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경기침체는 어느 정도일까
IMF는 2022년 7월 2023년 세계경제성장율을 2.9%로 전망했다가, 12월에는 2.7%로 낮췄다. 미국에 대해서는 1.0% 전망을 그대로 유지했다. 그런데 유로존 성장률에 대해서는 7월 전망치 1.2%를 0.5%로 낮췄다. 좀 심한 것 아닌가? 이런 식이라면 2023년 실제 성장률은 더 낮아질 수 있다. 미 연준은 미국의 성장률을 1.0%에서 연말에 0.5%로 낮춰잡았다. 제로성장이라는 이야기이다.
경기선행지수인 미국채 장단기 금리역전 현상이 지속되는 것도 경기침체를 예고한다. 장기국채금리가 단기국채금리보다 낮다는 것은 미래경제 전망이 암울하다는 것이다.
세계최대자산운용사 불랙록은 “경기침체는 예고된 거나 다름없다”고 했고,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세계 1/3이 경기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경제협력기구(OECD) 역시 세계경제성장율을 2.2%로 예측했다. 대다수의 경제전문기관들이 2%대, 또는 그 이하로 밑돌 것이라는 전망치를 내놓았다. 이는 2022년 3%대보다 낮은 수치이다.
2023년 세계 경제는 계속되는 인플레이션, 고금리, 중국의 감염사태, 러우전쟁지속 등으로 지난 40년간의 안정기를 끝내게 된다. 그리고 길고 긴 경기침체시대로 접어들기 시작하였다. 경기침체는 미국 등 주요국의 경기하강, 그 하위국가들의 역성장, 신흥국의 금융위기로 확산된다. 그 결과 다시 세계 경제 전반을 침체로 몰고 갈 것이다.
미국 경제는 미 연준의 역할에 달려있다. 미 연준이 물가를 잡으려면 5% 이상의 실업율에 도달해야 한다. 5% 실압율은 강도 높은 고금리 정책으로 ‘수요’를 위축시키고 경기를 침체시켜야 가능하다. 그런데 고금리 정책으로 자산가격이 폭락하자 금융자본가들이 금리인상 속도를 낮추라고 아우성이다. 파월 연준 의장은 물가를 잡겠다고 큰소리를 치고 있지만 고금리를 밀고 나갈 힘은 없다. 미 연준은 월가의 손아귀에 있기 때문이다.
결국 미 연준은 경기하강을 이유로 금리인상 속도를 조절하게 될 것이다. 그 결과는 물가는 물가대로 잡지 못하고, 경기는 경기대로 침체하는 시소 게임을 하다가 스태그플레이션 국면으로 더 깊게 빠져들게 된다. 이 와중에 투자가 위축되고, 소비가 축소되면 실제로 고용사정이 나빠진다. 미국경제는 더 깊은 경기침체 국면으로 들어가게 된다. 미국이 이 길을 벗어나기는 힘들다.
에너지 위기, 고물가의 덫에 걸린 유럽은 더 심각하다. 러-우 전쟁이 장기화되고 전쟁 양상마저 새로운 단계로 진입할 경우 상황은 더 악화된다. 러시아가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하게 되면 유럽 경제성장율은 –0.6%까지 곤두박질칠 수 있다. 특히 EU는 통화는 통합하였지만 재정은 통합되지 못한 불완전한 구조를 갖고 있다. 이 때문에 EU의 문제해결 능력은 제한적이다. 경기침체가 지속될 경우 브렉시트와 같은 사태가 남유럽과 동유럽으로 확산될 수 있다.
중국의 경우 코로나 봉쇄정책을 완화하면서 확진자가 급속도로 늘고 있다. 또한 부동산 리스크를 잘 관리해야 한다. 중국당국이 이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할 경우 2023년 5% 이상의 성장을 전망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아직은 더 지켜봐야 한다.
일본의 경우 달러강세-엔화약세로 인해 아베노믹스를 더 이상 유지할 수 없다. 아베노믹스란 무제한 통화팽창정책을 의미한다. 아베노믹스는 일본 정부 부채를 260%까지 끌어올렸고, 일본정부의 원리금 상환부담액은 24조엔에 이른다. 현재 일본금리는 –0.1%인데, 기준금리를 1%만 올려도 이자부담액이 3.7조엔으로 오른다. 만약 일본이 미국처럼 기준금리를 4.5%로 올리면 일본 예산 108조엔 중에 40조엔을 빚갚는데 써야 한다. 이는 사실상 재정파탄상태를 의미한다.
일본이 치솟는 물가를 잡으려면 양적 긴축에 들어가야 한다. 일본정부는 할 수 없이 양작긴축을 위해 YCC(일본국채에 대한 수익률 통제)정책을 변경하기 시작했다. 상황은 엉뚱한대로 튄다. 일본 국민들은 미국 기준금리가 치솟자 자신들이 보유한 일본국채를 던지기 시작했다. 여기에 헤지펀드의 공격이 가세한다. 이 악순환이 반복되면 일본 국채시장이 붕괴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일본은 하이퍼인플레이션에 빠질 수도 있다. 아베노믹스에 대해 가장 염려하던 상황이 도래하는 것이다
신흥국들의 경우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 스리랑카, 파키스탄, 아르헨티나 등은 이미 2022년에 IMF구제금융을 신청했고, 약 40여개국이 뒤를 잇고 있는 형편이다. 물가폭등, 고금리라는 통화긴축정책은 2023년 신흥국에 외환위기, 금융위기 위험으로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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