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국민일보>는 "(지하차도에 잠긴) 이 버스가 노선을 변경한 이유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면서 "경찰의 지시에 따른 것인지 운전기사 임의로 노선 변경인지 모르겠다"고 한 청주시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이 관계자는 "청주시에서 노선 변경을 안내한 적은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궁평 지하차도가 이미 침수된 시점에 청주시가 관내 시내버스 회사에 이곳으로 우회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다른 동료 C씨는 "우리 OO이(고인 이씨)의 억울함을 풀어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어떻게 (지자체가) '운전기사 임의로 노선변경을 했는지 안 했는지 모르겠다'는 말을 할 수 있나"라며 "버스 기사들을 도로 위험 상황을 감지했을 때 사측에 전화하고, 지시에 따른다. 버스 기사가 임의로 노선변경을 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했다.
C씨에 따르면 정해진 버스 노선을 지키지 않아 민원이 제기되면 보조금 등에서 불이익이 생기기 때문에 노선 엄수는 버스기사들에게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그래서 버스 기사들은 도로 상황이 좋지 않아 운행에 차질이 생길 때는 버스회사 영업부로 전화를 해서 영업부의 지시를 받는 게 기본 중의 기본이다.
때문에 청주시가 폭우 상황에 따른 우회노선을 버스회사에 알렸다면 운전자 이씨가 숨지는 일도 없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는 "언론에서 말하는 것처럼 운전기사가 임의로 노선 변경했다는 그런 상황이 아니라는 걸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고 싶다"고 호소했다.
운전기사 D씨도 "최근 언론 보도에서 청주시가 '그 길(사고지점)로 가라고 지시한 적이 없다'라고 말한 걸 보고 화가 났다"면서 "축제나 집회 때가 아니면, 폭우나 폭설 등의 상황에서는 (지자체 차원의) 계획이 애초에 없다"라고 꼬집었다.
다른 버스기사 E씨도 "축제나 집회 때는 청주시에서 시내버스 노선을 우회하라는 공문을 사전에 보내는데, 폭우나 폭설로 인한 노선 우회 예고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사고 지점은 그 전부터 위험하다는 보도가 있었던 구간"이라면서 "(청주시가 폭우나 폭설 때) 모든 위험 구간을 알 수는 없겠지만, 그전부터 위험하다는 조짐이 있었던 구간들은 우회 노선을 미리 제시해 주는 게 좋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마이뉴스>는 17일 청주시청 측에 매뉴얼 존재 여부 등을 묻기 위해 수차례 취재를 시도했지만 답을 들을 수 없었다.
▲ 오송 지하차도 참사 10번째 희생자(버스기사)가 17일 오전 2시께 사고 현장인 궁평2지하차도에서 하나병원으로 옮겨졌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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