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김상욱과 김재민은 "우리 일"을 더 이상 이어가지 못했다. 김재민은 지난해 8월 대기발령 처분을, 12월에는 면직 처분을 받았다. 김재민이 녹음한 통화 파일 900여 건과 불법대출 증거물들은 또 다른 제보자에 의해 <셜록>에게 전해져, 결국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무궁화신탁은 김재민의 횡령과 위조, 불법대출 연루 등에 대해 '개인의 일탈'이라고 선을 그었다. 무궁화신탁과 김상욱 일당과의 관계에 대한 의혹도 모두 부인했다.
"진짜 마음먹고 범죄 저지르는 사람 하나 잡는 게, 조직원 100명을 동원해도 못 잡습니다. (…) 서류를 도장까지 다 위조해서 올리는데, 저희가 무슨 재주로 그걸 적발해냅니까? 저희 입장에서는 개인 일탈인 거죠."
-무궁화신탁 임원급 관계자 2024. 4. 12.
이들은 이어 "저희도 억울한 부분이 있다"며 "(김재민의 범죄를) 못 잡아낸 게 잘못은 맞지만 중대한 과실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또한 "회사에 끼친 손해에 대해 (김재민에게) 청구하고, 면직 처분을 내리는 것 외에는 관여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무궁화신탁은 현재 김재민에 대해 고발 등 법적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
김재민 대리는 <셜록>의 취재 연락을 받지 않다가, 보도가 시작된 후 '현재 수사 중인 사건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 의견을 밝히기 어렵다'고 입장을 밝혀왔다. 이후 기자가 그를 찾아갔을 때도 "김상욱을 잘 모른다"며 "수사 중인 사건이라 말하기 힘들다"는 입장을 반복했다.
김상욱은 지난달 16일 <셜록>과 한 전화 통화에서 "나도 피해자다, 불법대출 한 적이 없다"고 말하고,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여러 번 다시 통화를 시도했지만, 전화를 받지 않았다.
이후 문자메시지로 재차 취재 협조를 요청하자 김상욱은 "관련자들의 허위주장과 모함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며 취재를 거부했다. 그리고 만약 취재진이 자신을 찾아온다면 "건조물 침입 등으로 법적 조치를 하겠다"는 입장을 보내온 바 있다.
*이 기사는 <프레시안>과 <셜록>의 제휴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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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정·김보경·박상규·조아영 진실탐사그룹 셜록 기자 최근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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