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4일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 대해 “러시아와 북한이 군사적 모험을 중단하지 않는다면 동맹국 및 우호국과 공조해 우크라이나 지원 강화를 포함한 실효적 상응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15~16일)와 주요 20개국(G20, 18~19일) 정상회의 참석을 앞두고 스페인 국영 통신사 에페(EFE)와 한 서면 인터뷰에서 “북한의 러시아 파병이 한반도와 유럽, 더 나아가 전 세계의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며 이렇게 말했다.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에 대해 단계적 조처를 취하겠다는 기존 입장의 연장선상에서 나온 발언이지만, 앞서 윤 대통령이 북한군의 전쟁 관여 정도에 따라 “살상무기 공급 검토” “방어 무기부터 우선적으로 고려” 등을 언급한 것과 견주면 온도차가 있는 발언이다. ‘우크라이나전 조기 종식’을 원하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다소 신중한 입장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전쟁 당사자인 러시아와도 필요한 소통을 유지하고 있다며 “북한과의 협력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등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또 윤 대통령은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문제와 관련해 “중국과도 전략적 소통을 지속하면서 중국이 한반도와 인태지역의 안정에 기여하는 책임 있는 역할을 다해 줄 것을 강조하고 있다”고도 했다.
에페는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 등을 요구할 수 있는 도널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에 대한 질문에 윤 대통령이 ‘가정적 상황’에 대해서는 언급을 자제했다며 “모든 분야에서 한미 동맹을 더욱 굳건히 유지, 발전해 나가도록 협력할 것이며, 긴밀한 공조를 바탕으로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노력도 경주해 나갈 것”이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이 이날 페루 리마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와 17일부터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 참석을 위해 순방길에 오른다. 이번 순방에 김건희 여사는 동행하지 않는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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