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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난 칠곡 군민들 "사드 배치, 땅 한 평도 못 내줘"

 

[현장] 3000여 명 사드 배치 반대 집회... 군수와 군의원들 삭발

16.07.09 19:45l최종 업데이트 16.07.09 19:47l

 

▲ 백선기 칠곡군수 삭발 '사드 배치 결사반대'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 배치 후보지 중 한 곳으로 경상북도 칠곡이 거론되자 9일 오후 칠곡군 왜관역 광장에서 '사드 배치 반대 범군민대회'가 열렸다. 집회에 참석한 백선기 칠곡 군수(왼쪽)와 조기석 칠곡군의회 의장이 삭발을 하고 있다. 이날 이들은 "사드 배치 선정에 고려되어 할 사항으로 군사적 효용성, 국민의 안정, 환경 문제가 있는데 단순히 칠곡에 미군부대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사드를 배치한다는 것은 어처구니가 없다"고 주장했다. ⓒ 유성호
▲ 화난 칠곡군민 "사드 배치 결사반대"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 배치 후보지 중 한 곳으로 경상북도 칠곡이 거론되자 9일 오후 칠곡군 왜관역 광장에서 '사드 배치 반대 범군민대회'가 열렸다. 참석자들은 "사드 배치 선정에 고려되어 할 사항으로 군사적 효용성, 국민의 안정, 환경 문제가 있는데 단순히 칠곡에 미군부대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사드를 배치한다는 것은 어처구니가 없다"고 주장했다. ⓒ 유성호


"이름도 낯선 사드가 우리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군사적인 사안이라는 이유로 밀실협상만 하고 있는 국방부장관에게 정확하고 투명한 정보의 공개와 공정한 입지기준을 가지고 해당 자치단체와 먼저 협의할 것을 엄중히 요구합니다."

한미 양국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한반도에 배치하겠다고 공식 선언하자 유력 후보지들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경북 칠곡군 주민들이 머리띠를 동여매고 사드 배치 반대를 외쳤다.

칠곡 군민 30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사드 칠곡 배치 반대 범군민대책위원회(위원장 김윤오)' 주최로 9일 오후 4시부터 1시간가량 경북 칠곡군 왜관읍 왜관역 광장에서 사드 반대 결의대회가 열렸다.

머리에 '사드 결사 반대'가 쓰인 붉은 띠를 두른 주민들은 "60여 년이나 참아왔다"며 "미군부대로 인해 막대한 피해를 입고 살아왔다, 더 이상 사드 배치에 찬성할 수 없다, 최선을 다해 막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민들은 '사드 배치 칠곡 안돼', '칠곡군 사드 배치 결사 반대' 등의 손피켓을 들고 "칠곡군민 위대하다 사드 물러가라", "60년 참아왔다, 사드 배치 웬 말이냐" 등의 구호를 외쳤다.

사드 배치 반대를 위한 주민들의 서명도 이어졌다. 서명에 나선 주민들은 "가뜩이나 힘들고 살기 어려운데 사드가 배치된다면 땅값도 떨어지고 농산물도 팔리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를 비난했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비판하거나 비난하는 주민들은 보기 힘들었다.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 배치 후보지 중 한 곳으로 경상북도 칠곡이 거론되자 9일 오후 칠곡군 왜관역 광장에서 '사드 배치 반대 범군민대회'가 열렸다. 참석자들은 "사드 배치 선정에 고려되어 할 사항으로 군사적 효용성, 국민의 안정, 환경 문제가 있는데 단순히 칠곡에 미군부대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사드를 배치한다는 것은 어처구니가 없다"고 주장했다. ⓒ 유성호
▲ 화난 칠곡군민 "사드 배치 칠곡 절대 안돼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 배치 후보지 중 한 곳으로 경상북도 칠곡이 거론되자 9일 오후 칠곡군 왜관역 광장에서 '사드 배치 반대 범군민대회'가 열렸다. 참석자들은 "사드 배치 선정에 고려되어 할 사항으로 군사적 효용성, 국민의 안정, 환경 문제가 있는데 단순히 칠곡에 미군부대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사드를 배치한다는 것은 어처구니가 없다"고 주장했다. ⓒ 유성호
▲ "사드 절대 배치 못 한다" ⓒ 유성호
▲ "칠곡 사드 배치 결사 반대한다" ⓒ 유성호
백선기 칠곡군수와 조기석 칠곡군의회 의장은 정부가 일방적으로 사드 배치 지역을 결정한다면 강력한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고 경고하고 삭발을 했다. 이들이 삭발을 하자 약목면에서 농사를 짓고 있다는 신채식씨와 왜관읍이 지역구인 장재환, 정순재 군의원도 삭발에 동참했다.

백선기 칠곡군수는 "사드 배치 지역을 선정하려면 가장 고려되어야 할 사항이 군사적 효용성과 주민의 안전, 환경문제"라며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주민의 안전과 건강인데 단순히 미군부대가 있다는 이유로 칠곡에 배치한다는 것은 어처구니없는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백 군수는 이어 "사드가 배치되면 칠곡군의 반 이상이 지역개발이 제한되는 것은 물론 그 주변에 사람이 살 수 없게 된다"며 "그런 이유로 외국에서는 사막이나 섬 지역, 해안에 배치한다. 우리 칠곡에 사드 배치를 검토하고 있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말했다.

그는 "이 땅에 잠들어 계시는 호국영령들도 사드 배치를 원하지 않을 것"이라며 "사드를 위해 우리는 한 줌의 흙과 단 한 평의 땅도 내어줄 수 없다, 지키지 못한다면 우리는 역사적 죄인이 되고 말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 군수는 하지만 사드 배치에 대한 찬반 의견은 나타내지 않았다. 그는 "사드 배치의 원천적인 문제는 정부의 몫으로 돌리겠다"며 "칠곡에서 가부를 이야기하는 것은 난센스"라고 주장했다.

조기석 칠곡군의회 의장은 사드 배치 반대 뿐 아니라 미군부대의 철수를 주장했다. 조 의장은 "5년 전 고엽제 문제가 터졌을 때에도 우리 군민들은 묵묵히 있었다"며 "정부가 우리 군민들을 깔보고 있는 것 같다, 미군부대를 이전하라고 촉구하자"고 구호를 외쳤다.

김윤오 범군민 대책위원장은 "정부가 주민 여론을 듣지 않고, 주민을 만나지도 않고 사드 배치 지역을 선정한다니 참으로 황당하다"며 "13만 군민이 힘을 모아 사드 배치를 막아내자"고 호소했다.

성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사제들과 지역 성당의 신부들도 주민들과 함께 사드 배치 반대에 나섰다. 황동환 신부는 사드 배치에 대해 "미국의 안보 핵심은 대중국 패권 우위를 확보하는 것이고 이를 위해 한반도에 사드를 배치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칠곡의 8개 성당과 성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은 공동성명을 통해 "사드 배치는 실로 감당하기 어려운 수많은 질곡과 멍에를 우리 국민들에게 안기게 되는 것"이라며 사드 배치를 결정한 한미 양국을 규탄하고 철회를 요구했다.

이날 모인 주민들은 "더 이상의 희생을 강요하는 사드 배치를 강력히 반대한다"며 "13만 군민의 뜻을 모아 사드 칠곡 배치를 막아내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결의를 다졌다.

한편 경찰은 이날 3개 중대를 왜관역 외곽지역에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지만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궐기대회는 1시간여 만에 평화롭게 끝이 났다.
▲ 사드 배치 반대 서명에 나선 칠곡 군민들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 배치 후보지 중 한 곳으로 경상북도 칠곡이 거론되자 9일 오후 칠곡군 왜관역 광장에 군민들이 모여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서명을 하고 있다. ⓒ 유성호
▲ 칠곡 거리에 내걸린 사드 배치 반대 현수막들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 배치 후보지 중 한 곳으로 경상북도 칠곡이 거론되자 9일 오후 칠곡군 왜관역 인근 도로에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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