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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지배와 민중저항의 승부처 -《초국적기업, 세계를 삼키다》

초국적기업, 세계를 삼키다
존 매들리/차미경, 이양지
창작과비평사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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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지배와 민중저항의 승부처 -《초국적기업, 세계를 삼키다》

리뷰 출처: 영남노동운동연구소 <연대와실천> 2004년 9월호
http://www.ynlabor.net

양솔규 / 영남노동운동연구소 사무국장




《초국적기업, 세계를 삼키다》, 존 매들리/차미경, 이양지 옮김, 창비(2004년)



 

아테네 올림픽이 한창 벌어지던 시기, 제3세계 (아동)노동을 착취하는 이른바 '노동착취공장(sweatshop)'에 반대하는 캠페인이 전세계에서 벌어졌다. ‘깨끗한 옷 캠페인(Clean Clothes Campaign, CCC)’이라는 단체가 벌이는 캠페인에 민주노총과 새사회연대 등 한국의 노동시민단체도 함께 했다. 리복, 나이키, 아디다스, 푸마 등 초국적 유명 스포츠용품 기업들의 생산공장은 대부분 인도네시아, 타이, 중국 등 제3세계 하청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다. 이 공장의 노동자들은 70년대 한국의 여성노동자와 마찬가지로, 최저임금, 장시간 노동, 노동권 박탈, 성적학대, 감금과 폭력에 직면해 있고, 소음과 열, 화학약품에 둘러쌓인 채 개선의 여지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민영화, 자유화, 전지구화, 기업화의 물결은 초국적기업들의 제3세계 진출의 결과물이다. 초국적기업들은 일자리 창출, 산업화, 기술이전, 대규모 투자, 외화벌이 등을 내세우며 제3세계 각 국 정부들을 매수, 설득, 강요하며 이들 나라의 노동력을 끌어 모았다. 각 국 정부는 초국적기업 유치말고는 빈곤의 나락에서 탈출할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하고 초국적기업이 던지는 '당근'에 암묵적 또는 적극적으로 동의하고 있다. 각종 규제는 철폐되었고, 제3세계의 풍부한 광물, 자연 등 자원은 초국적기업의 수중에 헌납되었고 전통적인 농업은 수출을 위한 농업으로 변모하면서 거대한 초국적 식품기업에 종속되었다. 확대되는 빈곤은 질병을 몰아오고, 다시 초국적 제약기업은 이를 이윤창출의 시장으로 인식하고 있다. 초국적기업은 개발도상국과 그 국민들을 책임지지 않는다. 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오직 이윤뿐이며, 이를 위해서는 어떠한 책략과 모험도 감수한다. 강대국과 세계은행, IMF 등 초국적기구들은 이러한 침탈과 착취의 첨병들이다.  



생존의 위협, 생명의 위험



초국적 종자기업들은 인류의 기원만큼이나 오랫동안 보유해 온 농민들의 종자를 소유하고, 특허권을 소유했다. 농민들은 이제 생산의 첫 삽부터 초국적기업의 지배 하에 놓이게 되었다. 고유한 각 나라의 품종들은 어떠한 보상도 없이 유출되고 있으며, 강도는 '주인'으로 행세한다. 더 나아가 유전자를 조작한 품종들이 점차 세계 농업생산물 시장을 침식해 가고 있다. 세계 인민들의 먹거리는 초국적기업의 손아귀에 놓이게 되었다.


수출을 위한 농업이 확산되었지만, 전세계 농민들은 빈곤에서 탈출하지 못하고 있다. 점증하는 초국적 자본의 장악력에 반비례해서 농민들의 삶의 조건은 해체되어 가고 있다.
제3세계 각 국 농림부와 초국적 담배회사들은 점차 줄어드는 서구의 담배시장을 상쇄하기 위해, 세수 확대를 위해 담배생산과 소비를 늘리려는 공세적인 전략을 취하고 있다. 초국적 담배 기업들은 놏촌고용과 외화벌이의 원천으로서 담배 경작을 권유하지만, 얻는 것은 영양의 결핍과 빈곤, 빚뿐이다.



세계적인 식품기업 '네슬레'는 모유(母乳)를 대체하기 위해 막대한 마켓팅 비용을 들이고 있고, 전세계 모유대체물 시장의 40%를 점유하고 있다. 세계보건총회는 94년 만장일치로 모유수유 강화를 위한 결의를 채택했지만, 초국적기업들은 적어도 28개국에서 정부가 금지한 의료시설에 모유대체물 무료공급을 하고 있다.


자연의 착취와 죽음의 공포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1980년대에 약 1억 5400만ha의 열대 밀림이 손실되었으며 이는 연간 1540만ha에 이른다. 필리핀에는 1700만ha의 열대밀림이 있었으나, 89년에는 단지 100만ha만이 남았다. 초국적기업은 벌채를 통해 목재를 얻지만, 그 뒤에는 숲의 일부분인 광산채굴이 기다리고 있다. 전세계 초국적 광업기업들은 규제가 적은 남반구에서 환경과 노동권을 파괴하면 할수록 더 많은 수혜를 얻고 있다. 노동자들은 중금속에 중독되고, 장시간 노동과 저임금을 감수하고 있으며, 산림은 파괴되고 강은 폐기물들에 오염된다.



바다에서는 초국적기업들의 트롤어선이 어장을 휘젓고 다닌다. 트롤어선들은 어업협정을 통해 개발도상국 해안의 200마일 내 배타적 경제수역(EEZ)에서 생선을 잡는다. 남반구 연안 어민들은 빈곤의 나락으로 떨어진다.


80년대 중반에서 90년대 중반까지 매년 400만 명의 사람들이 발전용 댐 건설계획으로 인해 삶의 터전에서 강제로 쫓겨났다. 이러한 댐건설의 배후에는 초국적 건설회사들과 개발도상국의 부패관료들의 검은 커넥션이 있다. 댐을 통해 생산된 전기는 민영화를 통해 초국적기업의 수중에 있고,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거의 혹은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
초국적 제약기업들은 개발도상국 정부가 안전하고 효과적이며 값싼 제네릭 의약품(상표를 부착하지 않은 값싼 의약품)을 사람들에게 제공하려고 하면, 강력하고 끈질기게 방해한다. 제약기업들은 방글라데시 정부가 45개 약품에 대해 제네릭 상표로만 제조되고 판매되게 하는 정책을 추진하자, 신문 광고와 미국 대사관을 통해 강력하게 저항했다. '제약기업들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 자신들의 정부를 이용하지 않은 적이 없다.'



초국적기업은 가장 가난하고 약한 사람들을 궁지에 몰아 넣고는 야금야금 잡아먹는다. 사상 유례없는 자연과 생산의 사유화를 통해 거대하게 성장하고 있는 초국적기업은 세계를 삼켜버렸다. 그러나, 이에 그대로 숨죽이고 있을 수만은 없다. 제3세계의 민중들과 소수 국가들은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으려는 시도를 서서히 벌여 나가고 있다. 세계 인구 중 압도적 다수인 가난한 사람들은 영속적 가난을 얻은 대신, '연대감'을 획득하고 있다.



이런 '연대감'이 표출되는 진지들은 다음과 같다.


http://www.ran.org/ 우림행동 네트워크(Rainforest Action Network), 캘리포니아 소재.
http://www.jumpstartford.com/home/ 친환경적 운송수단을 위한 사이트,
http://www.rwesa.org/ 동부 및 동남아시아 강 감시 네트워크
http://daga.dhs.org/atnc/ 아시아 초국적기업 감시 네트워크
http://www.antislavery.org/ 강제노동반대 사이트
http://www.maquilasolidarity.org/ 마낄라 연대 네트워크(라틴아메리카 공업지대)
http://www.ibfan.org/국제 아기식품 행동 네트워크(모유대체물에 대한 반대)
http://www.fairolympics.org/en/index.htm(스포츠의류산업에 종사 노동자의 권리를 위한 사이트)
http://www.thailabour.org/(태국노동자 권리 캠페인)
http://www.cleanclothes.org/ 깨끗한 옷 캠페인(제3세계 의류산업 노동조건 개선을 위한 캠페인)



<2004. 9.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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