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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의 기획된 폭력 진압, “정권 말기 발악”

  • 기자명 한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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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4.11.11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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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댓글 0
 
 

위축과 분열을 목적으로 한 경찰의 기획 탄압
정권이 말로에 들어서면 나타나는 발악과 탄압의 전형적인 모습
윤석열 정권 퇴진과 사회대전환 쟁취, 하나로 모여 거대한 퇴진광장을 열어야

경찰의 1차 민중총궐기 봉새 시도, 구속을 목적으로 한 기획 탄압

11일 윤석열퇴진운동본부(준)와 민주노총이 경찰청 앞에서 평화 집회 폭력침탈한 경찰을 규탄하고 연행 조합원의 석방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민주노총
11일 윤석열퇴진운동본부(준)와 민주노총이 경찰청 앞에서 평화 집회 폭력침탈한 경찰을 규탄하고 연행 조합원의 석방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민주노총

윤석열 정권이 윤석열 퇴진 투쟁에 대한 기획 진압과 보수언론을 동원한 선전전에 나섰다. 경찰은 1차 민중총궐기를 ‘조직적 불법행위’라며 확대 수사를 공언하고, 보수언론은 '불법 폭력'으로 몰아가고 있다. 이들은 1차 민중총궐기를 혐오의 대상으로 변질시켜 윤석열 퇴진을 향한 국민의 단결을 막아보려 애쓰고 있다.

지난 9일 경찰은 1차 퇴진총궐기에 2만 명의 병력을 투입했다. 집회가 시작되기도 전에 특수 진압복을 입은 채 방패와 삼단봉을 휘둘러 집회 참가자들에게 폭력을 행사했다. 이 과정에서 골절, 호흡곤란, 염좌 및 찰과상 등 부상자가 속출했다.

경찰은 진보당 윤종오 원내대표를 비롯한 전종덕, 정혜경 의원의 만류에도 아랑곳 않고 면전에서 '밀어! 밀어!'를 외치며 폭력진압을 이어갔다. 한창민 의원은 경찰에 의해 폭력적으로 제압당하고 상의가 찢기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11일 최고위원회에서 “지난 토요일 경찰의 행태가 참으로 우려스럽다”며 “1980년대 백골단이 시위대를 무차별 폭행하던 현장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일주일 전 기자회견을 통해 1차 민중총궐기에 10만 명이 모일 것이라고 밝혔다. 10만 명이 안정적으로 집회할 수 있는 장소를 요구했으나 윤석열 정부는 한정된 공간만 허가했다. 신고된 행진 경로를 의도적으로 가로막고 평화적으로 운영하고 있던 퇴진광장에 경찰이 난입해서 폭력을 행사했다. 경찰청의 기획된 의도다.

이에 민주노총, 윤석열정권퇴진운동본부(준)은 11일 오후 1시 경찰청 앞에서 ‘평화로운 집회 폭력침탈과 광장민주주의 파괴 규탄! 연행 조합원 전원 석방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건설산업연맹 플랜트건설노조 이주안 위원장이 경찰의 폭력 실태를 보여주는 사진을 들고 발언하고 있다. ⓒ민주노총
건설산업연맹 플랜트건설노조 이주안 위원장이 경찰의 폭력 실태를 보여주는 사진을 들고 발언하고 있다. ⓒ민주노총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은 “경찰은 무엇을 목적으로 평소와 다르게 헬멧과 방패를 착용한 채로 집회 관리에 나섰는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의식을 잃은 노동자를 질질 끌어서 내동댕이치는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있다”며 “윤석열 정권의 탄압에 강력한 저항으로 맞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건설산업연맹 플랜트건설노조 이주안 위원장은 “사전 결의대회부터 경찰은 합법적인 집회 공간을 내주지 않고 침탈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3일이 지났는데도 면회는 거부하는 경찰에 대해 "공무 수칙을 어기면서까지 탄압을 자행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9일, 1차 민중총궐기에서 건설 노동자들이 가장 많이 연행되었다. 건설 노동자들에 대한 윤석열 정부의 건폭 몰이, 집중 탄압이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

민주일반연맹 이영훈 비상대책위원장은 “무리한 마찰을 일으키며 구타하고 폭행하고 연행한 것은 경찰의 의도된 탄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회가 끝나고 수분이 지나지 않아 서울경찰청장이 성명을 발표하는 과정들로 보아 합리적인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한 “서울경찰청장의 과잉 충성이 자아낸 행태”라고 비난했다.

11일 윤석열퇴진운동본부(준)와 민주노총이 경찰청 앞에서 평화 집회 폭력침탈한 경찰을 규탄하고 연행 조합원의 석방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뉴시스
11일 윤석열퇴진운동본부(준)와 민주노총이 경찰청 앞에서 평화 집회 폭력침탈한 경찰을 규탄하고 연행 조합원의 석방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뉴시스

민주노총 법률원 하태승 변호사는 “적법한 행진 경로였으며, 심지어 경찰이 집회 제한 통고로 지목한 행진 경로였다”며 “적법하게 행진했으나 경찰은 병력과 폴리스라인으로 대오를 막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서울경찰청은 구속 수사 운운했는데, 정권에 대한 비판이 듣기 싫다고 구속을 하는 것은 소추 절차를 지키지 않고 정치적 목적을 위해 악용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석열OUT 청년학생공동행동 강새봄 대표는 “160cm도 안 되는 여학생에게 발길질을 하고 몸을 잡아당기고 바닥에 패대기쳤다”고 밝혔다. 이어 “까만 헬멧을 쓴 경찰은 방패로 노동자들을 무자비하게 폭행했다”며 “입을 막고 가두면 폭정에 대한 비판, 윤석열 정권 퇴진에 대한 열망을 덮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라고 일갈했다.

11월 9일 전국노동자대회, 1차 민중총궐기에서 일어난 경찰의 폭력 진압 사진 ⓒ민주노총
11월 9일 전국노동자대회, 1차 민중총궐기에서 일어난 경찰의 폭력 진압 사진 ⓒ민주노총

한편, 경찰은 9일 연행한 11명 중 6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민주노총 집행부 7명에 대해 출석 요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1차 민중총궐기 집회 장소에 대한 제한, 적법한 행진 경로 봉쇄 시도가 애초에 구속 수사를 목적으로 한 경찰의 기획이었다는 사실이 명확해진 것이다.

윤석열 퇴진 국민투표 훼방, 끝나가는 정권에 대한 과잉 충성

입이 틀어막힌 사람들이 대통령실에 국민계고장을 부착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한경준 기자
입이 틀어막힌 사람들이 대통령실에 국민계고장을 부착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한경준 기자

퇴진광장에 대한 기획 탄압과 더불어 열기가 높아지는 윤석열 퇴진 국민투표에 대한 훼방도 이어지고 있다. 부경대는 200여 명의 경찰을 투입해 9명의 학생을 연행했고, 마트 재벌은 노동자들의 현장투표소를 중단시키려 징계하겠다고 협박하고 경찰에 신고까지 했다. 서대문구청은 잠깐 진행되는 캠페인에 계고장을 남발했다.

 

이에 윤석열퇴진 국민투표 서울추진본부와 윤석열퇴진 사회대전환 서울시국회의는 11일 오후 2시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퇴진 국민투표 방해하며 계고장을 날린다면, 국민들은 윤석열에게 퇴진 계고장을 보내겠습니다”라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서울 윤석열퇴진투표 대학생서포터즈 유룻 단장은 부경대가 경찰 병력 200여명을 학교에 들인 것에 대해 “대학교에 경찰병력이 그렇게 많이 들어올 수 있는 것인가?”라고 규탄했다. 이어 “무엇이 두려워 과도한 공권력 투입을 자행한 것인가?”라며 “탄압이면 항쟁이다. 대학생, 청년들은 탄압에 주저하지 않고 뭉쳐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부경대가 경찰에 요청해 학생들을 연행하고 있다. ⓒ유튜브 뭐라카노
부경대가 경찰에 요청해 학생들을 연행하고 있다. ⓒ유튜브 뭐라카노

부경대는 지난 7일 집회 신고에도 불구하고 학교 본부 30여 명을 동원해 윤석열 퇴진 국민투표소 활동을 방해했다. 이에 8일 총장직무대행과의 면담을 신청했으나 수업을 핑계로 학생들을 피해 다녔다. 학생들은 확답을 받고 돌아가겠다는 결심으로 3일간 총장실 앞에서 총장직무대행을 기다렸다.

이후 학생들이 집으로 돌아가겠다고 밝혔는데도 부경대는 본부 정문을 걸어 잠그고 “신원을 밝히지 않으면 내보내지 않겠다”며 으름장을 놓았다. 이후 200여 명의 경찰 병력이 투입되었다. 학교는 잠가 놨던 정문을 열고 경찰을 받아들였으나 연행된 학생들을 굳이 뒷문을 통해 내보냈다.

당시 정문에는 대학 본부가 벌인 소동으로 지나가던 시민들이 사태를 지켜보고 있었다. 한 시민은 “대학교에 경찰이 저렇게 많이 들어오다니 지금이 쌍팔년도냐?”라고 말했다.

한편, 공무원노조는 탄압을 무릎쓰고 '국민의 공무원'이 되겠다며 윤석열 퇴진 국민투표에 동참할 것을 선언했다. 마트 노동자들은 전국 270여개 대형 마트에서 현장투표를 진행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전국공무원노조 전은숙 서울본부장은 “윤석열 정부는 공무원 사회마저 등을 돌릴까 두려워 공문서 한 장으로 110만 공무원들을 위협하고 있다”며 “국가기관을 사유화하고 공무원을 정권의 하수인으로 복종을 강요하고 있다”라고 규탄했다. 이어 “굴복하지 않고 당당히 맞서 공무원도 말할 권리를 빼앗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 안수용 위원장은 “마트 현장에서 진행되는 윤석열 퇴진 현장투표는 생각보다 뜨거운 반응”이라고 설명했다. 회사의 징계 협박과 경찰 신고에 대해 “홈플러스는 단체규약에 정치활동 보장이 명시되어 있는데도 불구하고 윤석열 퇴진 국민투표에 유독 다른 반응을 보이는 것에서, 노동자들의 휴식권을 빼앗는 윤석열 정부와 유통 재벌의 유착이 여실히 드러난다”라고 규탄했다.

서대문구청이 캠페인 테이블을 불법적치물이라며 계고장을 부착했다. ⓒ윤석열 퇴진! 친일뉴라이트 퇴출! 서대문운동본부
서대문구청이 캠페인 테이블을 불법적치물이라며 계고장을 부착했다. ⓒ윤석열 퇴진! 친일뉴라이트 퇴출! 서대문운동본부

서대문주민대회 전진희 공동조직위원장은 “서대문구청 앞에서 진행된 윤석열 퇴진 국민투표에 직원 열댓 명이 둘러싸고 투표를 방해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구청이) 경찰을 불렀지만 캠페인은 집회 신고 대상이 아니라는 판단에 그냥 돌아갔다”라고 설명했다. 구청의 계고장 발부에 대해 “1~2시간 진행하고 정리하는 캠페인 물품이 무슨 불법 적치물인가?”라며 “서대문구청의 과잉 충성”이라고 규탄했다.

윤석열 퇴진 국민투표 추진본부 김재하 본부장은 “탄압이 강화된다는 것은 정권의 끝이 다가오고 있다는 징후이니 어찌 즐겁지 않겠는가?”라고 강조했다. 이어 “윤석열 정권과 김건희로 인하여 전 국민이 화병이 날 지경인 그 속을 시원하게 만드는 것이 퇴진 국민투표”라며 “뚜벅뚜벅 퇴진 투표와 정권 퇴진 운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제 하나로 모인 거대한 퇴진 광장을 만들어야

진보당이 11일, 국회 본청 진보당 회의실 앞에서 '윤석열 퇴진 국민투표 상황판 현판식'을 진행했다. ⓒ진보당
진보당이 11일, 국회 본청 진보당 회의실 앞에서 '윤석열 퇴진 국민투표 상황판 현판식'을 진행했다. ⓒ진보당

지난 7일 윤석열 대통령의 기자회견에도 불구하고 퇴진 여론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여권에서는 “대통령이 진심을 담아 사과했으니, 국민들에게 약속한 일을 실천만 하면 된다”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대통령의 대국민 기자회견 이후 인터넷에는 ‘이게 사과냐?’라는 밈이 쏟아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박근혜 탄핵 당시 궤멸에 가까운 정치적 타격을 입었다. 그 경험으로 지금은 여러 가지 퇴로를 고민하면서 내부 단속에 나서는 모양새다. 여권은 면책을 조건으로 한 임기 단축 개헌을 은근슬쩍 주장하고 있다. 개헌을 위해서는 국민의힘에서 최소 8표가 필요하다. 그러면서 이후 정치적 해법을 마련하기 위한 시간 벌기에 나서고 있다.

단순한 대통령의 퇴진이 아니라 한국 사회의 대전환을 위해서는 압도적인 힘으로 승리해야 한다. 하나의 광활한 퇴진 광장으로 모여야 가능한 일이다. 그 과정에서 국민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 새로운 사회에 대한 담론을 만들어가야 한다. 이번 1차 민중총궐기에서 보여준 경찰의 기획 탄압은 불법과 폭력의 프레임으로 퇴진 광장을 분열시켜 보려는 얄팍한 계책이다.

각자의 투쟁만 고집하는 것은 결국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를 보장해주는 것과 다름없다. 권력이 아닌 촛불 광장의 힘으로 윤석열 퇴진과 사회대전환을 쟁취하기 위해 거대한 퇴진 광장을 열자!

 한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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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 상병 특검법', 잊혀졌나

[이충재의 인사이트] 윤 대통령 기자회견서 한마디 언급없어...김 여사가 대통령 휴대폰 사용한다는 실토로 'VIP 격노설' 의혹 증폭

24.11.11 06:31최종 업데이트 24.11.11 07:26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 한마디 언급도 하지 않으면서 채 상병 사건이 실종됐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정치권에선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한 논의가 사라졌고, 언론에서도 후속 보도가 이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공수처의 외압 의혹 수사도 좀처럼 진전이 없는 상황입니다. 시민사회에선 'VIP 격노설' 등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에 대한 관심이 사라진데 우려를 나타내는 목소리가 많습니다.

윤 대통령이 지난 7일 회견에서 채 상병 사건에 답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눈길을 끈 대목이 있습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대선 전부터 김건희 여사가 대통령 휴대전화로 들어온 문자에 대신 응답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김 여사가 윤 대통령 취임 후 국정에도 개입했을 정황을 시사하는 것으로, 항간에 떠도는 채 상병 외압의 진원지가 김 여사라는 의혹에 불을 당겼습니다. 지난해 8월2일 우즈베키스탄 출장중이던 이종섭 당시 국방부장관 휴대폰에 한남동 관저에서 휴가중이던 윤 대통령의 휴대폰번호가 찍혔는데, 통화 당사자가 김 여사가 아니냐는 의문입니다.

의혹은 커지고 있지만 '채 상병 특검법'은 동력이 떨어진 상태입니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이 지난달 3일 네 번째 채 상병 특검법을 발의했지만 처리할 움직임은 없습니다. 대법원장이 특검을 추천하도록 바꿔 국민의힘 이탈표를 노리겠다는 전략이었으나 호응이 없자 멈춰선 상황입니다. 민주당의 관심이 온통 '김건희 특검법'에 쏠린 것도 동력이 떨어진 이유입니다. 민주당이 채 상병 사건 진상규명에 관심이 없어보인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태도는 무능과 무책임이라고밖에 볼 수 없습니다. 제3자 추천 방식의 '채 상병 특검법' 통과를 약속한 한 대표는 아예 모르쇠로 일관하는 모습입니다. 한 대표는 지난달 30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선 구체적 설명없이 "입장이 바뀐 게 없다"고만 했습니다. 민주당이 한 대표 제안을 수용한 새로운 안을 제시했는데도 묵묵부답입니다. 친한계에서도 채 상병 특검에 대한 언급이 사라진지 오래입니다.

상설특검, 채 상병 사건 전체로 확대 방안 고민해야

채 상병 사건 외압 의혹을 수사중인 공수처는 몇 달째 용산 문턱에서 단 한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공수처는 지난 5월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 소환 이후 수사에 손을 놓고 있는 모습입니다. 수사 인력 부족을 호소하지만 공수처 안팎에선 윤 대통령 등 권력의 눈치를 보고 있는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됩니다. 최근 공수처가 인력 증원을 통해 수사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으나 사건 발생 이후 1년 넘도록 가시적 성과가 없는 상황에서 뒤늦은 인력 보강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미지수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채 상병 특검법'이 벽에 부닥치자 민주당은 국정조사 추진으로 방향을 트는 모양새입니다. 오는 28일 채 상병 수사 외압 의혹 등을 규명하기 위한 '국정조사 계획서'를 본회의에 올릴 계획으로 알려졌습니다. 국정조사는 대통령의 거부권이 필요없어 국회에서 통과만 되면 실시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국회 청문회와 국정감사에서 대통령실 관련자들이 출석하지 않은 점으로 미뤄 국정조사에서도 뚜렷한 성과를 내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많습니다.

시민사회에선 '김건희 특검법'도 중요하지만 채 상병 사망 진상규명도 공력을 쏟아야 한다고 야권에 주문합니다. 민주당은 대통령 탄핵에 필요한 법적근거 확보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이를 위해서라도 채 상병 외압 의혹 규명을 늦출 수 없다는 얘깁니다. 윤 대통령이 수사에 압력을 행사한 사실이 드러날 경우 중도하차 여론이 치솟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각에선 야권이 추진 중인 상설특검을 채 상병 사건 전체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채 상병의 억울한 죽음의 진상을 밝혀낼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VIP격노설 #김건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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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대규모 퇴진 집회, 경향신문 “박근혜 말기 떠오르는 비상 시국”

[아침신문 솎아보기] 조선일보는 “정치 투쟁 올라타고 다시 고개 드는 민노총 폭력”

대통령 임기 후반 시작…동아일보 “대대적 개각 필요” 중앙일보 “신속한 변화·쇄신”

기자명정민경 기자

  • 입력 2024.11.11 07:47

  • 수정 2024.11.11 07:48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박찬대 원내대표 등이 9일 오후 서울 숭례문 일대에서 더불어민주당 주최로 열린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 촉구 제2차 국민행동의 날' 장외집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주말 서울 도심에서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린 가운데 각 신문마다 보도 양상이 갈린다. 특히 사설에서 그 차이가 두드러졌는데 경향신문과 한겨레의 경우 최근 김건희 여사 리스크 등으로 지지율이 크게 떨어진 윤석열 대통령이 민심을 직시해야 한다고 쓴 반면 조선일보, 중앙일보, 국민일보 등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선거법 위반 판결과 위증 교사 사건 선고를 앞두고 민주당이 의도를 가지고 집회를 열고 있다고 바라봤다.

지난 9일 세종대로에서 민주노총 등이 주최한 ‘2024 전국노동자대회·1차 퇴진총궐기’ 대회에서 주최 측은 조합원·시민 10만여명이 몰렸다고 했지만 경찰은 1만5000여명이 모였다고 했다. 세종대로에서 열린 ‘윤석열 퇴진-김건희 특검 114차 촛불대행진 집회’ 참가자들은 “전쟁광 윤석열을 탄핵하자”고 했다. 지난달 28일부터는 가천대를 시작으로 한국외대·한양대·숙명여대·인천대·전남대·충남대 등에서 교수들이 시국선언을 통해 윤 대통령 퇴진을 요구했다.

조선일보는 1면에 9일 민주노총과 ‘윤석열정권퇴진운동본부’ 등이 주최한 ‘전국노동자대회, 1차 퇴진 총궐기’ 사진을 배치, 집회로 인해 경찰과 충돌해 도로가 혼잡해보이는 사진을 배치했다. 한겨레는 5면에 9일 집회 사진을 싣고 <불통 정권에 실망 분노한 시민들 “더 이상은 못참겠다, 물러나라”>라는 기사를 배치했다. 해당 기사는 집회에서 만난 시민들의 목소리를 전달했다. 한국일보는 3면에 9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김건희 윤석열 국정농단 규탄, 특검 촉구 국민 행동의날’ 집회에 참석한 내용을 다뤘다. 이 기사에서 한국일보는 “15일 이재명 대표의 1심 선고를 앞두고 ‘방탄 집회’라는 비판에도 불구, 3주 연속 대규모 도심 장외집회라는 초강수로 세결집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11일 조선일보 1면.

▲11일 한겨레 5면.

중앙일보는 6면 기사 <이재명 “두 글자 차마 말 못해” 왜?>에서 “탄핵에 대해 민주당은 넉 달 넘게 로키(Low-Key)전략”이라며 장외 집회를 해도 ‘탄핵’이라는 단어를 발설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해당 기사는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떨어져도 여당 지지율은 버티고 있다는 민주당 중진의 발언을 인용하며, “집회 인원이 과거보다 폭발적으로 늘지 않는 것도 민주당이 주저하는 이유”, “선부른 탄핵 드라이브의 역풍을 우려하는 시각”이라 전했다. 민심이 ‘박근혜 정권 말기 같다’는 분석이 일각에서 나오는 가운데, 박근혜 탄핵 집회 당시처럼 집회 인원이 늘지 않고 여권 지지율이 지켜지고 있기 때문에 또 다르다는 것이다.

주말 대규모 집회 “윤 대통령이 자초한 일” vs “이재명 선고에 맞춰 탄핵 몰이”

경향신문은 이날 사설 <시국선언과 집회에서 표출된 민심, 여권은 두렵지 않나>에서 “박근혜 정부 말기를 떠올리게 하는 비상한 시국”이라며 “정부·여당은 위기의식을 갖고 국정 변화를 요구하는 민심을 직시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윤 대통령 퇴진과 ‘김건희 특검’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커진 것은 윤 대통령의 7일 기자회견으로 국정 변화를 기대할 수 없음을 확인했기 때문일 것”이라며 “신뢰 회복의 ‘마지막 기회’이던 회견마저 궤변으로 일관하면서 민심 수습은커녕 분노만 더 커졌다. 시민들은 이제 집단행동을 통해서라도 압력을 가하지 않으면 국정 변화가 어렵다고 보고 있다. 모두 윤석열 정권이 자초한 일”이라 전했다.

▲11일 경향신문 사설.

한겨레는 <정권퇴진 집회 강경대응한 경찰, 국민과 싸우겠다는 건가>에서 해당 집회에서 부상자가 속출하고 11명이 경찰에 연행된 사실과 관련해 정부 비판 사설을 냈다. 한겨레는 같은 날 또 다른 사설 <대결정치·여사의혹·정책실패만 남은 윤 대통령 전반기>에서는 윤 대통령의 지난 2년 6개월을 평가하면서 그동안 혼선을 만든 정책들을 짚고 최근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과 관련해서 “‘정치 공세’라면서 비호에만 급급하다”고 비판했다.

반면 한국일보와 조선일보, 국민일보의 사설 등은 해당 집회를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위증교사 1심을 앞둔 상황과 연결해 바라봤다.

한국일보는 이날 사설 <매주 장외 집회 민주당, 제1당의 마땅한 자세인가>에서 “국민의 삶과 직결되는 내년도 나라 살림살이를 결정하는 예산정국에 돌입한 상황에서 주말마다 대규모 장외집회에 당력을 쏟아붓는 게 제1당의 마땅한 역할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민주당이 장외집회 장기화를 예고한 것은 공직선거법 위반과 위증교사 건으로 1심을 앞두고 있는 이 대표 상황과 무관치 않다”고 썼다.

이어 “대통령 탄핵은 엄격한 법적 요건과 절차에 따라 절제된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 무엇보다 정파를 뛰어넘는 민심의 움직임이 있어야 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의 성패를 가른 결정적 요인이라는 사실을 모르지 않을 것”이라 전했다.

조선일보는 이날 사설 <정치 투쟁 올라타고 다시 고개 드는 민노총 폭력>에서 “민노총은 오는 20일과 다음 달 7일에도 총궐기 집회를 벌이겠다고 했다. 민주당과 좌파 단체들도 정권 퇴진·비판 집회를 연이어 예고한 상태”라며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선거법 위반, 위증 교사 사건 1심 선고가 불리하게 나오면 이 집회들이 더욱 폭력적으로 변할 가능성이 있다. 불법 폭력 집회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엄정한 법 집행밖에 없다”고 전했다. 조선일보는 사설 외 3면 기사에서도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이재명 대표가 선고를 앞두고 장외집회를 연다고 비판하는 글을 올린 것을 전했다.

▲11일 조선일보 사설.

중앙일보 역시 민주당의 주말 집회를 비판적으로 바라봤다. 중앙일보는 사설에서 “더불어민주당 역시 2주째 지속 중인 주말 거리투쟁부터 재고해야 마땅하다”며 “과반 1당으로서 힘의 과시가 아닌 그 제도의 틀 안에서 문제를 풀어야 옳다”고 전했다.

국민일보도 이날 사설 <지금은 사법의 시간…민주당, 노골적 재판 개입 멈춰야>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선거법 위반 판결이 이번 주(15일) 내려진다. 그 열흘 뒤에는 위증교사 사건의 선고도 예정돼 있다”며 “오래 끌어온 사법리스크가 정점을 향해 치닫는 시점에 민주당은 2주 연속 주말 장외집회를 벌였다. 9일 집회에서 쏟아낸 발언과 연출한 모양새의 요지는 ‘탄핵’이었다. 2016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 때처럼 촛불을 켰고, 군소야당과 시민단체가 앞장서서 ‘대통령 탄핵’을 외쳤으며, 이 대표도 직접 ‘책임을 물을 때가 됐다’고 했다”고 전했다.

국민일보는 이 사설에서 “민주당이 이 대표 선고에 맞춰 탄핵 여론몰이에 총공세를 펴는 상황은 우연이라 보기 어렵다”며 “정권의 급변 가능성을 이토록 요란하게 설정하는 시점과 방법 모두 법원의 판단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가 다분히 깔려 있다”고 전했다.

대통령 임기 후반 시작…언론은 인적 쇄신부터 주문

윤석열 대통령이 5년 임기 가운데 2년 반이 지나, 오늘부터 국정 운영 후반기에 접어든다. 신문들은 윤 대통령의 임기 후반을 평가하면서 최근 지지율이 바닥난 상황에 대해 언급했다. 중앙일보는 이날 사설 <신속한 변화·쇄신에 윤 대통령 임기 후반기의 명운 걸어야>에서 “반전의 계기를 조속히 마련하지 못한다면 국정 운영은 더 큰 어려움에 봉착할 것이다. 그 돌파구는 변화와 쇄신에서 찾아야 한다. 그 밖의 뾰족한 비법이란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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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중앙일보는 “대통령실에선 김 여사가 윤 대통령의 다음 순방에 동행하지 않기로 결정했고 김 여사를 공식 보좌하는 제2부속실도 과거 청와대 무궁화실보다 3분의 1이 안 되는 규모로 정식 출범했다. 대통령의 사과에 이은 후속 조치로 평가할 만한 대목”이라고 긍정 평가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중앙일보 사설은 “이참에 ‘김 여사 라인’도 신속히 정리하는 게 맞다”고 전했다.

동아일보는 <임기 후반 시작한 尹, 쓴소리에 귀 열고 인적 쇄신 서둘라>라는 사설에서 후반기부터는 “윤 대통령 자신이 바뀌지 않으면 안 된다”며 “국정 운영의 전환을 위해서는 대대적 인적 쇄신이 선행돼야 한다. 우선 대통령실에서 김건희 여사 라인으로 지목된 참모들을 정리해야 한다. 대통령 지지율이 그 모양이 되도록 할 말을 못한 비서실장도 바꿔야 한다. 대통령의 국정 운영 실패에 총리의 책임도 없지 않다. 대통령 지지율이 바닥을 기자 장관들이 복지부동(伏地不動)한다는 소리가 들린다. 대대적 개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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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반대 명분 없도록’…민주, 김건희 특검법 수정안 검토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4/11/11 09:25
  • 수정일
    2024/11/11 09:25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 수정 2024-11-11 09:11
  • 등록 2024-11-11 05:00
  •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 특검 촉구 제2차 국민행동의 날’ 집회 참가자들이 지난 9일 저녁 서울 중구 숭례문 일대에서 손팻말을 든 채 구호를 외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 특검 촉구 제2차 국민행동의 날’ 집회 참가자들이 지난 9일 저녁 서울 중구 숭례문 일대에서 손팻말을 든 채 구호를 외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더불어민주당이 오는 14일 본회의 처리와 28일 재표결이 예정된 ‘김건희 특검법’의 수사 대상을 대폭 줄이는 방안을 본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쳇바퀴 돌듯 반복되는 ‘거부권 정국’을 뚫고 특검법을 관철하려면 국민의힘 내부 ‘동조자’가 필수적인 현실론으로 풀이된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이미 불거진 의혹을 규명할 ‘특검 저지’를, 앞으로 생길 불미스러운 일을 막을 특별감찰관 추진 논리로 내세우는 상황에서 ‘그걸로는 안 된다’고 못박으려는 의도도 깔려 있다.

    민주당 원내 핵심 관계자는 10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특검법 수정안 검토가 “한 대표가 김건희 특검법을 제안할 가능성이 ‘제로’인 상황에서 민주당이 정치의 공간을 열어놓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14일 본회의에 민주당이 수정안을 낼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검토하는 특검법 수정안은 현재 13가지인 수사 대상을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과 명태균씨가 개입된 부정선거·국정농단 의혹 등으로 축소하는 내용이다. 특검 후보 추천 방식을 야당이 아닌 ‘제3자 추천’으로 바꾸는 것도 검토 대상이다. 이는 지난달 21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제안에 한 대표가 즉각 ‘화답’해 곧 여야 대표회담이 열릴 분위기였을 때, 민주당 중진들을 중심으로 나왔던 제안이다. ‘성과’를 내려면 김건희 특검법을 회담 의제로 올리되, 한 대표가 수용할 만한 내용을 제시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당시 민주당 지도부는 “한 대표가 먼저 수정안을 제시하지 않은 상태에서 민주당이 그럴 필요가 없다”고 선을 그었었다.

    •  
  • 대표회담이 무산되고 한 대표가 ‘김건희 특검 불가’를 고수하는데도 민주당이 선제적 수정안 검토로 선회한 것은, 다른 야당들처럼 공식적으로 ‘탄핵’을 주장하지 않는 민주당이 국민의힘을 최대치로 압박할 수 있는 카드로 보인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전날 저녁 민주당이 연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 특검 촉구’ 2차 집회에서 “제가 ‘두 글자’로 된 말을 차마 할 수 없어 이렇게 말한다. 국민이 위임한 권력을 남용하는 그들에게 책임을 물을 때가 됐다”고 했다. 이날 집회에 참여한 시민은 20만명(이하 민주당 추산)으로 지난 2일 1차(30만명) 때보다 줄었다. 수도권의 한 초선 의원은 “윤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보고 국민들이 화는 났는데, 그 화를 풀려고 민주당 집회에 (쏟아져) 나오진 않은 것”이라며 “아직 (탄핵, 하야 등으로) 공세 온도를 끌어올리는 것에는 국민들이 동의하지 않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이 김건희 특검법을 성사시키려면 기댈 곳은 국민의힘 이탈표다. 14일 본회의에서 김건희 특검법이 통과되더라도 윤 대통령이 다시 거부권을 행사하면 28일 본회의에서 재표결을 해야 한다. 이번에도 법안이 폐기되지 않으려면 국민의힘에서 최소 8명의 이탈표가 나와야 한다. 앞서 지난달 4일 재표결 땐 4명이 이탈했는데, 민주당은 그 규모가 더 늘어나는 게 쉽지는 않지만 여론과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 안철수 의원의 경우엔 야당만의 특검 후보 추천 등 ‘독소조항’을 없애고 여야가 합의해 특검법을 처리하자는 주장도 하고 있다. 특검 후보 ‘제3자 추천’은 한동훈 대표가 ‘채 상병 특검법’과 관련해 내놓은 제안이기도 하다. 당직을 맡은 민주당 재선 의원은 “정국을 풀 가장 큰 변수는 특검”이라며 “한동훈 대표나 국민의힘이 받지 않을 수 없는 안을 만드는 걸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 한 대표가 특별감찰관을 앞세워 특검을 저지하려는 것도 민주당으로선 막아야 할 일이다. 민주당의 한 당직자는 “한 대표가 혹시라도 (친윤계) 추경호 원내대표와 손잡고 특별감찰관 추진에 합의해 특검을 무산시키려는 건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은 오는 16일 ‘국정농단 규탄·특검 촉구’ 3차 집회를 혁신당 등 야 4당과 공동주최하고, ‘1천만명 서명운동’을 11일부터 28일까지 집중적으로 벌이며 윤 대통령과 여당에 김건희 특검법 수용을 압박할 예정이다.

    기민도 기자 key@hani.co.kr 고경주 기자 go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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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배 협동의 경제학] 이런 미친! 윤석열이 트럼프랑 친해지려고 골프 연습한단다

 
나는 대통령 윤석열을 매우 한심하게 보는 편이지만 그의 말과 행동에 실망한 적은 거의 없다. 실망은 기대가 있어야 하는 거다. 기대가 쥐뿔도 없는데 실망을 할 일이 뭔가?

지난주 대국민 끝장 담화인가 그거 할 때에도 난 별 감흥이 없었다. 당연히 실망도 하지 않았다. 뭘 기대를 한 게 있어야 실망하지. 온 국민들이 보는 앞에서 대변인에게 반말 찍찍 하던 거? 그 인간 원래 그랬다. 평생 검사로 살면서 인간을 피의자로 보는 습관이 인이 박힌 사람인데 안 그랬겠나?

아, 신선하게 웃긴 건 하나 있었다. 사과는 했는데 어떤 부분에 구체적으로 사과하는지는 밝힐 수 없다고 한 거, 그거 하나는 신박하더라. 아무튼 기대라는 게 없으면 실망을 잘 안 한다. 내가 윤석열을 대하는 태도가 딱 이거다.

그런데 10일 윤석열이 골프 연습을 다시 시작했다는 뉴스가 전해졌다. 골프광으로 알려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더 친해지기 위해서 ‘골프 외교’를 대비하는 차원이란다. 이 소식을 보는 순간 속으로 와, 이 인간은 진짜 상상을 초월하는구나. 상식적인 범주에서 인간 대접을 할 수가 없는 사람이구나 확신을 가졌다.

조선일보가 외교 교본이냐?

나는 골프를 치지 않지만, 골프를 치는 사람에 대해 아무 불만이 없다. 다만 골프를 치는 사람이 주위에 골프를 강요하는 것은 좀 웃기다고 생각한다. 내가 종합일간지 경제부에서 일할 때 데스크가 골프광이었다. 그리고 그 데스크는 항상 나보고 골프 좀 배우라고 강권했다.

이유가 증권사 CEO 등 높은 사람(당시 나는 증권거래소 출입기자였다)과 만나 취재를 하려면 골프장이 최적의 장소라는 것이었다. 몇 시간 함께 라운딩을 돌다보면 여러 이야기를 하게 되고 친해진단다. 그래서 단독도 많이 물어올 수 있다는 조언이었다.

하지만 나는 그 조언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내심 웃겼기 때문이다. 증권사 CEO랑 골프를 치러 갔다고 치자. 돈도 증권사에서 내는 돈으로 말이다. 그러면 그 자리에서 증권사 CEO가 나한테 뭔 이야기를 해주겠나? 그냥 지 회사 자랑이나 실컷 하겠지. 나는 그걸 또 [단독]이랍시고 써야 하고.

그런데 그게 뭔 단독이냐? 증권사 CEO가 하기 싫은 이야기를 써야 단독이지 지 하고 싶은 이야기 써주는 게 왜 단독인가? 기자가 증권사 홍보맨 노릇 해 주는 거지. 그래서 난 골프를 절대 배우지 않았고, 증권기자 노릇도 아무 탈 없이 했다.

골프장에서 우아하게 담소 나누는 거? 반대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자리에서 뭔가 대단한 역사가 이뤄질 것이라 착각하는 거. 그건 진짜 착각의 영역이다.

그런데 윤석열이 트럼프에게 잘 보이려고 골프 연습을 시작했단다. 첫째, 지금 이 시국에 윤석열이 골프채 휘두르고 대통령실 비서진들이 사장님, 아니 참, 대통령님 나이스 샷! 이런 거 외치는 게 국민들 눈에 좋게 보이겠냐? 둘째, 트럼프라는 블랙 스완을 맞아 예상되는 난국을 어떻게 돌파해야 할지 머리를 싸매도 모자랄 판에 골프 연습이나 처하는 외교냐?

셋째, 이 사실을 대통령실 누군가가 뉴스1 기자에게 흘린 모양인데, 참모진 수준이 정말 이 정도밖에 안 되냐? “우리 대통령님이 트럼프와의 외교를 위해 진짜 열심히 준비하시는구나” 이런 반응을 기대했다는 건데 그딴 참모들이랑 외교 전략을 짜고 있으니 될 일도 안 되겠다. 제발 분위기 파악 좀 하란 이야기다.

윤석열이 왜 골프 연습을 시작했는지 짐작 가는 바가 있다. 요즘 언론사 중 유일하게 윤석열 편을 드는 곳이 조선일보다. 그런 조선일보가 주말마다 ‘이하원 기자의 외교·안보 막전막후’라는 시리즈를 연재한다.

그런데 마침 9일 이 시리즈의 제목이 ‘尹 대통령에게 필요한 트럼프와 아베의 브로맨스’였다. 그리고 기사에서 “아베가 트럼프와 골프를 열심히 쳐서 브로맨스를 다졌다. 그래서 외교에서 얻은 게 엄청나다. 윤석열도 이런 걸 배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딱 하루 뒤인 10일 나온 소식이 윤석열이 골프 연습을 시작했다는 거다.

이게 우연인가? 그럴 리가 없다. 윤석열이 유일한 자기 편 조선일보의 가이드를 따르고 있다는 이야기다. 진짜 쌍으로 XX들이신데, 어처구니가 없어서 한 숨도 안 나온다.

아베가 얻은 게 뭔데?

일본의 전직 총리 아베가 트럼프와 골프를 치면서 알랑거렸다는 것은 세계가 다 아는 사실이다. 심지어 골프에 앞서서 일본은 두 정상에게 점심 식사로 햄버거를 대접했는데, 미국산 쇠고기로 만든 햄버거를 특별 주문했단다. 트럼프 기분 맞춰준다고 당시 세계 랭킹 4위였던 마츠야마 히데키 선수까지 불러 라운딩을 돌았다. 속된 말로 접대 골프를 친 것이다.

그래서 일본이 얻은 게 뭐였을 것 같은가? 트럼프가 아베를 ‘신지’라고 친근하게 불러준 거? 그게 성과라면 트럼프가 윤석열에게 “우리 석열이” 한 마디 해주면 아주 쓰러지겠다.

당시 골프외교(라고 쓰고 알랑방구 외교라 읽어야 함)를 통해 아베가 얻은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골프장에서 시시덕거리던 트럼프는 이튿날 공동기자회견에서 “앞으로 아베 총리가 미국의 군사 장비를 많이 구입해 줄 것이다”라며 신나했다. 아베가 뭘 얻은 게 아니라 호구를 잡힌 거다.

또 한 가지, 일본 언론들이 아베가 얻은 것으로 꼽았던 게 트럼프가 무역 압박을 유예해줬다는 거다. 당시 트럼프는 아베 정권과 무역협상을 진행 중이었는데 골프 회동 직후 “협상의 많은 부분은 일본의 7월 선거 이후까지 기다릴 것”이라는 글을 SNS에 올렸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본 지바현 모바라시의 골프장에서 골프를 치면서 기념촬영을 했다. ⓒ아베 총리 트위터

이게 무슨 뜻이냐? 일본은 이듬해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있었다. 일본이 미국과의 무역 협상에서 참패하면 아베 정권은 선거에서 치명상을 입는다. 그래서 트럼프가 이 협상을 선거 이후로 미뤄주겠다고 양보한 것이다.

그런데 이게 일본에 이익인가? 천만의 말씀. 아베에게만 이익이었다. 왜냐하면 트럼프는 협상을 연기했을 뿐 봐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아베는 시간을 얻었지만 일본은 아무 것도 얻은 것이 없었다. 실제 트럼프는 골프접대를 잘 받고도 “미국의 대일본 무역적자가 상상을 초월한다”며 압박의 강도를 낮추지 않았다.

트럼프는 또라이지 바보가 아니다. 골프 접대 좀 받았다고 그가 헤벌쭉할 것이라 기대한다면 그게 바보다. 그런데 이 중차대한 시기에 윤석열이 선택한 외교 준비가 골프 연습이라니, 나는 진짜 이자들이 미친 게 아닐까 싶다.

벌써 트럼프는 한국을 ‘머니 머신’이라고 부르며 방위비 분담금을 100억 달러로 올리라고 압박을 하는 중이다. 어떻게 대처할 건데? 골프로 대처할 거냐? 윤석열이 트럼프에게 “럼프 형, 왜 그러세요. 우리 좋았잖아요. 좀 깎아주세요” 뭐 이럴 거냐고?

그러면 트럼프가 “우리 석열이 예뻐서 내가 좀 깎아줄게” 이러겠냐? 진짜 정신들 좀 차려라. 기대하는 것이 없으니 실망할 일도 없었는데, 트럼프와의 외교는 국가 운명이 걸린 문제다. 조선일보 말에 놀아나 브로맨스 어쩌고 하며 골프채나 휘두르는 대통령에게 트럼프를 감당할 능력이 있겠나? 진짜 이 나라 운명이 너무 걱정돼서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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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트럼프 등장 이후 "안보 분야 한꺼번에 확 바꿀 수 있을지 잘 챙겨달라"

경제·안보 점검회의서 " 美행정부 상당한 변화…금융·통상·산업분야 대비해야"

임경구 기자 | 기사입력 2024.11.10. 15:54:08 최종수정 2024.11.10. 16:07:05

윤석열 대통령은 10일 "워싱턴의 새 행정부가 출범을 하고 새로운 정책 기조가 정해지면 세계 경제와 안보에 상당히 많은 변화가 있게 된다"며 미국 정권 교체에 따른 분야별 대비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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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경제·안보 점검회의에서 "우리 경제와 안보에도 직간접적으로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되는 만큼, 여러 가지 치밀한 준비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경제부총리를 컨트롤타워로 하는 금융, 통상, 산업 3대 분야 회의체를 즉시 가동하라"며 "시장을 점검하고 빈틈 없이 대비를 해 주기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행정부가 출범을 한 후가 아니라, 예상되는 정책 기조가 있기 때문에 벌써 국제 시장이 반응을 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가장 큰 변화가 예상되는 통상 분야는 기업도 스스로 판단하고 노력해야 되겠지만 정부 지원이 산업과 기업 경쟁력에 큰 영향을 주는 만큼, 업계와도 긴밀하게 소통하라"고 했다.

또 "공무원들끼리만 책상에 앉아서 얘기하지 말고, 많은 기업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서 그들이 어떻게 느끼고, 이것이 기업 경영과 시장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직접 대화를 많이 해 주기 바란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가 지금 먹고 사는 것이 반도체, 자동차 크게 두 개였는데, 이제 조선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며 "새 미국 행정부가 화석 연료에 대해서도 유연한 정책을 쓴다고 하면 조금 침체된 우리의 석유화학 분야도 종전과 같은 지위를 회복할 수 있지 않겠나"고 했다.

이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7일 윤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미국의 조선업이 한국의 도움과 협력을 필요로 하고 있다"며 "선박 수출뿐 아니라 보수·수리·정비 분야에서도 한국과 긴밀하게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당시 통화를 언급하며 "가급적 빠른 시일 안에 만나서 친교와 대화를 할 시간을 잡기로 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또 "AI, 첨단 바이오, 양자 같은 미래 전략 산업은 동맹국 간의 협력이 매우 중요하니까 이 부분에 대해서 미국과의 협력이 지속되고 발전할 수 있게 챙겨달라"고 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국방 분야에서는 굳건한 한미 동맹을 토대로 확실한 대북 억지력을 유지하고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제대로 된 평화와 번영의 리더십을 가질 수 있도록 면밀하게 준비해 주기 바란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안보 분야에도 상당히 많은 구조적인 변화가 생길 수도 있다"며 "안보라고 하는 것은 조심스러운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한꺼번에 확 바꿀 수 있을지 잘 챙겨달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당분간 부정기적으로 새 행정부 출범에 따른 여러가지 리스크와 기회 요인들을 앞으로 계속 점검을 해야 될 것"이라며 "다양한 정보 채널을 가동해서 우리 국민과 기업이 해외 시장에서 활동을 하는 데 지장이 없도록 정부가 잘 뒷받침을 해주자"고 덧붙였다.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대외여건 변화에 따른 긴급 경제·안보 점검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이날 회의는 미국 트럼프 정부 출범에 따른 경제 및 안보정책 변화와 영향을 점검하기 위해 열렸다. ⓒ연합뉴스

 

임경구 기자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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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권력은 국민이 맡긴 것... '책임' 물을 때 왔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박찬대 원내대표와 야당 관계자, 당원과 일반 시민들이 9일 오후 서울 숭례문과 서울시청 사이 세종대로에서 열린 민주당 주최 ‘김건희 윤석열 국정농단 규탄, 특검 촉구 제2차 국민행동의 날’ 집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 권우성

대통령 대국민 담화에 대한 야5당의 대답은 사실상 "탄핵"이었다.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은 주말 도심 장외집회에서 이틀 전 열린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을 "대국민 선전포고"로 규정하고 "특검이나 탄핵 등 어떤 방식이든 빠르게 끌어내려 국민 주권을 합법적으로 실현해야 한다"며 한 목소리를 냈다.

9일 오후 6시 30분 서울 중구 숭례문 앞에서 제2차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 특검 촉구 국민 행동의 날' 집회가 열렸다. 이날 집회에는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대표와 지도부와 당 소속 의원들, 그리고 신장식·박은정(조국혁신당), 용혜인(기본소득당), 한창민(사회민주당) 의원 등이 참석했다.

"김건희를 특검하라", "윤석열을 몰아내자" 등이 적힌 손팻말과 촛불을 든 이들은 숭례문~서울시청으로 이어지는 세종대로를 가득 채웠다. "집회 추산 인원은 20만 명"에 달했다.

'탄핵'이란 말 빼고 다 말한 민주당 "이제는 행동"

이재명 "죽을 힘 다해 여러분과 함께할 것"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9일 오후 서울 숭례문과 서울시청 사이 세종대로에서 열린 ‘김건희 윤석열 국정농단 규탄, 특검 촉구 제2차 국민행동의 날’ 집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 권우성

지지자들의 연호를 등에 업고 집회 무대에 오른 이재명 대표는 "(국가) 최종 책임자의 권력은 주권자가 잠시 맡겨둔 것"이라며 "(그런데) 그 권력이 국민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제대로 쓰여지고 있나? 이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타당하고 바람직하느냐"고 운을 뗐다.

이 대표는 "지금 얼마나 먹고 살기 어렵나. 이자와 월세, 동네 가게 물건값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는데 (국민) 소득은 늘어난 게 없고, 일자리는 줄고, 미래는 불확실하다"며 "대통령은 분초를 다투어 국민들이 안전하고 평화롭게 살 수 있을지 고민하는 자리인데 과연 그들(윤석열 정부)에게 그럴 의지가 있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남의 땅에서 벌어지는 일(가자전쟁)에 왜 우리 국군과 살상무기를 보내야 하나. 전쟁 위험이 조금이라도 올라가면 경제가 타격을 입고 국민 삶이 위태롭다"며 "똑같은 재원으로 투자를 한다면 '전쟁날까 걱정되는 나라'에 하겠나. 왜 우리 국민들이 '(정부가) 전쟁 내지 않을까' 걱정해야 하나"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언제나 이 나라의 기득권과 권력자들은 국민을 위해 권력을 사용하지 않았다"며 "국가권력 원천인 국민이 위임한 권력을 남용하려는 그들에게 책임을 물을 때가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정부를 겨냥해 "전쟁 책동을 중단하고, 국민의 어려운 삶을 살피고 국민 명령에 복종하라"며 김건희특검법 등 야당의 요구를 수용할 것을 촉구했다.

이 대표는 집회에 참석한 지지자들에 대해선 "우리가 바로 첨병(선봉장)이고, 우리로부터 시작해 거대한 변화가 시작될 것"이라며 "그들이 지금 강성해 보여도 결국 우리가 맡긴 권력을 잠시 대행하는 한 인간들일 뿐이다. 우리가 맞서 싸우면 이길 수 있다. 저도 죽을 힘을 다해 여러분과 함께 하겠다"고 독려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도 연단에 올라 "대통령 대국민 담화 본질은 '실질적 통치자는 김건희(여사)이니 불법을 저질러도 수사받을 수 없고, 찍소리하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는 것"이라며 "나라가 '김건희 왕국'으로 전락했는데도 (대통령은) 공과 사를 구별하지 못했다. 단언컨대 대통령 자격이 없다. 그들 스스로 마지막 기회를 걷어찼다. 이제는 행동해야 될 때"라고 가세했다.

"윤건희 부부, 민주주의에 큰 모욕... 임기 마지막 날 퇴근시켜선 안 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박찬대 원내대표와 야당 관계자, 당원과 일반 시민들이 9일 오후 서울 숭례문과 서울시청 사이 세종대로에서 열린 민주당 주최 ‘김건희 윤석열 국정농단 규탄, 특검 촉구 제2차 국민행동의 날’ 집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 권우성

민주당이 탄핵을 '행동해야 될 때'라고 빗댄 것과 달리 야4당은 거침없이 "임기단축 개헌"과 "탄핵"을 언급했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원내부대표는 "어쩌다 대한민국이 조작과 주술의 나라가 되었나"라며 "대통령은 담화에서 반말을 찍찍 내뱉고, '미쳤냐'는 비속어를 함부로 사용하며 국가의 품격을 땅에 떨어뜨렸다"고 직격했다.

신 원내부대표는 "윤석열 그분이 2027년 5월 9일(임기 마지막날) 대통령실에서 평화롭게 퇴근하는 일을 절대 용납해서는 안 된다"며 "반드시 (김건희)특검법을 통과시키고 탄핵을 추진해야 한다. 때때로 싸움에 시간이 걸리더라도 더 넓은 탄핵 광장과 뜨거운 탄핵 용광로에서 싸우는 한 우리가 이길 것"이라고 소리쳤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핵시켰던 촛불 집회를 소환했다. 용 대표는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는 국민이 분노해 고개를 숙이지만, 구체적으로 인정하고 사과할 부분은 없다, 국민이 특검을 요구하니 핸드폰 번호를 바꾸고 여사를 해외순방에 덜 데리고 다니겠다는 것"이라며 "찬란한 민주주의 역사를 자랑하는 이 나라에 이보다 더 큰 모욕이 어디 있나"라고 질타했다.

용 대표는 "박근혜 탄핵 집회에서 '이게 나라냐'고 외쳤던 우리는 '이게 대통령이냐'고 다시 묻고 있다"며 "영부인 국정개입과 국기문란 (의혹)에 부부싸움 좀 하겠다는 따위의 대답을 내놓는 사람이 어떻게 대한민국 대통령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찬 바람 불던 날씨에도 (탄핵)광장에 나서야 했던 국민 여러분의 심정을 잘 알고 있다"며 "나라의 주인인 국민이 광장을 가득 채우면 우리 정치가 탄핵을 결단하는 등 움직여야 한다. 우리가 힘을 모은다면 이번 겨울 국민이 승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도 "국민에게 복무하지 않는 대통령, 국민을 무시하는 권력을 국민께 다시 돌려드리는 것이 헌정질서가 제대로 작동하는 민주공화국"이라며 "윤 정부를 확실하고 빠르게 끌어내려 주술사의 국정농단을 끝장내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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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특검집회#더불어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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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창호 인권위가 차별금지법 반대? 가만 있지 않겠다…망해야 해"

[인터뷰] 박진 전 국가인권위원회 사무총장 上

서어리 기자 | 기사입력 2024.11.10. 05:02:18

"마음 같아선 다 쏟아내고 싶다. 하지만 그 화살이 직원들한테 돌아갈 것을 알기 때문에 솔직한 마음을 다 털어놓을 수 없다."

최근 국가인권위원회 문을 박차고 나온 박진 전 사무총장은 인터뷰 시작 전 이 전제를 꼭 언급해달라고 했다. 누군가 반(反)인권위원들의 행태를 고발하면 직원들이 응징을 당하는 현실, 박 전 사무총장이 말한 그 '전제'는 장막에 가려진 지옥 같은 지금 인권위의 현실을 역설적으로 드러내고 있었다.

인권 '운동'이라 이름 붙일 경력만 30여 년, 버티고 싸우는 데 잔뼈가 굵은 인권운동가 박진. 그런 그도 안창호·이충상‧김용원 '반인권 삼위일체' 지도 체제 앞에선 버티지 못했다. 그가 인권위 안에서의 역할을 스스로 내려놓았다는 것은 지금 인권위가 더는 손 쓸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뜻이나 매한가지다.

박 전 사무총장은 차라리 '인권위 암흑기'로 불렸던 현병철 위원장 시절을 그리워했다. "촛불집회같이 정치적으로 엮일 수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개입했지만 그 외 운영위가 돌아가는 데 대해 크게 반대하거나 국제사회가 우려할 만큼의 행보를 한 적이 거의 없었다"는 것이다. 반면 안 위원장과 두 상임위원은 인권위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는 게 그의 평가다.

'사람 몇 명 바뀐다고 조직이 바뀌겠어'라는 가벼운 우려는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안 위원장이 취임하자마자 인권위는 학교 내 학생 휴대전화 수거 문제와 관련해 10년 축적된 입장을 하루아침에 뒤집었다.

이는 앞으로 펼쳐질 인권위 급변 사태의 예고편에 불과한 걸까. '성소수자 혐오' 논란에 휩싸였던 안 위원장은 위원회가 차별금지법과 관련해 국회에 보고한 내용에 대해 "제 의사와 다르게 전달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 전 사무총장은 "차별금지법에 반대 의견을 낸다면 그때부턴 돌이킬 수 없다. 그 인권위는 망해야 한다"며 "나도 가만 있지 않을 것"이라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인권위를 떠나는 날, 그는 안 위원장에게 장문의 편지를 남겼다고 했다. "개인의 의견보다는 조직을 따라달라"는 당부와 함께 "직원들을 지켜달라"는 부탁을 했다. 정작 직원들은 "이젠 우리가 할 수 있다. 그러니 마음 가볍게 가셔도 된다"며 손을 흔들었다. 그는 인권위를 23년 세월 동안 지켜 온 직원들을 믿기로 했다.

박 전 사무총장은 인권 운동에 매진했던 30년의 세월을 훑으며 "인권위는 망가져도 인권은 변화·발전한다"고 했다. "당장은 안 보이는데 긴 시간이 지나면 '내가 주장한 게 이만큼 와 있네' 하는 때가 온다"며 낙관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그는 당장은 "쉬는 게 목적"이라면서도 새로운 인권 의제, 이슈들을 나열했다. "해보고 싶다"고 했다.

다음은 지난 4일 경기도 수원시 모처에서 박 전 사무총장과 함께 인권위 그리고 인권운동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나눈 대화 전문으로, 두 번에 나눠 싣는다.

▲박진 전 국가인권위원회 사무총장. ⓒ연합뉴스

"위원장의 생각? 중요하지 않다. 인권위 기본 방향 따라야"

프레시안 : 안창호 인권위원장 취임 후 첫 국정감사가 열렸다. 총평은?

박진 : 기사로만 봤다. 참혹했다. 이충상 상임위원이 이태원 유가족에게 어떤 태도로 대답했을지 뻔히 보여 너무 화가 치밀었다. 잠시나마 인권위에 몸담았던 사람으로서 부끄러웠다.

프레시안 : 안창호 위원장이 인권위가 국회에 제출한 업무 현황 보고에 대해 "간과된 게 있다. 제 의사와 달리 전달이 됐다"고 했다. 기관 보고를 기관장이 부정하는 일이 가능한 건지 의문이다.(☞관련기사 : 인권위, 국회에 '평등법' 보고했는데 안창호 "제 의사와 달라" 위증 논란)

박진 : 사무총장도 그렇지만 위원장 업무량이 어마어마해서 모든 보고 내용을 다 볼 수 없다는 건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꼼꼼히 보지 못했다고 그렇게 말하는 것은 문제라고 생각한다. 한편으로는 다 볼 수 없기 때문에 과장 전결, 국장 전결이라는 게 있는 것 아닌가. 그들에게 믿고 맡기는 것이다. 그 방향이 내가 100% 동의하든 안 하든 지금까지 인권위의 기본 방향이라는 게 있으니까 믿고 맡기고, 그에 대해 위원장으로서 책임져야 한다. 그런데 안 봤으니 당신 의사와 달리 전달됐다? 그렇게 말하는 걸 동의하기 어렵다. 나 같으면 그렇게 말 안 했을 것 같다.

나라고 인권위와 방향이 다 맞았겠나. 엔지오(NGO) 출신인데, 인권위가 하는 일 중에 미흡한 게 얼마나 많았겠나. 하지만 조직이 지금까지 그렇게 해왔고, 그렇게 가자고 하면 가는 게 맞다고 본다. 내 생각이랑 다르더라도 조직에서 보고를 받았고, 공문서로 제출이 됐으면 그건 존중을 해야 한다. 내용이 틀린 게 아니라면.

프레시안 : 차별금지법에 대한 안 위원장의 지론을 생각하면, 보고 내용 자체가 틀렸다고 보는 것 아닌가 싶다.

박진 : 거듭 말씀드리지만, 위원장의 생각이 어떻든 그건 어쩌면 중요하지 않다. 국가인권위원회라는 기구가 마땅히 해야 될 몫, 그리고 지금까지의 방향을 역행하는 결정을 한다면 엄청난 책임이 따를 것이다. 그리고 실제 이 이야기를 안창호 위원장에게 했다.

프레시안 : 안 위원장으로부터 그에 대한 답변을 받았나.

박진 : 그건 답변하기 어렵다.

프레시안 : 사람 두세 명이 바뀐다고 조직의 방향이 바뀌는 게 맞는 게 맞나.

박진 : 지금까지 인권위 23년 동안 보수 진영에서 위원장도 오고 위원들도 무수히 많이 왔다 갔다. 그런데 아무리 보수적인 인사라도 위원회 기존 입장과 생각이 다를 경우 이를테면 소수의견을 쓰든가 그런 방법으로 자기 의견을 표출했다. 보수 쪽 추천 인권위원의 이야기가 있다. '내 생각이 어떻든 그 조직의 기본 방향에 따르는 게 맞다'는 것이었다. 이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진보‧보수 진영에서 오신 분들의 장점이 각각 있다. 보수에서 오신 분들은 세세하게 근거를 들여다보고 따지기 때문에 사무처는 그걸 설득하기 위해 더 많은 근거를 준비하게 된다. 진보 진영 분들보다도 더 꼼꼼하고 생각지 못한 지적들을 하기도 한다. 서로 간의 장점이 있다. 그렇게 상호 보완하면서 인권위라는 조직이 조금씩 발전해 왔다.

그런데 지금 인권위는 앞의 역사와 완전히 단절되고 있다. 위원이 바뀌면 분위기가 조금은 바뀔 수 있다. 하지만 큰 궤적 안에서 서로 장점을 발휘하면서 나아가야 하는데 적어도 지금은 그렇지 않고 당분간은 그럴 여지가 안 보인다. 안창호 위원장 청문회 보고 그만둬야겠다고 마음먹었지만, 이미 작년 8월부턴 제대로 일을 못 했다. 매일 발생하는 내부 사건‧사고 검토하고 관리하느라 바빴다.

프레시안 : 회의감이 많이 들었겠다.

박진 : 우리는 직장 내 괴롭힘, 직장 내 갑질을 하지 말라고 하는데, 인권위 안에서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서 자기보다 지위가 낮은 사람한테 '사무처는 입 닫고 있어라'는 식으로 하는 일이 어떻게 21세기, 그것도 심지어는 인권의 마지막 보루라는 인권위원회에서 일어났나 싶다. 나중에는 너무 화가 치미는 게 '내가 일하려고 왔지, 사고 수습하려고 왔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 인간적으로는 참는 법을 배웠다. 인내하는 법.

▲안창호 인권위원장(가운데)과 이충상 상임위원(맨 앞). ⓒ연합뉴스

"10년 결정 뒤집을 거면 국민들한테 물어봤어야"

프레시안 : 안 위원장 청문회 때 그만둘 결심을 굳혔다고 했다. 그런데 만약 안 위원장이 청문회를 계기로 태도가 조금 달라졌다면 사무총장 일을 계속했을 것 같나.

박진 : 그랬을 수도 있었겠지만 결국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라고 했을 것이다. 그래도 12월까지는 마무리를 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은 그분이 한 말 중에 동의하기 힘든 것이 많았다. 특히 창조론? 소수자 혐오 표현이 표현의 자유라는 것에 절대 동의할 수 없다.

프레시안 : 안 위원장 취임하자마자 인권위 방향이 확 바뀌는 느낌이다. 대표적인 예가 전원위원회에서 학교에서 학생 휴대전화를 수거하는 것은 인권침해가 아니라고 판단한 일이다. 10년간 인권위에서 계속 시정 권고를 내렸었던 몇백 건을 다 뒤집은 셈이다.

박진 : 너무 답답했다. 만약 그 자리에서 학생들의 건강권을 비롯한 여러 권리들의 침해 여부에 대해 깊이 있는 토론이 벌어지고 나서 결과가 그렇게 나왔다면 어떤 결정이라도 나는 수긍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 논의가 없었다. 그날 그 주제에 대해서 나눈 이야기는 '논의'가 아니었다. 안건 대상으로 올라왔던 그 학교의 수거 방식이 '전면적인 제한'이냐 아니냐, 거기에 그쳤다.

최근 비상임 위원으로 새로 오신 소라미 위원이 그런 얘기를 했다. '몇몇 상임위원들이 외국 사례를 드는데, 한국 학생과 외국 학생들의 환경이 다르다. 한국 학생들이 입시에 올인(all-in)하는 상황에서 유일한 해방구가 휴대전화다. 그러니까 휴대전화가 아이들에게는 쉴 권리이기도 하고 자신에 대한 모든 정보가 있는 정보접근권과 관련된 것이기도 하다'는 것이었다. 굉장히 의미있는 말씀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그에 대한 토론이 없었다. 이 안건 하나에 여러 이야기가 담겨 있는 건데 정작 논쟁 내용이 너무 납작하고 앙상했다. 요즘 인권위는 다른 의견이 섞이지 않는다. 각자 평행선을 달리면서 표대결만 한다. 토론의 의미가 손색되는 상황이다.

위원들은 이번 결정과 관련해 케이스 바이 케이스(case by case)라고, 사례마다 다르다고 이야기했는데도, 이미 사람들은 이 결정이 10년 만에 뒤바뀐 것으로 다 받아들이고 있다. 이런 양상을 만든 게 첫 보도다. 모 보수언론에서 10년 만에 인권위가 입장 바꿨다고 첫 보도를 냈는데, 그 시점이 비공개 회의가 끝난 지 5분, 10분 만에 나온 것이었다. 이 사안이 기각 결정되기만을 바라고 기다리던 누군가가 미리 써놓은 혹은 미리 배포했을 수도 있는 자료가 없었더라면 그렇게 신속하게 나갈 수가 없는 보도였다. 게다가 회의에서 토론된 내용과도 조금 다른 내용이었다. 누가 알려준 건지 충분히 추측 가능하긴 한데, 너무 의도적이지 않나 싶다.

▲최근 국가인권위원회가 학교의 학생 휴대전화 일괄 수거는 인권침해가 아니라는 결정을 내린 가운데 4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중학교에서 하교하는 학생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모습. ⓒ연합뉴스

프레시안 : 사례마다 판단이 다를 거라고는 했지만 결국 이번 결정이 유사 사례 판단에 계속 영향을 주지 않을까.

박진 : 그렇다. 분명히 영향을 줄 것이다.

프레시안 : 인권위가 오랫동안 유지해 왔던 기존 입장을 너무 쉽게 뒤집었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박진 : 십 년의 결정례를 바꿀 거면 국민들한테 물어봤어야 한다. 안 위원장이 숙의하고 토론하자고 자주 말씀하신다. 그렇다면 대토론회도 하고 공청회, 청문회도 하고 그랬어야 한다. 위원들 10여 명만 모여서 10년 결정을 뒤집으면서 뭘 숙의를 했다는 건가.

인권위에서 지금까지 이렇게 드라마틱한 변화가 많지 않았다. 따로 통계를 내지 않아 정확하게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내가 기억하기로 그렇다. 기본적으로 소위에서 합의가 안 되면 전원위로 보내고 전원위 내에서 그렇게 뭔가를 뒤집어야 한다면 말씀드린 대로 공청회 같은 여러 과정들을 거쳐서 오랫동안 숙의하거나 토론하는 과정을 거친다. 국민들이 납득할 시간은 줘야 할 것 아닌가. 이 결정으로 인해서 영향을 받게 된 무수히 많은 학생 청소년한테도 물어봤어야 하는 것 아닌가.

"현병철 인권위 2기, 가장 좋은 평가 받았다"

프레시안 : 인권위 23년 역사 가운데 흑역사 하면 가장 첫손에 꼽는 때가 '현병철 인권위' 시절이다. 지금과 그때를 비교하면 어떤가.

박진 : 그렇게 반인권이었다고 한 현병철 위원장 시절 때도 지금보다 훨씬 나았다. 현병철 위원장은 촛불집회같이 정치적으로 엮일 수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개입했지만 위원회가 돌아가는 데 대해 크게 반대하거나 국제사회가 우려할 만큼의 행보를 한 적이 거의 없었다. 우리가 흑역사로 기억하는 건 1기인데, 2기 때는 오히려 역대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다. 당시 정부의 전교조 법외노조 방침에 대해 철회를 촉구하는 입장도 그때 나왔다.

인권위 오고서 알았다. 와서 과거 기록들을 뒤져보니 현병철 위원장 때 인권위가 진짜 많은 일을 했었다. 그래서 사무처가 중요하다. 사무처 직원들은 위에서 시키면 그냥 시키는 대로 하는 게 아니라 깨알같이 한 문구라도 더 넣기 위해서 일하는 사람들이다. 그런 사무처 직원들이 학습시키고 설득시켜서 완전히 다른 인권위원장을 만들어냈던 것이다.

프레시안 : 김용원 상임위원의 경우 초반에는 기존 인권위 방향과 크게 어긋나지 않는 선에서 일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어느 순간 바뀐 것 같은 느낌인데, 왜 그렇다고 보나.

박진 : 실제로 본인이 그런 이야기를 했다. '내가 작년 8월 전에도 그랬었냐'고. 채 상병 수사에 대한 긴급조치 안건 회의에 참석 안 한 것을 두고 군인권센터에서 고의로 불참했다고 한 내용이 보도된 후로 완전히 태도가 바뀐 건 맞는 것 같다. 그분 말에 비춰 보면 (무엇엔가) 많이 화가 나서 저런 건가 싶다.

프레시안 : 국감에서 화제가 된 이야기가 있다. '윤석열 위에 김건희, 김건희 위에 명태균이 있다면, 인권위에서는 안창호 위에 이충상, 이충상 위에 김용원' 이런 것이다. 실제로 그랬나.

박진 : 그런 이야기가 돌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사실 안 위원장 임명되고 걱정이 있었지만, 그래도 적어도 직원들은 지켜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다. 사무총장을 경험해 보니 위원장과 사무총장은 조직을 지키려는 마음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프레시안 : 안 위원장이 김용원‧이충상 상임위원으로부터 직원들을 지켜주지 않았다는 이야기인가.

박진 : 지켜주셔야 한다는 말을 다시 드리겠다.

프레시안 : 민주당에서 이른바 '김용원 방지법', 인권위 상임위원을 국회 탄핵소추 대상에 추가하는 내용의 국가인권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에 대한 생각이 궁금하다.

박진 : 탄핵만이 맞는 방법인지는 모르겠다. 다만 다른 나라 인권기구들을 보니 위원들을 해임할 근거가 있는 곳들이 있더라. 반인권적인 말과 행동을 하거나 인권위원으로서 자질이 부족한 경우 해임 절차가 필요한데 구체적인 방법은 좀 더 연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권위원의 지위를 독립적으로 보장하는 것은 권력으로부터 독립하라는 것이지, 다른 의미에서 독립적이라는 말은 아니지 않는가.

▲김용원 인권위 상임위원(오른쪽)이 26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소위원회 의결정족수 안건에 대한 의결 회피 관련 인권위원 6명의 공동성명서를 읽은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은 이충상 상임위원. ⓒ연합뉴스

"안창호 위원장에게 장문의 편지 드렸다…귀담아주길"

프레시안 : 인권위 운영과 관련해 또 다른 제도적 보완 방안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

박진 : 인권위원 후보 추천 절차를 단일화하자는 게 간리(GANHRI; 세계국가인권기구연합)의 권고이기도 해서 그런 방향으로 입법화를 추진하기도 했는데 사실 절차에는 다 함정이 있다. 김용원 위원도 단일화로 된 후보추천위원회 모델로 된 거다. 애초에 추천기관이 검증을 잘해야 한다. 그분이 과거 룸술집에서 술 마시다 경찰관 폭행한 일이 있었다.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만 해도 나오는 일인데 추천기관에서 검증을 안 한 것 아닌가 싶다.

프레시안 : 지금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방법은 정권이 바뀌는 거 말고는 없다고 보나.

박진 : 아름다운 이야기로 답하겠다. 인권위원장님과 인권위원들이 자신의 생각보다는 기관이 갖고 있던 기본적인 임무와 소임에 대해서 더 심사숙고해 주실 거라고 저는 아직도 기대하고 있다. 그리고 사무처를 믿고 격려해 주길 바란다. 사무처를 믿는다면 적어도 인권위가 망가지진 않는다. 사무처 직원들은 적어도 이 기관을 23년 이렇게 지켜온 숙련된 전문가들이다. 그들이 쓰는 보고서를 신뢰하고 믿어야 한다. 그런데 지금은 조사관들의 보고서가 신뢰 대상이 아니라 마치 흠을 잡기 위해서 보는, 심판의 대상이 되는 분위기여서 안타깝다.

프레시안 : 마지막 출근 날을 어떻게 보냈나.

박진 : 무척 바빴다. 인권위원회법 개정안이 발의된 게 있어서 이날 오전에 국회 가서 운영위원회 법안심사소위 갔다가 밥도 못 먹고 인권위에 급하게 들어와서 층마다 돌면서 직원들이랑 마지막 인사하고 퇴임식하고 또 국회에 갔다. 예산이 깎이지 않게 말씀드릴 일이 있어 다시 찾아갔다, 하루를 그렇게 마무리했다.

프레시안 : 직원들이 마지막으로 뭐라고 하던가.

박진 : 고생 많았다고. 애쓰셨다고. 3년을 서로 볼 꼴 못 볼 꼴 많이 겪어서 그런지 직원들이 "애썼으니 이제는 가셔도 된다" 하더라. 정말 고마웠다. "그래도 총장님이 계셔야 한다" 이런 말을 할 법도 한데, 많은 분들이 "이젠 우리가 할 수 있다. 그러니 마음 가볍게 가셔도 된다"고 하더라. 그래서 좋았다. '나만 좋자고 빠져나가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들었는데, 그런 말을 들으니 '그래 당신들이 스스로 지키겠다고 했으니 나는 나가도 되겠지' 하는 마음이 들었다.

프레시안 : 직원들이 다 같은 마음은 아닐 텐데,

박진 : 280명 정도 있으니 당연히 생각은 다양할 것이다. 그래도 어쩔 수 없이 인권을 다루는 사람들이니까 인권 친화적으로 바뀔 수밖에 없다. 그렇게 단련돼 왔다. 그래서 어느 기관보다 직원들의 인권 감수성이 높다. 그래서 직원들 출신도, 성향도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우리 직원들이 인권 감수성으로 무장해서 대단히 비장하거나 늘 훌륭할 필요도 없다고 본다. 법 잘 따르고 정해진 일만, 인권 옹호 업무, 그거만 하면 된다.

대신 서로 갈라지지 않아야 한다. 직원들한테도 서로 간에 마음만 다치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 위원장이든 위원이든 얼마 있으면 다 떠나지만 직원들은 남으니까. 이 사람들은 매일 같이 얼굴 봐야 하는 사이인데 등지면 그때부터 지옥이다. 사무총장을 조금이라도 일찍 그만두는 것도 그 때문이다. 내가 오래 있으면 위원장한테 사사건건 반대할 텐데, 그럼 직원들만 중간에서 죽어 나가겠구나 싶었다. 나중에는 사무총장한테 줄 서고 위원장한테 줄 서고 그러면 직원들이 갈라지지 않겠나. 제발 직원들끼리 갈라서지만 않았으면 좋겠다.

프레시안 : 안 위원장과도 마지막에 면담을 했나.

박진 : 마지막 편지를 드리고 왔다. 인권위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제 진득한 마음을 담은 장문의 편지였다.

프레시안 : 내용을 짤막하게라도 소개해달라.

박진 : 계속 해왔던 이야기다. 인권위의 기본 소임을 저버리지 말아달라. 직원들 지켜달라. 새로운 사무총장이랑 상의하셔라. 여러모로 불편한 이야기를 많이 담았다. 위원장님이 귀담아주실 것이라 기대하면서 드렸다. (다음에 계속)

▲박진 전 인권위 사무총장. ⓒ프레시안(서어리)

 

서어리 기자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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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 시민 한 목소리, "퇴진만이 살길"..연도 시민들도 호응

윤석열정권 퇴진 1차 총궐기, 촛불행진..."2, 3차 퇴진총궐기 계속된다"

  • 기자명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4.11.09 22:54
  •  
  •  수정 2024.11.10 00:11
  •  
  •  댓글 0
 
11월 9일 오후 4시 서울 숭례문 앞 세종대로 일대에서 10만여 명의 노동자, 농민, 시민 등이 참가한 가운데 '윤석열정권퇴진운동본부'(퇴진본부)가 주최한 '1차 퇴진총궐기'가 진행됐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11월 9일 오후 4시 서울 숭례문 앞 세종대로 일대에서 10만여 명의 노동자, 농민, 시민 등이 참가한 가운데 '윤석열정권퇴진운동본부'(퇴진본부)가 주최한 '1차 퇴진총궐기'가 진행됐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공천개입 의혹이 대통령의 육성으로 확인된 뒤 19%로 주저앉은 지지율이 7일 진행된 대통령의 담화와 기자회견 이후 거짓말과 변명, 무례함까지 두루 갖춘 '파국', '불통의 끝판왕'이라는 시민사회의 평가가 나온 가운데 8일 다시 17%대로 최저치를 경신했다.

11월 9일 주말 오후 서울 도심에서 열린 '윤석열정권 퇴진 1차 총궐기'와 곧이어 진행된 '국정농단 윤석열 OUT 촛불행진'은 "윤석열 김건희 맹태균 국정농단 거짓은 진실을 이길 수 없다", "퇴진만이 살길이다. 윤석열정권 퇴진하라"는 목소리로 들끓었다.

민주노총과 전국민중행동, 진보대학생넷 등이 구성한 '윤석열정권퇴진운동본부'(퇴진본부)가 주최한 '1차 퇴진총궐기'는 이날 오후 4시 숭례문 앞 세종대로 일대에서 10만여 명의 노동자, 농민, 시민 등이 참가한 가운데 진행되었으며, 민주노총 주최 '전태일열사 정신계승 2024 전국노동자대회'가 동시에 개최됐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비스연맹, 민주일반연맹을 비롯한 16개 산업별연맹은 2~3시간 전 서울 도심 14곳에서 사전대회를 열고 서로 다른 경로로 행진하며 대회장에 집결하고자 했으나, 경찰이 일부 산별연맹 조합원들의 진입을 통제하면서 대회장 주변 여러 곳에서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져 조합원 6명이 연행되고 9명이 부상을 당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광화문 동화면세점 주변에는 기독교 보수단체들이 자리를 잡고 맞불집회를 벌였다. 이들은 윤석열 퇴진 요구에 대해 "윤석열, 김건희는 아무 잘못없다"고 하면서 "빨O이는 죽여도 좋다. 그래야만 한다'는 등 혐오·증오 발언을 아무 거리낌없이 쏟아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양 위원장의 대회사가 진행되는 중 경찰이 대회장을 밀고들어오는 상황이 발생하는 등 물리적 충돌이 벌어졌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양 위원장의 대회사가 진행되는 중 경찰이 대회장을 밀고들어오는 상황이 발생하는 등 물리적 충돌이 벌어졌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1차 퇴진총궐기 대회사에서 "분노한 시민들은 이 나라 대통령이 김건희인지 명태균인지 묻고 있다"며, "그런데 무엇을 잘못했는지도 모르는 윤석열 정권은 눈과 귀를 닫고 제멋대로 폭주를 멈추지 않겠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또 "이틀전 대통령의 끝장토론은 이 정권의 끝을 보여주었다. 권력 주체인 국민들이 틀렸다! 바꾸라! 요구했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못하겠다! 안하겠다!고 답했다"며 "이제 나가라! 물러나라! 퇴진하라! 외쳐야 하지 않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 위원장은 윤석열정권에 대해 △전두환 군사독재보다 더욱 악랄한 검찰독재 정권 △이명박의 '비즈니스 프랜들리'보다 더욱 탐욕스러운 부자퍼주기 정권 △박근혜의 국정농단보다 더욱 파렴치한 국정파괴 정권이라고 하면서 "새로운 세상을 윤석열정권 퇴진광장에서부터 만들어 나가자"고 밝혔다.

대회사가 진행되는 중 대회장으로 밀고 들어오려는 경찰과 직접 몸싸움 대치가 벌어지는 등 정상적인 대회가 이루어질 수 없는 상황이 되자 퇴진본부 대표들이 낭독하기로 한 총궐기 결의문은 결국 투쟁사로 대신해 서둘러 끝내게 되었고, 1차 퇴진총궐기도 당초 예정된 5시를 훌쩍 넘겨 5시 40분이 되어서야 마무리될 수 있었다.

왼쪽부터 박상현 언론노조 KBS본부장(방송장악저지와 언론자유 쟁취), 박경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장(의료대란 해결과 의료공공성 쟁취), 차봉은 보건의료노조 노원을지대병원 지부장(30일간 파업투쟁 연대와 승리), 김형수 금속노조 거통고지회장(노동탄압 분쇄, 노조할 권리 쟁취)의 투쟁발언.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왼쪽부터 박상현 언론노조 KBS본부장(방송장악저지와 언론자유 쟁취), 박경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장(의료대란 해결과 의료공공성 쟁취), 차봉은 보건의료노조 노원을지대병원 지부장(30일간 파업투쟁 연대와 승리), 김형수 금속노조 거통고지회장(노동탄압 분쇄, 노조할 권리 쟁취)의 투쟁발언.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1차 퇴진총궐기 경찰의 대회장 진입시도로 인해 미리 준비한 결의문 낭독은 유매연 행동하는 경기대학생연대 대표, 하원오 전국ㅁ농민회총연맹 의장, 이도흠 민주평등사회를위한 전국교수연구자협의회 사회개혁특별위원장(왼쪽부터)의 투쟁사로 갈음하고 대회는 서둘러 끝났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1차 퇴진총궐기 경찰의 대회장 진입시도로 인해 미리 준비한 결의문 낭독은 유매연 행동하는 경기대학생연대 대표, 하원오 전국ㅁ농민회총연맹 의장, 이도흠 민주평등사회를위한 전국교수연구자협의회 사회개혁특별위원장(왼쪽부터)의 투쟁사로 갈음하고 대회는 서둘러 끝났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미리 배포된 결의문에서 박석운 퇴진본부 공동대표는 "한국사회 변곡점마다 우리 민중은 들불처럼 일어나 스스로의 힘으로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왔다"며, "노동자, 농민, 빈민, 청년학생, 우리 모두가 윤석열 퇴진에 앞장서 부패한 권력을 끌어내리자. 반민중권력을 퇴진시킨 자리에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가자"고 말했다.

"11월 20일 2차 총궐기, 12월 7일 3차 총궐기에 더 많은 시민과 함께 더 큰 퇴진광장을 열어나가자"며 "모든 현장, 거리 곳곳에서 윤석열퇴진 국민투표를 더욱 힘차게 전개해 민심의 분노를 모으고 확산시키자"고 호소했다.

고미경 민주노총 사무총장은 '경찰은 합법적으로 신고된 집회에 대해 고의적으로 통행을 방해하고  대회 무대 옆까지 침탈을 기도했으며, 이 과정에 조합원 6명이 연행되고 9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며, 추후 필요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1차 퇴진총궐기가 끝난 뒤 광화문 사거리에서 모인 1천500여 명의 참가자들이 종로-을지로를 거쳐 다시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까지 1시간 30분간 '국정농단 윤석열 OTUT 촛불행진'을 벌였다. 

연도의 시민들은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 안에서 휴대폰 사진을 찍거나 함께 퇴진 구호를 외치며 행진대열에 지지의사를 표시했다.

윤석열정권퇴진운동본부 대표들이 국정농단 윤석열OUT 촛불행진에 앞장서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윤석열정권퇴진운동본부 대표들이 국정농단 윤석열OUT 촛불행진에 앞장서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종강보다 하고 싶다. 윤석열 퇴진. 대학생들이 들고 나온 구호이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종강보다 하고 싶다. 윤석열 퇴진. 대학생들이 들고 나온 구호이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윤석열 퇴진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윤석열 퇴진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윤 퇴 진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윤 퇴 진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STOP 전쟁조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STOP 전쟁조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긴건희 지키려고 대북전단 살포지원? '윤석얼 때문에 열받는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긴건희 지키려고 대북전단 살포지원? '윤석얼 때문에 열받는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행진대열을 휴대전화로 찍는 연도 시민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행진대열을 휴대전화로 찍는 연도 시민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국정농단 윤석열 OUT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국정농단 윤석열 OUT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연도의 시민들은 매우 적극적으로 행진단에 지지의사를 표시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연도의 시민들은 매우 적극적으로 행진단에 지지의사를 표시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윤석열 OUT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윤석열 OUT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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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농민이 나섰다" 정부 친일 기조에 전봉준 농민 봉기 부활

  • 김준 기자
  •  
  •  승인 2024.11.09 19:49
  •  
  •  댓글 0
 
 

130년 전 무능, 친일 정부 닮은 꼴
"우리가 전봉준이다" 투쟁단 발대식

9일 백남기 농민이 쓰러진 르메이에르 빌딩 앞에서 '전봉준 투쟁단' 발족실이 진행됐다. ⓒ 김준 기자
9일 백남기 농민이 쓰러진 르메이에르 빌딩 앞에서 '전봉준 투쟁단' 발족실이 진행됐다. ⓒ 김준 기자

“우리가 전봉준이다. 우리가 농민군이다”

윤석열 정부가 농민 봉기를 다시 불러일으킬 모양새다.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으로 몰았던 ‘전봉준 투쟁단’이 발족했다. 이들은 백남기 농민이 쓰러진 자리에서 발대식을 진행하고, 윤석열정권퇴진운동본부가 주최하는 퇴진총궐기에 합류했다.

한국 역사에서 국가적 위기나 억압에 반발해, 농민들이 앞장서 나선 사례는 수도 없이 많다. 조선 말기, 탐관오리의 부패와 일본의 경제적 침탈에 맞서 전봉준을 중심으로 농민들이 봉기를 일으킨 동학농민운동이 대표적이다.

친일 뉴라이트 인사, 독도 조형물 철거, 과거사 부정 등 지금 윤석열 정권의 외교정책은 구한말, 그때의 정책과 너무나도 닮아있다. 

정부 요직에 친일 발언 인사를 세우고, 사법부가 인정한 과거사 문제를 애써 외면하고 있다. 과거사 사과 문제에 대해 “중요한 건 일본의 마음”이라고 밝힌 김태효 국가안보실1차장을 아직도 최측근으로 두고 있다.

9일 백남기 농민이 쓰러진 르메이에르 빌딩 앞에서 '전봉준 투쟁단' 발족실이 진행됐다. ⓒ 김준 기자
9일 백남기 농민이 쓰러진 르메이에르 빌딩 앞에서 '전봉준 투쟁단' 발족실이 진행됐다. ⓒ 김준 기자

130년 전 정부를 향해 낫과 죽창을 들고 일어난 농민 봉기가 다시 일어날 조짐이 보인다. 국민과함께하는농민의길은 녹두장군 전봉준 장군 동상 건너편에 있는, 백남기 농민이 쓰러진 르메이에르 빌딩에서 ‘전봉준 투쟁단’ 발족했다.

2015년 민중총궐기에서 백남기 농민이 쓰러진 뒤, 분개한 농민들은 녹두장군 전봉준 장군의 정신을 계승 받아 처음 전봉준 투쟁단을 꾸렸다. 이들은 박근혜 정부 퇴진 투쟁에 선봉에 서며 반농민·반노동 정책에 맞섰다. 

그 전봉준 투쟁단이 윤석열 정권에서 부활했다. 쌀값 폭락으로 절규하는 농민의 목소리는 외면한 채, 뉴라이트 친일 인사로 나라를 파국으로 몰고 있다는 것이 이유다.

 

이들은 윤 정권의 농업파괴, 농민 말살 정책에 반발하며, 정부의 친일 정책도 규탄했다. “일본 사도광산 전시실에 강제 동원됐다는 표현이 누락됐는데도 우리 정부가 이를 용인했고, 3.1절 기념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과거사 문제는 이번에도 언급하지 않았다”며 “주권을 팔아먹는 대통령”이라고 규정했다.

아울러 임기 내내 “농업파괴가 이뤄져, 10월 25일 산지 쌀값은 한 가마(80kg)에 182,900원에 이르러 지난해에 비해 15.9%가 하락했다”며 “정부의 대책이 나올 때마다 쌀값은 오히려 하락중”이라고 정부의 무능을 비판했다. 

9일 백남기 농민이 쓰러진 르메이에르 빌딩 앞에서 '전봉준 투쟁단' 발족실이 진행됐다. ⓒ 김준 기자
9일 백남기 농민이 쓰러진 르메이에르 빌딩 앞에서 '전봉준 투쟁단' 발족실이 진행됐다. ⓒ 김준 기자

양옥희 전국여성농민회총연맹 회장은 “역사가 되풀이 된다”면서도 “이 결기를 갖고 끝까지 투쟁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양 회장은 “이태원의 쓰라린 마음들과 아리셀의 노동자들처럼 무책임하고 자본의 뒤만 쫓는 나라로부터 세상을 떠난 국민들이 있다”며 “아직 목숨줄 붙어 있지만 죽음이나 다름없는 삶을 사는 노동자와 농민들이 있고, 그들을 끝없이 거부하는 대통령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원오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은 “윤석열 정권을 막을 유일한 방법은 그들이 가진 권력을 빼앗은 것뿐”이라며 “130년 전 사람이 이곳 하늘이라는 빛을 들고 일어난 이들, 2024년 5월 우리는 다시 전봉준의 이름으로 떨쳐 일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발대식을 마친 이들은 민중총궐기가 열리는 숭례문으로 행진해, 연대 집회를 이어갔다.

9일 백남기 농민이 쓰러진 르메이에르 빌딩 앞에서 '전봉준 투쟁단' 발족실이 진행됐다. ⓒ 김준 기자
9일 백남기 농민이 쓰러진 르메이에르 빌딩 앞에서 '전봉준 투쟁단' 발족실이 진행됐다. ⓒ 김준 기자
9일 백남기 농민이 쓰러진 르메이에르 빌딩 앞에서 '전봉준 투쟁단' 발족실이 진행됐다. ⓒ 김준 기자
9일 백남기 농민이 쓰러진 르메이에르 빌딩 앞에서 '전봉준 투쟁단' 발족실이 진행됐다. ⓒ 김준 기자
9일 백남기 농민이 쓰러진 르메이에르 빌딩 앞에서 '전봉준 투쟁단' 발족실이 진행됐다. ⓒ 김준 기자
9일 백남기 농민이 쓰러진 르메이에르 빌딩 앞에서 '전봉준 투쟁단' 발족실이 진행됐다. ⓒ 김준 기자
9일 백남기 농민이 쓰러진 르메이에르 빌딩 앞에서 '전봉준 투쟁단' 발족실이 진행됐다. ⓒ 김준 기자
9일 백남기 농민이 쓰러진 르메이에르 빌딩 앞에서 '전봉준 투쟁단' 발족실이 진행됐다. ⓒ 김준 기자
9일 백남기 농민이 쓰러진 르메이에르 빌딩 앞에서 '전봉준 투쟁단' 발족실이 진행됐다. ⓒ 김준 기자
9일 백남기 농민이 쓰러진 르메이에르 빌딩 앞에서 '전봉준 투쟁단' 발족실이 진행됐다. ⓒ 김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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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17% 추락...동아일보 “무슨 힘으로 임기 완주하나”

한겨레 “지지율 17%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한국일보 “임기 반환점인데 정상적 국정운영 불가능한 수준”

조선일보는 “실질적 조치 잇따라 내놔...김 여사 국정 개입 의구심 해소에 도움 될 것”

기자명정철운 기자

  • 입력 2024.11.09 09:28

  • 수정 2024.11.09 09:30

▲지난 7일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발언하는 모습. 사진=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일주일 만에 취임 후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한국갤럽 8일 발표한 조사에서 대통령 직무수행 긍정 평가는 17%로 지난주보다 2%포인트 하락했다. 부정 평가도 74%로 2%포인트 높아져 최고치를 기록했다. 조선일보를 제외한 조간신문은 9일자 사설을 통해 17% 지지율의 의미를 비중 있게 지적했다. 이날 동아일보, 중앙일보, 한국일보가 지지율 17% 기사를 1면에 배치한 반면 조선일보는 관련 기사를 3면에 배치했다.

동아일보는 9일 사설 <1위 여사, 2위 경제, 3위 소통… 3대 난맥에 부정평가 역대 최고>에서 “7일 대국민 담화와 기자회견은 국정 난맥상을 반성하고 쇄신책을 제시함으로써 추락하는 지지율을 반등시킬 수 있는 중요한 기회였지만 대통령은 김 여사를 감쌌고, 김 여사 특검은 ‘정치 선동, 인권 유린’이라 했으며, 자신의 육성 녹취까지 공개된 명태균 씨 의혹은 부인했다”고 했다. 이 신문은 “대통령은 2시간 20분간 목이 아프도록 해명했지만 말이 길어질수록 민심과 동떨어진 인식에 대다수 국민들은 답답함을 느꼈을 것”이라고 혹평했다. 동아일보는 “민심이 돌아서고 있는데 무슨 힘으로 (임기를) 완주한다는 건가”라고 되물으며 “대국민 담화에 ‘할 수 있는 건 다했다’고 엉뚱한 소리 하는 대통령실 참모진부터 모두 갈아 치워야 한다”고 했다.

한겨레도 같은 날 사설 <‘지지율 17%’ 최저 경신…실종된 대통령의 위기의식>에서 “국정운영 동력이 바닥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지만, 윤 대통령에게서 위기의식을 찾아보기 어렵다. 역대 대통령을 돌아봐도 임기 반환점을 앞둔 시점에 지지율이 10%대로 떨어진 경우는 찾기 어렵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대국민사과를 할 때 지지율이 17%”라고 했다. 김 여사를 담당할 제2부속실을 출범하고 윤 대통령 부부의 개인 휴대전화를 교체하기로 했다는 대목을 두고서는 “국민 눈높이에 걸맞은 쇄신책으로 평가하긴 어렵다”며 “지지율 17%의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고 했다.

관련기사

한국일보도 같은 날 사설 <‘트럼프 2기’ ‘4대 개혁’… 난제 첩첩 임기반환점에 尹 지지율 17%> 사설에서 “임기반환점(10일)에 국정이 힘을 받기는커녕 정상적 국정운영이 불가능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는 평가가 나라 분위기를 침울하게 한다”며 “지지율 추락 관성을 막기 위한 시급한 과제가 김건희 여사 문제라는 건 모두가 알고 있다. 다음 대통령 순방에 동행하지 않기로 했지만 냉랭한 여론을 돌리기엔 역부족”이라고 했다. 이 신문은 “무엇보다 그제 미흡한 회견 탓에 대통령 ‘신뢰의 위기’가 국정 최대 리스크로 되레 부각하는 형국”이라며 “윤 대통령은 김 여사가 ‘사과를 제대로 하라’고 했다며 대국민 사과 원인 제공자의 조언을 전하는 기이한 모습까지 보였다”고 했다.

▲지난 6월13일 김건희 여사가 카자흐스탄 대통령과 악수 중인 모습. 사진=대통령실

반면 조선일보는 최저 지지율과 관련한 사설을 쓰지 않았다. 대신 <김 여사 해외 순방 불참, 특별감찰관도 조속히 임명을>이란 제목의 사설에서 “대통령실이 제2 부속실 설치와 김 여사의 순방 불참, 대외 활동 중단, 개인 휴대폰 폐기 등 실질적 조치를 잇따라 내놓는 것은 김 여사 국정 개입에 대한 국민 의구심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민주당이 (특별감찰관) 추천을 미룬다면 윤 대통령이 더 적극 나서서 특별감찰관 역할을 할 사람을 자체적으로라도 임명했으면 한다. 그러면 국민 신뢰는 더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7일 대국민 담화 이후 지지율을 올릴 국면을 만들기 위해 애써 정부 비판을 최소화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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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권 퇴진’ 투표로 수사 대상된 전교조 위원장 “좋은 건 같이 해야죠”

재선 임기 마무리 앞둔 전희영 위원장 “떠나는 교사들보다 전교조 찾는 교사들 많아진 건 성과”

전희영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위원장. 사진은 지난해 서울 강서구 전교조 회관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를 하는 모습이다. ⓒ민중의소리

“좋은 건 같이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하하하.”


윤석열 정권 퇴진 찬반을 묻는 투표 참여를 안내하고 독려했다는 이유로 수사 대상이 된 전희영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위원장은 교육부의 대응에 의연한 반응을 보였다. 불과 1년여 전 후쿠시마 핵 오염수 반대투표 독려 메일을 보낸 행위가 문제가 돼 전교조 서울지부 관계자들이 수사를 받았던 터라, 정부의 강경 대응은 예견된 수순이었다. 그럼에도, 투표 독려를 한 이유를 묻자 돌아온 답변이었다.

전 위원장은 “조합원들도 함께 동참해서 제대로 된 교육을 하지 못하게 하는 대통령 좀 물러나라는 목소리를 같이 외쳐야 되지 않겠나라는 고민들이 있었다”며 “윤 대통령 지지율이 10%대로 떨어졌기 때문에 (윤석열 정권 퇴진은) 모든 국민이 공감하는 사안”이라고 힘줘 말했다.

교육부는 전교조 홈페이지에 올라온 위원장 명의의 호소문과 투표에 참여할 수 있는 홈페이지로 이동할 수 있는 QR코드 게시물 등을 국가공무원법 위반 행위로 보고,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국가공무원법은 공무원에게 정당이나 그 밖의 정치단체 결성에 관여할 수 없도록 하고 노동운동이나 그밖에 공무 외의 일을 위한 집단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해당 게시물들이 이를 위반했다는 게 정부의 주장이다.

교육부가 수사의뢰 사실을 공개한 시점은 게시물이 올라온 지 한참 지난 10월 31일이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정국을 뒤흔들고 있는 일명 ‘명태균 녹취록’이 추가 공개된 날이기도 하다. 이 녹취록에는 윤석열 대통령 육성으로 “공관위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그거는 김영선이를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사실상 공천개입 물증이 드러난 셈으로, 윤석열 정권으로서는 대형 악재가 터진 상황이었다. 그런데 마침 이날 오후, 정부는 전교조 위원장을 수사 의뢰했다. 교육부가 공개한 수사의뢰 대상이 ‘전교조 위원장 등’으로 명시된 것으로 보아, 실제 수사 대상은 더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지난 6일 서울 강서구 전교조 회관에서 만난 전 위원장은 “교육부 내부에서도 이게 처벌 자체가 가능하냐는 논란이 있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무리하게 강수를 둔 이유는 마침 ‘공천 개입’ 녹취록이 터졌던 날이라 이런 걸 던진 게 아니겠나. 용산에 잘 보여야겠다는, 현재 정권의 어려움을 돌파하는 데 역할을 하고자 하는 교육부 장관의 마음이 아니었을까”라고 추측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교육시민사회단체가 지난 6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전교조 수사의뢰한 윤석열 정부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11.6 ⓒ뉴스1
교사를 비롯한 공무원에게 정치활동을 보장하지 않는 현행법상 이러한 논란은 비일비재하게 벌어져 왔다. 당장 지난해 6월에는 교육부 시스템을 이용해 교사들에게 일본 후쿠시마 핵 오염수 해양투기 반대 독려 메일을 보낸 전교조 서울지부 관계자들이 수사를 받았고, 올해 7월 국가공무원법 및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까지 됐다.

정권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만이 아니라, 교육감 선거에조차 교사들은 제대로 된 의견을 낼 수 없었다. 일례로 최근 치러진 서울교육감 보궐선거 당시 한 교원단체가 교육시민단체와 함께 교육감 후보자를 초청하고 공약 평가 및 심층 면접을 진행하려 했으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제재로 무산된 바 있다. 서이초 투쟁 당시에도 공분한 교사들이 연가나 병가를 쓰는 방식으로 우회적으로 파업에 나서자, 교육부가 징계를 운운하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가 거센 반발에 부닥쳐 철회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전 위원장은 “교사들에게 정치기본권이 보장되지 않는 문제는 계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었다. 작년 서이초 투쟁을 하면서도 기본적인 교권 문제가 해결되려면 정치기본권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는 얘기들이 많이 나왔었다”며 “기본적으로 정치기본권을 보장할 법 개정이 이뤄져야 하고, 교원노조들도 교육 정책과 관련된 기본적인 입장을 가지고 교섭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위원장은 “국회 내에 이미 법안들이 많이 발의되어 있기 때문에 빠르게 처리하면 된다. 특히 이러한 문제가 계속되는데도 불구하고, (다수당이자 해당 법안을 발의한 의원들이 소속된) 더불어민주당이 해태하는 부분에 대해 상당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의원들을 만나서 얘기를 들어보면, 보통 국민의힘의 반대와 국민 정서를 얘기하지만 국민의힘의 반대는 이제 더 이상 핑계를 댈 수 없는 상황이다. 국민 정서에 대한 부분도, 교사들이 수업 중 정치 활동의 자유를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퇴근 이후 정치 활동의 자유라는, 국민의 가장 기본권을 이야기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해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강원교육청 단협 실효 파기 선언으로 시작된 충돌
정권 위기 맞은 여당 정치인들, 일제히 ‘전교조 때리기’

신경호 강원도교육감이 전교조 강원지부와의 단체협약 실효를 선언했다. ⓒ강원도교육청
 

강원에서는 기상천외한 ‘전교조 탄압’이 벌어지고 있다. 전교조 강원지부와 단체교섭을 진행 중인 강원도교육청이 돌연 현행 단협의 실효를 일방 통보하면서다.

12년만에 보수 성향 교육감으로 바뀐 강원도교육청과는 단체교섭 과정에서도 크고 작은 진통을 겪었다. 강원도교육청은 이번 교섭 과정에서 기존 조항 대부분을 삭제하자고 주장하고 나섰는데, 이 조항에는 육아휴직 교사 권리보호, 교사 정원 확보 및 기간제 교사 처우, 교사의 수업 부담 경감, 공익제보자 인권 보호, 교육환경 개선, 성평등, 성희롱·성폭력 예방 및 피해자 보호 등 교사들을 보호하기 위한 기본적인 내이 담겨 있다고 한다.

특히 이 와중에 신경호 강원도교육감은 단협 실효에 항의하는 전교조 조합원들이 물리력을 행사해 넘어져 부상을 당했다며 일주일 넘게 병원에 입원 중이다. 그러나, 강원지부가 공개한 당시 상황을 보면, “면담 좀 부탁드린다”는 전교조 조합원들을 교육청 관계자가 밀치며 나가는 과정에서 신 교육감이 넘어지는 듯한 모습이 포착됐다. 또 다른 영상에선 신 교육감이 머리 뒤쪽을 잡으며 걸어서 학교 밖으로 이동했다. 신 교육감은 속초의료원을 거쳐 서울 모 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당시 함께 엉켜 쓰러진 강원지부 조합원들도 부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그런데 이후, 교육부는 물론 김진태 강원도지사까지 전교조 조합원들이 마치 물리적 폭력을 행사했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히며 공세에 나섰다. 여기에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까지 참전해 전교조 지휘부의 책임 있는 해명과 사과를 요구했다. 전교조는 “허위 비방과 명예훼손성 발언”이라고 규정하며, 국민의힘에 “입 다물고 본인들 처신이나 똑바로 하라”고 일갈했다.

전 위원장도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교육 현안이 아니라 전교조 사안이라 여당의 원내대표까지 나선 것인가”라며 “전반적인 노동탄압, 노동혐오 기조로 (퇴진 찬반 투표에 대한) 수사 의뢰부터 전교조 때리기를 계속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 위원장은 이번 사안의 시발점은 강원도교육청의 일방적인 단협 실효라는 사실을 분명히 짚었다. 그러면서 “10, 20년 전이면 몰라도 최근에는 이렇게 일방적으로 단협 실효 선언을 한 사례가 거의 없다”며 “전교조와의 단협을 진보 교육감이 한 단협이라고 주장하는데, 그 전에 보수 교육감과도 같이 만든 단협이 20년 동안 이어져 온 것이다. 그런데 지금 진보 교육감을 핑계 대는 건 말도 안 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전 위원장은 대선 직후 치러진 교육감 선거에서 보수 성향 교육감들이 대거 당선되면서 교육 현장에서도 퇴행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의 기조에 맞게 교육감으로서 기본적인 역할을 버리고, 자신의 정치적인 잇속만 차리는 게 아닌가”라고 질책했다.

 

 

법정 기준도 안 지켜지는 특수교육 현실,
또 한 명의 교사가 스스로 세상 등져

지난 1일 인천시교육청 본관 앞에 특수교사 A 씨를 추모하는 조화가 설치돼 있다. 앞서 24일 오후 8시쯤 미추홀구 자택에서 초등학교 특수교사 30대 남성 A 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범죄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으나, 특수교육계는 A 교사가 격무와 민원에 시달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5년차 미만특수 교사로 내년 결혼을 앞두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2024.11.1 ⓒ뉴스1

지난달 24일 인천 한 초등학교에서 근무했던 4년 차 특수교사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또 다른 비극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내년에 결혼을 앞두고 있던 A씨는 평소 지인들에게 과도한 업무와 스트레스를 호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맡았던 학급에는 법정 정원을 초과한 8명의 특수교육 대상 학생들이 있었다. 특수교육법상 한 학급의 정원은 6명인데, 올해 초 일시적으로 2명의 학생이 졸업해 6명으로 줄자, 인천시교육청은 한 학급을 줄이라고 요구했다. 그런데, 이후 특수교육 학생 2명이 차례로 전학 오면서 남은 한 학급이 과밀학급이 됐던 것이다. A씨는 이 외에도 통합학급에 있던 특수교육 학생들의 지도하고 행정업무까지 담당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전 위원장은 A씨의 죽음에 대해 “더 이상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절망으로 이어졌던 것으로 보인다”며 “이게 거의 대부분의, 특수학급을 맡고 있는 선생님들의 현실”이라며 마음 아파했다.

실제, 전교조 특수교육위원회가 지난 7월 발표한 실태조사 결과에서는 A씨와 같은 환경에 놓인 특수교사들의 상황이 여실히 드러났다. 전국 특수교사 1,175명이 참여한 조사 결과를 보면, 특수교사가 담당하는 과중한 행정업무와 적절한 전문 인력 지원 미비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가장 주요한 요구는 특수학교·특수학급의 과밀학급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법정 기준을 준수하라는 것이었다.

전교조를 비롯한 6개 교원단체는 지난 5일 도성훈 인천교육감과의 면담을 갖고, 철저한 진상규명과 특수교육 여건 개선을 요구하기도 했다.

도 교육감과의 면담 당시, 300여명의 조합원이 현장을 찾았다고 한다. 그만큼 많은 교사들이 함께 공감하고 분노하는 문제라는 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모습이었다. 전 위원장은 “따로 조직한 것도 아니었고, 모두 자발적으로 오셨다. 일요일에 교육감 간담회가 있으니 혹시 목소리 내고 싶은 분들이 있다면 오시라고 웹자보를 만들었는데, (간담회가 있던) 화요일에 바로 300여명 정도 오셔서 교육청 로비를 메웠고, 면담이 끝날 때까지 계셨다”라며 “특수교육 정상화를 요구하는 서명 참여자는 이틀도 안 돼 벌써 1만 5천명이 넘어섰을 정도로 모든 특수교사들이 (자신의 문제처럼) 공감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전 위원장은 “교사만의 요구는 아니다. 인천교육청 앞에서 장애인 학부모 단체들도 기자회견을 했는데, 가장 중요한 문제로 과밀화 문제를 얘기했었다”라며 “특히 장애를 가지고 있는 아이들한테는 더 많은 손길이 필요하기 때문에 지금보다 훨씬 더 학급 당 인원이 줄어야 함에도 그렇지 못하고 있는 현실은 특수교육을 방치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법정 기준도 바뀌어야 하고, 교사들의 정원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고 전 위원장은 강조했다. 전교조는 7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도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 당국의 적극적인 역할을 촉구했다. 구체적인 요구로는 ▲인천 특수교사의 순직 인정 ▲특수학급 법정 학생 정원 준수 및 과밀 문제 해결을 위한 특수학급 증설 ▲업무 집중 방지 위한 특수학급 교사 정원 증원 ▲특수학급 담임교사 업무 감축 등을 제시했다.

 

 

제대로 된 교육 위해 인력·예산 필수적인데,
교원은 줄이고, 예산은 지방교육청에 떠넘기기?

지난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죠)전희영 위원장과 조합원들이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교육예산 삭감 철회 기자회견에서 내년 유・초・중등교육 예산이 7조 이상 삭감 규탄 공교육 정상화를 촉구하는 손피켓을 들고 있다. 2023.17 ⓒ민중의소리

교사들의 교육할 권리가 제대로 보장되기 위해서는 인력과 예산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정부는 학령 인구 감소를 이유로 교원 감축에 나섰고, 세수 펑크 등의 영향으로 각 지방교육청의 예산 대부분을 차지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도 대폭 줄어들었다.

전 위원장도 이러한 상황에 강한 우려를 표했다. 우선, 교원 감축과 관련해선 전체 교육의 질을 떨어트리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학령인구는 줄어들지만, 전국적으로 학급 수나 학교 수를 보면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며 “수업이나 생활지도 등은 학급을 기준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교사들의 수업시수나 업무는 폭증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전 위원장은 이어 “그런데 교사가 부족해 10개 반을 8개 반으로 줄이면, 학급은 과밀화된다. 이러면 학급당 학생 수는 계속 늘어나게 되고, 교사들의 노동강도도 세지고, 그럴수록 수업의 질은 떨어지는 문제가 점점 더 심각해질 것”이라며 “지금 교원 선정 기준을 학생 수로 하고 있는데, 학급수 기준으로 바꾸는 것이 상식적이다. 이와 함께 학급당 학생 수도 제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 예산과 관련해선 최근 개정된 시행령을 주목했다. 정부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시행령을 개정하면서 교육부가 현금성 복지 지출 규모가 큰 지방교육청의 교부금을 삭감할 수 있도록 하고, 교부금 배분 기준에 늘봄학교, AI 디지털교과서 등 정부 중점 정책을 추가했다.

전 위원장은 “세수 계산을 잘못해서 지방교육청의 예산이 줄어들게 생긴 데다가, 대부분 국가가 책임져야 할 예산을 지방교육청에 떠넘기는 상황”이라며 “이번에 시행령이 개정된 것도 지방교육재정은 줄이고 정부에서 원하는 늘봄학교나 AI 디지털교과서 등을 하면 돈을 더 주겠다는 얘기다. 지방교육청 입장에서는 상당히 큰 어려움에 봉착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 위원장은 “정부가 예산을 가지고 압박을 넣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교육 부분은 국가가 전적으로 책임져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교육 예산을 선진국 수준으로 높이고, 지방교육청에 부담을 전가하는 방식을 그만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의 교육정책, 재수강 절대 없는 낙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위원장 전희영)이 지난달 26일 오후 전국 교사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사진 속 청년 조합원들의 모습이 눈에 띈다. ⓒ제공 :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지난 2020년 역대 최연소의 나이로 당선됐던 전 위원장은 2022년 연임에 성공해, 오는 12월 임기 종료를 앞두고 있다. 최근 2년간은 윤석열 정부의 교육정책 퇴행에 맞서는 선봉에 서 왔다. 그는 “특권학교 폐지 등 많은 국민들과 교육 주체들이 노력해 온 것들을 10, 20년 전으로 되돌리고 있다”며 “전반적으로 낙제점을 주고 싶다. 재수강이 절대 없는 낙제”라고 정부의 교육 정책을 총평했다.


임기 동안 아쉬운 점을 묻는 질문에는 “교육권과 관련해 많은 고민을 했었다. 서이초 사건 이후 많은 선생님들의 투쟁으로 예전보다는 진척된 법 개정이 이뤄질 수 있었다”면서도 “다만, 정치기본권과 관련된 법 개정은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쉽게 됐다. 그럼에도, 교사들에게 정치기본권이 너무나 절실한 문제라는 것을 오히려 교권 투쟁을 하면서 좀 알게 된 것 같고, 법 개정까지 이어가지는 못했지만 이제 한 발 정도 뗀 것 같다”고 말했다.

성과로는 ‘젊은 조합원의 확대’를 꼽았다. 전 위원장은 “전교조가 과거 법외노조를 거치면서 정부의 탄압으로 조합원 감소세를 많이 겪었지만, 위원장을 하면서 탈퇴하는 조합원보다 가입하는 조합원이 많아졌다. 특히 2030 청년 조합원이 많이 가입하게 됐다”며 “이번 전교조 선거를 보더라도, 본부나 지부 모두 상당히 연령이 낮아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탈퇴보다 가입이 훨씬 많은 전교조, 교사들이 찾아오는 전교조로 바뀌었다는 점, 2030 청년 교사들이 전교조와 많이 함게하게 된 점이 성과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소개했다.

한편, 제22대 전교조 위원장·사무총장은 합동연설회와 토론 등을 거친 뒤, 오는 26~28일 진행되는 본투표로 결정된다. 위원장·사무총장 선거는 양자 대결로 치러진다. 기호 1번은 강창수 위원장 후보-김현희 사무총장 후보조이며, 기호 2번은 박영환 위원장 후보-양혜정 사무총장 후보조가 출마했다. 당선인은 개표가 모두 완료된 28일 오후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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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튼'만 66번 대통령의 기자회견, '김건희 프로젝트' 3탄이었나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4/11/09 09:00
  • 수정일
    2024/11/09 09:00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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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열 칼럼] '하여튼 대통령', 이런 기자회견 왜 했나?

 
 
 
 
 

'바이든-날리면' 사태는 윤석열 정부의 성격을 규정하는 핵심 사건이자, 대한민국 언론 자유의 핵심 문제라고 생각한다. 전 국민이 보고 들은 영상과 육성이 존재하는데도 뻔뻔하게 '미국 국회가 아니라 한국 국회'라고, '바이든이 아니라 날리면'이라고 윽박지르며 소송전까지 불사한다. 지록위마(指鹿爲馬)를 뻔뻔하게 구사한다.

 

대통령 부부가 김영선 공천을 받기 위해 발벗고 뛰었다는 의혹은 김영선, 이준석, 명태균, 강혜경 등등의 녹취와 증언을 짜맞추면 합리적인 스토리로 구성된다. 구체적인데다, 아귀가 딱딱 맞는다. 하지만 대통령은 수많은 증거와 정황, 증언들을 두고 특유의 '두루뭉술 화법'과 '자기 모순' 화법으로 넘어간다. 기자회견을 요약하면 기억은 잘 안나지만 실제 '김영선이 해 줘라'는 말을 했더라도 '의견 제시' 수준이라는 거다.

 

검사 앞에 선 피의자가 일부러 바보 행세를 하면서 혐의를 부인하는 전형적인 수법이란 지적이 나온다. 검사 출신인 김용남 전 의원은 이를 '더듬수'라 표현했다. 쉽게 말해 '나는 바빠서 그런 일이 있는지 기억을 못하고, 설사 그런 말을 한 사실이 있더라도 그게 무슨 의미인지도 모르며, 의미를 모르기 때문에 설령 그런 행위를 했더라도 공모에 가담했다는 나의 혐의는 성립하지 않아요'라는 장황한 피의자식 화법이란 것이다.

2022년 5월 9일 윤석열 대통령은 명태균 씨에게 "공관위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그거는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고 말했다. 이 발언 자체는 부인하지 않고 있으니 사실로 간주할 수 있겠다. 검사들이 더 주목해야 하는 건 대통령의 발언보다 명태균 씨의 답변이다. "진짜 평생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자, 명태균은 어떤 은혜를 입었을까?

 

수사의 프로토콜은 '이익을 본 자'를 족치는 데서 시작한다. 그가 어떤 이익(김영선 공천)을 봤는지 확정해야, 그 이익에 대한 대가(무상 여론조사)를 입증할 수 있는 것이다. '더듬수'를 구사하는 용의자를 잡는 방법이다.

 

 

앞에서 이 얘기 하고, 뒤에서 저 얘기하는 대통령의 당당한 몰염치에 대해서는 수많은 언론이 이미 사설과 칼럼을 통해 지적하고 있으니, 이 글에서는 몇 가지 간과할 만한 사실들을 추가로 짚어보려 한다.

 

첫째, '바이든 날리면' 사건을 떠올린 이유는 이렇다. 윤 대통령은 미국의 특별검사 제도를 언급하며 묘하게도 미국 의회를 "미국 국회"라고 표현한다. 대통령은 "과거에 이란콘트라 케이스의 경우에 미국 국회에서 특별검사법이라고 하는 걸 (결의했다)", "(미국) 국회가 특별검사를 (통해) 수사해야 하지 않느냐는 결의를 하게 되면..."이라고 말한다.

 

"국회에서 이 새끼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나"

 

시간을 거슬 2022년 9월 있었던 '바이든-날리면' 사태 당시 김은혜 홍보수석은 "지금 다시 한번 들어봐 주십시오. '국회에서 승인 안 해 주고 '날리면'이라고 되어 있다"며 "여기에서 미국 (국회) 얘기가 나올리가 없고, '바이든'이라는 말을 할 이유는 더더욱 없다"고 주장했다. 대통령은 지금은 폐기한 '도어스테핑'에서 MBC 보도를 "사실과 다른 보도로 동맹을 훼손"했다고 규정했다. 그리고 외교부는 MBC를 상대로 정정보도 소송을 제기한다.

 

재밌는 건 법원이 '바이든-날리면'을 판독 불가라고 하면서도, 윤 대통령이 '의회'라고 한 점을 주목했다는 것이다. 바이든 역시 글로벌 펀드 공여를 위해선 미 의회의 승인이 필요하기 때문에 '국회는 미국 의회'이고 '날리면은 바이든'이 될 수 있을 가능성이 성립한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외교부의 손을 들어주면서 "이렇게 보기 위해서는 윤 대통령이 일반적으로 미국 의회를 지칭하는 '의회' 대신 착오로 대한민국 국회를 지칭하는 '국회'를 사용하였다는 점이 인정되어야 하는데, 미국 의회를 '국회'로 잘못 지칭하였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사정이 확인되지 않는다"고 논파한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평소에도 일반적으로 지칭하는 '미국 의회' 대신 '미국 국회'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공식 기자회견에서 두 번이나. '미국은 의회라고 하지 국회라고 하지 않는다'라는 반박이 힘을 잃은 순간이었다. 윤 대통령이 '미국 국회'를 지칭했다는 가능성이 생겼다면, '날리면'의 자리에 '바이든'이 오는 게 자연스럽지 않은가? 법원이 충분히 참고할만 한 일이다.

 

여전히 "이 새끼들"은 '미국 국회가 아니고 한국 국회'를 향한 "상욕"이라고 주장한다 해도 그동안 없었던 염치가 생기는 건 아니다.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국회가 대통령을 존중하지 않기 때문에 국회 시정연설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했지만, 한국 국회에 '이새끼들'이라고 '상욕'을 하는 대통령의 국회관을 먼저 따져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본인의 국정 실패로 여당이 총선에 참패해 야당 의석 우위의 실상이 합법적이고 유일한 현실인데, 욕설을 하고 거부권을 남발하는 대통령이 국회를 존중한다고 볼 수 있겠나.

 

유체이탈과 뻔뻔함, 그리고 부인에 대한 사랑만이 나뒹구는 국가 최고통치자의 기자회견을 보면서 또 하나 지적하고 싶은 건 대통령의 화법이었다. 둘째, 이른바 '하여튼 대통령'이다.

 

"하여튼 저하고 통화하신 분 아마 손 들으라고 그러면 무지하게 많을걸요. 또 텔레그램이나 문자로 서로 주고받은 분들 뭐 엄청나게 많습니다. 근데 저는 이게 리스크도 있지만 장점도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렇게 했는데 하여튼 이 부분은 제가 더 하여튼 이런 리스크를 좀 줄여 나가고 국민들이 어찌 됐든 이런 거로 걱정하고 속상해하는 일이 없도록 하여튼 좀 조치를 하겠습니다."

 

"그래서 하여튼 이런 변화와 또 쇄신과 또 더 유능한 모습 이런 것들을 국민들께 보여드리고 또 영남 일부에서 말씀을 하시니 뭐 또 대구 경북 지역에 계신 분들은 하여튼 좀 하여튼 전체적으로 국민들께서 속상해하지 않으시도록 하여튼 잘 좀 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고요."

 

사적 통화 문제와 10%대 지지율 관련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온 이 짧은 문장들 틈에 '하여튼'만 8번 나온다. 대통령의 기자회견에서 클로바노트 로 옮겼을 기준으로 '하여튼'이란 말은 총 66번 나왔다. 대통령이 선호한다는 "국어사전 정의"에 따르면 '하여튼(何如튼)'은 "의견이나 일의 성질, 형편, 상태 따위가 어떻게 되어 있든"을 의미하는 부사다. 대통령은 자신과 관련된 의혹 제기에 대해 답하면서도 습관적으로 '하여튼'을 쓴다. 조금 박절하게 말하자면 '아 됐고'의 느낌으로 들린다. 이런 언어 습관은 뭔가 일을 급하게 마무리하려는 심리, 잘못된 걸 지적할 때 변명거리를 생각해내는 심리와 연관돼 있다. 뻔하게 드러난 사실들을 앞에 두고 '하여튼 잘 하겠다'를 남발하는 건 성의없음으로 보여진다.

 

무의식적 언어 습관까지 지적하는 게 박절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총평하기에 '하여튼'만한 단어가 없다는 점을 "양해" 바란다. '하여튼' 기자회견에 '하여튼' 대통령을 보고 있으니, 이런 수준의 기자회견을 대체 왜 했는지, 참모들은 왜 말리지 않았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용산 김건희 라인' 쇄신도 없고, 국정 기조 전환도 없이 '하여튼 사과'했다는 것인가? 당황스럽도록 장황한 변명의 향연이 끝나고 남은 건 대통령의 부인 사랑과, 김건희 영부인의 국정 개입 공식화다. 이번 기자회견은 두 번의 검찰 수사 면죄부에 이은 대통령의 마지막 '김건희 프로젝트'였던 것이다. 하여튼 그렇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영부인이 취임 초 순방을 위해 스페인 마드리드로 향하는 공군 1호기 기내에서 취재진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박세열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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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가면 뒈진다" 명태균, "청와대 터 흉지" 글도 써

명태균씨가 2023년 10월 11일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과 글. 그는 청와대가 보이는 서울 전경 사진을 올리며 "청와대 터는 흉지"라고 썼다. ⓒ 명씨 페이스북, 박은정 의원실 제공

청와대 본관. ⓒ 권우성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 공천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가 윤 대통령 당선 직후 사주, 풍수지리 등으로 대통령실 이전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을 뿐만 아니라, 지난해에는 "청와대 터는 흉지"라는 글을 쓴 것을 확인됐다.

<오마이뉴스>가 8일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명씨의 2023년 10월 11일 페이스북 글에는 "롯데호텔 38층 ○○○○ ○○(식당)에서 본 청와대 터는 뒷산 백악산(아들)과 북악산(아버지) 봉우리가 서로 등을 지고 있어 배신을 뜻하는 흉지다"라는 내용이 적혀 있다.

명씨는 이 글과 함께 '백악산', '북악산', '청와대'를 각각 노란색, 빨간색, 파란색으로 표시한 전경 사진도 함께 게시했다. 다만 북악산과 백악산이 같은 산을 지칭한다는 점을 고려해볼 때 북악산은 북한산의 오기로 보인다. 해당 글엔 "그렇게 깊은 뜻이 있었군요"라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현재 명씨의 페이스북에선 이 게시물을 확인할 수 없다. 명씨가 삭제 또는 비공개 처리한 것으로 보인다.

1년반 전엔 "청와대 뒷산, 좌우 대가리 꺾여"

이날 오전 더불어민주당은 명씨가 2022년 대선 직후 지인과의 통화에서 대통령실 이전, 윤 대통령 당선과 관련해 김 여사에게 무속을 동원해 조언했다고 말하는 녹음파일을 공개했다. (관련기사 : 명태균 "청와대 가면 뒈진다 해", 대통령실 이전도 개입? https://omn.kr/2aw6i )

해당 녹음파일에 따르면, 명씨는 "아유, 내가 뭐라하대? 경호고 나발이고 거 내가 (김 여사에게) 거기 가면 뒈진다 카는데, 본인 같으면 뒈진다 카면 가나"라고 말했다.

또 "얘기했잖아. 그 청와대 뒷산에 백악산(북악산)은 좌로 대가리가 꺾여있고, 북한산은 오른쪽으로 꺾여있다니까"라며 "김종인 위원장 사무실에서 보니까, 15층이니까 산중턱에 있는 딱 그 청와대 딱 잘 보이데"라고 말했다. 이는 명씨가 위 페이스북에 쓴 글의 취지와 유사한 내용이다.

더해 명씨는 "내가 김건희 사모 앉은뱅이라고, 눈 좋은, 끌어올릴 사주라고 하고. 내가 뭐라 했는지 알아요?"라며 "(김 여사) 본인이 영부인 사주가 들어앉았고, 대통령 사주가 안 들어왔는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근데 (내가 김 여사 등에게) 3월 9일이라서 당선된다 그랬제"라며 "(김 여사 등이) 왜 그러냐 그래서 꽃 피기 전에는 윤석열이가 당선, (꽃) 피면 이재명이를 이길 수가 없다(고 했어). 그래서 함(성득) 교수 전화 왔어. (함 교수가) '진짜 뭐 하루이틀 지낫으면 (대선에서 졌겠다 야' 그랬어"라고 덧붙였다.

대선 과정에서 청와대에서 광화문으로 대통령실을 옮기겠다고 공약한 윤 대통령은 당선 후 이를 수정해 용산으로 대통령실을 이전했다. 윤 대통령은 손바닥 '왕(王)자', 천공 등으로 인해 꾸준히 무속 논란을 일으켜 왔다.

명태균통화 "(김 여사에게) 뒈진다 했는데 (청와대) 가겠나?"

ⓒ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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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균#윤석열#김건희#청와대#흉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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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윤석열 퇴진투표, 1천만 명 참여하면 생기는 일

  • 기자명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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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4.11.07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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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공천 거래' 정황이 담긴 명태균씨와의 육성 파일에 대해, 윤 대통령은 그저 축하 전화였다며 국민 마음에 염장을 질렀다. 이제 어떤 말도 믿을 수 없게 됐다. 김건희·명태균·이종호·천공 등과 연결된 온갖 의혹이 해명되기는커녕 '탄핵 명분', '퇴진 사유'가 되어 돌아왔다.

'윤석열 퇴진 국민투표'도 본궤도에 올랐다. 일찌감치 탄핵을 당론으로 채택한 진보당이 유세차에 올라 전국을 순회하며 투표 독려에 나섰다. 민주노총도 오는 9일 전태일 열사 54주기 노동자대회 때까지 120만 조합원 전체가 투표한다는 방침이다.

웬만하면 참아보려고 했지만, 윤석열 정권은 소나무 재선충처럼 도저히 고쳐 쓸 수 없는 존재임이 명확해졌다. 지난 총선은 윤석열 정권의 이런 본질을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108석이라는 참패를 안겼음에도, 반성은커녕 언론을 장악하고, 검찰 권력을 남용하고, 국정을 농단하고, 역사를 왜곡하고, 전쟁위기를 조장하고, 미국에 굴종하고, 일본에 더 비굴해졌다.

온 산 소나무를 모두 죽이는 재선충처럼 윤석열은 존재 자체가 대한민국의 파국이다. 재선충에 걸린 소나무는 베어내는 것 말고는 답이 없다.

누가 윤석열을 끌어내려야 할까? 대통령에게 권한을 준 국민이 나서야 한다. 어떻게 할 것인가?

윤석열 퇴진을 위해 대한민국 국민은 유권자가 돼야 한다. 선거 때 국민은 유권자로 불린다. 유권자, 권력이 있다는 뜻이다. 국민이 유권자일 때 대통령도, 국회의원도 국민께 머리를 조아린다. 그러니 국민이 직접 ‘투표소’를 찾아 유권자임을 선언하자.

‘윤석열 퇴진 국민투표’는 그래서 국민 스스로 힘을 갖는 과정이며, 그 힘을 과시하는 절차다. 비로소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1조를 법전 밖으로 불러낼 때가 도래했다.

 

국민투표의 위력은 참여자 수가 결정한다. 100만이 투표하면 퇴진광장이 열린다. 500만이 투표하면 윤석열을 탄핵할 수 있다. 1천만이 투표하면 헌법을 바꿔 국민이 권력을 쥘 수 있다.

혹여 박근혜 탄핵 때처럼 죽 쒀서 개 주지 않을까 걱정이 앞설 수 있다. 물론 우려는 정당하다. 하지만 개에게 죽을 줄지 말지는 개 주인인 국민이 결정할 몫 아닌가. 주인이 주지 않았는데 개가 죽을 훔쳐 먹으면 몽둥이로 다스리면 될 일이다.

윤석열 퇴진을 주저하는 것은 개에게 뺏길까 두려워 죽을 쑤지 않는 어리석은 주인과 같다. 더구나 윤석열을 끌어내리고, 사회대개혁을 위해 헌법까지 개정하자는 마당에 ‘개 죽’ 논란에 빠져 있는 것이야말로 책임 방기이자 시간 낭비다. 그런 시행착오를 걱정할 시간에 윤석열 같은 독버섯이 다시는 자라날 수 없는 사회체제를 어떻게 만들지 연구하는 편이 낫다.

무엇보다 정권 퇴진투쟁에 노동자가 앞장서야 한다. 가장 많은 유권자가 노동자이기도 하지만, 헌법이 단결권을 보장한 유일한 계급도 노동자이기 때문이다. 노동자의 단결은 헌법을 만든 국민의 명령이자, 노동자의 숙명이다. 단결한 노동자만이 퇴진투표에 기름을 붓고, 퇴진광장을 활짝 열어젖힐 수 있다.

특히 명태균이 대우조선해양 사측 관계자에게 파업 상황을 보고받고, 윤 대통령에게 강경 진압을 주문한 정황까지 드러난 이상 당시 투쟁 구호처럼 노동자는 ‘이대로 살 순 없게’ 되었다.

노동자는 이 땅의 모든 사회적 재부를 생산하는 창조자들이다. 이제 노동자가 창조해야 할 것은 대한민국의 미래다. 윤석열을 끌어내리고 주권과 평등이 넘치는 새 세상을 창조할 사람들의 이름 그 이름 자랑스러운 노동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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