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신문 솎아보기] 6·1지방선거 결과 분석으로 채워진 3일 신문
역전극 쓴 김동연 경기도지사 후보 제외하고는 대패했다는 평가
김동연 당선인도 ‘졌잘싸’ 태도 지적, 강성 팬덤 기대 쇄신없었던 태도 문제
3일 아침 발행된 주요 종합일간지는 6·1지방선거의 결과 더불어민주당비상대책위원회 위원들이 2일 전원 사퇴했다는 소식과 함께 선거 분석이 주를 이뤘다.
6·1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은 17개 광역단체장 중 호남과 제주 등 5곳을 얻는데 그쳤다. 막판 역전극을 쓴 김동연 경기도지사 후보를 제외하고는 대패했다는 평가다.
언론은 민주당이 대선 패배이후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를 외치며 대선 패배에 책임이 있는 윤호중 전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맡고 송영길 전 대표가 서울시장 선거에 나서며 반성이 없는 모습을 보인 것이 문제라고 짚었다. 반성없이 강성 팬덤에 또 한 번 기댄 모습도 패배 요인이라고 지적됐다. 그리고 그 대표적 증거는 광주의 37.7%라는 투표율이라고 공통적으로 언급됐다.
다음은 3일 주요 종합일간지 1면 머릿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믿음 잃은’ 민주당, 지지층에도 심판 당했다”
국민일보 “선거 참해 책임론 격랑 민주당 지도부 총사퇴”
동아일보 “63대 145 참패 ‘기초’까지 흔들린 민주당”
서울신문 “민주당은 오만했다 레드카드 날린 민심”
세계일보 “매서운 민심에 與 민생주력 野 지도부 총사퇴”
조선일보 “‘이재명 책임론’ 친문·친명 난타전”
중앙일보 “‘지고도 반성 없는 민주당’ 광주, 침묵의 회초리”
한겨레 “지도부 총사퇴 민주당, 다시 내홍 속으로”
한국일보 “대선지고 ‘졌잘싸’ 지선지고 ‘네 탓이오’”
더불어민주당은 2018년 지방선거에서 17개 광역 자치단체장 중 14곳을 석권했지만 이번에는 5곳을 얻는 데 그쳤다. 기초단체장도 기존 151곳에서 63곳으로 줄어들었다.
‘졌잘싸’가 문제다
주요 종합일간지는 사설을 통해 민주당의 패배 요인을 분석했다. 우선 대선에서 ‘졌잘싸’라는 생각에 반성이 없었다는 점이 잘못이었다는 게 강조됐다. 대표적으로 김동연 경기도지사 당선인은 “(졌잘싸) 생각을 한다면 더 깊은 나락에 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는 이날 사설 “민주당, 처절한 반성과 근본적인 체질 개선에 나서라”에서 “대선 패배에 책임이 있는 이재명 전 대선 후보와 송영길 전 대표가 직접 선거에 나서면서 출발부터 명분에서 밀렸다”며 “지난 대선에서 0.7% 포인트 차이로 정권을 내줬지만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만 외치며 안이하게 나섰던 게 근본적인 패인”이라고 썼다.
동아일보도 사설에서 “민주당은 지난 대선에서 지고도 진 줄을 몰랐다. 국민의 매서운 심판에도 0.73%포인트 차이 석패(惜敗)라며 그걸 기화로 더욱 오만방자하게 굴었다”고 썼다.
조선일보는 이날 사설에서 “이재명 위원장 측은 대선 패배 후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를 외쳤다. 이런 생각이 윤석열 정부 출범 발목 잡기로 나타났다”며 “그러다 ‘선당후사(당이 먼저고 나는 그다음)’ 아닌 ‘선사후당’으로까지 나아갔다. 대선 석 달 만에 다시 심판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고 썼다.
중앙일보 역시 사설 “민주당, ‘조기 전대’ 대신 자숙과 성찰의 시간 가져야”에서 “대선 패배에도 반성과 쇄신 없이 ‘졌잘싸’만 외치며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강행 등 강경 노선으로 폭주한 결과 유권자들로부터 혹독한 심판을 받은 것”이라며 “지금 민주당에 시급한 것은 전당대회가 아니라 민심과 동떨어진 행보를 거듭해 온 과거를 성찰하고 쇄신하는 것이다. 거대 의석을 앞세워 무엇이든 밀어붙이면 된다는 독선에서 벗어나는 한편 ‘내 편’만 챙기는 정치 대신 국민 전체를 위한 실사구시의 정치로 환골탈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겨레 사설 “‘두번 심판’받은 민주당, 엄정히 책임 물어야”에서도 “이길 뻔한 대선에서 비록 졌지만 잘 싸웠다는 이른바 ‘졌잘싸’ 프레임에 스스로 발목이 잡혔다”며 “반성과 쇄신은 뒷전으로 미룬 채 국회 절반을 훨씬 넘는 의석을 갖고도 ‘견제론’만 앞세웠다”고 썼다.
한겨레 사설은 “패배한 대선 후보가 채 석달도 안 돼 ‘전국 과반 승리를 이끌겠다’며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나서고, 전직 당대표는 명분 없는 서울시장 선거에 얼굴을 내밀었다”며 “37.7%라는 광주의 충격적인 투표율은 전통적인 민주당 성향 유권자들의 ‘기권 응징’ 표심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일보는 이날 사설 “비대위 총사퇴 민주당, 또 ‘졌잘싸’ 할 건가”에서 “계파 갈등과 함께 논쟁이 이어지겠지만 ‘졌지만 잘 싸웠다’(졌잘싸)로 빠져서는 안 된다”며 “강성 지지층에 안주해 현실을 외면하고 반성을 회피한 것이 바로 연이어 선거에 패한 이유인데, 지고도 또 성찰에 실패한다면 민주당에는 미래가 있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 참패의 책임은 자명하다. 대선 패배에 책임이 있는 후보 본인과 당대표가 두 달여 만에 다시 출마했으니 누가 봐도 명분 없는 일이고 투표하고 싶지 않은 이유”라고 전했다.
광주의 투표율 37.7%이 말하는 것
광주의 투표율이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는 점도 언론이 주목한 요소다. 광주의 투표율은 37.7%로 전국 투표율 50.9%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전국 광역시도 중 가장 낮은 투표율이다. 한겨레는 12면 기사에서 “지금까지 여덟차례 치러진 지방선서에서 광주 투표율이 가장 낮은 투표율을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지역 시민단체인 참여자치21은 이날 논평에서 “민주당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곳에서 이정도로 낮은 투표율이 나오는 것은 민주당의 위기”라고 지적했다.
세계일보는 이날 사설 ‘국민 버림받은 민주당, 획기적 혁신 없인 재기 어렵다’에서 이낙연 전 대표가 ‘광주 투표율 37.7%는 민주당에 대한 정치적 탄핵’이라고 한 말과 박지현 비대위원장이 “저희는 완벽하게 졌다. 대선에 지고도 오만했고, 달라져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변화를 거부했다”고 한 말을 인용하며 “맞는 말이다. 선거 결과를 강도 높은 쇄신을 촉구하는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전했다.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차별과 불평등을 완화하는 입법 대신 부동산 세금을 완화하는 정책을 내놨다. 86그룹이 중심이 된 지도부는 강성 지지층의 요구에 매몰됐다”며 “성비위 근절을 요구하는 등 변화를 외친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은 문자폭탄 세례를 받으며 고립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실망한 전통적 지지층은 투표장에 나가지 않는 것으로 ‘응징’했다. 37.7%라는 광주의 충격적 투표율이 그 증좌”라고 짚었다.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문제의 핵심을 회피하지 말고 직면해야 한다. 정치팬덤은 필요하지만, 팬덤정치에 과도하게 의존해선 안 된다”며 “제1야당으로서, 보수정부의 역주행을 걱정하는 소수자·약자를 위한 민생개혁에 적극 나서야 한다. 당의 미래가 될 여성·청년을 광범위하게 받아들이고 역할을 부여해야 한다”고 해결책을 제시했다.
팬덤 정치 빠져나와 쇄신해야
민주당의 ‘팬덤 정치’ 역시 패배 요인으로 지적 당했다. 세계일보는 “민주당은 강성 지지층에 휘둘려 흐지부지되기 일쑤였다. 이번에도 쇄신은 뒷전이고 계파 간 내부 권력 다툼에만 몰두한다면 전통적 지지층마저 등을 돌릴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동아일보는 사설에서 “여전히 팬덤과 극단의 정치에 빠져 있으니 자기 위안과 변명이 나올 뿐”이라며 “이러다간 2년 뒤 총선 결과도 뻔하다. ‘차라리 그때 폭망했더라면…’이라고 후회하지 않으려면 이제라도 철저히 되돌아보고 확 바뀌어야 한다”고 썼다.
한겨레는 이날 사설에서 “그나마 외부에서 ‘쓴소리’를 듣겠다고 영입한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이 민주당의 반성을 언급할 때마다 터져나온 반발과 욕설, 문자폭탄 그리고 거침없이 노출된 내홍은 민주당 지지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줬다”며 “거대 야당으로서 가장 시급한 민생정책에서 대안과 유능함을 보여줬는지도 의문이다. 소수의 강경파들과 이를 ‘팬덤’으로 뒷받침하는 지지자들이 다수의 합리적 목소리를 덮어버린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할 지점”이라고 전했다.
한국일보는 이날 사설에서 “여전히 ‘선방했다’는 강성 지지자들이 있다”면서 방송인 김어준씨는 “경기도(의 승리) 때문에 반반 느낌”이라고 말했고, 김정란 시인은 “이재명 덕분에 몇 석이라도 건졌다”고 말한 것, 박지현 비대위원장을 향해 “역대급 패악질”이라고 비난하는 목소리를 지적했다.
한국일보는 사설에서 “이에 호응하는 의원들이 있으니 문제”라며 “민주당은 이 같은 강성 주장에 빠져 검수완박 입법을 밀어붙인 것이 패인임을 짚어야 한다. 그것이 변화의 출발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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