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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통정권’유신부활을 꿈꾸나?? ‘과다노출’ 범칙금 5만원!!

 

희망의 새 시대, 제2의 한강의 기적?
 
‘박통정권’유신부활을 꿈꾸나…‘과다노출’ 범칙금 5만원
 
耽讀 | 등록:2013-03-12 10:23:05 | 최종:2013-03-12 10:32:11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바야흐로 곳곳에서 유신이 부활하고 있습니다. 지난 달 21일 대통령직인수위는 국민에게 준법교육을 시키겠다고 했습니다. 박근혜 정부 140개 국정과제 중 하나인 ‘민주시민의식과 준법의식 함양’은 독재자 박정희가 지난 1968년 12월 5일 반포한 “우리는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났다”로 시작되는 ‘국민교육헌장’이었습니다. 나라가 국민을 교육하겠다는 발상은 전체주의 다름 아닙니다.


국민준법교육, 제2새마을운동, 제2 한강기적…3공 시대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당선 직후 회견에서 “다시 한번 ‘잘살아보세’의 신화를 만들어, 국민 모두가 먹고사는 것 걱정하지 않고 청년들이 즐겁게 출근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잘살아보세’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특별지시로 1971년 시작된 새마을운동을 독려하기 위해 본인이 직접 작사·작곡해 전국에 보급한 노래 제목입니다. 이에 화답하듯 농림수산식품부는 지난 1월 16일 인수위 업무보고에서 “농어촌의 침체된 분위기를 일신하고 주민 역량을 결집해 마을 발전을 선도해나갈 수 있도록 2011년부터 추진 중인 ‘우리 농어촌 운동’을 ‘제2의 새마을운동’으로 확대 추진하겠다”고 보고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도 지난 달 4일 충청지역 국회의원들과의 오찬 자리에서 “새마을 운동을 국민 정신운동으로 승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 1968년 12월 5일 국민교육헌장을 선포하는 박정희 국가기록원동영상 갈무리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25일 대통령 취임사에서 “국민 여러분과 함께 희망의 새 시대, 제2의 한강의 기적을 만드는 위대한 도전에 나서고자 한다”며 “국민 개개인 행복의 크기가 국력의 크기가 되고, 그 국력을 모든 국민이 함께 향유하는 희망의 새 시대를 열겠다.”라고 했습니다. 제2한강기적은 박정희 추종자들이 독재자 박정희를 구국의 영웅으로 만들어주는 논리입니다.

하지만, 이 같은 한강의 기적 운운은 박 대통령이 3공 시대로 회귀하고 있음을 스스로 증명한 것이라고 비판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지난달 28일 자신이 진행하는 <팟캐스트 윤여준> 2회 ‘취임사로 살펴본 박근혜 정부의 오늘과 미래’에서 “ ‘제2 한강의 기적’, ‘하면 된다’는 말을 듣는 순간 3공 때 생각이 떠올랐다. 아직도 박 대통령은 3공때 패러다임을 그냥 가지고 있는 것 아니냐. 그럼 결국 그런 국정운영 패러다임이 시대의 흐름과 부딪히게 마련이고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라고 비판했었습니다.


과다노출 처벌…유신시대 미니스커트 단속 부활인가?

▲ 1973년 3월 10일 파출소에 잡혀 온 여성의 치마 길이가 단속 기준인 ‘무릎 위 17cm’를 넘었는지를 경찰관이 자로 재고 있다. 위반하면 길에서 팻말을 들고 서 있어야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과다노출’이 부활하고, 지문채취검지도 경범죄로 처벌하겠다고 나섰습니다. 박근혜 정부 첫 국무회의에서 통과된 경범죄처벌법 시행령 개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개정안에 따르면, 앞으로 ▲과다노출 ▲지문채취 불응 ▲특정 단체 가입 강요 ▲무임승차 ▲무전취식을 하다가 적발되면 범칙금 5만원을 내야 합니다. 이 가운데 과도노출은 유신 선포 직후인 1973년 경범죄 단속대상으로 포함됐다가 미니스커트에 대한 자의적 단속 등이 논란을 빚으면서 유신시대 종료뒤 폐지됐던 조항입니다. 특히 지문채취 불응에 대한 범칙금 부과는 새로 신설되는 것으로, 인권단체들이 인권침해 우려를 이유로 반대해온 조항입니다.

과다노출하면 범칙금 5만원을 내는 것은 유신시대 미니스커트 단속을 떠올리게 합니다. 미니스커트는 1960년대 후반 우리나라에 들어왔습니다. 들어오자마자 젊은 여성들을 사로잡았습니다. 하지만 ‘10월유신’ 이듬해인 1973년 3월 10일 ‘개정 경범죄 처벌법’은 경찰에게 대나무 자를 손에 쥐게 해 줬습니다. 경찰은 여성 허벅지에 대나무 자를 댔습니다. 무릎위 17cm가 넘으면 단속돼 길에서 “긴 치마 입으세요.” 팻말을 들고 서 있어야 했습니다.

단속은 미니스커트만 아니었습니다. 경찰은 ‘장발장’(장발청년)을 잡아 머리 위에 ‘고속도로’를 냈습니다. 예를 공직사회도 별다르지 않았습니다. 구청장이 각 동사무소를 순시할 때면 수행하는 총무과장의 휴대품에 가위는 필수품이었습니다. 소속 직원의 머리가 길다고 구청장으로부터 지적을 받으면 총무과장은 자의든 타의든 직원의 머리에 고속도로를 냈습니다. 역에서는 경찰이 퇴폐향락풍조를 추방한다는 명목으로, 놀러 가는 청년들의 기타를 압수했습니다.


독재자 박정희 유신시대…단속과 금지 시대였다

▲ 장발단속. 머리카락이 귀를 덮으면 위반이 되어 경찰서에 끌려가 강제로 머리카락을 잘렸다.

유신시대를 한 마디로 규정하면 ‘금지의 시대’였습니다. 문화·예술·출판에 대한 각종 심의와 검열 제도를 두어 수많은 금지곡과 금서들을 쏟아냈습니다. 독재자 박정희는 1975년 모든 대중가요를 재심사하여 225곡을 금지곡으로 묶었으니 부를 노래가 없었습니다. <아침이슬>은 대학생들이 집회 때 부른다는 이유로, <행복의 나라로>는 행복한 나라로 가자면 대한민국은 불행한 나라냐는 이유로, <거짓말이야>는 불신감을 조장한다는 이유 따위로 금지곡에 넣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사랑해>, <왜 불러>, <고래사냥>도 금지곡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박정희가 지은 노래는 교과서까지 실렸습니다. <나의조국>입니다.


박정희 <나의조국> “후손에게 물려주세”, 학생들 “큰딸에게 물려주세”로 개사

1. 백두산의 푸른 정기 이 땅을 수호하고/ 한라산에 높은 기상 이 겨레 지켜왔네/ 무궁화꽃 피고 져도 유구한 우리 역사/ 굳세게도 살아왔네 슬기로운 우리 겨레

2. 영롱한 아침해가 동해에 떠오르면/우람할 손 금수강산 여기는 나의 조국/조상들의 피땀 어린 빛나는 문화유산 우리 모두 정성 다해 길이길이 보전하세

3. 삼국통일 이룩한 화랑의 옛정신을/오늘에 이어받아 새마을 정신으로/영광된 새 조국(?새 누리)에 새역사 창조하여 영원토록 후손에게 유산으로 물려주세.

▲ 중학교 음악 교과서에 실린 건전가요 < 나의조국 >

‘나의 조국’은 1학년 1학기 음악교과서에 실렸습니다. <나의조국>은 전형적인 일본 군가풍으로 독재자 박정희가 일본군 출신임을 보여준 노래입니다. 왜색이라고 금지했던 곡들이 많았는데 왜색을 따진다면 <나의조국>이야 말로 가장 앞장선 노래입니다. <나의 조국>은 “새벽종이 울렸네 새 아침이 밝았네/ 너도나도 일어나 새마을을 가꾸세”인 <새마을노래>와 함께 박정희가 직접 작사・작곡한 노래로, 유신시대 내내 학교와 직장에서부르게 했으며, 매일 방송이 시작될 때 애국가 다음으로 연주되었습니다. 당시 학생들은 술집에서 <나의 조국>을 개사하여 “5.16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하고…10월 유신 없었으면 이 나라 망했겠네 길이길이보전하여 큰딸에게 물려주세”라고 불렀습니다.

이게 독재자 박정희가 ‘통치’한 유신시대입니다. 유신시대가 얼마나 금지와 탄압시대였는지 알 수 있는 것 하나가 있습니다.

문: 다음 중 유신 시절 시행된 긴급조치의 내용에 해당하는 것은?

① 대한민국 헌법의 개정을 제안하는 자는 법관의 영장 없이 체포·구속·압수·수색하며 1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② 위와 같은 규정(긴급조치)을 비방한 자도 역시 법관의 영장 없이 체포·구속·압수·수색하며 1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③ 학생이 부당하게 출석이나 수업 또는 시험을 거부하면 사형에 처할 수 있다.
④ 고려대 교내에서 집회나 시위를 하면 3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모두 정답입니다. 이게 유신시대입니다. 이런 유신을 바란다면 민주주의자가 아닙니다. 다시는 유신이 부활하면 안 되는 이유입니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은 그 유신시대를 그리워하고 있는듯합니다. 하나둘씩 박정희시대 부활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물론 박근혜 대통령은 그렇지 않다고 반박합니다. 과다노출 경범죄 부활에 대해 경찰청 생활질서계 관계자는 “원래부터 없었던 조항을 새롭게 만든 것이 아니라 즉결심판 대상을 통보처분으로 확대 포함한 것이 이번 시행령의 핵심인데 관련 언론보도가 시민들의 오해를 살 수 있게 나가고 있다”며 유신시대 미니스커트 단속과 연결시키는 것을 반박했습니다.


유신이 부활하고 있다…

하지만, 최영일 대중문화평론가는 “대중들은 권위주의가 사라지고 표현의 자유가 강화되는 방향으로 살아왔고 과다노출과 같은 것은 생각할 필요도 없는 사회문화적 표현을 해왔다”면서 “경찰의 주장도 일리가 있지만 단속의 공포심을 모르고 살아왔던 것을 애써 정부와 경찰이 촉발시키면서 과거로 회귀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은 것”이라고 분석했다고 <미디어오늘>은 보도했습니다.

국민준법교육과 제2새마을운동, 제2한강기적같은 박정희 업적을 중심으로 한 국민운동과 과다노출 범칙금같은 시민 생활과 직결되는 것부터. 바야흐로 유신이 부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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