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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의 촛불 앞에 KBS 각성 총파업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16/12/09 13:16
  • 수정일
    2016/12/09 13:16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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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양대 노조 총파업 "'청와대 언론' 뿌리 뽑겠다"

촛불의 파장이 언론도 움직였다. 민주주의를 송두리째 흔든 박근혜 정권과 이에 부역한 ‘청와대 언론’에 종지부를 찍자며 한국방송공사(KBS) 양대 노조가 8일 오전 6시부터 총파업에 돌입하고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KBS 본사에서 출정식을 열었다. 이날 열린 총파업 출정식에는 가장 멀리 제주에서부터 전국 곳곳의 1,200명이 넘는 KBS 조합원들이 참석해 여의도 본관 앞 계단을 가득 메웠다.

추운 날씨에도 KBS 본관 계단을 빼곡히 메운 조합원들의 뜨거운 열기가 느껴진 총파업 현장 .

KBS 언론노동자들은 “국민의 방송이라는 KBS 무얼 했나? 권력 감시해야 할 우리는 무엇 했나?”라며 KBS가 공영방송으로서뿐만 아니라 언론 본연의 기능조차 상실했음을 돌아봤다. 이들은 “KBS가 국민의 방송임에도 시청자의 신뢰를 잃고 있고, 국민의 사랑이 떠나가고” 있는 현실을 인정하며 반성하기도 했다.

이날 다양한 관계자들은 ‘부끄럽다’고 말했다. 또한 조합원들은 총파업 공동 선언문을 통해 "촛불의 바다에서 뼈아픈 질타를, 무거운 비판을 그리고 냉정한 외면을 온몸으로 느꼈다"라고 밝혔다. 촛불 현장에서 KBS, MBC 방송 차량에 적힌 '박그네 홍보 채널 너희도 공범' 등의 낙서나, 시민들의 매서운 비판의 목소리를 언론인들이 직접 들으며 겪은 자괴감도 오늘의 돌이킴에 영향을 준 듯하다.

성재호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위원장은 2014년 KBS 내 양대 노조인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와 KBS노동조합이 함께 총파업을 벌여 일명 ‘낙하산 사장’이라 불리던 길환영 사장을 퇴출한 것을 상기했다. 성 위원장은 “광장의 촛불이, 세월호 유가족이 만들어 주신 이 기회에 박근혜가 심어놓은 KBS부역자를 뿌리 뽑아야 한다”라고 강조하곤 특히 이인호 KBS 이사장과 고대영 KBS 사장을 주범으로 콕 집어 지목하기도 했다.

출정식이 끝난 뒤 이들은 곧장 KBS 본관에서 출발해 ‘박근혜 즉각 퇴진’, ‘공정보도 쟁취’ 등 구호를 외치며 여의도 새누리당사 앞까지 행진했다. 이날 새누리당사 앞에서 열린 전국언론노동조합 결의대회에는 방송·신문·인쇄 등에 종사하는 현직 언론노동자를 비롯해 70년대 유신정권 아래 언론의 자유를 지키고자 싸운 '동아투위’(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및 언론탄압으로 부당 해고된 다수의 해직언론인도 참석했다.

결의대회 중 윤창현 SBS본부장은 새누리당사를 올려다보곤 “새누리당은 정당이 아니라 조직범죄단체”라고 맹렬히 비판했다. 윤 본부장은 “새누리당 세력들이 국민 목숨 앗아가고 나라 살림 말아먹는 범죄행위를 하기 위해 제일 먼저 언론을 죽였다”라고 말하며 “언론노동자들 길거리로 내몰고, 충견은 재갈 물리고, 똥개 앉혀 도둑질 망봐주게 한 게 새누리당”이라고 거침없이 규탄하곤 새누리당의 해체를 촉구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표결을 하루 앞두고 열린 언론인들의 결의대회에서 김환균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은 민심이 바라는 것은 “무너져버린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다시 건설하는 것”이고 “탄핵은 그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일으켜 세우려면 우선 언론부터 바로 세워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KBS 양대 노조 조합원은 9일에도 총파업을 이어가며 국회 앞 탄핵 촉구 집회 등에 참여할 예정이다. 이들은 "국민의 알권리 충족을 위해 9일 국회 대통령 탄핵과 관련한 생방송(일반뉴스 제외)의 취재, 제작, 중계, 송출을 담당한 조합원에 국한하여 총파업에 참여한다"라고 밝혔다.

공정보도를 위해서는 먼저 박근혜 정권의 끄나풀을 없애야 한다고 외쳤다.
여의도 새누리당사를 향해 행진하는 조합원들의 모습.
전국언론노동조합은 8일 오후 새누리당사 앞에서 언론의 자유를 회복하기 위한 '박근혜 즉각 퇴진'과 '새누리당 해체'를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명주 기자  ana.myungjule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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