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가 고공행진 계속. (사진=연합뉴스 제공)
이제 주변에서 2000원대 주유소를 찾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지난해 6월 1600원대를 유지하던 기름값은 조만간 3000원을 돌파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정부나 전문가들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에 따른 물가 상승 등을 기름값 상승의 원인으로 꼽고 있지만, 현재 상황에 대한 대안은 딱히 보이지 않는다. 결국, 피해는 모두에게 고스란히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고유가 시대 해법은 무엇인지 경기신문이 짚어본다 <편집자주>
고유가 시대에 자차에서 대중교통을 선택한 회사원 A씨. A씨는 “직장까지 버스로 편도 1450원이 든다. 하루 2900원, 5일이면 1만4500원을 지출한다”며 “몸은 고달프지만 출퇴근에 5만원 정도 지불해야하는 기름값에 비하면 다행”이라고 말했다.
수개월째 이어지는 유가 상승으로 가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서민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1월 리터당 1600원대 초반이었던 휘발유 가격은 3월 4일을 기점으로 2002원을 기록했고 현재는 그 이상을 훌쩍 뛰어 넘어섰다.
경기도에서 택시운송업을 하는 B씨는 "거리두기 해제로 손님을 좀 맡을 수 있나 싶었더니 택시연료(LPG부탄)는 천정부지로 오르는데 반해, 택시 요금은 조정되지 않아 더는 감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퀵서비스 운전기사 C씨는 “퀵서비스는 타 운송업보다 힘들다”라며 “유가보조금 지원이 없기 때문에 유류비 상승에 생계를 유지하려면 더 많이 일할 수밖에 없다”고 한탄했다.
이번 유가폭등은 지난 2월 발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연초 배럴당 80달러를 웃돌았던 국제 유가가 100달러를 돌파하며 시작됐다. 이후 코로나19가 대확산 된 중국이 상하이 봉쇄령을 내려 유가가 안정되는 듯했으나 현재 국제 유가는 배럴당 120달러를 돌파했다.
정부는 유류세 인하폭 상향, 유가보조금 지원 확대 등 여러 정책을 내세워 고유가로 인한 소비자 부담 절감에 나섰다.
지난 5월 정부는 앞서 대내외 리스크로 발생한 유가 급등을 안정화하기 위해 유종과 관계없이 유류세 인하 폭을 기존 20%에서 30%로 확대했다.
하지만 정부 정책에도 불구하고 화물업계는 유류비 부담을 토로하며 파업에 나섰다.
화물연대는 "최근 경유가 인상으로 매달 수백만원의 유류비를 추가로 부담하고 있다"며 지난 7일부터 대규모 총파업에 들어섰고, 일주일 만에 주요 업종에서 약 1조 6000억원 상당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에 에너지경제연구원 에너지산업연구본부 석유정책연구팀 이달석 명예선임연구위원은 "유럽연합의 러시아산 원유 금수 조치와 리비아 정경 불안 등으로 석유 생산이 더뎌지고 있고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목표 생산량 설정에 실패하는 등 여러 가지 이유로 현재 상태를 보인다"며 "정확한 국제 유가 전망은 어렵지만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런 국제적 문제가 국내 유가에 반영되기엔 일정 시간이 소요되고 아직 영향을 충분히 받았다고 보기 어려워 국내 유가는 조금 더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도 유류세 인하 등 대책 마련에 고심 중이지만 마땅한 추가 대책을 마련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경기신문 = 이지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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