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이 된 영상은 강진구·박대용 기자와 시민언론 뉴탐사가 가처분 신청 당시 삭제를 요구한 58초짜리 쇼츠다. 2025년 4월 29일 열린공감TV 채널에 게시됐고, 제목은 "뉴탐사 일당 폭행 유죄!!!!!", 해시태그는 '#뉴탐사 #폭행 #강진구 #최영민 #박대용 #유죄'였다. 영상 마지막에는 강진구·박대용·최영민의 얼굴 사진과 함께 "폭행하려 유인한 폭행범들"이라는 자막이 실렸다.
정작 같은 날 오전 의정부지방법원 남양주지원 형사 단독 재판부는 강진구에 대해 혐의없음 불기소처분, 박대용에 대해 무죄, 공동폭행 부분에 대해 전원 무죄로 판단했다. 가처분 재판부는 이런 형사 결과와 영상 내용이 정면으로 어긋난다는 점을 근거로 영상 삭제를 명했다. 결정문에는 "이 사건 영상은 진실이 아닌 것으로서 채권자들의 명예, 신용 내지 사회적 평판을 심각하게 훼손할 우려가 있는 내용"이라고 적혀 있다.
"유죄 표현만 가리면 게시 허용해달라"…재판부 거부
이번 가처분이의 심리는 4월 22일 열렸다. 정천수는 심리에 직접 출석했지만 법정에서 별도 발언은 하지 않았다. 모든 진술은 정천수 측 소송대리인 이제일 변호사가 맡았다. 정천수 측은 가처분 결정 당시와는 다른 주장을 들고 나왔다. 가처분 결정 단계에서는 "영상 전체가 진실"이라고 다퉜지만, 이의 절차에서는 "가처분결정이 표현행위 자체를 포괄적으로 금지하고 있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정천수 측이 제시한 대안은 영상 제목과 해시태그 중 "유죄"라는 표현이 들어간 부분만 가리는 것이었다. 그렇게 처리하면 영상 자체는 다시 게시할 수 있게 해달라는 취지다.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정문에는 "이 사건 영상의 길이(58초), 제목, 전체적인 맥락, 표현 내용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영상 전체의 삭제 및 이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영상의 게시 금지를 명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적혀 있다. 이어 "이 사건 영상의 제목이나 해시태그 중 일부만 삭제하도록 하는 것이 채무자들의 표현의 자유 관점에서 특별히 필요하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강진구·박대용 기자와 뉴탐사 측은 심리에서 영상 일체성 논리를 제시했다. "영상과 해시태그, 제목 부분은 일체화돼서 '일당 폭행 유죄'라고 표현이 됐다. 시청자가 수만에 이른다. 해시태그를 제거하고 유지를 할 경우에도 시청자들에게 그렇게 각인이 된 부분이기 때문에 영상 일체성으로 봤을 때 일부만 가리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는 취지였다. 합의부의 판단은 이 논리를 사실상 그대로 받아들였다.
정천수 측이 이의 절차에서 추가로 제시한 카드는 가처분 결정 단계에서 이미 검토된 내용이었다. 2025년 9월 19일 경찰의 명예훼손·업무방해 혐의 불송치결정, 서울중앙지법의 민사 공동불법행위 인정 판결(2024가단5486323) 등이다. 가처분 결정문은 이에 대해 "형벌의 요건사실 및 증명책임과 민사법상 요건사실 및 증명책임 내지 소명책임은 그 내용, 대상 및 정도에서 차이가 있고, 채무자 정천수가 수사기관으로부터 혐의없음의 불송치결정을 받았다는 사정만으로는 위 판단과 달리 보기 어렵다"고 정리한 바 있다. 합의부는 가처분 결정 이유를 그대로 인용했다.
본안 민사 항소심에도 영향 미칠듯
이번 결정의 의미는 가처분 사건 단위에 그치지 않는다. 정천수와 강진구·박대용 기자 등은 같은 사건을 두고 형사·민사·가처분 세 절차에서 동시에 다투고 있다. 형사 1심에서는 강진구 불기소, 박대용 무죄 결론이 나왔고, 민사 본안은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가처분 결정과 이의 결정 두 차례 모두 영상의 허위성과 인격권 침해가 확인된 만큼, 동일한 사실관계로 다투어지는 민사 본안 항소심 판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영상 삭제 명령 외에 강진구·박대용 기자와 뉴탐사가 신청했던 간접강제(위반 시 1일 500만원 지급) 부분은 가처분 결정에서 기각됐고 이번에도 그대로다. 다만 가처분 결정문에는 "채무자들이 이 사건 가처분 결정을 위반할 경우 별도의 간접강제를 신청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영상이 삭제되지 않거나 동일·유사 영상이 새로 게시될 경우 별도 간접강제 절차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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