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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부자감세’에 영국은 총리 사퇴”...추경호 “일단 법안 심사부터”

조세개혁안 철회 요구에 “심사도 안 했는데 철회 어려워” 고수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린 종합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2.10.21. ⓒ뉴시스
 
영국의 리즈 트러스 총리가 '부자감세'로 인해 취임 44일 만에 전격 사임한 가운데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조세개혁안 철회 가능성에 대해 "그런 판단은 법안 심사를 통해서 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추 부총리는 2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종합감사에서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야당이 반대하는 '부자감세안' 때문에 주요 법안 심사가 뒤로 밀릴 가능성이 크다"며 조세개혁안 철회 의사를 묻자 이같이 말했다.

고 의원은 "조세법 개정으로 세수 추계안을 받아서 예결산심의를 해야 하는데 이것(조세개혁안)이 예산심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추 부총리가 결론을 내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추 부총리는 "(법안) 심사가 시작이 안 됐는데 정부가 낸 안을 어떻게 (철회)된다 안 된다고 하기에는 힘든 시점"이라며 "정부가 제안한 것에 대해 심사 과정에서 (국회에서) 토론한 이후에 정리가 돼야 한다. 진지하게 논의해달라"고 일단 법안 심사에 들어가 달라는 입장을 보였다.

이날 야당은 영국에서 '부자 감세' 논란으로 결국 트러스 총리가 사임한 것을 언급하면서 윤석열 정부의 조세개혁안 철회를 강하게 요구했다. 서영교 민주당 의원도 "부자감세가 영국 내각을 나락으로 빠뜨렸다. 그래도 그 사람들은 총리 사퇴로 빨리 주워 담으려고 하고 있다"며 조세개혁안 철회를 재차 강조했다.

그러나 추 부총리는 "세제개편안은 정부가 이제 제안했다"면서 "심사과정에서 (정부가) 왜 이렇게 제안했는지 설명할 기회를 가지고 말씀드리겠다"고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이에 서 의원이 "지금 철회하셔야 한다"고 재차 압박하자 추 부총리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설전이 오가기도 했다.

앞서 리즈 트러스 총리는 지난달 대규모 감세안을 발표했다가 파운드화 가치가 사상 최저치로 급락하고 국채 금리가 급등하는 등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지자 결국 취임 44일 만인 20일(현지시간) 전격 사임을 발표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린 종합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2.10.21. ⓒ뉴시스


내각까지 흔들린 영국의 사례에 대해 추 부총리는 "한국과는 상황이 다르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양경숙 민주당 의원의 "영국 사태에 대해 평가를 해달라"는 질의에 추 부총리는 "영국의 지출 증대, 감세와 저희 프로그램은 다르다"면서 "저희 세제개편안과 내년예산안은 국회에 제출할 때 이미 시장 평가를 다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시 국내에서는 오히려 일부 긍정적인 평가가 있었고, 시장 자체도 이와 관련해 직접적인 변동성이 전혀 없었다"고 강조했다.

추 부총리는 "영국 정책은 발표 당시 감세뿐만 아니라 200조원 가까운 재정지출 계획을 쏟아내 재정건전성 우려가 커졌고, 그게 국채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금융시장과 외환시장으로 연결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 의원이 "부자감세하며 서민 예산을 삭감했다"며 세제개편안을 지적하자 추 부총리는 "세제개편안에 서민을 위한 감세안도 많다"면서 "예산안도 취약계층을 위한 예산이 두 자릿수 증가할 정도로 대폭 증액해 제출했다"고 반박했다.

추 부총리는 영국 사례를 들며 조세개혁안을 지적하는 데 대해 오히려 "영국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본질은 재정건전성이다. 빚이 많으면 시장이 흔들린다는 점이 영국에서 나타났다. 저희도 건전재정 기조를 확고히 해야 한다는데 각오를 달리하게 됐다"고 말했다.

법인세가 '부자감세'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추 부총리는 '대기업은 부자가 아니'라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고용진 의원이 "부자에게 더 많은 세금을 부과해서 사회통합과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자고 하는데 이런 식의 세제개편안은 부자가 혜택을 보는 것 아니냐"고 지적하자 추 부총리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부자와 그렇지 않은 자로 보는 시각부터 우선 저와 생각 틀린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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