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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문회가 얻은 확실한 소득… 권력 1위 최순실

‘최순실 없는 최순실 청문회’란 비아냥을 듣는 청문회
 
임두만 | 2016-12-08 12:16:19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발생 후 모든 국정이 마비된 현재, 국회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을 오는 9일 표결처리하는 것으로 일정을 잡고 있다. 그리고 지금 이 안건의 가결과 부결을 두고 여야, 특히 여당의 친박과 비박 사이의 치열한 물밑 전투가 진행 중이다.

이런 가운데 국회는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진상파악을 위해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를 설치하고 특조위가 관련자들을 불러서 공개 청문회를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이 청문회는 6일과 7일 이틀이 진행되었다.

▲국회의 청문회 장면 © 중계회면 캡쳐

1차 청문회인 6일 청문회는 국내 7대 재벌기업 회장, 전경련 회장과 부회장 등을 증인으로 불러 박근혜와 최순실에 얽힌 정경유착에 대해 심문했으며, 이어서 7일은 국정농단 당사자인 최순실과 최순득, 그 외 권력자들인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을 상대로 한 청문회를 연 것이다.

그러나 이 2차 청문회는 증인으로 채택된 핵심 증인인 최순실 최순득은 물론 우병우 전 수석까지 출석하지 않아 ‘최순실 없는 최순실 청문회’란 비아냥을 듣는 청문회가 되었다.

하지만, 그러함에도 이 청문회가 소득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오전 10시부터 자정까지 장시간 진행된 청문회에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국민들의 귀에 못이 박히도록 “모른다. 아니다 기억이 없다”만 반복했으나 그 와중에도 다른 증인들의 증언을 통하여 지난 4년간 이 나라 1인자가 최순실이었다는 것은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또 특검수사에 중요한 단서 몇 가지도 나타났다.

지난 2014년 우리는 이른바 정윤회 등 비선실세 국정농단 사건이라는 ‘청와대 문건유출 사건’을 겪었다. 그런데 당시 그 문건을 작성하고 유출한 혐의를 받은 청와대 공직기강비서실 박관천 경정은 검찰 수사에서 “대한민국 권력서열이 어떻게 되는지 아느냐?”고 검찰에 묻고, 검찰이 답을 못하자 “권력서열 1위는 최순실, 2위는 정윤회, 3위가 박근혜 대통령이다”라는 발언을 했다.

그러나 이 같은 발언이 언론들에 대대적으로 보도되었음에도 당시 국민들이나 언론, 그리고 정치권과 심지어 공무원 사회까지 박 경정의 발언을 하나의 해프닝 정도로 치부하며 웃고 말았다. 그런데 이번 청문회에서 당시 박 경정의 발언이 해프닝이 아니라 실제였다는 것이 7일 청문회에서 명백하게 확인되었다. 정말로 지난 4년 대한민국 권력서열 1위는 최순실이었음이 확인된 것이다.

장면 1

새누리당 황영철 의원은 차은택씨에게 “최순실의 소개로 김기춘 비서실장을 만났다고 했는데 어디서 어떻게 만났나”라고 물었다. 이에 차은택씨는 “김기춘 비서실장의 전화를 받고 집무실로 찾아가서 만났다”라고 답했다. 그리고 보충질의와 답변을 통해 최순실이 차은택에게 ‘김 비서실장에게서 전화가 올 거다. 가서 만나라’고 말했는데 ‘진짜로 김 실장이 전화를 해 집무실로 가서 만났다’고 하는 골자를 뽑아냈다. 그런데 김기춘 실장은 끝까지 대통령이 만나보라고 해서 만났다는 자세를 견지했다.

이에 황 의원은 “그러면 결국 최순실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차은택과 김실장의 만남이 있게 하라고 요구하니까 대통령이 김실장에게 차은택을 만나보라고 하여 만난 것이므로 최종 지시자는 최순실, 그래서 최순실이 권력 1인자”라는 결론을 내렸다.

장면 2

박근혜 대통령이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나쁜 사람’으로 지목하고 문체부 장관에게 압박을 가해 끝내 공직을 떠난 것으로 알려진 문체부 노태강 전 체육국장은 이날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과 가진 질의응답에서 “공무원으로서 대통령한테서 지적받는 것은 상당히 견디기 힘든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2013년 4월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가 한 승마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하며 판정시비가 일자 상부에서 승마협회에 대한 진상조사를 지시했고, 이에 이 지시에 따라 조사한 노 전 국장과 진재수 당시 문화부 체육정책과장은 최씨 측과 그 반대 측 모두 문제가 있다고 보고했다. 그런데 이 보고 후 박 대통령은 유진룡 당시 문화부 장관을 불러 두 사람을 지목하며 ‘나쁜 사람이라더라’며 인사 조치를 지시, 한직으로 발령이 났고, 결국은 둘 다 옷을 벗었다.

이날 청문회에서 노 전 국장은 “승마협회 보고서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알고 있다”며 “보고서 올린 다음 날인가 당시 승마협회 전무였던 박원호씨가 진 과장에게 전화해 ‘보고서를 왜 그렇게 썼느냐. 두고 보자’고 했다”고 말했다. 이에 하 의원의 “청와대로 올라간 보고서가 유출된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보고 있다”고 했다. 다시 하 의원은 “최순실을 통해 보고서가 갔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으며 노 전 국장은 “지금 와서 보니 그렇게 된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따라서 하 의원은 이런 결론을 내렸다. 즉 문체부에서 감사한 자료를 청와대로 올리니까 대통령이 그 서류를 최순실에게 보냈다. 최순실이 서류를 받은 뒤 검토한 다음 자기들에게도 문제가 있다는 보고서임을 알았다. 이에 대통령에게 ‘나쁜사람들 처리하라’고 요구했다. 대통령은 문체부 장관에게 직접 조치를 지시했다. 그러면서 하 의원은 권력서열 1위는 최순실이 맞다고 확인했다.

그 외 여러 장면들

최순실의 조카 장시호는 김종 차관 위를 최순실이라고 했다. 이들에게 위는 박근혜가 아니라 최순실이다. 차은택은 최순실이 ‘문화융성에 관한 정책을 써달라고 하여 써줬는데 그중 몇 문장이 대통령 연설로 나타났다’고 했다. 대통령과 최순실의 관계를 단도직입적으로 묻는 청문위원 질의에 “제가 직접 말하기는…”이라고 우물쭈물거렸으나 “최소한 동급?”이란 질의에 “그렇다”고 답했다.

또 차은택이 추천한 김상율 교육문화수석이 박근혜 정권과 이념이 맞지 않은 인물임에 여당 내에서도 반대했는데 그대로 임명된 것은 결국 박 대통령이 최순실의 뜻이므로 거역하지 못한 것이라는 하태경 의원의 결론도 최순실의 뜻을 거역 못한 박근혜 임을 알게 했다.

고영태가 만든 가방 3~40점, 옷 100여 벌…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취향에 따라 의상이나 악세서리 가방 등을 구입한다. 그런데 박근혜는 가방 한 두개가 아니라 30~40개, 옷도 한 두벌이 아니라 100여 벌이라면 거의 전부를 최순실이 가져다 준 대로 들고 입었다. 이는 아이가 옷을 골라 준 부모의 뜻을 거역하지 못하고 입은 것과 같다. 장난감 악세사리까지 부모가 해준 대로 소지한 것과 같다.

그래서 최순실은 이런 아이를 둔 부모처럼 일거수 일투족을 챙겼다. 머리 화장 태반주사 줄기세포 치료 헬스등 박근혜의 모든 것을 최순실이 지배했다는 것을 확인한 청문회, 즉 박근혜 위의 최순실임을 확실하게 증명한 청문회가 7일 청문회였다.

따라서 우리는 김기춘 실장이나 김재열 제일기획 대표 등 ‘어버버’기조, ‘모르쇠’ 기조의 김빼기 청문회가 하루 종일 이어졌음에도 ‘박근혜 위 최순실’ 이 하나를 확인한 것으로 만족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더욱 박근혜는 대통령 자격이 없으므로 탄핵되어야 한다는 점도 확인되었다. 이제 야당은 그리고 새누리당 비박계를 넘어 양식있는 새누리당 의원들은 여기서 ‘최순실 정권’을 끝내야 하는데 망설일 필요가 없다. 우리 국민은 최순실에게 투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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