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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세월호 유가족 재협상 요구에 "못한다"

유민 아빠 만나 "우리가 잘못했으니 용서해달라"

곽재훈 기자    필자의 다른 기사

기사입력 2014.08.20 11:08:07

 
 
 
 
세월호특별법 관련 여야 원내대표 재합의가 유가족들의 반대에 부딪힌 가운데, 협상의 한 당사자인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겸 비대위원장이 38일째 단식을 이어가고 있는 유족 김영오 씨를 찾아가 만났다. 김 씨는 단원고 2학년 고(故) 김유민 양의 아버지다. 
 
박 원내대표는 20일 오전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오늘 아침, 광화문에서 38일째 단식하고 있는 '유민 아빠'를 만나고 왔다"며 "'저희들이 잘못했으니 용서해 달라. 유민 아빠가 건강을 회복해야 우리도 힘이 난다'고 말씀드렸다"고 대화 내용을 전했다. 
 
박 원내대표는 자신이 김 씨에게 "'박근혜 대통령이 유민 아빠를 만나 주면, 유민 아빠가 대통령을 뵙고 말씀 들어보고 단식을 중단하겠다고 한다'고 당 회의에 가서 발언하겠다"고 했다며 이에 대해 김 씨는 "고개를 끄덕였다"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제 박 대통령도 유민 아빠를 만나 세월호 참사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며 박 대통령에 대해 "유민 아빠를 꼭 만나 달라.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했다. 
 
그러나 김 씨를 비롯한 유족은 박 원내대표에게 싸늘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세월호 유족들은 전날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와 박 원내대표가 공동 발표한 재합의안 내용에 대해 공식 반대 입장을 밝혔었다. 
 
박 원내대표는 유가족들의 반응에 대해 "만족스럽지 않다. 유가족의 마음을 다 담지는 못했잖느냐"며 "그걸 '우리가 이렇게 했으니 이걸로 단식을 그만둬 달라' 말씀드릴 순 없다. 그 마음은 이해해 드려야 한다"고 하면서도, 유가족들의 '재재협상' 요구에 대해서는 "그건 못한다고 말씀드렸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20일 오전 광화문에서 38일째 단식농성 중인 세월호 유족 김영오 씨를 찾아가 대화하고 있다. 가운데는 전날부터 김 씨와 함께 농성을 시작한 문재인 의원. 문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 계정에 "저는 단식에 들어간다"며 "김영오 님을 비롯한 유족들의 단식 중단을 간곡하게 호소한다. 제가 대신하겠다"는 글을 올렸다. ⓒ연합뉴스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20일 오전 광화문에서 38일째 단식농성 중인 세월호 유족 김영오 씨를 찾아가 대화하고 있다. 가운데는 전날부터 김 씨와 함께 농성을 시작한 문재인 의원. 문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 계정에 "저는 단식에 들어간다"며 "김영오 님을 비롯한 유족들의 단식 중단을 간곡하게 호소한다. 제가 대신하겠다"는 글을 올렸다. ⓒ연합뉴스

박 원대대표와 야당 지도부는 유가족 설득에 새누리당도 나서야 한다고 여당을 압박했다. 유가족 설득이 왜 야당만의 일이냐는 것. 박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여야) 합의가 완료되기까지는 아직 거쳐야 할 과정이 남아 있다. 유족과 국민의 이해를 구하는 일"이라며 "이 일에 있어서는 여당인 새누리당도 성의있는 노력과 보다 책임있는 자세(를 보이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세월호 유가족이 그동안 새정치연합을 의지하고 우리를 비판하는 일 모두 감사히 생각한다"면서 "그런데 유가족이 그동안 새누리당을 찾지 못한 것에 대해서도 새누리당은 아프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새정치연합 소속 이석현 국회부의장도 이날 당 회의에 참석해 "어제의 여야 합의안을 가지고 유족들과 진지한 대화를 통해 인식을 공유하도록 노력할 것"이라면서 "그런데 왜 새누리당은 합의안을 가지고 유족의 이해를 구하는 노력을 안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 부의장은 "진상규명에 앞장서야 할 여권이 왜 남의 일처럼 뒷짐지고 있나"라며 "정치는 곧 대화이고, 대화는 진정성이 생명이다. 당장 오늘 새누리당 지도부가 유족을 찾아가 진솔한 대화를 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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