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 전 현대금강호가 역사적인 금강산관광의 첫 출항을 한 11월 18일 오전 금강산관광 관련 기업인들이 정부서울청사앞에서 정부가 나서 사업청산을 해 줄 것을 촉구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26년 전 현대금강호가 역사적인 금강산관광의 첫 출항을 한 11월 18일 오전 금강산관광 관련 기업인들이 정부서울청사앞에서 정부가 나서 사업청산을 해 줄 것을 촉구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26년 전 오늘 오후 5시 43분, 강원도 동해항에서 관광객과 실향민 등 889명과 승무원 등 1,475명을 태운 2만8,000톤급 대형 유람선 '현대 금강호'가 북측 장전항을 향해 출항했다.

분단 후 처음으로 '그리운 금강산'을 향해 첫 뱃길을 연 금강호는 19일 새벽 2시 50분 북방어로한계선을 넘어 오전 6시 금강산 관문인 장전항에 닻을 내렸다.

사흘동안 구룡폭포와 만물상, 해금강을 돌아 본 관광객들은 22일 오전 6시 25분 동해항으로 돌아왔으니 이때부터 금강산은 더 이상 노래로만 부르던 '그리운 금강산'이 아니었다.

그렇게 시작된 금강산관광은 2008년 8월 11일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사건으로 인해 그 이튿날부터 전면 중단되기까지 10년간 진행되다 중단 16년째를 맞았다.

갑자기 수은주가 떨어진 18일 오전 금강산기업협회(회장 전경수)와 금강산투자기업협회(회장 최요식) 기업인들이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정문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금강산관광사업에 대한 청산요구를 다시 외쳤다.

전임 권영세 통일부장관때부터 반복적으로 제기하는 기업인들의 요구는 '정부가 허가하고 정부가 중단시켰으니 정부가 청산하라'는 것.

"더 이상 남북경협의 재개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으니 국가 차원에서 금강산기업들과 남북경협들의 손실을 보전하고 투자금 전액을 지급하고 대출금과 이자 등에 대해서는 남북경협기업 피해보상 특별법으로 처리해 청산해달라는 것"이다.

최요식 금강산투자기업협회 회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최요식 금강산투자기업협회 회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전경수 금강산기업협회 회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전경수 금강산기업협회 회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김기창 남북경협단체연합회 회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김기창 남북경협단체연합회 회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최요식 회장은 △금강산·경협기업의 경우 보험제도 자체가 없었던 상황임에도 보험미가입 개성공단 기업들에게 적용한 투자금액 45% 지원만 받았으므로 이들에게 투자금액 손실 전액 지급할 것 △심사에 누락된 기업들을 추가 심사할 것 △수출입은행 대출금 이자 및 채무 전액을 면제할 것 △국회의 피해보상법 제정에 적극 협조할 것 등을 요구했다.

국회 외통위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지금까지 개성공단은 투자금 5,118억원 대비 77.8%인 3,980억원의 정부지원금이 지급되었으나 금강산기업들은 2,173억원의 투자금 대비 6.3%에 불과한 137억원이, 5.24조치 피해기업들은 750억원의 투자금 대비 34.1%인 256억원이 지원되었다.

전경수 회장은 2018년 정부에서 금강산기업과 남북경협기업에 대한 지원을 결정하면서 "감가상각 등 각종 명목으로 감액한 저평가된 금액을 기준으로, 유동자산 90%, 투자자산 45%만 지원받았으며, 지급 상한금액도 35억원으로 결정하여 투자자산 평가금액이 35억원을 초과한 기업들은 45%에도 못 미치는 금액을 지급받았다"고 지금까지 정부 지원내역을 설명했다.

처음부터 정부 지원이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당시에는 사업재개의 희망을 안고 받아들인 것이고, 6년이 지나 아무런 재개 희망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투자자산 100%를 지원해 달라는 것이라고 항변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대표자들이 통일부장관에게 보내는 호소문을 전달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기자회견을 마친 대표자들이 통일부장관에게 보내는 호소문을 전달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금강산 관련 협회와 남북경협경제인연합회를 비롯한 7개 남북경협 관련 단체가 망라된 남북경협단체연합회(회장 김기창)는 △금강산관광 중단 16년, 5.24조치 14년에 즈음해 '남북경협기업 피해보상 특별법'을 즉각 제정할 것을 촉구했다.

김기창 회장은 여는 말씀을 통해 "금강산관광 사업은 2008년, 내륙 투자기업 관련 사업은 2010년, 개성공단사업은 2016년에 우리 정부가 중단결정을 내리면서 모두 중단되었다"고 하면서 "대북 경협인들의 귀책사유는 전혀 없고 정부 당국의 독단적인 결정이었음은 천하가 다 알고 있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잘 진행되던 사업을 정부가 강제로 중단시켰다면 피해를 입은 당사자 기업의 손실을 보상하는 것은 당연한 의무"라며, "정부는 최소한의 책무를 시행하고 대북경협인들의 억울하고 울분에 찬 목소리를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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