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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인터넷에 대하여 알아야 할 사소한 것들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일까?
 
김홍열 | 2016-07-08 17:38:12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바야흐로 사물인터넷 시대다. 존재하는 모든 것을 연결한다고 한다. 생물과 비생물을 연결하여 일상적으로 관리하고 통제한다고 한다. 우선 다음 백과사전에 나와있는 사물인터넷의 정의를 알아보자. 

스마트폰, PC를 넘어 자동차, 냉장고, 세탁기, 시계 등 모든 사물이 인터넷에 연결되는 것을 사물인터넷 (Internetof Things)이라고 한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각종 기기에 통신, 센서 기능을 착해 스스로 데이터를 주고받고 이를 처리해 자동으로 구동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교통상황, 주변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해 무인 주행이 가능한 자동차나 집 밖에서 스마트폰으로 조정할 수 있는 가전제품이 대표적이다.

이런 사물인터넷이 구축되면 우리 주변의 모든 기기들이 항상 연결되어 늘 사용/통제 가능한 상태로 있게 된다. 얼핏 생각하면 네트워크 기술 발전이 가져올 수 마지막 단계라고 여겨진다. 인간 사이에 존재하던 네트워크가 인간과 사물, 사물과 사물 간으로 확대되면서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연결되어 사람들의 욕망들을 일상적으로 충족시켜 준다. 위 정의에서 예를 든 자동차와 가전제품들이 좋은 사례다. 무인 자동차가 있으면 대리 기사가 필요 없게 된다. 운전의 노고 자체가 의미 없어지고 자동차는 안락한 거실이 된다. 전기밥통이 전자 밥통이 되면 이 전보다 더 따뜻한 식사를 할 수 있게 된다. 생각만으로도 즐거워진다.

실제로 사물인터넷의 시대는 그리 멀어 보이지 않는다. 이미 사람 인터넷 시대는 완성 단계에 와있다. 국민 대다수가 스마트 폰을 사용하고 있고 대부분 카카오톡으로 연결되어 있다. 카카오톡 말고도 수많은 SNS가 우리 주변에 네트워크에서 떠돌아다니고 있다. 데이터 통신은 완벽하게 연결되어 있고 와이파이 중계기도 거의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설치되어 있다. 무인 자동차는 실용화 단계에 와있고 드론이 일상화될 날도 멀지 않았다. 가전제품 대부분이 스마트해지고 있다. 이제 남은 것은 물리적 연결뿐이다. 아직 기술적/경제적으로 해결해야 할 몇 가지 사항들이 남아있지만 그것도 다 시간문제일 가능성이 크다.

이제 질문을 하나 던져 보자.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일까. 사물인터넷 시대가 되면 인간은 이전 시대보다 더 행복할 수 있을까. 사물인터넷 시대에 사회는 어떻게 바뀔까. 결론부터 말하면 사물인터넷 자체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사물인터넷이라는 단어가 우리에게 가져다준 참신성은 분명히 있지만 개념 자체는 이미 오래전부터 존재해왔다. 사물인터넷 역시 네트워크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네트워크는 수많은 매개/노드를 통해 무한대로 확산된다. 네트워크를 통해 연결되는 노드는 물리적으로 존재하는 하드웨어와 하드웨어를 조작하는 소프트웨어로 구성되어 있다. 노드가 꼭 PC일 필요는 없다. 네트워크가 가능한 것이라면 무엇이든 노드가 될 수 있다. 지금까지는 여러 기술적/경제적 요인에 의해 그 노드가 PC일 뿐이었다. 기술의 발달이 급속도로 진전되어 PC가 차지하던 노드의 역할이 스마트폰으로 대체되면서 노드가 더 많아지고 일상화되기 시작했다. 원격 제어가 가능한 수많은 모바일용 어플들이 출시되고 비콘과 같은 단거리 통신 기술, 센서 디바이스의 가격 하락 등이 이어지면서 이제는 모든 것이 연결되는 시대로 접어들게 되었다. 사물인터넷은 이런 일련의 기술의 발전을 사후적으로 표시하는 단어로 등장하게 된다.

그럼 사물인터넷은 그저 단순한 유행어에 불과한 것인가. 사물인터넷이 가져올 사회적 변화는 전혀 없는 것인가. 여기에 대한 답은 이중적이다. 현재 인터넷에 떠돌고 있는 사물인터넷에 관한 기사는 대부분 적극적이고 미래지향적이다. 관련 자료가 주로 기업 쪽에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 내용 중에는 동의할 수 부분이 많다. 실제로 활용되고 있기도 하다. 인간이 이전보다 더 편안하게 산다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그것 이진보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네트워크의 발전은 항상 서로 상반되는 두 가지 의미로 전달된다. 네트워크는 개방과 구속을 동시에 의미하기 때문이다. 사물인터넷이 구축되면 인간의 모든 움직임은 주변 센서에 의해 파악되고 기록된다. 현재는 단순 센싱 수준에서 머물러있지만 조만간 데이터 저장이 일상적으로 가능해지면 인간은 주변 모든 것에 의해 탐지되고 기록된다. SNS에기 록을 남기는 것만큼 주변 센서에 우리의 움직임을 남기게 된다.

무인 자동차나 드론 역시 마찬가지다. 자동차의 모든 주행 정보가 컴퓨터에 기록된다. 언제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있다. 주기적으로 기록을 삭제하지 않으면 개인의 사생활은 불가능해진다. 늘 GPS가 열려 있고 지나가는 곳마다 체크된다. 사물인터넷 이전에는 개인의 선택에 따라 네트워크에 참여하지 않을 수도 있었지만, 사물인터넷 시대에는 사실상 이런 선택이 불가능해진다. 일종의 네트워크형 CCTV라고 할 수 있다. 사물인터넷 역시 CCTV처럼 한 번 구축되면 축소하거나 폐지되기 힘들다. 이미 사물인터넷 설치로 도움을 받는 사람/기업들이 있기 때문이다.

네트워크의 역사는 과학기술의 역사와 같이 해왔다. 네트워크는 과학 기술의 발전에 따라 급속도로 확장되어 왔다. 그리고 늘 우리 사회에 두 가지 어젠다를 던져줬다. 개방과 구속이 그것이다. 인간은 이 두 선택 앞에서 때로는 슬기롭게 때로는 암울하게 대체해왔다. 기술은 퇴보하지 않기 때문에 슬기로운 선택만이 그나마 좀 더 나은 미래를 준비할 수 있다.

김홍열 (성공회대 겸임교수. 정보사회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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