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옵티칼-니토옵티칼은 '하나의 사업'…해고 회피 의무도 함께 져야"
항소심의 가장 큰 법적 쟁점은 공장 화재로 폐업한 한국옵티칼과 그 물량을 이어받아 성장세를 기록 중인 한국니토옵티칼(니토옵티칼)을 '하나의 사업'으로 볼 수 있냐는 것이다. 두 회사는 모두 니토덴코의 자회사다.
이 문제가 쟁점인 이유는 근로기준법 적용범위가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 또는 사업장"이기 때문이다. 한국옵티칼과 니토옵티칼은 다른 '사업장'이지만 모회사인 니토덴코가 둘을 '하나의 사업'으로 운영했다면, 정리해고 요건 등을 담은 근로기준법도 이를 기준으로 적용된다. 즉 한국옵티칼에서 부당하게 해고된 노동자의 복직 의무를 니토옵티칼에 지울 수 있게 된다.
금속노조는 회사 업무수첩, 예산서, 결산서 등을 보면, 한국옵티칼과 니토옵티칼은 니토덴코를 정점으로 한 '하나의 사업'이라고 주장한다. 해당 증거들은 1심에서 노측이 패소한 뒤 새로 확보한 것이다.
탁선호 금속노조 법률원 변호사는 먼저 조직도상 "한국옵티칼과 니토옵티칼의 생산, 품질보증 부서 등은 니토덴코 정보재 사업부의 직접 지휘를 받는 조직으로 편재돼 있다"고 짚었다. '정보재 사업부'는 니토덴코의 편광필름 사업을 총괄하는 부서다. 한국옵티칼과 니토옵티칼은 모두 편광필름을 생산했다.
탁 변호사는 또 "두 자회사는 생산 제품의 판매가격을 결정할 권한이 없다. 모든 가격을 니토덴코 본사 정보재 사업부문 가격심의회가 정한다"며 "설비투자, 차입, 자금운용, 경영계획 등 사업 관련 사항도 자회사 법인이 아닌 본사 정보재 사업부문 전략회의가 통제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옵티칼 폐업 전 니토덴코가 "타발 공정까지는 한국옵티칼, 외관 검사부터는 니토옵티칼에 맡기는 방식으로 편광필름을 생산했다"며 "두 자회사는 단일 생산 공정의 일부분"이라고 주장했다. 니토덴코의 '원 코리아(ONE KOREA)' 원칙에 따라 두 자회사의 임금체계가 동일했고, 서로 간에 인력 이동, 파견 제도를 상시 운영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결론적으로 탁 변호사는 "한국옵티칼과 니토옵티칼이 경영상 일체를 이루는 '하나의 사업'임에도 한국옵티칼은 청산과 함께 노동자를 해고하며 니토옵티칼로의 전적이나 전환배치를 검토하지 않았다"며 "이는 정리해고 요건인 해고회피 노력을 다하지 않은 부당해고"라고 주장했다.
또 한국옵티칼의 생산물량을 니토옵티칼이 이어받은 점을 지적하며 "이는 영업양도에 해당하고, 영업을 양도하면 고용도 승계해야 한다는 것이 대법원 판례"라고 밝혔다.
탁 변호사는 "이번 사건은 단순히 한 회사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일본, 프랑스, 미국 등은 기업집단 내 해고에 대해 계열사로의 전적도 해고회피 노력으로 보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규율하고 있다. 한국도 다국적 기업인 모기업이 한국 자회사에서 벌이는 해고를 어떻게 규제할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한국옵티칼 부당해고도 이런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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