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장범 KBS 사장 후보 인사청문회
명품 수수, 대통령실 보안 문제로 두둔
박민 연임에도 사장 지원, 언질 있었나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KBS 특별대담 '대통령실을 가다' 신년대담 녹화를 위해 대통령실을 찾은 KBS 박장범 앵커와 대통령실 1층 로비에서 만나 인사를 나눈 후 대통령실 로비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KBS 특별대담 '대통령실을 가다' 신년대담 녹화를 위해 대통령실을 찾은 KBS 박장범 앵커와 대통령실 1층 로비에서 만나 인사를 나눈 후 대통령실 로비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박장범 KBS 사장 후보는 대통령과의 신년대담에서 ‘디올백’을 ‘자그마한 백’이라고 축소했다는 비판에 대해 “공영방송 보도 윤리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사건의 본질은 국민적 공분을 대통령실 보안 문제로 몰고 간 박 후보의 태도에 있다.

18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박장범 KBS 사장 후보의 ‘디올백 수수 축소’로 설전이 벌어졌다.

정동영 민주당 의원이 “‘파우치’ 표현이 아부라고 생각하는 국민들이 많은데 인정하는가. 그 표현에 대해 사과할 용의가 없는가” 물었으나, 박 후보는 “해당 상품을 검색했고 공식 사이트에 ‘디올 파우치’라고 제품명이 명확하게 나와 있다”고 답했다.

이어 “상품 브랜드 이름을 그대로 노출하는 건 부적절하고, 파우치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이 공영방송 보도 윤리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사건의 본질을 회피하려는 아주 지엽적인 해명이다. 김건희 여사가 대통령 부인이란 지위를 이용해, 명품 가방을 수수한 범죄 행위를 단어 선택의 문제로 치환시키려는 의도다. 

‘명품백 수수 사안 축소’에 박 후보를 향한 질타의 본질은, 단어 선택이 아니라, 사안을 대한 태도다. 박 후보는 해당 사건에 국민적 공분이 일었음에도, “조그마한 백”이라고 규정하며, 대통령실 보안 문제로 몰고 갔다.

당시 박 후보의 첫 질문은 “영상은 본 국민들의 첫 번째 의아한 점은 대통령 부인 신분인 상태였는데, 검증되지 않은 사람이, 더군다나 시계에 몰래카메라를 착용한, 전자기기를 가지고 대통령 부인에게 접근할 수 있었을까, 의전과 경호의 문제가 심각한 것 아니냐는 생각을 사람들이 했다”고 주장했다.

 

덕분에 대통령도 “용산 관저에 들어가기 전에 일어난 일”이라며 보안 문제에 초점을 두고 본질에 대해서는 “아내가 박절하게 대하기 어려웠다”고 넘어갔다.

이런 탓에 대통령과의 신년대담이 박 후보에 꽃길을 열어준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박 후보는 27대 사장 공모에서 첫 번째로 서류를 접수했다. 당시 현직 KBS 사장(박민)이 연임을 공식화한 상황에서 현직 앵커가 사장 공모에 지원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현직 사장과 현직 앵커의 대결 구도는 현직 앵커가 앵커를 그만둘 각오를 했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미 정치권으로부터 언질을 받은 것 아니냐는 의심이 생기는 대목이다. 날카롭지 않고 뭉툭했던 대통령과의 신년대담이 국민에게는 지탄을 받았으나,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눈에 드는 계기가 된 것이란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박 후보는 이외에도 최순실 국정농단 관련 보도를 무산시켰다는 비판과 자녀 위장전입, 범칙금 미납에 따른 재산 압류, 연말정산 부모 공제, 스쿨존 과속 위반 등에 대한 지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