은 국제공항 장애물 제한 규정 안에 포함되는 연대봉을 깎아내는 것뿐이다. 공사비뿐 아니라 공사 기간도 줄이는 최선의 방법이 될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연대봉에 대한 진실을 밝혀야 한다.
25층 아파트가 왔다 갔다
가덕도 신공항의 또 다른 안전 문제가 있다. 대한민국 최대 수출입 항구인 부산신항이 바로 곁에 있다. 컨테이너를 가득 실은 대형 화물선들이 가덕도와 거가대교 사이의 좁은 가덕수로를 통과한다.
▲ 가덕신공항 예정지 바로 옆에 대한민국 최대 수출입항인 부산신항이 있다. ⓒ 최병성
문제는 컨테이너를 가득 실은 대형 화물선의 높이다. 부산신항을 출입하는 최대 화물선인 HMM 빅토리호의 높이는 해수면으로부터 72.23m로 약 25층 아파트 높이와 비슷하다. 국토교통부도 화물선이 높이가 72m에 이를 만큼 날로 대형화 되어간다고 보도 자료에 밝히고 있다. 25층 높이의 아파트가 불규칙하게 공항 주변을 이동한다는 이야기다.
▲ 빅토리호의 높이는 무려 아파트 25층에 해당하는 72m가 넘는다. ⓒ 부산MBC
지난 2021년 국토교통부가 만든 '외국의 해상공항의 매립과 성토 높이' 비교표를 살펴보자. 가덕도는 수심이 깊을 뿐만 아니라 연약지반의 깊이도 가장 깊다. 활주로까지 계산하면 87~106m로 해외 공항들과 차이가 크다. 얼마나 위험하고 건설비용이 많이 드는 공항인지 보여준다.
▲ 해외 다른 해상 공항들보다 수심과 연약 지반이 깊어 활주로 공사를 위해 매립해야 할 토사량이 많음을 보여주고 있다. ⓒ 국토교통부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활주로 높이를 바다 수면에서 40m로 계산한 것은 가덕수로를 오가는 높이 72m 화물선과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서였다. 지난 4월 26일 국토부는 공항 계획을 E안으로 결정하면서 화물선과의 충돌위험이 적어졌다며 활주로 높이를 15m로 제시했다.
그러나 비행기는 안개와 바람 등의 기상 악화로 인해 수시로 회항한다. 부산신항의 화물선이 오가는 가덕수로는 좁다. 짙은 안개로 앞이 보이지 않는 날 회항하던 비행기와 대형 화물선이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 대형 화물선들이 거가대교와 가덕도 사이의 좁은 가덕수로를 통과하고 있다. 가덕도에 공항이 들어서면 비행기가 화물선 바로 머리 위를 오가게 된다. ⓒ 최병성
한국에서 가장 잘 보존된 숲
2021년 7월 20일 환경부는 수년 동안 논란이 되던 제주도 제2공항 환경영향평가서를 반려했다. ▲ 비행 안전이 확보되는 조류 및 그 서식지 보호 방안에 대한 검토 미흡 ▲ 다수의 맹꽁이(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 서식 확인에 따른 영향 예측 결과 미제시 등의 이유였다.
▲ 철새들로 인한 비행기 사고를 우려하여 제주 제2공항 환경영향평가서가 반려되었다. ⓒ 환경부
가덕도 신공항 예정지 바로 곁은 낙동강 하구로 대한민국 최고의 철새 도래지다. 이 지역 자체가 1966년 천연기념물 179호로 지정되었다. 1989년에는 생태계 보전 지역, 1999년에는 습지 보호 지역으로 지정됐다.
▲ 도요새들이 날고 있는 오른쪽 뒤편에 가덕신공항이 들어설 가덕도가 보인다. 좌측 뒤편에 가덕도 주변을 통과하는 대형 화물선이 보인다. ⓒ 박중록 습지와새들의 친구
가덕도 신공항 부지는 대한민국 최대 철새도래지에 위치한다. 수많은 철새들이 이동하는 통로로, 언제든 조류와의 충돌로 비행기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지역이다. 조류와 비행기의 충돌 문제는 환경부가 지난해 제주 제2공항 환경영향평가서를 반려한 이유기도 하다. 가덕도 신공항은 제주 제2공항보다 더 많은 철새들이 이동하는 통로다.
▲ 가덕도 인근 모래섬에 앉아 쉬고 있는 물떼새들. 가덕도는 철새들이 통과하는 이동 통로다. 철새와의 충돌이 예견된 위험 장소라는 것이다. ⓒ 박중록 습지와새들의 친구
가덕도는 공항으로 잃어버릴 수 없는 아름다운 섬이다. 육지가 파도에 침식된 해안절벽인 해식애가 절경을 이루고 있으며,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아 훼손되지 않은 원시림 생태계를 지니고 있다.
부산시 기념물 제36호인 동백군락지를 비롯해 녹지자연도 9등급의 사스레피나무 군락과 녹지자연도 8등급의 곰솔군락 등 보전 가치가 뛰어난 자연자원으로 가득한 소중한 섬이다. 식물 군락의 자연성 정도를 '녹지자연도' 등급으로 나누는데 8~9등급은 원시성을 지닌 자연림에 가까운 것을 말하며 개발사업이 허용되지 않는다.
▲ 육지에선 좀처럼 볼 수 없는 원시림을 이루고 있는 가덕도 내의 나무들 ⓒ 강대경
국토교통부는 2021 '대외주의' 자료에 해양 매립으로 해양생태계 1등급 지역이 훼손되며, 가덕도 동서 측 바다는 부산연안특별관리해역이고, 일부는 유전자원보호구역이며, 유형문화재·기념물 등으로 지정되어 공사 제약이 예상된다고 기록하고 있다.
▲ 생태 1등급의 해양 생태계와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등을 훼손하게 된다고 밝힌 국토교통부 '대외주의' 보고서 ⓒ 국토교통부
정부는 가덕도 신공항을 2035년 완공할 예정이다. 2030 부산엑스포에 맞춰 공항을 완공할 수 없기 때문에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와 신공항 특별법 제정 사유는 사라졌다. 그렇다면 경제성 없고 환경만 파괴하는 가덕도 신공항은 철회하는 것이 마땅하다.
국토교통부의 2021 대외주의 자료에도 가덕도는 부산, 대구 등 영남권 대부분 지역에서 접근성이 떨어진다며, 접근 교통망 확충을 위해 추가 예산 필요하다고 되어 있다. 더더욱 경제성 없는 가덕도 신공항은 미래 세대에 짐이 될 뿐이다. 윤석열 정부의 신속한 결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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