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댐을 옮겨 당장 되살려야할 화순적벽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3/11/18 16:41
  • 수정일
    2013/11/18 16:41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댐을 옮겨 당장 되살려야할 화순적벽
 
 
 
이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3/11/18 [06:19] 최종편집: ⓒ 자주민보
 
 

▲ 절경의 화순 적벽, 화순에는 이런 아름다운 절벽이 여러 곳이 있다. 그중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꼽히던 두 곳이 전두환정권이 건설한 댐에 의해 수장되고 말았다. ©자주민보, 이창기 기자



지난 10월 중순 화순 양현당 한민족생활관을 취재하러 갔을 때 양현당 대표이자 화순 동복댐 건설에 따른 실향민 대표를 맡고 있는 장두석 대표의 안내로 그 유명한 화순 적벽을 직접 가서 볼 수 있었다.


적벽

노산 이은상

산태극 수태극 밀고 당기며
유리궁 수정궁 눈이 부신데
오색이 떠오르는 적벽 강물에
옷 빠는 저 새아씨 선녀 아닌가.



이렇듯 수많은 시인 묵객이 그 아름다움을 노래한 화순 적벽의 경치를 접하는 순간 정신이 아찔했다.

“세상에 이런 절경도 있단 말인가”
옛 선조(1519년 기묘사화 때 화순에 유배된 신재 최산두)들이 중국의 절경이라는 양쯔강 적벽 못지 않다고 해서 ‘적벽’이라 이름 붙였다고 하던데 양쯔강의 적벽인들 이보다 더 아름다울까 싶었다.

전국을 방랑하던 김삿갓(김병연) 시인도 이 적벽을 와서 보고서는 방랑생활을 접고 죽을 때까지 여기서 살았던 이유도 이제야 알 것 같았다.

높은 산중에 가득 들어찬 동북댐 호수에 비낀 50여 미터의 아찔한 절벽과 그 위로 당장이라도 “감히 누가 이 땅을 노려” 하고 쩌렁쩌렁 소리를 지를 것 같은 옹성산의 당당한 위용이 어우러져 화순의 노루목 적벽은 절경 중에 절경, 비경 중에 비경이었다.

우리나라 산천 곳곳을 다녀보았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절벽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곳은 없다. 특히 웅장한 옹성산, 그 아래로 흘러갔을 유장한 강과 어루어진 아찔한 100여미터 높이 수 키로미터에 이르는 만점짜리 3박자 절경은 정말 보기 드물다.

강릉 경포대도 가보고, 산과 호수가 어우러진 금강산 삼일포도 가보았지만 호수와 주변 경치만 따져 이 적벽에 비하면 아이들 장난감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결코 과장이 아니다. 절벽의 절반이 호수에 잠겼음에도 이 정도인데 만약 절벽의 전체 위용이 다 드러난다면 얼마나 장관이겠는가.

아마 세계에서도 찾기 힘든 절경일 것이다.

옹성산은 임진왜란 당시 전라도를 노리는 왜적을 막기 위해 쌓은 장성산성 등 여러 산성 중에 최후의 보루로 쌓은 옹선산성 유적지가 남아있는 곳이다. 한눈에 봐도 천혜의 요새였다.
왜적이 이 근처까지 왔다면 단 한 놈도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 자명하다. 물론 그 전 방어선에서 이미 패퇴시켰기 때문에 이 옹선산성 근처에도 얼씬하지 못했었다.
그 옹성산과 적벽 절벽의 오묘한 조화는 정말 감탄을 금할 수 없게 하였다.

장두석 실향민 대표는 비감에 젖어 입을 열었다.

“지금 이 경치도 절경이지만 저 절벽 중에 49미터나 물속에 잠겨버렸어, 전두환이가 기어이 댐을 만들어 그 아름답던 적벽 절벽을 호수 속에 수장시켜버린 것이지.”



“역사적 유적이고 세계적인 명승지를 그래, 수장시키는 것을 화순 주민들과 광주시민들이 그저 보고만 있었단 말입니까?”

“데모하고 난리 났제, 근디 광주항쟁이 터져 부러서 다 감옥으로 잡혀가 불고, 군인들이 불도저 밀고 와서 공사가 진행되는데도 기어이 마을을 떠나지 않던 주민마을에 불을 쳐질러 버리고, 거기다가 공사를 위해 막아 놓은 가물막이 댐에 비가 와서 물이 차 마을이 마구 물에 잠기기 시작하는 거야, 반쯤 잠겨서야 어쩔 수 없이 가재도구도 다 두고 몸만 빠져나온 주민들이 많았어”


“광주시민 식수용으로 댐을 막더라도 이 아름다운 절벽은 살리고 그 위에 만들면 안 됩니까.”

“왜 안 돼, 여기서 500미터만 올라가서 댐을 만들었다면 아무 문제가 없제, 주민들도 아예 댐공사를 못하게 한 것이 아니라 저 위에다 하라는 것이었제”


“그런데 전두환 정권은 왜 그랬을까요”

“그 놀보 심보를 누가 알것어, 내가 그 때 감옥에 끌려가서 신문을 보니 광주항쟁 이후 무등산을 쪼개버리는 도로를 내겠다는 계획도 발표하던데 그건 광주시민들이 다 들고 일어나 못했지, 전라도를 파괴해서 지역감정을 악화시키려고 했던 것이 아닌가 싶어”


“맞네요, 그 외에는 이유를 찾을 수가 없네요. 나라가 발전하면 할수록 자연자원의 가치가 높아지고 명승 절경을 찾는 사람이 늘어나게 되는데 그것이 그 지역 경제에 결정적인 기여를 합니다. 삶의 질을 평가하는 척도가 휴식과 여행 아닙니까.
특히 관광산업은 부가가치가 높고 고용유발효과가 매우 큰 첨단미래 산업에 속한단 말입니다. 전라도에서 이 화순은 동굴, 운주사, 고인돌 유적지 등 많은 명승 유적지를 가지고 있는데 그중에 백미가 이 적벽으로 보입니다.
적벽을 물에 수장시키고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출입금지 시켜놓으면 전라도 관광의 핵심을 제거해버리는 셈이겠지요.
전라도가 못살아야 지역 갈등이 심해질 것이니 그것을 노렸을 법도 하네요.
전두환 대통령이 집권하자마자 이런 데까지 신경 쓸 경황은 없었을 것이니 그 머리 위에서 조정한 미국의 음모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런데 상수원 보호구역이라고 이런 절경을 왜 국민들이 보지 못하게 출입금지 시키는 것이지요. 광주보다 훨씬 큰 서울 시민의 상수원인 팔당댐은 양 옆으로 고속 도로가 쭉쭉 뚤려 씽씽 달리고 능내, 두물머리 유원지 등 쌍쌍 다정한 연인들과 서울 시민들이 얼마든지 접근해서 돌을 던져 물수제비도 뜨고 노는데...
팔당댐 인근에서 낚시질을 금지시킨 것도 좀 전의 일이 거든요. 15년 전에 대학시절 두물머리 느티나무 마을로 야유회를 가서 낚시질해서 매운탕 끓여먹고 그랬는데 화순적벽의 상수원만 유독 통제가 심하네요.”

“그래서 광주시청에 그렇게 주민들에게 개방하라고 요구해도 통 들어주질 않아. 실향민과 국민들이 와서 잠긴 마을도 보고 이 절경을 구경할 수 있게 우리 실향민들이 김대중 대통령에게 강력하게 요청, 지원금을 받아 여기 노루목 적벽 앞에 망향정을 세우고 휴식 공간과 전망대를 만들어 놓았는데 광주시에서는 주변 사유지까지 출입통제 시키고 허가 없이는 들여보내질 않고 있어.”


 
▲ 차로 노루목 절벽 앞까지 갈 수 있는 산길이 만들어져 있지만 상수원 보호구역이라며 이렇게 통제하고 있어 현재는 광주시청에 허락을 구하지 않 ©자주민보 , 그리나래 블로그 펌



이 아름다운 화순 적벽은 화순군민, 광주시민만의 재산이 아니라 온 국민 온 겨레, 온 세계의 재부이다. 더는 저 원한의 철망으로 가로막아서는 안 될 것이다.
상수원 보호대책은 철저히 세우면서도 국민들과 세계인들이 마음껏 보고 느낄 수 있게 해야 할 것이다.
아무리 검색을 해 봐도 물에 잠기기 전의 화순 적벽의 경치를 담은 사진을 찾을 수 없었다.
두 가지를 다 본 사람들의 반응을 보면 물에 절벽이 반쯤 잠긴 지금의 경치도 나름대로 운치가 있다고 한다. 그만큼 크고 넓은 호수와 어우러진 풍광도 멋이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된 바에 세계적인 새로운 명승지 하나 만들어보면 좋겠다.

상수원 용 댐은 이 절벽 위로 옮기고 지금의 댐은 오직 경관용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그것이다.
꽃피는 계절, 녹음과 단풍이 짙어가는 계절, 비와 눈이 오는 계절을 고려하여 지금의 댐 수위를 조절하여 다채로운 풍광을 인위적으로 조성해보는 것도 매력적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꽃피는 봄이나 비가 많이 오는 여름에는 댐의 수위를 높이고 단풍철이나 눈 쌓이는 겨울엔 댐의 물을 바닥까지 빼서 절경의 절벽을 마음껏 볼 수 있게 한다면 그것도 멋이겠다 싶다.

그러면 철 따라 다른 경치를 보기 위해 더 많은 관광객이 해내외에서 몰려오지 않겠는가.

근초고왕 등 드라마를 여기 노루목절벽 망향정에서 찍었다고 하던데 겨울연가와 같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품이라도 이 배경에서 나온다면 화순과 광주만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관광 산업에도 크게 기여하지 않겠는가.

화순의 여러 신문과 시민운동가들의 블로그를 보니 이미 화순 적벽 개방 운동이 벌어지고 있었다. 특히 통합진보당 지역 의원들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이제 전 전라도 주민뿐만 아니라 전 국민이 이 운동에 동참해 나서서 수장된 민족의 보물을 반드시 건져 올려야 할 때이다.

왜 이렇게 절절히 호소하는지 알고 싶거든 한 번 가보시라. 사전에 허가를 구하면 지금도 누구나 가볼 수 있다고 한다.
사전 탐방 신청은 광주시 상수도사업본부 용연사업소 062-609-6122, 화순군청 062-374-0001에 하면 된다.





관련 자료

1. 최근 한 여행가가 찍은 만추의 화순 적벽
http://blog.daum.net/wuo/11537

2. 화순 적벽에 대한 설명이 잘 된 자료
http://ask.nate.com/knote/view.html?num=1248435

3. 적벽 사진
http://blog.naver.com/jajuwayo?Redirect=Log&logNo=50179387638

4. 적벽 사진
http://cafe.naver.com/gotothekorea/5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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