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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진 "새정치, 서울광장이 오토캠핑장인가"

 

"이완구 총리됐다고 기뻐하면 '멍청도' 된다"

 
허환주 기자 2015.03.15 13:26:09
 
봉은사 전 주지 명진 스님이 오랜만에 대중 앞에 섰다. 15일 서울 성동청소년수련관에서 '명진스님팬클럽'이 주최한 법회에서였다. 그간 1년 넘게 대중 앞에서 법회를 열지 않았던 그였지만 거침없는 발언은 여전했다. 
 
명진 스님은 이날 법회를 시작하면서 "오늘 아침, 스님과 대화를 하면서 '명진 스님 하면 뭐가 떠오르느냐'고 묻자, 그 스님이 거침없이 '좌파요' 이렇게 말하더라"라며 "내가 어처구니없는 표정으로 그 스님을 바라보자 미안한지, '강남좌파요'라고 덧붙이면서 '강남을 붙이면 좀 더 있어 보인다'라고 하더라"고 인사 대신 농을 던졌다. 
 
2010년 당시 봉은사 주지였던 명진 스님은 봉은사를 조계종에서 직접 관리한다고 하자 이에 반발하며 당시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와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과의 밀착관계를 폭로하며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명진 스님은 "사람에게 보이는 이미지는 그 사람이 살아온 세월이 축적되면서 나타나는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나는 '강남좌파'라는 이미지를 그렇게 싫어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물론, 그런 이미지가 살아가는 데 좀 불편하기는 하지만, 좌파라는 이미지가 어렵고 힘든 사람과 함께 한다는 것이라면, 그리고 그들을 위해 평등한 세상, 골고루 행복하게 사는 사람을 위한 것이라면 짊어지고 가야 할 짐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 법회를 하고 있는 명진 스님. ⓒ프레시안(허환주)

▲ 법회를 하고 있는 명진 스님. ⓒ프레시안(허환주)  

 
 
"비리의 종합세트인 국무총리와 함께 눈물 흘리는 게 지금의 야당" 
 
자신이 몸담은 '국민모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국민모임이란 지난해 11월 출범한 각계각층의 진보 성향 인사들이 진보적 대중정치 복원과 정권교체를 위한 신당 추진모임이다. 김세균 전 서울대 교수와 이수호 전 민주노총 위원장, 영화감독 정지영 씨 등 사회 각 분야 인사 105명이 참여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정동영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이 국민모임에 합류했다. 명진 스님은 '국민모임'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명진 스님은 자신이 국민모임 공동대표를 맡은 이유를 두고 현 야당이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얼마 전 임명된 이완구 국무총리를 이야기하면서 "비리의 종합세트인 사람"이라며 "게다가 기자들을 앉혀 놓고 겁박까지 했던 인물이다. 그런 사람이 총리가 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내가 충청도 출신인데, 이완구가 충청도 출신이다. 그러면 우리 지역에서 총리가 나왔다고 기뻐해야 하나. 그렇게 되면 '멍청도'가 되는 것이다"라며 "이완구 총리가 된 거에 기뻐하면 충청도 양반이 아니라 충청도 '쌍놈'이 되는 것이다. 부정부패를 저지르고 나쁜 짓 다한 사람을 우리 사람이라고 뽑는 문제부터 없애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야당의 역할론을 강조했다. 그는 "이완구가 총리될 때 야당은 뭐 했는가"라고 반문한 뒤 "적당히 반대한 뒤, 총리에 임명되자 눈물을 흘리며 반겼다. 그때 못 도와줘서 미안하다고 했다. 이런 모습을 보여주는 게 지금의 야당"이라고 질타했다.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지난 2월 24일 총리 임명 직후 이완구 국무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마음이 아팠다. 총리를 잘 도와주지 못해 마음이 아프고…"라며 말을 잇지 못한 채 눈물을 글썽였다. 그런 우 원내대표를 이 총리는 등을 두들겨 주고 위로하며 손수건을 꺼내 눈을 훔치기도 했다. 
 
명진 스님은 "서민 삶은 내팽개치고 자기 기득권만 챙기고 적당히 정치나 하려고 한다. 자기 지역에 예산 좀 내려달라고 여당에 부탁하는 게 야당"이라며 "그래서 신당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광장이 오토캠핑장인가" 
 
비판은 계속됐다. 그는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을 두고도 "이 사건으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구속됐다. 대통령 부정선거인 셈이다"라며 "이 문제를 가지고 야당은 치열하게 싸워야 하지만 문재인 대표는 대선 결과에 승복한다고 했다. 그러고도 야당이라고 할 수 있나"라고 질타했다.  
 
세월호 특별법 관련해서도 "두 번이나 여당이 만든 세월호 특별법안을 들고 와서 유가족을 설득만 하려 했다"며 "그렇게 유가족 눈에서 피눈물 나게 한 게 야당"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과거 야당 시절 김대중-김영삼을 언급하며 "야당은 목숨 걸고 싸워야 한다. 그들은 그렇게 했다"며 "서울광장에 나와 농성하다 다시 들어가고, 나오고를 반복만 해선 안 된다. 서울광장이 오토캠핑장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런 문제들에 대해 잘못된 것을 지적하고 깨우치게 하는 게 우리 스님들이 할 일이기도 하다"며 "세상에 잘못된 것에 관해 이야기하고 꾸짖어야 한다"고 자신이 국민모임 공동대표를 맡은 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이날 법회에 참석한 정봉주 전 국회의원은 명진 스님과 종교협동조합인 '명진선언'을 9월께 출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 전 의원은 "4월 10일과 5월 둘째 주에 법회를 연 뒤, 동안 명진 스님은 동안거에 들어갈 예정"이라며 "'명진선언'은 그 이후에 출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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