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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뻔한 MBC…‘김정남 인터뷰’ 하고도 부인

 

뻔뻔한 MBC…‘김정남 인터뷰’ 하고도 부인
 
[보도비평] MBC 특파원 <go발뉴스>에 “김정남 만나 인터뷰 했다” 밝혀
 
정운현 기자 | 등록:2013-01-05 17:46:57 | 최종:2013-01-05 18:37:10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대선 투표일 하루 전날인 18일 0시 50분경 MBC 이상호 기자는 자신의 트윗 ‘이상호 go발뉴스’(@leesanghoC)에 <긴급>이라는 머리말을 달고 MBC의 ‘김정남 인터뷰’ 방영을 예고하는 제1보를 올렸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긴급> MBC 김재철, 김정남 단독인터뷰 비밀리 진행, 선거 전날 보도 예정설.. 타부서 시용기자로 구성된 비선 취재팀 어제, 오늘 양일간 인터뷰 완료 했다함.. 나꼼수 예언 현실화 우려.. 오전중 사측 취재해 go발뉴스 추가 보도 계획"

 

김정남
이어 15분 뒤 이 기자는 “<2보> 김정남 인터뷰 진행은 MBC 사회부 특별취재팀 작품으로 카메라와 취재 기자 모두 시용기자 출신.. 사실상 김재철 사장 비선팀으로 권재홍 보도본부장에게 직보한다는 첩보.. 사회부 기자들도 특취팀 존재 몰라, 기자들 멘붕”이라는 내용의 2보를 올렸다.

 

그리고 다시 1시 37분경에는 “<3보> 유력 정보통 "김정남 3주전 마카오 떠났다. 현재 소재 못밝혀".. 여권, 문 후보 추격위기감 김정남 카드필요 판단 가능성.. MBC 보도국 기자들, 시용기자 보도 강행 막기 위해 불침번.. 편성에선 오전 9시30분 특별보도설 모락모락”이라며 3보를 올렸다. 당시 본지는 이같은 내용을 추적하며 보도한 바 있다.

[참조] MBC, 투표 하루전 ‘北 김정남 인터뷰’ 방영?
http://poweroftruth.net/news/mainView.php?table=byple_news&uid=2382

이상호 기자의 ‘첩보 수준’의 ‘김정일 인터뷰 방영설’에 대해 본지는 MBC노조의 한 관계자와 당일 새벽 2시경 전화통화를 했는데 그는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그같은 얘기를 들은 바 있지만 현재로선 구체적인 내용이 확인된 바 없어 뭐라고 대답하기 곤란하다”며 방영 가능성을 낮게 봤다.

그는 또 “만약 (김정남)인터뷰를 했다면 MBC 자체보다는 국정원 등 외부에서 인터뷰해서 MBC에 넘겼을 가능성도 있을 수 있다”며 “오늘(18일) 9시 반에는 투표를 앞두고 선관위원장의 투표독려 방송이 예정돼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실지로 당일 오전 9시 반에는 선관위원장의 투표독려 방송이 진행됐다.

결국 이 기자의 트윗 글은 빗나간 예측기사로 치부됐다. MBC는 18일 밤 <뉴스데스크>를 통해 “선거철에 유언비어가 횡행한다”며 ‘김정일 인터뷰 방영설’을 SNS상의 괴담으로 몰아 부치며 관계당국의 대책을 촉구했다.

MBC는 또 보도자료를 통해 “이씨의 글은 독자들에게 MBC가 특정 후보를 돕기 위해 이 같은 취재를 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고 있으나 이상호씨가 트윗에서 ‘설’ ‘첩보’로 나열한 내용은 모두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밝힌다”고 강조했다.
 

김정남 인터뷰를 부인한 18일 밤 MBC '뉴스데스크' 보도

그러나 MBC의 이같은 해명은 전부 거짓인 것으로 드러났다. MBC는 대선 3일 전에 방콕 주재 특파원이 김정남을 만나 인터뷰를 한 것으로 확인돼 MBC가 거짓말을 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상호 기자가 주축이 된 <go발뉴스> 4일 오후 6시발 기사에서 “MBC 현지 특파원이 4일 “말레이시아 모 호텔에서 김정남을 만나 5분간 인터뷰를 했다”고 시인했다.”고 밝혔다. 김정남을 인터뷰 한 기자는 MBC 방콕 특파원인 허무호 기자.

허무호 기자는 이날 <go발뉴스>와의 전화인터뷰에서 ‘MBC가 대선 3일전 김정남 인터뷰를 지시, 추진해 왔으며 보도가 임박한 듯하다’는 관련 기사를 ‘유언비어’라고 주장한 것과 달리 “선거 3일 전부터 말레이시아에 머물며 결국 인터뷰를 성사시켰다”며 이같이 밝혔다.

허 기자는 “5분간의 인터뷰 동안 김정남이 평소와 달리 무척 긴장한 것으로 보였으며 세간에 돌고 있는 자신의 망명설과 관련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하게 부인했다”고 말했다. 다만 허 기자는 인터뷰 내용에 대해서는 더 이상 자세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go발뉴스>는 전했다.

‘세계적 특종을 하고서도 즉각 보도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go발뉴스>의 질문에 허 기자는 “나는 모른다. 데스크가 판단할 일이다”고 밝혔다. 허 기자는 “김정남은 한국의 대선 과정에서 자신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는 것을 알고 있었다”며 “현지 언론과 인터넷 등을 통해 한국 소식에 밝은 것으로 보였다”고 덧붙였다.

애초 ‘김정남 인터뷰설’은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였다. 지난달 14일 오전 공개된 ‘나는 꼼수다-호외11’에서 대선 막판에 일어날 수 있는 일로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의 장남인 김정남의 기자회견을 제시한 바 있다. ‘나꼼수’는 지난 11월 원세훈 국정원장이 국회에 출석해 ‘김정남 망명설’에 대해 답변하지 않고 눈만 깜빡거렸다고 보도한 기사가 추정의 근거다.

‘나꼼수’ 진행자인 김어준 씨는 특유의 입담으로 “절대 그럴 리가 없다”고 강조하면서도 김정남이 망명을 신청했다면 대선에 임박해 기자회견 형식으로 문재인 후보에게 불리한 발언을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런데 김 씨의 이같은 예견은 사실이 된 셈이다.

그런데 4일 오후 6시 <go발뉴스>의 첫 보도로 이같은 사실이 알려졌음에도 만 하루가 지난 5일 오후 5시 현재 국내 어떤 언론도 이를 보도하지 않고 있다. 공영방송 MBC의 ‘거짓말’ 등을 감안하면 충분히 기사감이 되고도 남는 사안이라고 할 수 있다.
 

이상호 기자(사진-미디어오늘)
대선 전날 새벽 트윗에서 ‘김정남 인터뷰설’을 처음 제기했던 이상호 기자는 5일 오후 5시경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그 배경을 두고 “대선 이후 언론들이 ‘멘붕’ 상태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것 같다”고 전하고는 “MBC가 언론사를 상대로 로비를 했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여기에 궁금한 게 하나 더 있다. MBC가 김정남 인터뷰를 해놓고도 왜 방영하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이에 대해 이 기자는 개인적인 추측을 전제로 “김정남이 입에 오르내린 건 NLL과 관련해서인데 어쩌면 입에 맞는 얘기가 나오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즉, ‘노무현 전 대통령이 NLL 포기 발언을 하지 않았다’는 식의 발언을 해 문재인 후보에게 도리어 도움이 되는 발언을 했거나 아니면 ‘나는 잘 모른다’ 등의 발언을 했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추정했다.

‘김정남 인터뷰설’을 제기한 근거를 두고 이 기자는 “MBC 내부의 복수의 관계자로부터 제보를 받았다”며 “워낙 확실한 정보여서 MBC도 이를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MBC 사측은 이상호 기자가 ‘김정남 인터뷰 추진설’을 트위터를 통해 유포한 것을 두고 이 기자를 징계위원회에 회부해 지난달 28일 해고 방침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재철 사장은 해를 넘겨 이 시각까지도 결재를 하지 않고 있다.

보도자료와 <뉴스데스크>를 통해 ‘김정남 인터뷰’를 부인했던 MBC가 이제 어떤 반응을 보일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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